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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주니어, 정용진 초청으로 방한…재계와 ‘릴레이 회동’ 나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초청으로 한국을 찾았다. 정치인도, 정부 인사도 아닌 ‘트럼프 일가’ 인사의 방한에 재계는 이례적으로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트럼프 주니어는 지난 29일 오후 6시 25분쯤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전세기편으로 입국했다. 당초 예정된 도착 시간보다 약 1시간 40분 늦어진 도착이었다.

 

그는 검은 모자에 긴소매 셔츠, 베이지색 바지를 입는 등 비교적 편안한 차림으로 입국했으며, 공항에 대기하던 국내 취재진과는 별다른 접촉 없이 준비된 차량을 타고 정 회장의 자택으로 이동했다.

 

트럼프 주니어의 방한은 지난해 8월 한 보수 청년단체가 주최한 정치 콘퍼런스에 참석한 뒤 8개월 만의 재방문이다. 올해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로는 첫 방한이다. 1박 2일의 짧은 일정이지만 그의 이번 방문은 단순한 친선 행보가 아닌 국내 재계와의 ‘비공식 채널’ 구축 차원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주니어는 30일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주요 대기업 총수들과 릴레이 단독 면담을 가질 예정이다. 면담 대상자는 약 20명 안팎으로, 반도체·에너지·자동차·방산 등 미국과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큰 업종의 기업인들이 다수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미국의 통상 압박이 다시 거세지는 가운데,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실질적 영향력을 가진 인사와의 비공식 접촉은 기업 입장에서 상당한 전략적 의미를 갖는다.

 

일부 총수들은 일정이나 형식상의 문제로 참석 여부를 조율 중이며,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은 해외 일정으로 불참이 확정됐다.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을 대신해 장남 신유열 부사장이 면담에 나설 가능성이 거론된다.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은 미국 해군성 장관과의 일정으로 인해 조율이 어려운 상황이다.

 

한편, CJ그룹 이재현 회장, 두산그룹 박정원 회장, LS그룹 구자은 회장, 한진그룹 조원태 회장 등도 면담 가능성이 있는 인물로 꼽힌다. 네이버(NAVER)의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역시 미국과의 AI 협업을 주제로 면담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면담은 개별적으로 30분에서 1시간 가량 진행될 예정이며, 기업들은 이 자리에서 고율 관세 문제를 비롯해 대미 투자 확대 방안 등을 설명하고 협조를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한 재계 관계자는 “미국과의 통상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현지 사업과 투자 전략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이번 만남은 트럼프 행정부와의 가교를 마련하려는 재계의 시도”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주니어는 이번 일정에서 정치권 인사와의 만남은 예정돼 있지 않다. 백악관과의 공식 협의 없이 외국 정치인을 만나는 것은 외교 절차상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주니어는 부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2기 행정부 구상에도 깊이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대선에서는 부통령 후보로 JD 밴스 상원의원을 추천하는 등 정계 내 실질적 영향력을 발휘해왔다.

 

 

정용진 회장과 트럼프 주니어는 오래 전부터 개인적 친분을 쌓아온 사이로, 지난해 12월에는 정 회장이 미국 플로리다 팜비치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트럼프 주니어의 초청으로 5박 6일간 머물며 트럼프 전 대통령과도 대면한 바 있다. 올해 1월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 때도 정 회장은 트럼프 주니어와 함께 정·관계 인사들과 접촉하며 친분을 과시했다.

 

트럼프 주니어의 이번 방한이 단발성 교류에 그칠지, 아니면 한국 재계와 트럼프 행정부 간 새로운 접촉 창구로 자리 잡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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