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9000건을 넘긴 가운데 경기도 아파트 매매 거래량도 7개월 만에 1만 건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직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3월 경기도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1만 3348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9723건)보다 37% 증가한 수치로, 지난해 12월 이후 석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고가 아파트 거래의 급증이다. 3월 경기도에서 9억 원을 초과하는 아파트의 거래 비중은 전체의 13.6%로, 실거래가 공개가 시작된 2006년 이후 월간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1월에는 580건에 불과했던 9억 원 초과 거래는 2월 1111건(11.4%), 3월에는 1816건(13.6%)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9억~15억 원 구간에서 1401건(10.5%), 15억 원 초과는 415건(3.1%)이 거래됐다. 이는 전월 대비 각각 71%, 43% 증가한 수치다.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 기대감과 공급 부족 우려, 정부의 정책 변화에 대한 기대가 맞물리며 대기 수요가 움직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서울에서는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의 영향으로 주요 지역에서 거래가 증가했고, 경기도 남부권은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덜한 지역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확산됐다.
서울 접근성이 뛰어난 역세권 고가 단지로 수요가 집중된 점도 거래량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3월 중 거래가 활발했던 지역은 화성(1019건), 용인 수지구(772건), 성남 분당구(686건), 남양주(630건), 평택(598건) 등이다. 이들 지역은 강남권과의 접근성이 우수하고 교통·학군 등 주거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어 실수요와 투자 수요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화성은 동탄2신도시를 중심으로 거래가 활발했다. 지난해 개통된 GTX-A 수서~동탄 구간으로 서울 접근성이 개선되면서 실수요자와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힐스테이트동탄, 동탄역포레너스, 동탄역시범우남퍼스트빌 등 동탄역 인근 단지들이 거래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용인 수지구는 신분당선 인근 단지를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졌다. 현대성우8차(24건), e편한세상수지(23건), 진산마을삼성5차(18건), 성복역롯데캐슬골드타운(17건) 등이 주요 거래 단지였다. 성남 분당구에서는 상록마을우성이 21건으로 가장 많았다. 정자동 일대 리모델링 추진 단지들이 기대감을 키우며 투자 수요를 끌어들였다.
4월 경기지역 거래량은 5848건(4월 29일 기준)으로 집계됐다. 아직 잔여 신고 기간이 남아 있지만 1만 건 돌파는 어려울 전망이다. 서울에선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의 여파로 거래 증가세에 제동이 걸렸고, 6월 조기 대선과 7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시행 등 굵직한 변수들이 남아 있어 수요자들의 관망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실 랩장은 "현재의 관망세는 수요가 소멸한 것이 아니라 대기하고 있는 흐름에 가깝다는 점에서, 금리 인하 기대 등 외부 환경 변화에 따라 매수세가 점진적으로 회복될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분석했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