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런 딸 하나만 있어도 좋겠네.”
서울시 강동구 성내1동 경로당. 정이자 할머니가 가슴에 달린 카네이션을 매만지며 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11일 신천지자원봉사단 강동지부(지부장 이상훈·이하 강동지부)는 지역 어르신들을 위해 한 달에 한 번씩 진행해 오던 이미용 봉사 ‘백세만세’가 어버이날과 겹치자 더욱 특별한 자리로 기획했다고 밝혔다.
이는 신천지자원봉사단이 준비한 카네이션 브로치를 달아드리고, 약 8년간 어르신들과 함께 쌓아온 추억을 찾아가는 사진관을 통해 깜짝 공개한 것이다.
오전부터 지팡이를 짚고 전동차를 끌며 경로당으로 모인 어르신들은 준비된 의자에 앉았다. 봉사자가 커트보를 두르자 머리를 맡겼다. 봉사자들은 능숙한 손길로 가위질을 이어갔다.
한 어르신은 “좀 더 시원하게 잘라달라”며 주문을 하기도 했다.
이미용이 끝나자 봉사자들은 준비했던 카네이션을 어르신의 왼쪽 가슴에 달아드렸다. 한 어르신은 “어버이날이라고 준비해준 거냐”며 “머리도 예쁘게 다듬어주고, 매달 심심치가 않다”고 기뻐했다.
경로당 한 켠에 마련된 사진관도 인기 코너였다. “봉사자들 얼굴 보려고 왔다”는 박순갑 할머니는 자신이 나온 사진을 찾고선 “나를 이렇게 멋있게 찍어줬다”며 곁에 있던 봉사자의 손을 꼭 잡았다.
박 할머니는 “이날도 어버이날이었는데, 교복 입고 사진을 찍었다”며 “가장 기억에 남는 날이다. 언제 교복을 또 입어보겠냐”고 말했다.
이날 봉사에 참석한 봉사자 김순애 씨는 “오실 때마다 가족처럼 반갑게 맞아 주시고 작은 정성에도 기뻐하시는 모습을 볼 때마다 내가 다 마음이 뭉클하다”며 “그동안 함께했던 시간이 사진 속에서 빛이 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강동지부 관계자는 “어버이날을 맞아 어르신들께 행복을 전해드리고자 준비한 봉사활동이 이렇게 의미 있는 시간이 돼 감사하다”면서 “앞으로도 지역 사회의 어르신들이 따뜻한 위로와 정을 나눌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실천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백세만세’는 고령화 시대를 맞아 어르신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행복한 노후를 맞을 수 있도록 돕는 신천지자원봉사단의 정기 봉사활동이다.
[ 경기신문 = 천용남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