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일본에서 ‘홀로 집에서 사망한 사람’은 무려 7만 6020명이었다. 이 가운데 사후 8일 이상 지난 뒤 발견된 ‘고독사’(일본에서는 ‘고립사’로 표기)의 경우는 무려 2만 1856명이나 됐다고 한다. 사회와 단절된 채 살다가 홀로 죽음을 맞이하는 고독사는 일본 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사회문제가 된 지 오래다. 일본보다 훨씬 적다고는 하나 고독사로 생을 마감하는 사람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021년 4월 1일부터 고독사로 인한 개인적, 사회적 피해를 방지하고 국민의 복지 증진에 기여하기 위해 ‘고독사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을 시행하면서 고독사 사망자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 실시한 ‘2024년 고독사 사망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1년 고독사 사망자는 총 3378명이었다.(전체 사망자의 1.06%) 2022년엔 3559명, 2023년엔 3661명으로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수도권에서의 고독사 사망자가 가장 많았다. 2023년 3661명의 고독사 사망자 중 수도권이 1689명(경기도 922명, 서울시 559명, 인천시 208명)이나 됐다. 경기도의 경우 고독사 사망자는 전년에 비해 23%나 급증한 것이었다. 이는 노인과 1인 가구가 밀집해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초고령화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더해 1인 가구 역시 늘어나고 있는 지금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사회가 고독사에 더욱 큰 관심을 갖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인간관계가 단절된 상태로 고독사하는 안타까운 비극을 방지하기 위한 지방정부들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 24시간 상담 서비스인 ‘외로움안녕120’ 전화, 먹거리와 상담을 제공하는 ‘서울마음편의점’ 등을 시행하고 있다. 강남구는 대상자가 스마트폰 걷기 앱을 통해 자동으로 안부 전화를 거는 '은둔 고독사 위험가구 세상밖으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수원시는 2023년 8월 ‘고독사 예방 추진단’을 구성했다. 고독사 예방·관리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돌봄정책과·복지정책과 등 11개 과, 4개 구 보건소 등으로 구성됐다. 또 지난해 2월 ‘수원시민의 외로움, 사회적 고립에 관한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고독사위험군 중장년 4300여 명 대상 현장 발굴 조사를 실시했다. 이를 근거로 사물인터넷(IoT) 기반 안부 확인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동시에 수원새빛돌봄 식사지원서비스, 고독사 유품정리 지원 사업을 펼친다. 수원시사회적기업협의회와 함께 고독사 위험군을 대상으로 다이닝(식사) 프로그램, 힐링 프로그램(미술관 관람, 산책) 등도 진행하고 있다.
올해엔 저소득층 40~64세 1인 가구를 대상으로 ‘고독사 위험군 발굴 기획 조사’를 해 위험군을 발굴하기도 했다.(관련기사:경기신문 7일자 인터넷판, ‘수원시, 고독사 위험군 발굴 기획조사해 332명 발굴’) 지난 3월 11일부터 4월 4일까지 중장년 저소득층을 대상(전체 조사 대상 6316명 중 4892명 참여)으로 사회적 관계망·외로움·우울감 등을 조사했다. 고독사 위험도 판단 도구를 활용해 고독사 위험군, 비위험군을 분류한 결과 332명(6.8%)이 위험군으로 판단됐다.
시는 이번 조사를 통해 발굴한 고독사 위험군의 복지 수요를 파악해 새빛안부똑똑, AI스피커, 식사지원, 동행돌봄, 주거안전, 심리상담 등 수원새빛돌봄(누구나) 7대 서비스를 연계했다. 이와 함께 우울증, 알코올 의존증 등 상담·치료가 필요한 사람들은 정신건강복지센터, 수원시자살예방센터 등 정신건강 관련 기관에 순차적으로 연계할 방침이다. “안부확인서비스 연계, 사례관리대상자 선정 등으로 발굴한 고독사 위험군을 모니터링할 것”이라는 수원시 관계자의 말처럼 이들이 자기 효능감을 느끼고, 사회적 관계를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도와야 한다.
근본적으로는 고독사의 가장 큰 원인인 노인 빈곤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고독사는 개인만의 문제가 아닌 만큼 국가와 지방정부, 우리 사회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