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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계, 반년 새 60곳 가격 올려…식탁물가 ‘들썩’

동서식품·농심·빙그레 등 주요 업체, 두 차례 이상 인상도
“환율·원자재값은 핑계…정국 혼란 틈탄 ‘기습 인상’ 논란”

 

올해 들어 식품·외식업계를 중심으로 제품 가격 인상이 줄을 잇고 있다. 커피에서 라면, 유제품, 과자에 이르기까지 물가 인상의 범위가 광범위하게 확산되면서, 서민들의 체감 물가도 크게 오르고 있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최근까지 불과 반년 동안 가격을 올린 식품·외식업체는 60곳이 넘는다. 특히 라면과 커피, 과자 등 주요 품목의 가격 인상 폭은 10~2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소비자 체감이 컸던 품목은 믹스커피다. 동서식품은 지난해 11월(평균 8.9%)에 이어 지난달 30일에도 평균 7.7%의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불과 6개월 만에 두 차례 가격을 올린 셈이다.

 

실제로 대형마트에서 맥심 모카골드 커피믹스(180개입)는 2만 9100원에서 3만 4780원으로 19.5% 올랐고, 카누 아메리카노 미니(100개입)도 같은 기간 2만 2400원에서 2만 6700원으로 19.2% 뛰었다.

 

동서식품은 원재료 가격 상승과 고환율을 이유로 들었지만, 최근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로 내려온 상황에서 가격 인상의 당위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유제품도 예외는 아니다. 빙그레는 요플레 오리지널 멀티(4개입) 가격을 5.3% 올렸고, 지난 3월에는 아이스크림과 커피, 음료 제품 가격을 먼저 인상한 바 있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지난달 가공유·발효유 54개 품목의 출고가를 평균 7.5% 인상했고, hy는 야쿠르트 라이트 가격을 13.6% 인상했다.

 

주류업계도 발 빠르게 가격 인상에 동참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달 테라·켈리 등 맥주 출고가를 평균 2.7% 인상했고, 오비맥주도 4월 주요 맥주 제품의 가격을 평균 2.9% 인상했다.

 

식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국민 간식’ 라면 가격도 줄줄이 올랐다. 3월 농심은 신라면을 포함해 라면·스낵류 17개 품목의 가격을 인상했고, 오뚜기와 팔도도 4월 차례로 가격 인상에 나섰다. 농심은 이날부터 보노스프 4종 가격을 10% 인상했고, 오뚜기는 편의점용 3분 카레와 짜장을 13.6% 올렸다.

 

과자 가격도 큰 폭으로 올랐다. 오리온은 지난해 12월 13개 제품 가격을 평균 10.6% 인상했다. 초코송이는 1000원에서 1200원으로 20%, 촉촉한초코칩은 16.7% 인상됐다. 롯데웰푸드는 지난해 6월에 이어 8개월 만인 올해 2월 가격을 또 올렸다. 크런키는 1년 새 41.7% 인상돼 논란을 낳았다. 대상은 드레싱과 후추 제품 가격을 각각 23.4%, 19% 인상했다.

 

식품업계는 줄곧 원재료값 상승과 고환율을 가격 인상의 근거로 들어왔지만, 정작 환율이 하락하고 재료비가 안정세에 접어들어도 가격 인하에는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잇따른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말 계엄령 선포, 대통령 탄핵, 조기 대선 등 정치적 혼란 상황 속에서 업체들이 가격 인상을 몰아쳤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격이 올라간 뒤 다시 내려오는 일은 좀처럼 없다는 점에서 ‘기회주의적 가격 인상’이라는 불신이 커지고 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 관계자는 “60여 곳에 이르는 식품·외식업체들이 짧은 시기에 무더기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며 “정국의 혼란과 불확실성을 틈타 수익 확대에만 몰두한 결정”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식품기업들은 국민 생활과 직결된 품목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가격 결정 과정에서 보다 신중하고 투명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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