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게임사들이 세계적 게임 축제 ‘서머 게임 페스트(Summer Game Fest·SGF) 2025’에 대거 참가했다. 북미·유럽 시장을 겨냥한 콘솔·PC 신작 공개를 통해 글로벌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선 모습이다.
SGF 2025는 현지시간으로 6월 6일, 한국시간으로 7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개막했다. 2020년 처음 개최된 이 행사는 게임 저널리스트 제프 케일리가 주최하며 매년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2023년 전통 게임쇼인 E3(Electronic Entertainment Expo, 전자오락 박람회)가 폐지되면서 SGF는 세계 3대 게임쇼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올해 행사는 역대 최대 규모로 열렸다. SGF 측에 따르면 전 세계 60여 개 주요 게임사가 참가하며, 국내에서는 넥슨, 엔씨소프트, 펄어비스, 카카오게임즈, 네오위즈, 넷마블 등이 참여했다.
넥슨은 루트슈터 장르 게임 ‘퍼스트 디센던트’의 시즌3 업데이트 ‘돌파’ 트레일러를 공개했다. 이 게임은 오는 7월 출시 1주년을 앞두고 있으며, 신규 콘텐츠로 대형 필드 ‘액시온’, 최대 8인이 참여하는 ‘필드 거신 레이드’, 고속 이동 수단 ‘호버 바이크’ 등을 선보였다. 넥슨 유럽 자회사 엠바크 스튜디오도 자체 게임을 들고 참가했다.
네오위즈는 글로벌 흥행작 ‘P의 거짓’의 프리퀄 DLC ‘P의 거짓: 서곡’의 정보를 공개했다. 이 작품은 본편 이전 시점을 다루며, 여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하반기 신작을 출품작으로 선정한 게임사들도 눈에 띈다. 펄어비스는 기대 신작 ‘붉은사막’의 새로운 시연 버전을 첫 선보였다. 전투 위주의 기존 시연 방식에서 벗어나 보다 다양한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는 빌드로 구성됐다. 허진영 펄어비스 대표는 “이번 시연은 게임의 진보된 모습을 보여주는 계기”라고 밝혔다.
카카오게임즈는 하반기 출시 예정인 ‘크로노 오디세이’의 신규 정보를 발표했다. 이 게임은 언리얼 엔진5로 구현된 다크 판타지 기반의 MMORPG로, 시간 조작이라는 독특한 세계관을 내세우고 있다.
넷마블은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과 ‘몬길: 스타다이브’의 신규 트레일러를 공개했다. 두 작품 모두 연내 출시를 목표로 하며, 하반기 넷마블 실적을 이끌 핵심 기대작으로 꼽힌다.
지난해 SGF에 참여했던 엔씨소프트는 올해도 출석 도장을 찍었다. 구체적인 출품작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글로벌 서비스 중인 ‘TL’의 신규 업데이트나 대작 ‘아이온2’ 관련 정보가 발표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한편 이번 SGF에는 닌텐도, 소니(SIE), 마이크로소프트 엑스박스 등 콘솔 3사와 PC 게임 플랫폼 운영사인 스팀, 에픽게임즈 등도 대거 참석했다. 일본의 반다이남코, 캡콤, 스퀘어에닉스, 중국 텐센트, 쿠로게임즈 등도 참가하며 세계 게임 산업의 흐름을 보여주는 장이 됐다.
업계 관계자는 "SGF는 코로나19가 유행하던 시기 줄줄이 취소되던 오프라인 게임쇼를 대체해 열리며 단기간 행사 규모를 키웠다. 이제는 글로벌 대표 게임축제 중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면서 "글로벌 게임 동향을 파악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북미권 게임 이용자, 미디어에게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기회의 장으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이효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