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사회연대경제의 활성화가 통일 한국의 지속 가능하고 포용적인 발전을 위한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는 공통의 비전이 필요하다. 사회연대경제가 추구하는 '경쟁보다 협력, 독점보다 공유'의 가치는 분단과 갈등의 역사를 넘어 새로운 공동체를 형성해야 할 통일 한국에 가장 적합한 발전 모델이 되고 통합의 촉매제가 될 수 있다.
통일 한국은 단순한 영토의 확장을 넘어, 이질적인 경제시스템과 사회 문화를 통합하는 거대한 과제를 안게 될 것이며, 이 과정에서 사회연대경제는 다음과 같은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사회적자본 구축 및 신뢰 회복. 오랜 단절과 체제 차이로 인해 남북 주민 간에는 깊은 불신과 이질감이 존재할 수 있다. 사회적경제 조직은 주민 참여와 협력을 기반으로 하는 특성상, 공동의 목표를 향한 협업과 성과 공유를 통해 상호 신뢰를 구축하고 사회적자본을 형성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이는 남북 주민이 '우리'라는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는 데 필수적이다. ▲지역 공동체 활성화 및 자립 기반 마련. 북한은 광범위한 지역 불균형과 낙후된 인프라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역 기반의 사회적경제 조직들은 지역 주민의 필요를 스스로 해결하고, 지역 자원을 활용한 사업 모델을 개발하여 지역 경제의 자립성을 강화할 수 있다. 이는 중앙 집중식 개발 방식의 한계를 극복하고, 주민 주도의 지속 가능한 지역 발전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사회서비스 격차 해소. 통일 초기 북한 주민의 의료, 교육, 돌봄 등 기본적인 사회서비스 접근성은 매우 취약할 것이다. 사회적경제 조직은 정부나 시장이 미처 포괄하지 못하는 영역에서 유연하고 효율적으로 사회서비스를 공급하며, 서비스 격차를 줄이고 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이는 통일 한국의 기본 서비스 공급망 구축에 대한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사회연대경제의 활성화 경험을 바탕으로 통일 한국의 사회연대경제는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발전해 갈 수 있다. ▲법·제도적 기반 마련. 통일 초기부터 사회적경제 활동의 법적, 제도적 기반을 명확히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남북 사회적경제 협력 모델 구축. 통일 전후 남북 사회적경제 조직 간 교류 및 협력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여 상호 이해를 증진하고, 사업 노하우를 공유하며, 공동의 사업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 ▲지역별 특화된 사회적경제 모델 개발. 통일 한국 각 지역의 특성과 자원을 고려한 맞춤형 사회적경제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 ▲사회적금융 활성화. 통일 초기 사회적경제 조직들의 자금 조달은 큰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다. 정책 자금 지원 확대, 사회적금융 활성화, 민간 투자 유치 등 다각적인 금융 지원 방안을 마련하여 사회적경제 조직의 안정적인 성장을 뒷받침해야 한다.
물론 통일 한국의 밝은 미래와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많은 도전 과제가 따를 것이다. 재정적 제약, 기존 시장과의 조화, 그리고 남북한 주민 간의 이질감 극복 등 현실적인 어려움이 예상된다. 하지만 사회연대경제는 ‘협력과 공유를 지향하며 모두가 존엄하게 살아가는 구조를 만드는' 가치를 통해 이러한 도전을 극복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통일 한국은 단순한 경제 성장을 넘어, 인간다운 삶과 사회적 가치가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어 가야 한다. 이를 위해 사회연대경제는 분단으로 인한 상처를 치유하고, 남북 주민이 함께 번영하는 포용적인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