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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전시] 다양한 매체 속에서 '장치'의 개념을 다시 묻다

경기시각예술 창작지원 결과발표전 '생생화화: 화두'
21일까지 수원시립아트센터스페이스광교에서 선봬

 

동시대 예술가들이 ‘장치’의 개념을 다시 묻는다. 그들의 시선이 만든 장면 속에서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 경계는 새로운 감각의 틈으로 확장된다.

 

경기시각예술 창작지원 결과발표전 ‘생생화화: 화두’는 오늘날 포화상태에 이른 ‘장치’를 재정립하고 탐구하는 자리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 9명의 조각, 설치, 회화, 드로잉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보임과 비가시성, 노동과 생계, 제도와 위계, 기술과 신체 사이의 긴장을 다룬다.

 

전시 제목 ‘화(話)’와 ‘두(頭)’는 본래 수행자가 깨달음을 얻기 위해 탐구하는 문제를 의미한다. 창작은 말보다 사유가 앞서나가는 것을 발견하는 여정이며, 전시는 이러한 화두를 다각도로 해석하고 확장한다.

 

 

전시는 사물을 이용해 재료의 형태와 물성으로 조형 언어를 펼치는 최태훈 작가의 작품으로 시작된다.

 

‘지지체(2025)’는 작업과 전시에서 드러나지 않는 사물들을 조합한 틀에 우레탄을 부어 만든 신작이다. 짧은 시간 안에 부풀어 오르는 우레탄의 특성을 활용해 형(形)과 비정형의 상호작용을 조형 요소로 담아냈다.

 

겹겹이 쌓은 붓질로 자연을 그려낸 방수연 작가는 시공간의 현재성에 질문을 던진다.

 

특히 ‘모래길’ 시리즈는 우주처럼 비어 있는 시간을 떠도는 작은 입자들의 패턴을 포착했다. 방수연 작가는 대지의 굴곡을 선으로 패턴화하고 알갱이 입자를 점으로 쌓아 올려, 발밑에서 느껴지는 감각을 시각적으로 드러낸다.

 

 

전시장 코스를 따라가면 김소산 작가의 산의 부식을 이용한 에칭 작업이 이어진다.

 

신작 ‘기계로 물든 꽃들(2025)’은 입체 구조물 위에 채색된 부식 철근, 톱밥, 에칭 페인팅 등이 꽃의 형상으로 피어난 작품이다.

 

김소산 작가는 스테인리스·황동·적동 에칭과 도색된 에칭 등 다양한 기법과 세밀한 페인팅을 더해, 기계적 질서 속에서 생명이 돋아나는 장면을 구현했다.

 

 

이어 전시는 노동의 감각적 실체를 고민하고 탐색한 방성욱 작가의 무향실로 향한다.

 

방성욱 작가는 흡음재를 사용해 ‘노동감각’을 주제로 한 무향실을 만들어 자신이 경험했던 불안과 각성의 순간을 관객들과 공유한다.

 

생물의 기원과 진화에 주목한 손희민 작가는 ‘미래 화석’ 시리즈를 통해 생물 기관의 진화 가설을 조각으로 해석했다. 조각, 인공지능, 사운드, 그림자 등 다양한 매체가 결합된 작품은 생물에 관한 인간의 뒤섞인 감각을 드러낸다.

 

 

진가빈 작가는 공사현장의 재료를 전시장으로 끌어왔다.

 

대표작 ‘우리가 우리이기 위해’는 철근·시멘트·콘크리트 등 다양한 재료를 활용해 노동과 생산, 개발과 폐기가 반복되는 사회에서 배제된 존재를 조명했다. 금색 리본을 단 오리의 형상과 달리, 부서진 콘크리트 틈에서 드러난 철근은 도시 성장의 이면과 상처를 나타낸다.

 

이외에도 안성석 작가와 이수지 작가, 구기정 작가의 작품도 볼 수 있다.

 

서로 다른 주제와 형식으로 동시대의 질문을 던지는 이번 전시는 오는 21일까지 수원시립아트스페이스광교에서 관람 가능하다.

 

[ 경기신문 = 서혜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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