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맥락 속 우연한 접점과 공명.
평행선에서 출발과 다음 세대로의 영향에 이르기까지 서로 다른 시간을 따라가다 보면 예술적 연결을 만날 수 있다.
백남준아트센터가 자그레브 현대미술관과 공동기획전 '불연속의 접전들'을 개최하며 백남준의 예술과 크로아티아 미디어 아트의 교차 지점을 조망한다.
이번 전시는 크로아티아 미디어 아트의 역사적 흐름을 따라가며 백남준과의 공유 지점을 세 시기로 나눠 보여준다.
고란 트르블랴크, 다르코 프리츠, 단 오키, 마리나 아브라모비치 등 총 16명의 작가가 참여한 이번 전시는 초기 우연하고 불연속이던 접점들이 점차 지속적인 예술과 네트워크로 확장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뉴 텐던시(새 경향)'에 주목한 전시는 예술을 하나의 연구 행위로 규정하고 관객의 능동적 참여를 강조하며, 이를 바탕으로 완성된다.
전시장에 들어서자 송출되는 비디오 영상 두 개.
이 두 영상은 1982년 뉴욕, 1993년 자그레브에서 달리보르 마르티니스와 산야 이베코비치가 백남준을 인터뷰한 순간이다.
영상 속 백남준은 막힘없이 반(反)낭만주의적 태도, 기술과 예술의 관계, 과학과 예술, 실존적 질문, 프로젝트의 자금 조달 방식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이야기한다.
텔레비전과 비디오 매체에 대한 자신의 감정과 필요성에 대해 논의하는 세 사람의 대화는 백남준이 생전 가지고 있던 가치관과 방향성을 엿볼 수 있다.
이어 걸음을 옮기면 거울에 비친 탁구대와 라켓이 눈에 들어온다.
이반 라디슬라브 갈레타의 '거울 탁구'다. 이는 영상 작업 'TV 탁구'와 합쳐진 설치 작업으로, 반절만 존재하는 탁구대는 거울과 합쳐져 시각적 효과와 1:1 대칭 구조를 이룬다.
그 옆에 송출되는 영상은 탁구 경기를 보여준다.
이에 거울 탁구는 관람자가 어떤 시각으로 지각하느냐에 따라 완성된 탁구대로 보이기도 하며, 영상 속 시각적 속임수가 실제 공간에서도 물리적으로 가능하다는 작가의 생각을 확장한다.
그 옆에 위치한 작은 공간에 들어가면 달리보르 마르티니스의 '돌 정원'이 펼쳐진다.
흰 자갈로 덮여 있는 가로 약 5m와 세로 8m의 공간은 15대의 모니터가 각기 다른 깊이와 각도로 묻혀 있다. 관람객은 동선을 따라 감상하지만, 어느 지점에서도 15대의 모니터를 한눈에 볼 수 없다.
비디오라는 특성에 대한 상상을 실현하고, 사유의 시간을 제안하는 작품도 있다. TV 속 TV의 한 남성. 맞은 편 그와 대화하고 있는 남성.
이 두 남성은 동일 인물이다.
달리보르 마르티니스의 '달리보르 마르티니스가 달리보르 마르티니스에게 말하기를'은 1978년, 미래의 자신에게 22개의 질문을 던지는 마르티니스에게 2010년의 마르티니스가 대답하는 장면을 담은 것으로, 32년에 걸친 기록의 소환을 다뤘다.
삭제되지 않는 한 영원한 기록이 남는 비디오의 특성을 활용한 이 작품은 어릴 적 상상했던 과거의 내가 미래의 나에게 전하는 조언과 같은 순간을 현실로 불러들이며 관람객들에게 되돌아보는 시간을 선사한다.
전시장을 둘러본 뒤 2층 공간으로 이동하면, 자그레브 현대미술관에 설치된 센서 신호가 백남준아트센터로 전달돼 크로아티아 관람객들의 움직임에 따라 조명이 반짝인다.
이는 미디어 아트가 서로 다른 시공간에서 형성한 예술적 실험과 접점을 드러내며 연결돼 있음을 암시한다.
실험적 비디오 실천을 통해 살펴보는 크로아티아의 1970~80년대 비디오 아트는 6월 14일까지 백남준아트센테에서 계속된다.
[ 경기신문 = 서혜주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