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아리셀 참사(화성 전지공장 화재사고)’ 1주기를 맞아 참사의 원인부터 대응책까지 담은 종합보고서 ‘눈물까지 통역해 달라–경기도 전지공장 화재사고, 그 기록과 과제’를 발간한다고 밝혔다. 도의 자기성찰 기록이자 지방정부가 피해자 목소리로 완성한 국내 최초 ‘피해자 중심’ 종합보고서라는 설명이다. 기억하기조차 두려운 ‘아리셀 참사’의 희생을 교훈 삼을 특별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다시는 이 같은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예방·대응 지침서로 활용되어 기록물의 효용성을 더욱 넓혀나가길 기대한다. 보고서는 1부 경기도의 대응, 2부 자문위원회의 분석과 권고로 구성됐다. 1부는 CCTV 분석, 화재 진압과 소방본부의 재현 실험, 긴급생계비·통역·의료·심리지원 등 도의 대응을 시간순으로 정리했다. 보고서에는 특히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이주노동자도 경기도민’이라는 선언 아래 법적 지원체계가 불명확한 외국인 유가족까지 차별 없이 지원한 전국 최초 사회적 재난 지원, 재난안전대책본부의 현장 설치, 솔루션회의 등 새로운 대응 체계에 대한 논의 과정과 성과가 포함됐다. 현장 관계자들의 발언을 구술형 기록으로 재구성해 기존 행정 백서와는 다른 ‘기억 중심의 기록물’
운전면허를 갓 취득한 초보 운전자 사이에서 불법 ‘사설 방문 운전 연수’가 암암리에 성행하고 있다. 사고가 발생할 경우 보험이 안 되는 것은 물론 정규학원에서 사용하는 자동차와 달리 조수석 연수 강사가 응급 시 사용할 수 있는 브레이크 장치도 없는 자동차로 운행하는 것 자체가 위태롭기 짝이 없는 행동이다. 일부 비용 절감을 위해 저지르는 위험천만한 행동은 강력하게 제어돼야 한다. 제대로 된 근절·차단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도로교통법상 등록된 운전학원 외 장소에서 유상으로 운전 교육을 하는 것은 불법이다. 하지만, SNS나 오픈채팅방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여전히 이 같은 불법 연수가 아무렇지 않게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경기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온라인에 ‘운전 연수’를 키워드로 오픈 채팅방을 검색하면 ‘장롱 탈출 운전 연수’, ‘드라이빙’ 등 수십 개의 대화방이 나타난다. 이들 중 다수는 간단한 질문 몇 가지를 통해 연수를 예약할 수 있는 구조로 돼 있다. 자차 보유 여부, 희망 일정 등을 입력하면 즉시 연수가 연결되는 방식이다. 특히 방학 시즌을 맞아 대학생과 사회초년생 사이에 운전 연수 수요가 급증하면서 비용과 시간 부담이 적은 사설 연수로 눈을
지난해 12월 20일 평택당진항국제여객터미널이 신축 개장했다. 화물과 여객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2007년 전국무역항 항만기본계획 수정계획에 평택당진항국제여객터미널 신설 계획이 포함됐고 이를 바탕으로 2010년 설계, 2015년 착수, 2018년 건축설계 공모 및 실시설계 용역을 거쳐 2022년 7월 착공해 지난해 10월 30일 준공을 마치고 12월 20일 운영을 시작했다. 평택시 포승읍 하만호길 155-40번지 1만 9000여㎡ 일원에 지상 3층 규모(연면적 2만 2051.37㎡)로 건축됐다. 새로 건립된 국제여객터미널 1층에는 입국장·편의시설, 2층에는 출국장·면세점, 3층에는 운영사·선사 사무실 등 다양한 부대시설도 갖췄다. 이전까지는 지난 2001년 준공과 함께 운영된 평택항 국제여객터미널을 23년 동안 사용해왔다. 이 곳에서는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기 전인 지난 2022년까지 중국 5개 도시를 연결하는 5개 국제여객선 항로가 운항됐다. 2019년 한 해 동안만 62만 명이 평택항을 이용할 정도로 이용객은 점점 늘어났다. 이에 따라 구 국제여객터미널은 대기실과 주차장 공간이 매우 부족해 이용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게다가 시설의 노후화까
옹진군 대연평도 아래 자리한 작은 섬 소연평도. 이름만큼이나 조용하고 신비로운 이 섬은 인천에서 배를 타고 1시간 40분 정도면 만날 수 있다. 그곳에는 자연이 오랜 세월에 걸쳐 빚어낸 놀라운 조각품이 기다리고 있다. 바로 ‘얼굴 바위’다. 소연평도 얼굴 바위는 우리나라 곳곳에 있는 얼굴 모양 바위들과는 또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다. 제주의 포세이돈 바위나 월출산 구정봉의 거대한 바위와는 달리, 이곳의 얼굴 바위는 섬세하고 친근하다. 가까이 다가가 바라보면 눈과 코, 입이 뚜렷한 사람의 옆모습이 2~3개 겹쳐 나타나는 신기한 광경을 만날 수 있다. 마치 파도와 비바람이 수천 년 동안 정성스럽게 다듬어 만든 작품처럼 얼굴 윤곽이 생생하게 드러난다. 최근 옹진군에서 얼굴 바위까지 이어지는 나무 데크를 설치해서 접근이 훨씬 편해졌다. 예전에는 배에서 멀리 바라보거나 험한 바윗길을 조심스럽게 걸어야 했지만, 이제는 누구나 안전하게 이 신비로운 바위 앞에 설 수 있다. 소연평도는 지질학적으로도 보물 같은 섬이다. 선캄브리아기의 운모편암과 석회암, 각섬편암이 섬의 뼈대를 이루고 있어 지구의 아주 오랜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섬 한가운데 우뚝 선 연화봉(214m)에는 티
이달 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인천 청라국제도시에서 약 2조 3300억 원의 개발이익을 올리고도 단 1원의 재투자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지역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다. 개발 혜택은 쏙 빼먹고, 공공의 책임은 외면한 채 떠나는 ‘먹튀’ 논란에 인천시민은 깊은 허탈감과 분노를 느끼고 있다. LH의 해명은 간단하다. “당시 사업은 관련 법령이 개정되기 전에 승인된 것이므로, 개발이익 환수 대상이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이 논리대로라면 법 개정 시점 이전에 착수한 사업은 아무리 막대한 이익을 남겨도 지역에 한 푼도 돌려주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법적 요건만 충족하면 모든 도의적 책임은 무시해도 되는 걸까. 공공을 내세우는 공기업이 내놓은 답변치고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을 만큼 궁색하다. LH는 단순한 건설회사가 아니다. 한국 유일의 종합적인 국토개발․공공주택 공급 공기업으로, 국가로부터 막강한 행정적․제도적 권한을 부여받고 있다. 이처럼 막강한 지위를 바탕으로 공공택지 지정, 강제 수용권 행사, 개발부담금 면제 등 민간기업은 상상도 못할 특혜를 당연한 듯 누린다. 청라국제도시만 보더라도 토지수용 단계부터 기반 시설 조성, 공동주택
화성시 장지동 1131번지 일원에 추진 중인 초대형 물류센터 건립계획이 어려움에 처했다. 이 물류센터는 지하 7층, 지상 20층 규모로, 연면적 51만 7969㎡(약 15.7만 평)달하는 초대형 창고다. 축구장 73개, 서울 코엑스(COEX) 2배에 달하는 규모로 아시아권 최대 물류센터가 될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오산시와 화성시 장지동 주민들이 전면 백지화를 요구하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이 물류센터가 완공되면 오산 등 인근을 경유하는 교통량 증가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물류센터가 완공될 것으로 예상되는 2027년을 기준으로 물류센터 부지 인근 도로에 1만5000대가 넘는 차량이 드나든다는 것이다. 뿐 만 아니라 2030년 용인 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가 가동되면 교통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이권재 오산시장도 앞장서 백지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오산시민들의 주요 생활권에서 속하는 화성 동탄신도시, 용인 남사읍 일원이 교통지옥이 될 수 있고, 시민 안전이 위협을 받으며 도시 브랜드 가치가 실추된다는 것이다.(관련기사: 경기신문 16일자 인터넷판, ‘이권재 오산시장, 동탄2 초대형 물류센터
수원시가 전국의 일부 기초단체와 대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는 ‘기부 키오스크’ 설치 사업에 뛰어든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기부 문화 진작은 진정한 선진국으로 가는 필수 징검다리다. 건강한 기부 문화가 살아 있는 나라일수록 바른 국민이 참다운 번영을 일구며 발전해가는 참다운 선진국이다. 수원시의 ‘기부 키오스크’ 설치 사업이 경기도를 넘어 전국에 선한 영향력을 미쳐 온 국민에 아름다운 기부 문화의 향기를 전해주길 기대한다. 수원시가 수원시청, 대형유통센터, 관광명소 등에 ‘기부 키오스크’를 설치해 누구나 쉽고 부담 없이 기부할 수 있는 문화를 조성키로 했다. 시는 16일 시청 본관 1층 통합민원실에서 기부 키오스크 1호기 제막식을 개최했다. ‘기부 키오스크’는 신용카드·간편결제 앱으로 간편하게 기부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기부자가 기부액을 결정하고 세액 공제를 위한 기부 영수증까지 신청할 수 있다. 최소 1000원부터 기부할 수 있으며 시민들이 부담 없이 참여하며 기부 경험을 공유하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기부자가 동의하면 기부자 사진을 촬영하고 사진이 담긴 기부증서를 제작해 기부 영수증 신청 방법 설명과 함께 즉시 기부자 휴대전화로 전송한다. 기부 키오스크로
경기도의 헌혈률이 수십 년째 1%대로 전국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충격이다. 대한적십자사 혈액정보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경기도 헌혈률은 1.7%로 나타났다. 이는 전국 최저치로, 최고치를 보인 울산(9.9%)과 6배 가까이 차이가 나는 기록이다. ‘생명을 살리는 작은 실천’인 헌혈은 인류애의 숭고한 희생이요 봉사로 평가된다. ‘헌혈률 만년 꼴찌’라는 불명예를 씻어내기 위한 지자체 차원의 특별한 방안들이 모색돼야 할 것이다. 경기도는 지난 2005년부터 계속 1%대 헌혈률을 기록, 20년간 전국 꼴찌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경기도는 헌혈장려 조례를 운용하고 있는 광역단체다. 경기도 헌혈장려 조례 제4·5조에 따르면, 도지사는 매년 복지부장관의 헌혈권장에 관한 계획에 따라 헌혈장려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그 결과를 이듬해 사업계획 수립에 참고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제5조에 따른 사후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처지다. 헌혈률 최고기록 9.9%를 찍은 울산시의 경우 매년 분기마다 사랑의 헌혈 행사를 진행한 것이 헌혈률 향상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울산시는 시 차원에서 울산혈액원과 정례 행사를 진행하는데 지난 2023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경기북부특별자치도’ 계획이 동력을 상실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김지사는 그동안 북부 균형발전과 규제 해소를 위해 도 행정체계를 분리해 북부 지역에 독자적인 행정·재정·규제 특례를 부여하겠다며 북부특자도를 강력하게 추진해온 바 있다. 하지만 북부특자도는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를 우려하는 경기도의회 의원들의 도정질문에 김 지사는 “소외된 북부를 완전히 다른 수준으로 발전시켜 주민의 삶의 질을 개선해야 한다는 것은 새 정부와 일치된 의견”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기북부 대개발·대개조 프로젝트와 같은 정책사업을 정부와 함께 추진하겠다고 첨언했다.(관련기사: 경기신문 13일자 1면, ‘권한 불균형에 흔들리는 북부특자도’) 그럼에도 도의원들을 비롯한 북부 주민들은 이재명 정부가 들어서면서 그동안 경기도가 추진한 경기북부 발전 정책들의 동력이 약화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이들의 우려를 뒷받침 하는 것은 이 대통령이 대선 선거유세에서 한 발언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5월 20일 의정부 유세에서 북부특자도 설립을 강하게 반대했다. “경기북부를 남부와 분리하면 규제가 완화된다는 주장은 ‘사기’”라는 말까지
올해 고등학교 1학년부터 고교학점제가 전면 시행되면서 학교 현장에 도입된 ‘5등급제’ 성적 평가가 오히려 학생들에게 부담을 안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상위 등급의 폭이 좁고 한 번 떨어진 성적을 회복하기 어려워지면서 오히려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는 것이 현장 반응이다. 생활기록부 기재에 대한 민감성도 커지고 교사 기록에 대한 민원이나 이의제기도 발생하고 있다.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동기를 줄 수 있는 평가제 보완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나온다. 경기신문 취재에 따르면 올해 고교학점제가 전면 시행되면서 내신 등급이 9등급제에서 5등급제로 완화됐다. 고교학점제 도입에 맞춰 내신 경쟁을 완화한다는 취지다. 현재 내신 평가에 적용되고 있는 5등급제의 경우 기존 9등급제보다 등급 수는 줄었지만, 한 등급 안에 포함되는 학생 수가 늘어 등급 간 점수 폭이 넓어졌다. 절대평가 기반의 성취평가제를 도입해 ‘줄 세우기’를 완화하고 협력 중심의 수업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목적이라지만 내신 경쟁 완화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학생들의 반응이다. 지난해와 같은 점수를 받았어도 5등급제로 인해 등급 자체가 하락하고 한번 떨어진 등급은 만회가 어려워 내신을 포기하고 싶은 생각마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