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멋·맛·낭만의 삼색(三色) 장흥여행
눈을 감고 있어도 느껴지는 바다. 파도는 얌전하고, 바람은 속삭인다. 청량함을 듬뿍 뿜어내는 편백나무. 피톤치드는 알싸한 냄새를 풍긴다. 몸서리쳐지는 그 상쾌함이 몸을 감싼다. 유난히 힘겹게 내달려온 2020년. 코로나 19의 맹공 속에 고군분투해온 탓일까. 겨울 여행에 대한 환상을 품는다. 잠시라도 도시에서 몸을 빼내면 자유가 넘실거리는 겨울의 한 자락을 만날 수 있을까 하는 길을 나선다. 겨울바다의 향기와 편백숲의 상쾌함, 그리고 혀끝에 닿는 행복함을 만끽할 수 있는 전남 장흥으로. '소등섬' ...사진작가들을 불러모으는 일출 용산면 남포마을에는 매일 새벽 짙은 해무와 섬이 조화를 이루는 신비로운 일출의 장관이 펼쳐진다. 물안개 하얗게 피어오르는 날이면 사막에서 신기루가 피어오르듯 희뿌연 안개 속에서 소등섬이 모습을 드러낸다. 태양이 서서히 세상을 붉게 물들이면 섬도, 바다도, 갯벌도 붉은 빛을 띤다. 세상이 환해지고 더 이상 일출을 기대하지 않게 될 즈음 소등섬은 온전하게 제 모습을 드러낸다. 소등섬은 먼 바다에 고기잡이를 나간 남편이나 가족들을 위해 호롱불을 켜놓고 그 불빛을 보고 무사히 귀환하기를 빌었다하여 이름 붙여졌다. 하루 두세 번 바닷물이 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