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28 (일)

  • 흐림동두천 26.7℃
  • 구름많음강릉 29.6℃
  • 흐림서울 27.5℃
  • 구름많음대전 26.6℃
  • 맑음대구 27.2℃
  • 맑음울산 27.4℃
  • 구름조금광주 27.5℃
  • 구름많음부산 27.7℃
  • 맑음고창 27.4℃
  • 맑음제주 28.7℃
  • 구름많음강화 28.1℃
  • 구름많음보은 24.9℃
  • 흐림금산 25.7℃
  • 맑음강진군 28.1℃
  • 구름많음경주시 26.9℃
  • 구름조금거제 27.6℃
기상청 제공

멋·맛·낭만의 삼색(三色) 장흥여행

겨울바다, 편백숲 그리고 한우삼합

눈을 감고 있어도 느껴지는 바다. 파도는 얌전하고, 바람은 속삭인다. 청량함을 듬뿍 뿜어내는 편백나무. 피톤치드는 알싸한 냄새를 풍긴다.

 

몸서리쳐지는 그 상쾌함이 몸을 감싼다. 유난히 힘겹게 내달려온 2020년. 코로나 19의 맹공 속에 고군분투해온 탓일까. 겨울 여행에 대한 환상을 품는다.

 

잠시라도 도시에서 몸을 빼내면 자유가 넘실거리는 겨울의 한 자락을 만날 수 있을까 하는 길을 나선다. 겨울바다의 향기와 편백숲의 상쾌함, 그리고 혀끝에 닿는 행복함을 만끽할 수 있는 전남 장흥으로.

 

 

'소등섬' ...사진작가들을 불러모으는 일출

 

용산면 남포마을에는 매일 새벽 짙은 해무와 섬이 조화를 이루는 신비로운 일출의 장관이 펼쳐진다. 물안개 하얗게 피어오르는 날이면 사막에서 신기루가 피어오르듯 희뿌연 안개 속에서 소등섬이 모습을 드러낸다.

 

태양이 서서히 세상을 붉게 물들이면 섬도, 바다도, 갯벌도 붉은 빛을 띤다. 세상이 환해지고 더 이상 일출을 기대하지 않게 될 즈음 소등섬은 온전하게 제 모습을 드러낸다.

 

소등섬은 먼 바다에 고기잡이를 나간 남편이나 가족들을 위해 호롱불을 켜놓고 그 불빛을 보고 무사히 귀환하기를 빌었다하여 이름 붙여졌다. 하루 두세 번 바닷물이 빠지면 소등섬으로 가는 길이 열린다.

 

 

'정남진편백숲 우드랜드' ...편백나무 가득한 치유와 힐링의 숲

 

‘치유의 숲’이라 불리는 힐링여행지. 편백숲에는 47만 그루의 편백나무가 피톤치드를 쏟아낸다. 산책로를 따라가며 피톤치드를 마음껏 호흡한다. 숲에 머무는 것만으로도 도시생활에 지친 몸과 마음을 자연의 힘으로 위로받는다.

 

산책코스는 매표소에서 편백 분수대, 사색의 숲, 음이온 폭포, 족욕탕, 향기원을 거쳐 매표소로 돌아오는 1시간 코스에서 말레길을 따라 억불산 정상까지 다녀오는 4시간 코스까지 다양하다.

 

억불산 정상까지 이어지는 말레길 중간에 조성된 사색의 숲은 정남진편백숲우드랜드의 하이라이트. 편안히 삼림욕을 즐길 수 있도록 등의자, 평상, 토굴 같은 휴게시설을 마련했다. 나무 사이에서 흔들리는 해먹에 몸을 맡기고 잠깐 눈 붙이는 여유도 가능하다.

 

 

'정남진전망대' ...서울 광화문에서 정남쪽 끝에 솟은 전망대

 

정동진은 익숙한데 정남진은 낯설다. 서울 광화문에서 정남쪽으로 일직선을 그으면 장흥군 관산읍 삼산리다. 이곳에 정남진전망대가 있다. 전망타워 상층부는 떠오르는 태양을, 중층부는 황포돛대를, 하층부는 역동적인 파도를 형상화했다.

 

45.9m 높이의 10층 실내 전망대까지는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오른다. 전망대에서는 삼산방조제와 득량만 그리고 소록도, 완도, 금일도 같은 남해의 보석 같은 섬들이 한눈에 담긴다.

 

정남진전망대 각각의 층은 테마공간으로 꾸몄다. 8층은 문학의 고장답게 북카페로, 7층은 장흥이 배출한 이청준 작가의 작품을 영화로 제작한 ‘서편제’와 ‘축제’를 감상할 수 있는 문학영화관으로 꾸몄다. 6층 추억영화관에서는 레트로 감성을 느껴볼 수 있다.

 

장흥의 다양한 축제 정보를 만나는 5층 축제관과 ‘억불산 며느리 바위’ ‘보림사 아홉 용’ 등 장흥에 전하는 설화와 전설을 애니메이션으로 소개한 4층 이야기관 그리고 여행의 추억을 간직할 수 있는 2층 트릭아트포토존도 흥미롭다. 3층은 장흥 특산물을 소개하는 푸드홍보관, 1층은 여행정보&기념품샵이다.

 

 

'청태전 평화다원'...전통 발효차를 맛보다

 

장흥에는 삼국시대부터 전해오는 전통차가 있다. 푸른 이끼가 낀 동전 모양을 닮은 ‘청태전(靑苔錢)’이다. 실제 청태전은 지름 5cm 내외의 원통을 1cm 정도 간격으로 잘라낸 듯한 모습이다. 중앙에 엽전처럼 구멍도 뚫려 있다. 일반 차에 비해 짙은 색을 띠는 것도 특징이다.

 

떡차(덩어리차)의 일종인 청태전은 야생 녹차잎을 따 절구질을 통해 동그랗게 만들고, 10여 개씩 꼬챙이에 끼워 실내에서 20일 정도 매달아 건조한 후 항아리에 담아 1년 이상 발효시켜 만든다. 약이 귀하던 시절에는 사찰과 민가에서 상비약으로 사용했다.

 

평화다원은 옛날 방식으로 청태전을 만든다. 여린 찻잎을 따서 찌고, 말리기를 아홉 번. 말린 찻잎을 찧어 가루로 만들고, 이를 반죽해서 떡차를 만든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최소 6개월에서 1년을 발효시킨다. 그래야 비로소 청태전이 탄생한다. 일반 녹차와는 다른 맛을 내는 청태전 한 잔으로 여행길에 여유로움을 느낀다.

 

'정남진토요시장'...토요일마다 흥겨움이 피어나는 전통시장

 

장흥의 토요일은 흥이 넘친다. 신명나는 공연이 펼쳐지는 탓이다. 흥겨움에 동참하려면 정남진토요시장으로 가면 된다. 시장 원형 광장에서 장흥 전통의 버꾸농악을 비롯해 풍물놀이, 품바타령 등 토속적인 민속놀이가 진행된다.

 

정남진토요시장에 가야하는 이유는 또 있다. 장흥 특산물인 표고버섯과 한우, 키조개를 한꺼번에 구워먹는 ‘장흥삼합’을 맛볼 수 있어서다.

 

한우의 부드러움에 키조개 관자의 쫄깃함, 표고버섯의 향을 한입에 즐길 수 있는 장흥삼합은 가히 천상의 맛이라 하겠다. 사람들은 말한다. “장흥에 가면 삼합은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무조건”이라고.

 

[ 경기신문 = 강서우 기자 ]







배너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