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오는 4일부터 본격적인 내년도 정부 예산안 심사에 돌입하는 가운데 11년 만에 대통령 없는 시정연설로 가닥이 잡히며 전운이 감돌고 있다.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과 이재명 대표의 11월 1심 선고를 중심으로 진행됐던 국정감사에 더해 이번 시정연설 등도 여야의 ‘강 대 강’ 대치의 연장선이 될 전망이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2025년도 정부 예산안 시정연설’의 총리 대독 연설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박근혜 정부 이후 현직 대통령은 매년 국회를 방문해 시정연설을 해왔으나, 올해는 윤석열 대통령이 불참하고 한덕수 국무총리가 국회 본회의장 단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주 공개된 윤 대통령과 김 여사의 공천개입 정황이 담긴 명태균 씨의 통화 녹취가 여야의 정면충돌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7~8일 진행되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도 예산 심사 방향을 둘러싼 날 선 신경전이 전망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정부의 긴축 기조와 결을 같이하며 정부를 엄호하는 반면 민주당은 부자 감세에 따른 긴축이라며 정부를 몰아붙일 것으로 관측된다. 예산 삭감과 증액 대상에 관해선 국민의힘은 서민 복지, 미래 먹거리를 위한 반도체 관련 정책 과제와 지
윤석열 대통령과 명태균 씨의 공천개입 정황이 담긴 통화 녹취 여파가 대통령실 국정감사로 번지며 대통령실·여당과 야당은 1일 강하게 충돌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대통령 비서실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여당은 해당 녹취록의 ‘조작’ 의혹을 제기하며 용산 방어전에 나선 한편, 야당은 ‘국정농단’이자 탄핵사유라고 주장하며 대치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명 씨 간 이뤄진 통화를 고리로 공세를 퍼부었는데, 이 과정에서 탄핵과 하야 등의 단어를 쏟아냈다. 윤종군(안성)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태를 언급하며 “지금은 김 여사와 명태균 2명에게 국정농단을 당했다”고 했다. 추미애(하남갑) 의원은 “명 씨와 윤 대통령의 녹취를 통해 김건희 카르텔의 범죄 혐의가 낱낱이 밝혀졌다. 대통령 탄핵을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힘줘 말했고, 같은 당 정진욱 의원은 “정진석 비서실장은 윤 대통령에게 하야를 건의하라”고 몰아붙였다. 이에 국민의힘은 해당 녹취록의 편집 조작 의혹을 제기하고, 정 실장은 윤 대통령 부부와 명 씨의 관계를 재정립하며 선을 긋는 등 적극 방어에 나섰다. 강승규 의원은 배명진 숭실대 교수가 속한 ‘소리규명연구소
더불어민주당이 11월 1일 국회의원과 전국 지역위원장을 대상으로 긴급연석회의를 소집한다. 같은 달 2일 ‘김건희 국정농단 규탄 범국민대회’를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과 명태균 씨의 통화 녹취로 드러난 윤 대통령 부부의 공천개입 정황에 대한 상황을 공유할 예정이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31일 저녁 이재명 대표 주재로 열린 긴급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은 결정 사항을 알렸다. 조 수석대변인은 “대통령이든 대통령 당선자이든 중요치 않다”며 “주권자인 국민의 권력을 위임받은 대통령이든 당선자이든 부여했던 신임을 저버리는, 신뢰가 무너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회의에서) 그동안 여러 차례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에 관한 직간접적인 얘기가 있었지만 대통령의 육성이 공개된 것은 매우 충격적이고 중대한 사안이라고 의견을 모았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이날 긴급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이) 사실상 공천을 지휘·지시한 것으로 보인다”며 “매우 엄중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이 대표는 “우리 당에서는 일종의 정치적 비상상황이라고 판단하고 그 대응도 비상하게 해야 되겠다(는 입장)”이라고 힘줘 말했다. 한편 이 대표
대통령실은 31일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지난 2022년 6월 재보궐 선거 공천개입 정황이 담긴 녹취 파일에 대해 “좋게 이야기한 것뿐”이라고 부인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당시 윤석열 당선인은 공천관리위원회로부터 공천 관련 보고를 받은 적도 없고, 공천을 지시한 적도 없다”고 해명했다. 당시 공천 결정권자는 이준석 당대표와 윤상현 공천관리위원장이었고, 제주를 제외한 모든 지역은 전략공천이었으며 김영선 후보자가 경남 창원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였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당시 윤 당선인과 명태균 씨가 통화한 내용은 특별히 기억에 남을 정도로 중요한 내용이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준석 당시 당대표는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최고위에서 전략공천 결정은 문제가 없다”고 언급했는데,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양두구육에 이어 인면수심이냐”고 즉각 반발했다. 이 의원은 이날 오후 SNS를 통해 “지금 상황에서 이렇게 변명하다니 말미잘도 이것보다는 잘 대응할 것이다”라며 이같이 비판했다. 그는 “용산에서 기자들에게 돌리면서 주절주절 첨부한 이준석 SNS 내용은 이준석이 이준석에 대해서 해명하는 것이고, 저는 윤 대통령이 공관위에서 보고를 받는 줄도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공천개입 의혹 핵심 당사자로 지목된 명태균 씨와 윤 대통령의 통화 녹취가 공개되며 파장이 일고 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 등 원내대표단은 31일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윤 대통령의 공천개입을 입증할 육성이 최초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지난 2022년 5월 9일 윤 대통령은 명 씨와의 통화에서 “공관위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것은 김영선이를 좀 해 줘라”고 말했고, 명 씨는 “진짜 평생 은혜를 잊지 않겠다. 고맙다”며 반겼다. 해당 통화는 같은 해 6월 재보궐 선거에서 김영선 전 의원이 공천을 받기 직전에 이뤄진 것으로 추정되며, 통화 다음날인 10일 국민의힘은 김 전 의원을 공천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는 윤 대통령이 불법으로 공천에 개입했고, 공천 거래가 있었다는 움직일 수 없는 증거이자 헌정 질서를 흔드는 위증 사안임을 입증하는 물증”이라고 말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김건희 여사의 사과와 활동 자제, 특별감찰관 임명 등을 주장하며 대통령실과 선을 긋고 있다. 박 원내대표는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과 대통령실 간의) 꼬리자르기를 시도하지만 이는 명백히 불가능 하다는 사실을 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보수진영의 원로이자 책사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을 만나 최근 국정 난맥상에 관한 자문을 구했다. 지난달에는 중도보수 정치 책사의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중앙대 법대 스승인 이상돈 전 국민의힘 의원을 만나는 등 외연확장에 걸음을 재촉하는 모습이다. 이날 두 사람의 회동은 서울 여의도 인근의 한 식당에서 오찬을 겸해 진행됐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여러 상황이 안 좋아 한 번 말씀을 듣고 싶었다”며 고견을 청했다. 윤 전 장관은 “국제 정세나 국내 상황이 더 복잡하고 힘들어지는 것 같은데 지금 정부가 그렇게 신뢰를 받고 있는 것 같지 않아 이 대표의 역할이 굉장히 크다”고 당부했다. 이에 이 대표는 “저희가 할 수 있는 것이 매우 제한적이라 사회 원로들의 말씀이 필요하다”고 말했고, 윤 전 장관은 “정권을 책임진 분들도 그렇고, 요즘 시대가 나이 먹은 사람 얘기를 듣고 싶어 하지 않는 시대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또 윤 전 장관은 윤 대통령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낮은 국민 신뢰도로 어떤 정책도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윤 대통령은 국민적 지지도를 높이는 게 급선무일 것 같은데 배포가 큰
여성가족부가 국내외 플랫폼 사업자와 자율규제를 통한 협력으로 디지털 성범죄 등의 불법정보·유해정보에 대한 차단 및 삭제조치 중이지만 실효성은 미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소속 김남희(민주·광명을) 의원이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여성가족부는 지난 4년간 불법정보 및 유해정보 221만 8608건에 대해 자율규제 요청을 했으나 실제 조치는 157만 6187건으로 64만 2421건이 방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불법정보 및 유해정보의 차단·삭제조치는 기업의 자율성에 맡겨야 한다는 한계가 드러나고 있는 것인데, 정부는 자율규제로 처리되지 않는 정보들을 삭제하고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 않다는 지적이다. 정보통신망법에 따르면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나 게시판 관리 운영자가 불법촬영물에 의해 시정요구를 따르지 않을 경우 정보통신망법에 따라 과징금이나 과태료 등의 제제조치를 가할 수 있다. 그러나 정부는 지금까지 단 1건도 제재조치를 시행하지 않았다. 지난 2월 여가부는 피해자만 133명에 이르는 불법촬영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방송통신위원회를 통해 인터넷 사업자에게 검색어 제한 조치 등의 시정을 요청했으나 사업자로부터 답변을 받지 못한 상황에서
‘고등학교 무상교육’ 예산 일부를 중앙정부가 부담하도록 하는 특례조항을 오는 2027년까지 연장하는 법안이 29일 야당의 주도로 국회 교육위원회 법안심사 소위원회에서 가결됐다. 교육위 소위 민주당·조국혁신당 의원들은 이같은 내용의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안’을 위원회 대안으로 단독 의결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에 반발하며 소위원회에 불참했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14조(고등학교 등의 무상교육 경비 부담에 관한 특례)에 따르면 국가는 고등학교 등의 무상교육에 필요한 비용 중 47.5%, 지자체는 5%를 나눠 마련하도록 명시돼 있다. 이 조항은 지난 2019년 12월 3일 신설돼 이듬해 1월 1일부터 올해 12월 31일까지 유효했는데, 이날 교육위 소위를 통과한 민주당 개정안은 일몰 시기를 2027년 12월 31일로 연장하는 내용이다. 교육위 야당 의원들은 이날 오후 국회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부는 고교 무상교육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재정적 지원을 철회하고 그 부담을 전적으로 지방교육청에 넘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부는 고교 무상교육의 ‘국고 부담’의 일몰이 계획대로라는 이유로 연장 법안을 반대하고 있으며,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통한 재정 충당이 가능하다
이태원 참사 2주기를 맞이한 29일, 국회는 추모제를 열어 참사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동시에 재발방지와 진상규명에 최선을 다할 것을 한목소리로 다짐했다. 이날 추모식장에는 “159명의 별을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문구와 희생자들의 사진이 걸렸고, 희생자를 기억하는 의미의 보라색 리본도 국회 경내 곳곳에 달렸다. 국회가 사회적 재난 추모제를 공식으로 주관·주최한 것은 처음이다. 추모제에는 희생자 유가족, 시민 등 250여 명과 여야 국회의원 60여 명이 참석했다. 유가족들은 보라색 점퍼를, 참석자들은 현장에서 나눠준 보라색 목도리를 두르고 착석해 의미를 더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국가의 책임이 부재했던 시간이었다. 기막힌 슬픔과 고통을 온몸으로 겪어낸 유가족 피해자들에게 대한민국 국회를 대표해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우 의장은 최근 국회를 통과한 이태원 참사 특별법과 특별조사위원회 출범을 언급하며 “그 어떤 은폐와 왜곡, 지연과 방해 없이 특조위가 자신의 책임을 다하도록 최선을 다해 국회의 역할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추모제에 참석한 여야 원내대표들은 현장 추모사를 통해 참사 재발방지와 진실규명을 위해 뜻을 모았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당연하
여야 원내대표는 29일 김건희 여사와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둘러싼 ‘인물 리스크’를 두고 공방전을 벌였다. 앞서 지난 28일 민주당은 국회 운영위원회 소위원회에서 상설특검에 대한 여당 후보 추천권 배제 규칙 개정안과 불출석 증인 동행명령권을 국회 청문회로 확대하는 등의 국회증언감정법개정안 등을 단독처리했다. 특히 상설특검 개정안은 대통령이나 대통령 친인척이 수사 대상인 사건에서 상설특검 후보 추천위원회 구성 시 여당 추천권을 제한하는 내용인데, 여권에서는 ‘이재명 방탄’ 목적을 의심 중이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국감대책회의에서 “다수 위력을 앞세워 법적 권력을 휘두르겠다는 민주당의 의회독재 본색이 드러났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민주당은 입만 열면 검찰독재를 주장하지만 본인들이야말로 이 대표 방탄과 권력장악을 위해 의회독재 중”이라고 비판했다. 추 원내대표는 “대한민국을 파국과 혼란으로 몰아가는 민주당의 의회 독재, 입법 폭주를 반드시 저지하겠다”며 “국민도 함께 브레이크를 걸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반면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국정감사에서 밝혀낸 김 여사 의혹만 30여 건에 달한다. 초대형 의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