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국가정보원이 2024년 1월 경찰에 이관하기로 한 대공수사권 복원 문제를 놓고 열띤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공방이라기보다 ‘경찰 이관반대론’이 대세다. 대공수사역량을 키우는데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데다, 그 공백을 경찰이 단시간에 메우기 어렵다는 우려가 짙게 깔려 있다. 권력의 안배와 견제라는 민주주의의 기본적 전제와도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도 또 다른 반대논거이다. 검찰의 수사권도 상당 부분 이양 받은 경찰이 대공수사권 마저 가져가는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면 ‘수사력 독점’에 따른 부작용이 생길 수밖에 없고, 이는 고스란히 국가적 위협으로 떠오를 것이다. 2023년 벽두를 장식한 제주·창원·전주 지역 일부 진보단체들과 민주노총 일부 간부들의 이적행위의혹은 대공수사권을 결코 한가롭게 다뤄서는 안 됨을 여실히 보여준 사건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후 ‘안보 = 생존’과 직결되고 있음을 우리는 목도하고 있다. 혹자는 이를 국가안보주의 확산이라고 칭하지만, 핀란드와 스웨덴이 국가 생존 위협을 느끼고 나토 가입까지 추진하는 마당에 북한의 노골적인 위협을 마주하고 있는 우리가 스스로 무장해제하는 것은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 아직도 사회 일각에서는 국정원
작년 말부터 2023년 벽두까지 세계 유수의 연구기관들은 올 한 해에 대한 여러 예측을 쏟아내고 있다. 대체로 낙관적인 예측보다 비관적인 예측이 더 우세하다. ‘위기’ 또한 가장 인기 있는(?) 단어로 자리 잡았다. 고대 그리스에서 ‘위기’는 옮음과 그름, 삶 혹은 죽음을 선택해야 하는 순간 등을 의미했지만, 근대에서 위기는 선택조차 쉽지 않은 위기의 일상화 시대로 변모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판도와 타이완의 위기, 식량 불안 위기, 경기침체 위기,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부채 위기, 이란 핵문제, 기후변화 악화 등은 단골이거나 중첩되는 위기 속 예측 소재들이다. 특히 미국과 중국의 패권다툼은 거의 상수로 자리 잡아 국제정세 예측의 기본 축이 되고 있다. 이러한 위기 상황예측에 한반도가 빠질 수 없다. 북한의 무인기 기습과 군의 허술한 대응 모습은 계축년의 한반도가 더 격랑 속으로 빠져들어 갈 것임을 시사한다. 이는 ‘2차 세계대전 이후 본 적이 없는 지각변동’이 한반도에도 밀어닥치고 있음을 예고한다. 김정은 정권은 그간의 북한이 구사해온 對남한 전략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으며, 그 이면에는 핵무기와 미사일의 고도화가 거의 달성되었다는 나름의 자신감
겨울에 시작하여 또다른 겨울에도 종전되지 않은 우크라이나 전쟁은 정보심리전 측면에서 크나큰 차별성을 보이고 있다. 현대의 고도화된 디지털 정보커뮤니케이션 환경에서 비무력적 군사활동인 정보심리전이 현대 전면전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정보심리전은 적국에 대한 정보 우위를 달성하고, 의사결정에 혼선을 유발하며, 적국의 사기를 약화시키면서 전세를 주도하려는 전쟁의 중요한 수단이다. 이번 전쟁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국제적 여론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전방위 선전전을 펼치고 있다. 이른바 디지털 프로파간다로서, 특이한 것은 익명의 해커, IT기업, 일반 시민 등 다양한 비국가행위자들까지 적극 가담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인터넷 서비스 제공방식을 변화시키거나 사이버 공격을 취했고, 혹은 전쟁여론에 영향을 끼치는 등 전세 변화를 도모하는 준군사적 활동까지 수행했다. 이는 디지털 시대의 정보심리전 이해를 위해서는 전과 다른 시각이 필요함을 보여준다. 단순히 전쟁 당사자 간의 대결을 넘어 세계여론을 의식한 다양한 내러티브 경쟁, 정보를 수집하고 확산시키는 디지털 기술과 플랫폼 간의 대결, 그리고 다양한 층위의 민간 행위자가 가세하는 복잡한 양
다시는 일어나지 말아야 할 사건이 벌어졌다. 모든 국민이 가슴 아파하는 이태원 참사다. 하루속히 이를 극복하고 일상으로 돌아가길 희망하면서도 정보적 측면에서 아쉬움이 크다. 필자는 평소 정보는 수집이나 분석보다 ‘예측’ 또는 ‘예측과 판단, 그리고 실행’이라는 소신을 갖고 있다. 현대 사회는 한마디로 VUCA사회다. Volatility(변동성), Uncertainity (예측성), Complexity(복잡성), Ambiguity(모호성)의 약자로 혼돈과 복잡성, 그리고 모호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사회다. 그러기에 정보와 판단의 중요성은 더해간다. 정보는 노이즈(noise)가 섞이기 마련이고, 그 가치의 판단과정에 인간의 편견과 인지적 나태함(집단사고, 희망적 사고 등)이 끼어들어 실패와 실책으로 이어진다. 이 중 필자는 특히 정보의 예측적 역할을 중요시한다. 비스마르크가 “정치인 등 지도자들은 역사 속에서 순간적으로 지나치는 신의 옷자락을 잡아채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듯이, 불확실성이 넘치는 이 시대에는 ‘순식간에 지나치는 정보’를 잡아채고 실행하는 능력이 더없이 절실하다. 이태원 참사의 저변에는 지난 문재인 정부의 국가정보기관들의 ‘정보관련 부서’
김정은 정권이 하루가 멀다하고 미친 X 널뛰듯 핵무력을 과시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맞서는 최후의 수단으로 ‘공포의 균형’으로 일컬어지는 핵무장론이 설득력을 더해가고 있다. 타부로 여겨져 온 ‘핵사용 전략’을 구체화하고, 선제핵사용 독트린마저 폐기한 북한을 상대로 우리가 취할 궁극의 수단이기도 하다. 더욱이 국제적 핵질서의 조정자역할을 해왔던 NPT(핵확산금지조약) 거버넌스는 핵보유국, 특히 러시아가 비핵국을 상대로 핵위협을 노골화함으로써 균열조짐도 보이고 있다. 그간 우리는 NPT 체제를 최대한 존중하고 핵무기 개발보다 IAEA의 사찰 등을 적극 수용하면서 평화로운 핵이용에 앞장서왔다. 그러나 지난 8월 뉴욕에서 4주간의 토론에도 불구, 최종문서도 도출하지 못하고 끝난 NPT 10차 평가회의는 NPT 존속의 당위성에 의문을 더한다. 여기에다 1995년 25년간 한시적 존재키로 했던 NPT를 영구연장키로 한 ‘NPT 영구연장’은 비핵국과 핵보유국간의 갈등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영구연장 이전에는 핵보유국의 핵비확산 요구와 비핵국의 핵군축 요구가 대체로 균형을 이루었지만, 이후에는 핵비확산 의무가 더욱 강조되었다. 핵보유국은 더 이상 비핵국의 눈치를 보지 않
섣부른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궁지에 몰린 푸틴이 또다시 핵버튼을 만지작거리고 있다. 푸틴이 진정 핵을 사용하고 이로 인해 핵전쟁의 길목으로 들어설 것인지 모두가 우려스런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다. “핵무기는 사용할 수 없는 무기”라는 80여년 간의 타부가 깨어지고 서서히 “사용가능한 핵무기”로 패러다임이 shift하고 있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 푸틴의 핵위협이 ‘선언적 사용’ 단계였다면, 이번 핵사용 위협은 ‘실제적 사용단계’에 이르렀음을 보여주기에 그 어느 때 보다 엄중하다고 할 수 있다. 이 같은 암울한 ‘핵무기 사용 협박’ 에 편승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김정은이다. 조만간 실시될 7차 핵실험은 ‘핵무기가 협박용이 아닌 실전용’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입증하는 한편, 지난 9월 7일 제7차 최고인민회의에서 발표한 핵독트린은 ‘핵실전 사용’ 가능성이 결코 망상적 시나리오가 아님을 명확히 하고 있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핵무력정책에 대하여>는 북한이 사실상 핵선제 불사용을 폐기하였음을 시사하면서, 6조는 북한이 핵무기를 선제적으로 사용할 수 있음을 언급했다. 김정은의 핵시계가 매우 빠르게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엄혹한 핵환
끝이 보이지 않는 우크라이나 전쟁은 6개월이 넘어가고 있다. 서방진영은 러시아의 핵전쟁 위협과 에너지 무기화에 질질 끌려다니며 각자도생의 길로 가고 있고, 전쟁에 대한 피로감도 높아지고 있다. 이 시점에서 역사는 우리에게 무슨 단서를 줄 수 있는가? 젤렌스키가 크림반도 탈환을 최종 목표로 삼은 점을 감안, 1853년부터 1856년까지 2년 반이나 질질 끌며 25만여명의 사상자를 낸 크리미아 전쟁은 반면교사가 된다. 양쪽의 전쟁 주창자들이 기진맥진해서야 평화협정이 체결되었다. 첫 번째 교훈은 ‘전쟁은 시작과 다른 형태로 끝난다’는 점이다. 독일의 군사전략가 클라우제비츠는 말했다. “전쟁은 그 어느 사안보다 우리가 예상했던대로 끝나는 법이 없다.” 1853년에도 전쟁을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전쟁이 발발하자 대다수의 예측은 부정확하다는 것이 드러났고, 크리미아 전쟁이 러시아 본토와 가까운 곳에서 벌어지기 때문에 러시아가 무적이라는 믿음까지 널리 퍼져있었다. 두 번째는 ‘훈련이 덜 된 병사가 시원찮게 전쟁한다’는 것이다. 크리미아 전쟁이전까지 러시아 군대는 유럽 국가들의 공포의 대상이었다. 곧 러시아 군대의 허약함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사기가 떨어지고 어린
장기전으로 흐르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은 산업전쟁 임을 증명하고 있다. 푸틴은 ‘특별경제조치’에 들어갔다. 기업들은 러시아군에 물자와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며, 정부가 기업 직원들의 야근과 휴일 근무도 강제할 수 있다. 사실상 전시경제체제로 전환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선언하고 실행중인 서방의 실상은 어떤가? 그간 서방은 방위산업체의 생산 능력을 줄이고 규모의 경제에 따른 효과도 희생했다. 미래 전쟁 양상을 잘못 예측하여 대규모 전쟁을 수행할 만한 산업적 능력을 가지려고 하지 않았다. 러시아가 전쟁을 질질 끌면, 산업적 기반이 튼튼한 국가가 승자가 된다. 유럽국가들은 탄약 등을 대량생산할 수 있는 제조능력을 갖추거나, 기존 산업체 중에서 신속하게 군수산업으로 전환하는 능력을 가져야 하지만, 불행히도 그 어느 것도 준비 되어 있지 않다. 미국 역시 포탄 비축량을 지속적으로 줄여왔다. 2020년 대포를 위한 탄약 구매를 36%를 줄여 4억 2500만 달러에 불과했다. 2022년에는 155mm 대포 구매를 1억7400만 달러로 줄였다. 요약하면 미국의 매년 대포생산 능력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소요되는 량의 10일치에서 기껏해
고르디우스 매듭은 고대 설화의 소재 중 하나로 ‘풀기 어려운 문제’를 뜻한다. 국민통합 역시 이 매듭의 범주에 들어간다. 지난 문재인 정부가 적폐청산이란 이름으로 국민을 편가르기 하고 갈기갈기 찢어 놓았기 때문이다. 서슬퍼런 적폐청산의 회오리 바람 속에 적지 않은 사람들이 휘말려 들어가 남모를 고충을 겪었거나 지금도 겪고 있다. 산에 오르거나 공부에 집중하면서 섭섭함과 울분을 달랜다. 회오리 바람에 직격탄을 맞은 사람들은 억울하고 원통한 심정을 삭히고 토로하지만, 이를 이해하거나 동정하는 사람이 적다는 것도 이들의 아픔을 더한다. 한 때는 경쟁자였거나 자기보다 잘 나가던 사람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을 뒤돌아서서 엷은 미소를 짓는 것이 인간의 생리다. 그러나 한 줄기 희망을 갖는 것은 우리사회에 주역에서 말하는 ‘大人’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대인은 자연의 이치를 깨닫고 이를 현실에서 실천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존재로 묘사한다. “무릇 대인은 천지와 더불어 그 덕을 합하고, 일월과 더불어 그 밝음을 합하고, 사계절과 더불어 그 질서를 합하고, 귀신과 더불어 그 길흉을 합한다.(夫大人者 與天地合其德 與日月合其明 與四時合其序 與鬼神合其吉凶)” 주역의 인간관은
세계 정세 대변환의 파고는 한반도에도 어김없이 미치고 있다. 그 파고를 일으키는 주체는 다름아닌 북한 김정은이다.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을 역으로 악용하여 자신들의 스케줄대로 핵무력 등 국방력을 키워온 김정은이 그 이빨을 노골적으로 드러내 온 것이다. 소위 ‘자발적 모라토리움’을 파기하고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4.25)을 기념 심야열병식을 통해 무력시위를 과시한데 이어, ”전쟁 상황이 아닌 근본리익 침해 시 핵사용이 가능하다“며 핵불사용 원칙도 언제든지 깰 수 있음을 천명했다. 그 대상에 남한도 예외가 아님을 시사함으로써 발언의 금도를 넘고 있다. 더욱이 7차 핵실험 가능성과 더불어 한반도의 불안정성을 가중시키는 것은 ‘핵무기의 소형 경량화와 전술무기화’이다. 이같은 목표 달성을 위해 사거리 400-600km 내외의 KN-23 북한판 이스칸데르와 KN-24 북한판 ATACMS 등 단거리 발사체 개발에 집중해왔다. 특히 KN-23의 원형인 러시아의 이스칸데르급은 핵탄두 탑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한반도 전역이 사실상 전술핵 위협에 노출된 셈이다. 이와 더불어 금강산 남측 관광시설도 임의로 철거함으로써 ‘김정은 방식’대로 끌고 가겠다는 의지를 구체화하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