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적으로 침공한 사건은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엎은 충격적인 사건이다. 1월 중순 이전까지만 해도 전쟁이 일어나지 않거나 발발하더라도 러시아의 최대 행동반경은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에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러시아에 대한 스위프트(SWIFT) 퇴출 등 거론되는 서방의 강력한 경제금융제재가 러시아의 행동을 제약할 것이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1월 20일 전후 유럽에서 스위프트 제재에 대한 이견이 노출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푸틴은 전면적 침공을 단행하였다. 서방은 즉시 강력한 제재를 실행하였으나, 정작 스위프트 제재는 2월 26일에야 결정되었다. 푸틴은 이에 반발하여 자국의 핵 운용 부대에 경계 태세 돌입 명령을 내리는 강수를 두었다. 핵 위협으로 대응할 정도로 강력한 스위프트 제재의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가? 국제자금결제 메시징 서비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가진 스위프트(SWIFT)의 본사는 벨기에에 있다. 스위프트 제재를 결정하는 주체는 EU(벨기에)이다. EU는 ‘공동 외교 안보’에 관한 정책 결정으로 벨기에를 포함한 27개 회원국에 제재 의무를 부과하고, 벨기에는 스위프트에 제재를 이행해야 하는
‘맹지’란 지적도상 도로와 접하고 있지 않은 땅을 말한다. 개발 가치가 작아서 매우 저렴하다. 지도를 보면 우리가 사는 이 땅은 육로가 막힌 맹지이다. 다행히 3면이 바다인 덕분에 해상교통로는 뚫려 있다. 지난 70여 년 동안 우리는 이 해상교통로를 활용하여 외부 세계와 교류함으로써 눈부신 발전을 이루었다. 오늘날 이 땅의 가치는 세계 10대 경제 강국 안에 들어갈 정도로 커졌다. 언젠가부터 한반도가 중심이 된 지도를 거꾸로 걸어놓고 새로운 시각을 강조하는 것이 유행이다. 넓은 대양으로 뻗어나가는 시각적 이미지는 북쪽으로 막혀있는 지리적 답답함에서 벗어나 웅비의 나래를 펴는 즐거움을 준다. 요즈음 거꾸로 지도를 다시 바라보니 왠지 모르게 답답하고 불안하다. 오른편은 중국에 막혀있다. 위와 왼편은 일본 열도에 막혀있다. 시원하게 뚫린 넓은 바다는 어디로 가고 갑자기 꽉 막힌 ‘맹해’만 보이는가. 중국은 사드 배치 이후 한한령을 풀지 않고 있고, 일본과는 과거사 재판 문제로 외교적 긴장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국에 대한 현 정부의 외교가 너무 저자세라고 비판한다. 일본과의 문제는 보수·진보를 불문하고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북한과의 관계는
최근 터키의 시장논리를 거스르는 “거꾸로 경제정책”에 관한 뉴스가 눈길을 끌고 있다. 물가 상승률은 20~30%를 오르내리는데 저금리 정책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1년 사이 임대료는 70%, 생필품 가격은 140%나 뛰었다는 소식도 있다. 이자를 금지하는 이슬람 율법과 경제독립전쟁 수행 차원에서 저금리 정책을 고수한다고 한다. 최근 10년 터키는 유럽연합 가입을 포기하고 이슬람교와 이슬람권 중심의 지정학 전략에 몰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중심에 레제프 에르도안(Recep Erdoğan) 대통령이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1954년 터키 최대의 도시 이스탄불에서 태어났다. 어릴 적 용돈을 벌기 위해 음료와 빵을 거리에서 팔았다. 1993년 이스탄불 시장에 당선, 오랜 골칫거리였던 물부족, 쓰레기 처리, 공해, 교통문제 등을 깔끔하게 처리하여 주목을 받았다. 2003년 총리에 취임하여 눈부신 경제성장의 업적을 쌓았다. 일인당 국민소득이 3000불에서 2012년 1만 2000불로 증가하였을 정도였다. 2018년 6월 의원내각제에서 대통령제로 헌법 개정 후 선거에서 무난히 당선, 제1대 직선 대통령으로서 직무를 수행 중이다. 더불어 민주당의 이재명
다사다난했던 2021년을 보내는 이즈음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가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푸틴은 우크라이나 동부 접경지역에 대규모 군사력을 집결시키고 미국과 NATO에 사실상의 최후통첩장을 날리면서 일촉즉발 결전의 위기감을 높이고 있다. 자국의 외교부 홈페이지에 요구조건을 공개하는 매우 이례적인 방식을 택함으로써 벼랑 끝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 심지어 1997년 이전의 NATO로 되돌아가는 요구조건은 너무 과하여 미국과 NATO가 받아들이기 어려워 보인다. 2008년 조지아 전쟁, 2014년 크리미아 병합 및 우크라이나 돈바스 반군 지원 사건 등 러시아의 과거 행동은 전쟁발발 가능성에 대한 우려감을 높인다. 과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할까? 필자는 감히 예단컨대 대규모 침공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주된 이유는 푸틴의 대외 정책의 기조가 군사력을 앞세우는 ‘지정학 전략’보다 비용효율성을 중시하고 군사력을 보완적으로 활용하는 ‘지경학 전략’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언뜻 보기와는 달리 푸틴은 비용효율성을 중시하는 지경학 전략을 영리하게 운용함으로써 상당한 대외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것은 그의 장기집권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요소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