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궤도에서 내려다보면 호수와 강, 반도가 보이고 ... 눈 덮인 산이나 사막, 또는 열대우림과 같은 아주 생생한 지형 변화가 빠르게 스쳐 지나간다. 90분마다 아침놀과 저녁놀을 통과하게 된다. 지구 궤도를 벗어나면... 머리를 꼼짝하지 않고서도 남극과 북극, 각 대양을 연이어 볼 수 있다... 지구가 보이지 않는 자전축을 중심으로 도는 동안 여러분은 말 그대로 남북 아메리카 대륙이 저편으로 사라지고 놀랍게도 그 자리에 호주, 아시아가 등장했다가 다시 아메리카 대륙이 나타나는 것을 보게 된다. 그러면 우리가 시간에 대해 얼마나 모르고 있는지를 깨닫게 된다.... 대체 내가 어느 공간 어느 시간에 있는가? 하고 자신에게 묻는다. 아메리카 대륙 너머로 태양이 졌다가 다시 호주 위로 떠오르는 것을 본다. ‘고향’을 되돌아보면... 이 세계를 갈라놓고 있는 인종과 종교, 그리고 이념의 장벽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우주비행사 유진 서넌) 종족 분쟁이나 국가 정책, 지도 위에 색깔로 표시된 지리적 구분은 우주에서 볼 수 없다. 물론 과학은 이 푸른 보석이 무수한 은하들이 모인 우주 속에서, 무수한 별들로 된 어느 낯선 은하의 가장자리에 위치한 한 생기 없는…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지인의 아들이 코로나에 감염되어 고향집으로 내려온다고 기별이 오니 지인 가족들은 비상이 걸렸다. 기숙사가 퇴소 원칙이라니 집에 올 도리밖엔 없는데 아버지는 이불 보따리를 싸매고 운영하는 학원으로 긴급 대피했다. 아들이 집에 있을 때는 매일 신속항원검사를 해야 할 판인데 그것도 무증상자는 유료(3~5만 원)라니 차라리 도망치는 게 최고란다. 지난 26일 국회 대정부질의에서 국민의힘 조명희 의원은 "문재인 정권 5년은 비과학적 정치 방역과 탈원전, 정치가 과학을 압살해 버린 반지성의 시간이었다"며 대정부 질문의 포문을 열었다. 어떡하나? 당신들이 주창한 ‘과학 방역’이 218곳의 선별 진료소를 4개만 남기고 폐쇄한 결과 지금의 재확산에 눈부신 기여를 한 꼴이니 말이다. 졸지에 학원에서 먹고 자고 하는 지인이 울화통을 터뜨렸다. “뭔 놈의 질병 청장이 ‘국가주도방역이 어렵다’라니 이건 뭐 국민들이 각자도생 하라는 이야긴데 도대체 지금 정부가 있기는 한 거야?” 같은 날 같은 당의 한무경 의원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게 "전기요금 인상의 책임이 전 정부의 탈원전에 있다는데 동의하느냐"라고 물었다. 이에 기다렸다는 듯이 이장관은 "원전 비중이…
어느 시대나 신분 상승은 어려웠다. 자신이 처한 불우한 환경을 딛고 남들보다 뛰어난 성취를 이룬 사람들은 그만큼 특별한 노력을 기울였다. 그렇기에 그들이 얻은 성취는 더욱 소중하고 빛난다. 하지만 더 어려운 일이 있다. 자신이 얻은 성취를 타인을 위해 내놓는 일이다. 얻는 일보다 내놓는 일이 훨씬 어렵다. 자신의 노력으로 신분과 처지를 바꾼 사람들은 드물다. 자신이 얻은 성취를 어제의 자신과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 사용하는 사람은 더욱 드물다. 그 드물고 드문 사람의 하나가 박서양이다. 박서양은 1885년 9월 30일, 백정의 아들로 태어났다. 백정과 백정의 자식은 호적조차 부여받을 수 없는 최하층 계급이었다. 존재하되 존재하지 않는 사람 취급을 받는 존재였다. 이름도 성도 없이 ‘봉주리’로 불리던 그에게 뒤늦게 ‘박서양’이란 이름과 호적이 허용된 것은 저절로 세상 좋아져서가 아니었다. 대대로 백정이었던 박서양의 아버지는 돈으로 자기 아들 하나의 신분을 사는 대신 갑오개혁으로 시행되던 신분차별 철폐법을 모든 백정에게 확대할 것을 요구하는 탄원운동에 앞장섰다. 백정 아버지의 노력으로 정당하게 존재를 인정받고 이름과 호적을 얻었던 소년은 조선 최초의 서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신설, 지난 26일 국무회의서 의결됐다. 8월 2일에 공포·시행된다. 경찰의 반발도 반발이지만 여론은 부정적이다. 경찰서장 회의를 주도한 류삼영 총경은 대기발령을 받았다. ‘검찰은 되고 경찰은 안 된다’는 이중 잣대의 적용은 박지원 전 국정원장 말대로 ‘검로경불’이 아닐 수 없다. “인사(人事) 앞에 장사(壯士) 없다”는 것이 공무원 조직이다. 경찰공무원의 1인 시위와 릴레이 삭발은 어떻게 보면 목숨을 내건 것과 진배없는 행동이다. 류 총경의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발언은 더욱 그렇다. 하지만 이 ‘명언’은 윤석열 대통령이 검사 시절에 한 말이다. 유명세를 떨친 이 말은 윤 대통령에게 되돌아갔다. 대통령은 경찰의 집단행동을 “국기문란”이라고 경고했지만, 도대체 영(令)이 서지 않는다. 한편, 류 총경은 “행안부 경찰국은 경찰의 정치적 중립 훼손”이라고 했다. 이는 내무부 치안본부가 왜 경찰청으로 독립했는가와 맞닿아 있다. 청년 박종철(1987)과 이한열(1987)이 왜 꽃다운 나이에 죽었을까를 생각해봐도 마찬가지다. 그만큼 경찰의 정치적 중립은 시민의 인권과 생명 보호 측면서 중요하다는 얘기다. 다만, 한 가지. 경찰청 독립(1
최근 연세대 청소/경비노동자들이 세상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은 시급 440원 인상, 샤워실 설치 등을 요구하며 학교측을 상대로 4개월째 시위 중이다. 학교당국은 침묵한다. 몇몇 학생들이 수업권 침해를 주장하며 노조를 상대로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했다. 이 뉴스를 접하고 스무 살 청년들이 옳다고 편드는 어른들은 아직 만나지 못했다. 물론 그 애들 편드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우선 그 부모들 대부분이 그쪽일 거다. 밭이 산물의 등급을 정하잖나. 그 '학구파'들이 교수나 국회의원이 된다면 실로 끔찍한 일이다. 민주당 의원들 몇이 중재를 하는 모양이다. 무명의 뜻있는 다수도 연대하여 감동적이고 아름다운 화해와 합의로 결론나기를 기대한다. 그렇게 되면, 유사상황으로 갈등하고 있는 다른 대학들, 공공기관들, 기업들의 청소/경비노동자들에게 하나의 표준으로 자리잡을 것이다. 그 얼마나 좋은 일인가. 1898년 9월 10일은 고종황제의 생일날이었다. 그날 독립협회는 평양 대동강 모란봉 광장에서 만민공동회를 열었다. 지식인, 학생, 부인, 상인, 백정 등 1만명이 신분을 초월하여 모여들었다. 이 애국토론회에 스무 살 청년 하나가 연사로 등단, 귀빈으로 참여한 지역유지들을
정신의학자 마사 스타우트에 따르면 소시오패스는 상식이나 남의 불행에 공감을 못 하는 양심 없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때로 무자비한 행동으로 타인의 삶을 망가뜨리거나 사회를 위험에 빠뜨린다. 요즘 우리 사회에 이러한 소시오패스들이 권력과 그 주변에서 활개를 치는 듯하다. 조선업 하청 노동자 파업과 관련한 정부와 공기업 대우조선해양의 대응 방식은 참으로 몰상식할 정도로 소시오패스적이다. 5년 전 닥친 세계적 불황기에 이 회사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들은 고통 분담에 동참해 임금을 무려 30%나 스스로 삭감했다. 이제 업황이 흑자로 전환되면서 노동자들은 약속한 대로 임금을 정상화해달라는 요구를 하게 되었고 사측이 받아들이지 않자 파업을 벌였는데, 현 정부는 무력 진압을 공언했다. 약속을 지켜달라는 요구가 과연 그렇게 무리한 것인가? 대통령이 파업과 관련해 “참을 만큼 참았다”고 말했다는데, 도대체 누가 무엇을 얼마나 참았다는 것인가? 임금 협상이 타결됐으나 문제가 풀리지 않을 것은 불 보듯 분명하다. 하청 노동자들의 시간당 임금이 5년 전 1만3천원에서 현재 9500원으로 깎였으니 합의대로 4.5%를 올려준다 한들 주 48시간 노동 기준으로 월 소득은 대략 190만원…
플로킹이 유행이다. 플로킹(Ploking)이란 길을 걸으며(Walking) 쓰레기를 줍는 행동으로, 이삭줍기를 의미하는 스웨덴어 플로카 웁(Plocka upp)과 달리기를 뜻하는 영어 조깅(Jogging)의 합성어인 플로깅(Plogging)과 함께 북유럽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된 전 세계적 환경운동이다. 쓰레기를 줍기 위해 앉았다 일어나는 동작이 스쿼트 운동과 비슷하며, 쓰레기를 담은 봉투를 들고 뛰기에 조깅보다 칼로리 소비가 많고, 환경도 보호할 수 있다는 점에서 MZ세대를 중심으로 국내에서도 인기를 얻었다. 또한 최근 방송에서 엄마와 아이가 함께 플로킹을 하는 모습이 노출되며 교육적 놀이로도 주목받고 있다. 기업은 임직원 플로킹 캠페인을 열거나 플로깅 용품을 제공하는 등 친환경적인 이미지를 위해 유행에 편승한지 오래다. 여행 역시 국내 숙박업소는 물론 여행상품에서도 플로킹을 활용한 사례가 늘고 있다. ‘몽골 대자연 지키기’와 같은 플로킹 상품이 점점 인기를 얻는 중이다. 그러나 현실은 SNS를 통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아무리 주워도 끝이 없는 쓰레기, 워킹이 불가능할 정도로 너무 많은 쓰레기에 SNS엔 뿌듯함보단 씁쓸함이 가득하다. 이런 유행은 전부터
연일 추락하는 새 정부의 국정지지도를 보면서 쉬운 길을 나두고 어려운 길, 그것도 가서는 안 되는 길을 택하여 고생을 하고 있구나 하는 안타까움이 있다. 지지도 추락의 원인은 각자 여러 관점에서 볼 수 있지만 여기서는 남북관계만을 가지고 논하고자 한다. 북한에 끌려 다니다 핵문제 등 남북문제를 망쳤다는 생각으로 탈북자 북송 등을 정쟁화하여 지지를 얻겠다고 기대했다면 이는 큰 착각이라 생각한다. 우리 국민들은 이제 과거 북풍공작 같은 일에 휩쓸릴 정도은 아니며 나름 균형감각을 갖는 안보관을 갖고 있다. 그런 수준 있는 우리 국민이기에 이번 대선에서 정권교체가 가능했다고 확신한다. 관점에 따라 첩보 등 당시 상황을 얼마든지 다르게 볼 수 있는 것이 작금의 상황인데, 지금의 최우선 과제인 경제문제는 제쳐두고, 남의 탓을 통한 자신의 정체성, 가치를 높이려는 꾀를 부림을 우리 국민들은 직시하며 비판하고 있음이 현재의 윤정부 지지율 하락의 근본 원인이다. 문재인 정부의 5년 대북정책을 자세히 객관적으로 살펴보면 북한에 끌려 다녀서가 아니라 미국에 끌려 다니다 대북정책에 실패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한 분석일 것이다. 2017년 선거에 승리한 후 문재인 정부는 끊임없이 북
사람은 저항하는 거다. 저항하는 것이 곧 인간이다. 저항할 줄 모르는 것은 사람이 아니다. 왜 그런가? 사람은 인격이요 생명이기 때문이다. 인격이 무엇인가? 자유하는 것 아닌가? 우선 나는 나다 하는 자아의식을 가지고 나는 나를 위한 것이다 하는 자주하는 의지로서, 내 뜻대로 내 마음껏, 나를 발전시켜 완전에까지 이르자는 것이 인격이다. 저항! 얼마나 좋은 말인가? 모든 말이 다 늙어버려 노망을 하다가 죽게 된다 해도, 아마 이 저항이라는 말만은 새파랗게 살아나고 또 살아나 영원의 젊은이로 남을 것이다. 아마 ‘맨 처음에 말씀이 계셨다’ 하던 그 말씀은 바로 이 말 곧 ‘저항’이었을 것이다. 왜 그러냐고? 말씀은 근본이 반항이다. 가슴 속에 갇혀 있지 못해 터지고 나오는 기(氣), 음(陰)한 주머니 속에 자지 못해 솟아 나오는 정(精), 맨송맨송한 골통 속에 곯고 있지 못해 날개치고 나오는 신(神), 그것이 곧 말씀이다. 깨끗하다는 동정녀의 탯집도 그냥 있을 수 없어 말구유 안으로라도 박차고 나오는 아들이 곧 말씀이다. 천지창조하려는 ᄒᆞᆫ님 곧 물 위에 운동하셨다는 그 운동은 무슨 운동이었나? 반항운동이었다. 암탉이 알을 까려 품고 앉은 듯한, 무슨 큰일을
색채의 마술사 마르크 샤갈(Marc Chagall). 선명한 색채로 사람과 동물을 섞어 환상적이며 신비한 그림을 수없이 그렸다. 그의 그림엔 아이와 여인, 꽃을 든 남자와 비둘기, 뛰어 오르는 염소와 아이들, 방긋 웃는 해님이 등장한다. 동심을 부활시키는 이 소재들은 우리의 맘을 녹여주고 꿈꾸게 한다. 20세기 프랑스에 귀화해 성공한 최고의 예술가 샤갈. 그의 작품은 초현실주의와 네오 프리미티즘 성격을 띤다. 이러한 그의 화풍은 동유럽의 유대인 마을 슈테틀과 유대전통, 그리고 러시아 민속학에서 큰 영향을 받았다. 샤갈은 러시아 비테프스크의 가난한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났다. 그의 어머니는 식료품 가게를 했고 아버지는 시나고그에서 일했다. 다정한 어머니는 항상 아들에게 성경을 읽어주며 인간에 대한 사랑을 가르쳤다. 그림에 소질이 많은 샤갈은 일찍부터 데생을 공부했고 스무 살 때 생페테르부르크 왕립미술학교에 입학했다. 이때 레옹 박스트(Léon Bakst)가 연 프랑스 인상주의에 눈을 떴고 파리를 사모했다. 러시아의 반유대주의가 극성을 부리자 그는 스물세 살 때 파리로 피난 왔다. 이때 원래 이름인 모이슈 자카로비치 샤갈로프(Moishe Zakharovitch 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