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전 초년 기자시절 딸이 셋인 한 공무원이 ‘기세경’에게는 딸을 시집보내지 않겠다고 했다. 나는 불경(佛經)을 말하는 줄 알았다. 기자와 세무공무원 경찰이라는 의미란다. 그 분이 지어낸 말인지는 몰라도 그때 ‘記稅警’이란 단어를 처음 들었다. 고위 지방공무원이었던 그 분에게는 이 세 직업군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한술 더 떠 넌센스 퀴즈를 냈다. “기자와 경찰, 세무공무원 이렇게 셋이서 밥 먹으면 누가 밥값을 낼까?” 답은 ‘음식점 주인’이라 했다. 그러면서 기자가 유일하게 밥 사는 사람은 자식들의 담임 선생님이라고 말했다. 우스갯소리로 넘기기는 했지만 자존심이 많이 상했다. 생전에 아버님조차 고등학교 선생을 하던 내가 기자가 됐을 때 내심 걱정이 많으셨다. 혹시라도 막내아들이 여기저기서 욕이나 먹지 않을까 적이 우려되셨던 모양이다. 정년퇴임 후에도 후배들에게 나의 행동거지를 면밀하게 취재(?)해보시고는 마음을 놓으셔서 그나마 다행이기는 하다. 이완구 전 총리는 후보자 시절 기자들과 오찬을 하면서 “김영란법에 기자들이 초비상이거든? 이
각시투구꽃 /최세라 이 조그만 풀꽃이 독초가 되기까지 세월은 그의 속을 얼마나 뜯고 할퀴었을까 의심의 계절이 가고 의심의 계절이 오고 퍼런 울음 삼키며 사약을 달이는 삶 피맺힌 이슬에 닿아 은수저가 삭아버리는 삶 그 이름에 박힌 금속성 이빨을 죄 뽑아 던진다 해도 얼마나 쭈그린 채 제 숨을 물어뜯었을까 이 조그만 풀꽃이 독초가 되기까지 - 시집 ‘복화술사의 거리’ 미나리아재비과의 여러해살이풀 각시투구꽃을 보셨나요? 여름 산에서 그 앙증맞고 예쁜 보랏빛 꽃을 오래 들여다본 적이 있습니다. 유독 작은 풀꽃에 숨을 빼앗기는 내 취향도 있지만 투구라는 섬찟한 모자를 씌운 어이없는 명명때문이지요. 더구나 예쁜 각시에게라면 너무 잔혹한 이름이 아닐까요? 아마 그 꽃은 이름의 무게 때문에 독을 키웠는지도, 쭈그린 채 제 숨을 물어뜯었는지도 모르지요. 금속성 이빨을 죄 뽑아 던져도 은수저가 삭아버리도록 사약을 달여도 제 속에 키운 독은 어쩌지 못하겠지만요. 협죽도나 각시투구꽃 같은 아름다운 꽃일수록 머금은 독이야 말로 치명적인 것을요. 그대 조심하십시오. 이 봄날 천지가 환장하도록 아름다운 꽃사태 속 자칫 무작정 빨대를 꽂으면 그대 영혼도
지금은 어려운 시대이다. 우리만 어려운 것이 아니다. 온 세계가 어렵다. 세계가 어려운 중에 우리의 어려움이 더욱 심각한 것은 북한이 핵을 가지게 되었고, 남한에서는 그에 대해 뚜렷한 대안이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리 나라는 인구는 많은데 자원이 없는 나라이다. 오로지 국민들의 근면과 창의력을 바탕으로 하여 수출해서 먹고 사는 나라이다. 그런데 그 수출이 지난해부터 달마다 줄어들고 있다. 청년실업자들은 날로 늘어나고 서민경제는 이미 바닥을 치고 있다. 그래서 바닥 인심이 흉흉하다. 이런 시대에 꼭 있어야 할 것이 정치적 지도력이다.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정치가나 정당이 앞장서서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야 한다. 정치가 제대로 되려면 정치의 근본을 바로 세워 나갈 능력과 도덕성과 추진력을 지닌 지도력이 있어야 한다. 내 생각으로는 그렇게 바람직한 정치력에는 3가지가 필요하다. 이들 3가지를 갖춘 지도력이 등장하여 이 나라가 위기를 극복하고 번영으로 나아갈 길을 열어 나가야 한다. 넓은 정치, 높은 정치, 깊은 정치이다. 정치가 넓고 높고 깊어야 한다. 일본의 여류 역사학자 시오노 나나미가 쓴 ‘로마인 이야기’는 세계적으로 알려진 로마
학술·종교·자선·사교 등 영리 아닌 공익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을 비영리법인이라고 한다. 학교법인, 사회복지법인, 의료법인, 종교법인, 학술단체, 문화·예술·체육단체 등이 이에 해당된다. 이러한 비영리법인은 공공복지 및 사회보장 등 정부가 수행해야 할 공익적 기능을 분담해 오고 있으므로 영리법인과는 달리 여러 가지 조세상 우대조치를 부여받는다. 설립목적 사업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소득에 대해서는 법인세가 과세 되지 않는다. 그러나 비영리법인도 그 본질에 반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사업을 할 수 있고, 이러한 수익사업 또는 이자·배당 등의 수입에서 발생한 소득은 과세 대상이 된다. 납세의무를 지는 수익사업의 범위에는 제조업·건설업·도매업·소매업·부동산·임대 및 사업서비스업 등의 사업이 포함되며, 이자소득, 배당소득, 주식·고정자산·부동산 등의 양도소득이 과세 대상이 된다. 비영리법인의 수익사업에 대한 과세는 영리법인의 사업과 경쟁관계에 있을 때 비영리법인만 비과세하면 동일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과 김병기 전 국가정보원 인사처장 등 권력 내부의 속성과 잘못된 국정 운영 방식을 낱낱이 아는 분들이 당선돼 우리 당에 왔다”며 “조 당선자와 대화해 보니 ‘많은 것을 알고 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 말의 파급력은 무척 컸다. 그래서 그런지, 문제가 커지자 우상호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 시절에 비정상적으로 국가가 운영됐던 여러 사례가 있는데 그것을 바로잡자는 취지”라며 “당장 쟁점을 만들거나 정치적으로 활용할 생각은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런 우상호 원내대표의 말은 어쨌든 잘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먼저 지적하고 싶은 점은 야당의 역할이다. 야당이 여권과 박근혜 대통령의 잘못을 지적하고 바로잡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이런 역할은 공개적 차원에서 해야지, 무슨 비밀을 폭로하는 방식으로 하는 것은 곤란하다. 야당도 공당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박근혜 정부의 실정을 바로잡기 위해서라도 무슨 비밀을 폭로하는 방식을 상정한다는 것은 스스로 자제했어야 했고, 바로 같은 이유에서 이런 말은
“김수한무 거북이와 두루미 삼천갑자 동방삭…”. 코미디언 구봉서씨가 유행시킨 긴 이름이다. 무려 72자에 이른다. 그러나 엉뚱하고 우스운 이름 같지만 담고 있는 뜻은 깊다. 모두가 장수(長壽)와 관련된 단어로 자식이 건강하게 오래 살기를 바라는 부모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서다. 우리나라 사람은 선천적으로 타고 난다는 사주팔자나 관상과 함께 후천적으로 주어지는 이름이 그 사람의 운명을 결정 한다고 믿어왔다. 또 인간생활은 물론 본질적인 존재의 문제로 여겨 출생과 더불어 가장 중요한 관심의 대상이 됐다. 그래서 이름 짓기를 매우 중요시 여겼다. 사람이 삶을 누리기 시작하면서부터 불리기 시작한 이름, 처음에는 토박이말로, 한자의 유입과 함께 한자 이름으로 지어지면서 오늘에 이른다. 성씨 한자에 이름두자를 짓는 것이 보편화 된 것은 신라시대 이후다. 우리 국민들이 누구나 성명을 가지게 된 것은 극히 최근에 와서의 일이다. 1910년 5월에 완성된 이른바 민적부(民籍簿) 작성 때만 해도 성씨가 없는 사람이 있는 사람의 1. 3배에 이르렀다고 한다. 이런 이름을 토박이 이름 이라 부른다. 부엌손 ·마당쇠 갑돌이 개똥이 정월이 간난 언년 복이 홍이 등등. 천명장수(
천국 /박성준 사인이 다 같을 수는 없다 대신 유서를 써달라고 애원하던 사람은 끝끝내 죽지 못했다 누가 죽어야만 완성되는 글이 있다 이미 죽은 사람의 필체가 궁금해지는 밤 죽으러 간 사람은 다시 돌아온다 누가 죽어야만 시작되는 세상 - 박성준 시집 ‘잘 모르는 사이’ / 문학과 지성사 그러니 천국이란 무엇인가. 누가 가는가.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기보다 어렵다 했으니 부자는 아닐 테고. 유서를 써달라고 애원할 정도면 삶의 욕망이 남아있다는 것이고. 죽은 사람은 말이 없고 죽으러 간 사람은 다시 돌아온다니, 누가 죽어야만 시작되는 세상이 천국이라니. 생각하건대 천국은 스스로의 마음에 달려있겠다. 내가 끌어안고 있는 천국으로의 진입을 방해하는 것들 온전히 죽인 후에 도래하는 세상이겠다. 그러니 누구도 증언할 수 없는 죽어서의 천국 말고 살아서의 천국을 맛봐야겠다. /이미산 시인
국회 사무처가 이달말 개원하는 제20대 국회의원들의 세비 내역을 공개했다. 지난 7일 국회사무처가 발간한 ‘제20대 국회 종합안내서’를 보면 국회의원 1명에게 지급되는 세비(연봉)는 상여금을 포함해 1억3천796만1천920원(월 평균 1천149만6천820원)이다. 여기에는 일반수당(월 646만4천원), 정액급식비, 정근수당, 명절휴가비 등 공무원과 똑같은 수당을 받으며 이 외에도 입법활동비와 관리업무수당이 포함된다. 대다수 국민들은 국회의원들이 하는 일에 비해 과다한 금액이라고 지적한다. 세비 말고도 연간 9천만원 이상의 의정활동 경비가 지급된다. 사무실 운영비(월 50만원), 차량 유지비(35만8천원), 차량 유류대(110만원), 정책홍보물 인쇄 및 정책자료발간비(한해 최대 1천300만원)와 공무수행 출장비, 입법 및 정책 개발비, 의원실 사무용품 비용 등이 포함되며 가족수당, 자녀학비 보조수당 등 각종 수당을 포함하면 실수령액은 더 늘어난다. 또 의원 1명당 7명의 보좌직원을 둘 수 있는데 4급 상당 2명, 5급 상당 비서관 2명 등 7명에게 지급하는 금액은 2억5천만원이 넘는다. 결국 의원 1명당 연간 최소 6억7천600여만원이 드는 셈이다. 이에 정치
피해자가 이렇게 많이 발생할 때까지 이 나라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분노를 넘어 한숨이 나온다. 가습기살균제로 현재 확인된 사망자만 146명이고 작년과 올해 신고 된 사망자를 합치면 239명에 이른다고 한다. 환경보건시민센터 집계자료에 의하면 피해 신고자는 현재까지 총 1천528명이다. 하지만 잠재적 피해자는 얼마나 될지 정확히 알 수 없다. 수백명의 사망자가 발생할 때 관계당국은 뒷짐을 지고 있었다. 외국에서는 이미 1998년 유해 가능성이 보고된 바 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에선 2001년부터 시판됐다. 그리고 2006년엔 이 제품으로 인한 폐질환 사망자까지 발생했지만 정부의 조치는 없었다. 정부의 판매 중단 조치는 2011년에야 내려졌다. 이미 이 제품이 200만개 이상 판매된 다음이었다. 이시기에 피해자들의 고소가 있었지만 검찰은 작년 말에야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여론이 크게 악화되면서 국회도 나섰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4·13 총선 이후 가습기 살균제 사건 대책을 강하게 요구해왔다. 국민의당은 진상 규명과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법 제도 보완을 촉구했다. 더민주당은 명백한 범죄행위라며 가습기 살균제 특별법 제정과 청문회를 요구했다.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