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온다. 며칠간 유난히 덥더니 어제부터 내리는 비가 태풍급의 저기압 영향이라 그런지 제법 많은 양이다. 이번 비로 밭작물 해갈은 물론 모내기를 앞둔 논에 물 가두기에도 많은 도움이 될듯하다. 늦은 감이 있기는 하지만 엊그제 심은 나무에게도 생명수임에 틀림이 없다. 지난 화요일 같이 일하는 친구와 방일리 집 뒷산으로 두릅을 따러갔다. 10여 년 전 태풍으로 잣나무들이 쓰려져 베어낸 자리에 두릅나무와 엄나무를 몇 그루 심었더니 생각보다 많이 퍼져서 두릅 농사를 지은 것처럼 풍성해 봄이면 귀하다는 두릅을 주변 사람들과 나눔까지 하면서 먹을 수 있게 되었다. 두릅 보다 엄나무 순이 좋은 것 이라면서 큰 가시에 연실 찔려 가면서도 신나게 엄나무 순을 따던 친구가 생소한 이름의 나물 이야기를 한다. 북나무를 보면서 이거 혹시 가죽 나물이 아니냐고 물어온다. 가죽 나물? 그게 뭔데? 그런 나물도 있어? 하니 가죽나무 순을 가죽나물이라 하는데 무척 맛있고 최고로 친단다. 봄나물 최고로 꼽는 두릅을 제치고 엄나무 순이 좋다고 하더니 가죽 나물은 또 뭐야…. 궁금증을 푸는 것 또한 내 삶의 작은 행복이다. 요즘은 인터넷을 뒤져보면 뭐든지 금방 알아볼 수 있으니
코끼리는 예부터 동서양을 막론하고 사랑받는 동물 중 하나다. 덩치가 커 어쩐지 둔할 것 같지만 기쁘고 슬픈 감정을 표출할 뿐 아니라 수십 년 전 만났던 사람도 기억하는 친근감 때문이다. 특히 가장 나이 많은 암컷이 무리를 이끌면서 특유의 모성애를 발휘 하는 습성이 사람과 비슷하다고 해 인간과 유대감도 깊다. 인도에서는 코끼리를 신성시하는 수많은 신화도 전해진다. 대표적 인 게 석가모니를 탄생시켰다는 ‘흰 코끼리’ 설화다. 우리 불교계에선 흰 코끼리가 덩치나 힘이 백수의 왕이지만 육식을 하지 않아 자비와 생명 존중의 의미로, 큰 발자국에 다른 어떤 동물의 발자국도 다 들어갈 수 있어서 포용의 상징으로 여기고 있다. 부처님 오신 날 등(燈) 행사에 아기부처가 흰 코끼리를 타고 있는 형상의 등이 빠지지 않는 것도 이 같은 이유다. 코끼리는 백제시대에 여러 가지 유물 속에 나타나 있다. ‘백제금동대향로’ 몸통에 코끼리가 표현되어 있는 것도 그중 하나다. 이런 사실로 미루어 대략 1500년 전 우리에게 알려진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다면 코끼리가 어떻게 미국 공화당의 상징동물이 되었을까? 친근감과 모성애 때문일까? 역사가들은 아니라고 한다. 1874년 미국의 신문 삽화
숨바꼭질 /이주희 아이가 숨는 곳은 늘 빤하다 보자기만 한 틈서리로 비집고 들어간 다음 얼굴만 가구나 물건 뒤로 감추고는 등이 보이건 엉덩이가 드러나건 상관없이 대장님 어디 있나? 우리 대장님 어디 있나? 연발한다 나는 안 보이는 척, 안 들리는 척 대장님 어디 갔을까? 정말 안 보이네 맞장구쳐준다 아이는 까꿍 하며 튀어나와서는 한껏 의기양양해져서 비 그친 하늘의 햇덩이 같은 웃음을 터트린다 - 이주희 시집 ‘마당 깊은 꽃집’/푸른사상·2016 빙그레 웃음이 나온다. 아이와 어른과의 숨바꼭질은 아이가 기준이다. 아이들은 언제나 진지하고 최선을 다한다. 쫓기다가도 구멍에 얼굴 파묻고 완전히 숨은 줄 아는 타조처럼 아이도 눈이 안보이면 모두 안 보이는 것이다. 현상의 이면은 보이지 않는다. 성장해 가면서 내면의 빈 곳을 채워가지만 아이가 보는 세계는 눈에 보이는 딱 그만큼이다. 그것도 스스로 잘 숨었다고 자부하며 ‘튀어나와 햇덩이 같은 웃음’을 웃는 천진함. 순수하고 아름답다. 그래서 우리는 자주 동심으로 돌아가고 싶어 한다. /성향숙 시인
4·13 총선에 많은 법조인들이 정치 입문을 위해 여의도 문을 두드려 두드렸다. 당선과 낙선의 희비가 교차하는 가운데 법조계에는 느닷없이 고액 수임료로 인한 비난과 의혹의 소용돌이에 휩싸였다. 작명하기 좋아하는 일부 언론은 수임료의 여왕이라는 수식어까지 붙여주었다. 나를 비롯한 대부분의 변호사들은 20억 원이라는 변호사 비용에 대해 평소 상상조차 하지 못 했을 것이다. 아니 지금도 이와 같은 내용이 사실인지 실감이 나지 않는다. 일반인들이 변호사에게 과도한 수임료를 주는 이유는 아마 그 돈을 변호사 혼자 다 가지라는 의미가 아닐 수도 있다. 누군가가 거액의 돈을 제공하며 어떤 일을 부탁할 때는 다시 한번 그 업무의 내용이 상식적으로 정당한 것인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고 주변에 물어보아야 한다. 비록 변호사가 아니라 하더라도 기업인이나 정치인, 고위 공무원 관련하여 자금 흐름을 추적한다는 보도를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거금의 돈은 잠시 사람의 이성을 마비시켜 판단력을 흐리게 만든다. 한두 사람의 인생을 망칠 수 있고 여태까지 쌓아온 명성을 순식간에 날려버릴 수도 있다. 국민들은 과연 이 돈을 어떻게 사용되었을지에 대해 당연히 궁금
가톨릭에선 두 개 이상의 기적을 행한 것으로 인정되면 성인(聖人)으로 추대하는 규정이 있다. 최근엔 마더 테레사 수녀가 성인이 됐다. 1998년과 2008년, 인도에서 암 투병 중이던 소녀와 다발성 뇌종양으로 시한부 삶을 살던 브라질 남성이 테레사 수녀에게 기도한 후 이틀 만에 완치된 두 가지 기적을 교황청이 인정했기 때문이다. 기적이란 말에는 이처럼 종교적 의미가 강하다. 성서에 나오는 여러 가지 기적은 특히 그렇다. 따라서 종교학에서는 자연법에 반하는 물리적 사건으로 정의하며, 통계학에서는 설명되지 않은 이상치, 즉 ‘아웃라이어’로 규정한다. 영국의 철학자 데이비스 흄은 “기적이란 하나님의 특별한 의지에 의해 자연법칙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다수 철학자들이 기적을 ‘신의 은총’이라 말한 것도 같은 이유일 게다. 성서에 나오는 여러 가지 기적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기적은 믿는 사람에게만 일어난다는 것이다. 이는 인간이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행동으로 옮겼을 때 기적이 나타나고, 거기에 추호의 의심도 없는 믿음의 세계에 푹 빠진다면 기적을 볼 수 있는 기회는 더욱 많아진다는 의미다. 불교나 도교 같은 동양의 종교에서도 기적이라는 초자연적…
시민들에게 제공되고 있는 다양한 대중교통시책이 정기적으로 평가되는 ‘2015년 대중교통시책평가’ 우수기관 평가결과, 우리시는 인구 30만이상 지자체 중 최우수 지자체로 선정됐다. 이는 수원역환승센터준공(2016.12월 예정), 버스공영차고지 조성 등 대중교통 시설확충뿐만 아니라 서비스 개선을 위한 환승거점정류장 시설개선,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을 위한 저상버스 도입 등에 대한 지원 노력을 아끼지 않은 결과이다. 또한 여기에는 주민만족도 설문의 조사결과 또한 포함되어 있어 더욱 더 의미를 갖는다. 하지만 현실은 어떠한가.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시민들은 일상 생활에서의 불편한 부분에 대해 다양한 민원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그 중 대부분의 민원이 정확한 사실에 근거하지 않거나 일부는 과장된, 때로는 자신의 이익을 위한 떼쓰기식 민원에 그치기 때문에 직접적인 해결이 어렵다. 무정차, 난폭운전, 승차거부, 불편신고 등 월평균 230여건의 택시불편, 470여건의 버스불편신고가 끊임없이 날아들고,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욕설과 짜증을 듣고 있자면 한숨부터 나온다. 그러니 ‘대중교통시책평가 전국 1위’라는 타이틀 자체가 피부에 와
그림자 키우기 - 딸 /임승환 너는 내 피가 엮어낸 문장이다 그러나 해독할 길이 없다 마음과 꼭 반대로 움직이다가 시간에 따라 방향마저 바꾼다 다가간 만큼 숨어버리고 멀어진 만큼 훌쩍 커버린다 깔깔대는 탈선 멈추지 않는 전류를 느끼며 너라는 치욕을 견딘다 비틀거리는 안색은 울음과 웃음을 번갈아 쏟아내고 있다 새벽시장에서 한 다발의 꽃을 사고 아직 흥분이 가라앉지 않은 너와 설렁탕을 말아먹으며 아침을 본다 그림자를 키우는 것은 스스로 단맛 나는 국물이 되는 일 너는 나의 따뜻한 식탁이다 - 임승환 시집 ‘노마드 사랑법’ 자식을 키우는 사람이면 쉽게 공감 가는 시다. 내 피가 엮어낸 문장인 자식은 커 가면 커갈수록 내 반쪽이며 나 자신이라는 사실이 더욱 뚜렷해진다. 그 때문인가 내가 나의 모습을 완전히 모르듯이 저 그림자를 명확히 해독할 수가 없다. 마음과 꼭 반대로 움직이다가 시간에 따라 방향마저 바꾸다가 다가간 만큼 숨어버리고 멀어진 만큼 훌쩍 커버리는 저 깔깔대는 탈선. 그 앞에서 부모는 전류를 느끼며 너라는 치욕을 견딘다. 그래도 너는 나여서, 아니 나보다 더 귀하고 소중한 자식이어서 스스로 단맛 나는 국물이 된다. 설렁탕처럼 내 뼛
오늘(5일)부터 8일까지 2016 수원연극축제가 주 무대인 수원 화성 행궁광장을 비롯해, 수원SK아트리움, KBS수원아트홀 등 수원일대에서 열린다. 이번 수원연극축제는 20회째인데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을 포함한 황금연휴 기간 동안 개최돼 더욱 기대가 크다. 행사 주최측은 이번 연극제가 ‘가족이 주인이 되는 축제, 가족 모두 함께 즐기는 연극 나들이’가 될 수 있도록 풍성하고 다양한 공연을 준비했다고 밝힌다. 실제로 이번 연극축제는 거리극, 인형극, 마당극, 다양한 오브제를 사용한 장르의 작품을 준비해 관객들이 선호에 맞추어 공연을 골라볼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한다. 해외에서는 프랑스, 이탈리아, 헝가리, 스페인, 아르헨티나 등이 참가했으며 국내 작품은 공모를 통해 선정했다. 대학연극 페스티벌도 눈길을 끄는데 올해는 수원인근 12개 대학교가 참가했다. 그리고 시민들이 참여하는 프로그램도 있다. 시민희곡낭독과 수원생활연극축제다. 시민희곡낭독은 오로지 목소리만으로 감정과 상황을 만드는 낭독공연이다. 수원생활연극축제는 수원의 주부, 노인, 다문화, 청소년 등 연극을 사랑하는 생활연극인들로 구성된 10개 극단이 참여한다. 내 이웃들이 출연하는 이 공연들도 눈여겨 볼만하
최근 데이트 폭력의 관한 기사를 많이 접하고 있다. 폭력은 기본이고 폭력을 넘어서 살인까지 일어나고 있을 만큼 데이트 폭력은 더 이상 연인간의 문제가 아니라 하나의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데이트폭력이란 데이트관계에서 발생하는 강간, 성추행, 스토킹, 사이버성폭력, 언어적 정서적 경제적 문제 폭행 감금 납치 등이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것으로, 통계를 보게 되면 5년간 신고건수는 3천6천여 건이 되며 그중 300여 건은 살인으로 이어졌으며, 가해자의 약 60%은 전과자로 재범률이 높고 상습범이 많다는 것이 특징이다. 그렇기에 데이트폭력은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모든 의사결정을 자기 마음대로 하는 사람을 만나고 있다면 그 관계를 다시 신중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데이트폭력을 인해 피해를 받았을 때에는 메신저 내용이나 폭력으로 인한 진단서를 증거로 경찰에 신고를 하면 긴박한 상황을 모면하고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추후 접근금지가처분신청을 하면 보복범죄까지도 예방할 수 있다. 계속되는 데이트폭력의 근절을 위한 제도적 장치마련이 시급하다. 피해자는 당장의 폭력뿐 아니라 더 큰 2차 피해를 입게 된다. 데이트폭력을 잘 해결치 못하면 피해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