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탄집 /이진명 불탄 집 아름답다 형체도 내용도 가진 것 없다 이름도 없다 나는 그 집을 신이 불태웠다 생각한다 재 위에 신글씨인 듯싶은 알지 못할 형상문자들 얼크러져 있다 신은 그 집을 쳤다 그 집에는 원래 신 자신이 거하였으나 사람들의 이마 놋쇠와도 같이 솟구쳐 소리만 울리고 신을 찾는 어떤 연약한 것들도 깃들지 못했다 처음에 집은 완전하였으나 결국 집은 완전하지 못했다 신은 우리의 마음을 찢어 거기에 불을 붙였다 집이 불타면 먹지 못하고 집이 불타면 눕지 못하고 집이 불타면 날지 못하고 집이 불타면 가리지 못하리 그러나 놋쇠와도 같이 거만한 집이 불타면 그 불탄 집 아름답다 형체도 내용도 가진 것 없다 이름도 없다 이미 신이 다시 내려 거하기 시작한 집 시인이 산책하면서 만나는 어떤 불탄집의 전경을 그려냈다. 햇살을 느끼는 분위기도 그러하거니와 두려움과 쓸쓸함, 미세한 어떤 극점에서 무엇인가 생성되는 것을 피부로 느끼는 전위 같은 것이다. 불탄집이 장기적으로 방치된 삶의 연관성을 포착하면서 시인은 몸으로 바꿔 노래하고 있다. 우리들이 속세가 어디론가 다다른 한계점에서 새로운 이상을 발견하고 잔해들 속에 남겨진 뼈아픈 상처를 위로할 수 있을 때 생의 도구
올해는 수원화성 축성 220주년이 되는 해이자 수원시가 야심차게 준비한 ‘수원화성 방문의 해’다. 수원시가 이처럼 관광 활성화에 전력을 기울이는 것은 관광산업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관광산업을 수원시 미래산업으로 확실하게 정착시키기 위한 노력이 ‘수원화성 방문의 해’인 것이다. 현재 시가 계획하고 있는 수원화성 방문의 해 사업은 매우 다채롭다. 20일 라마다 호텔에서 개막행사와 화성연구회 주관 기념 학술대회를 시작으로 21일 수원관광 활성화 포럼, 23일 수원체육관에서 주한외교사절 등을 초청해 개막축하공연을 개최해 관광특구를 선포한다. 4월 KBS 열린음악회, 5월에 2016 아시아 모델 페스티벌과 항공전, 6월 K-POP 슈퍼콘서트, 9월 팔도 관광축제, 10월 수원 그랜드 세일 등 새로운 빅이벤트가 잇따라 열린다. 여기에 더해 기존에 실시해오던 수원화성문화제, 음식문화축제, 수원화성국제음악제, 재즈페스티벌, 팔달문 시장거리축제 등을 업그레이드해 수원시내는 1년 내내 흥겨운 잔치판이 벌어진다. 특히 10월에 열리는 제53회 수원화성문화제에서는 서울 창덕궁에서 출발해 마포나루 주교(배다리)를 건너 화성행궁까지 정조대왕 능행차가 펼쳐진다. 정조는…
최근 사이비 언론 및 인터넷 매체에 대한 제재방안이 마련됐다. 네이버, 카카오 등 포털의 뉴스제휴평가위원회는 지난 7일 ‘뉴스 제휴 및 제재 심사 규정’을 확정 발표했다. 이날 발표한 주요 제재 기준에는 중복, 반복된 기사 전송, 추천 검색어 또는 특정 키워드 남용, 기사로 위장된 광고·홍보, 선정적 기사 및 광고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매체의 위반 행위 발견 시는 모두 5단계에 걸친 단계별 제재를 시행하며 제재 조치에도 개선되지 않을 경우 최종 계약 해지되고, 이후 1년 동안 제휴 신청도 할 수 없다. 이번 제재 기준안은 언론사 퇴출보다는 언론의 자정능력과 좋은 품질의 기사 만들기에만 주력할 수 있는 공정한 환경을 만드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규정 중에는 기자와 편집자 등 5인 미만의 인터넷신문은 포털과 제휴할 수 없도록 했다. 그동안 포털들은 자정노력을 외치면서도 선정적 기사나 광고, 검색 빈도를 높이기 위한 어뷰징 등을 묵인·조장해왔다. 사이비 언론의 발호를 부추기고 은밀하게 이들과 공생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이번 제재방안은 시의적절한 조치다. 그러나 벌점부여 방식이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5점까지 벌점을 주고 누적 벌점이
신의 존재유무를 논하기는 어렵지만 인류가 절망 속에서 기도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신, 구원을 역사한다고 믿었던 신이, 인간의 고난을 보면서도 침묵만 지킨다면, 신과 인간과는 아무 관계가 없는 것일까? 이런 회의를 지금 종교가 직면한 조난이라고 한다. 기독교 철학에서는 인간이란, 신을 배반한 아담의 원죄로 말미암아 신의 형상을 잃어버리고 자유 속에 내던져진 타락한 존재라고 했다. 그 결과 인간은 침묵하고 있는 신 앞에 단독자로서 자신의 선택에 대하여 스스로 책임을 져야함으로써 불안을 해소할 길이 없게 됐다고 한다. 힌두교에서는, 인간은 개체로서의 불변의 자아를 가진 존재라고 한다. 즉 개체아(個體我)로서 자기의 생명을 지속시키고 있는 불멸의 ‘아트만’이 자기의 자유로운 선택과 수행의 결과에 따라 자신의 내생을 스스로 결정한다고 한다. 불교에서는 ‘불변의 자아’를 부정한다. 개체로서의 인간은, 존재를 구성하고 있는 관계(關係)의 세계에서 어떤 인연을 만나 관계를 맺어 발생한 존재이기 때문에 고정된 실체는 존재하지 않고, 인연에 따라 끊임없이 유전하는 존재라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주생명이 곧 자아임을 깨달으면 &l
현재 우리나라는 차량 2천만 시대이다. 경기, 서울, 경남에 이어 인천이 가장 많은 차량이 등록되어 있는 만큼 타 지역에 비해 교통사고 비율도 높아질 수 있다. 하지만 선진교통문화도시를 추구하며 교통문화에 앞장서는 인천은 교통제한속도, 이륜차 특별단속, 견인차 특별단속 등 교통 체감안전도를 높일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을 시행하고 있다. 이 중 대표적인 예로 교통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시내 주요 간선도로 34개 노선에서의 통행 제한 속도를 시속 10~20㎞씩 낮추고, 도로별 특성에 따라 교통사고 유형과 교통량 등을 고려해 시속 70㎞에서 60㎞로 변경 등을 통해 2014년 대비 인천교통사고는 18% 감소해 도심 주요 도로 통행 제한속도를 낮춘 것이 교통사고 예방에 큰 효과가 있다는 결과를 얻었다. 또한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인천 교통사고안전지수는 17개 시·도 중 서울, 경기(1등급)에 이어 인천(2등급)이라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이렇듯 인천은 차량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선진교통문화라는 말이 어울릴 만큼 교통사고로부터 안전한 도시로 발돋움 할 수 있었던 것은 선진교통문화 정착을 위한 국민들의 노력이 크다고 생각한다. 경찰관의 교통 단
대한민국의 관문 아시아의 허브 인천국제공항을 잇는 영종대교와 인천대교에서 크고 작은 교통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다. 도로교통공단의 도로종류별 교통사고 통계를 살펴보면 최근 5년간 교통사고 연평균 21만건 중 고속도로상의 교통사고는 연평균 3천600여건으로 1.7%로 미미하지만 발생건수대비 사망률은 8.9%로 전체 평균의 4배에 달한다. 그럼 고속도로 교통사고의 가장 큰 원인은 무엇일까? 내적 요인으로는 장시간 운전으로 인한 졸음운전이고, 외적 요인으로는 야간운행, 폭우, 폭설, 안개 등 시야확보가 어려운 상태를 들 수 있다. 그 중 인천국제공항을 오가며 자주 겪을 수 있는 안개발생시의 대응방법에 관해 몇가지 이야기하고자 한다. 대교는 바다 위에 건설된 교량으로 지형 특성상 해무가 자주 짙게 낀다. 호수 강처럼 수증기를 공급하는 바다 때문에 다른 지역보다 복사안개가 더 쉽게 발생한다. 인천대교 고속도로 기상악화에 따른 속도 제한사항을 보면 가시거리가 250m 이하일 땐 최고 속도의 80%인 시속 80㎞미만으로, 가시거리가 100m 이하일 땐 최고속도의 절반인 시속 50㎞ 미만으로 감속 운행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또한 안개가 짙어 차량 운행에 심각한 지장이 있을…
해가 짧아지고 추워지는 겨울에는 많은 사람이 우울한 감정을 느끼기 쉽다. 왜 우울한 감정이 드는 것일까. 겨울철 우울증의 발생 원인과 증상, 대처방안에 대해 알아보자. 계절적 흐름에 따라 생기는 기분장애, 즉 계절성 정동장애(seasonal affective disorder) 중 가장 많은 형태가 ‘겨울철 우울증’이다. 이는 가을과 겨울에 우울한 기분, 피로감, 무기력증이 나타나며 증상이 악화되다가 봄과 여름이 되면 나아진다. 만약 주변 스트레스 요인에 크게 영향 받지 않으면서, 매년 이러한 증상이 주기적으로 반복된다면 ‘겨울철 우울증’을 포함한 계절성 정동 장애를 의심해볼 수 있다. 겨울철 우울증의 원인은 무엇일까. 가을, 겨울에 일조량과 일조시간이 부족해지면서 우리 뇌 속에 송과선(pineal gland)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의 일종인 멜라토닌 합성이 줄어들게 된다. 생체리듬과 수면주기를 조절하는 멜라토닌의 부족은 활력 저하, 우울한 기분, 과식, 과수면을 일으킬 수 있다. 뇌의 시상하부는 이러한 계절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데, ‘겨울철 우울증’ 환자들은 이러한 기능이…
A형은 소세지, B형은 오이지, O형은 단무지, AB형은 지지지. ‘혈액형 식별법’을 이야기 할때 곧잘 예로 드는 우스갯소리다. 각각을 풀이하면 이렇다. 소세지는 소심하고 세심하고 지랄맞고. 오이지는 오만하고 이기적이고 지랄맞고. 단무지는 단순하고 무식하고 지랄맞고. 지지지는 지랄맞고, 지랄맞고, 지랄맞고. 물론 이런 해석은 과학적으로 전혀 근거 없지만 듣는 이들 대부분 공감하니 신기하다. 사람마다 혈액형이 다르다는 사실을 발견한 사람은 오스트리아의 병리학자 칼 란트슈타이너다. 그는 1901년 혈액형에 따라 서로 맞고 안 맞는 것이 있음을 알고 이를 ABO로 분류,수혈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1930년 노벨상을 받았다. 피가 몸속을 돈다는 혈액 순환설은 17세기에 와서야 영국 해부학자 윌리엄 하비에 의해 제기됐다. 그 이전까지는 피가 간에서 생성돼 심장을 통해 온 몸으로 퍼져 오줌과 땀으로 배출된다는 체액설을 믿었다. 순환설이 정설로 인정받기 까지는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첫 수혈이 성공한 것도 순환설제기 200여년이 지난 1822년에 이루어 졌다. 분만 후 출혈로 사경을 헤매던 산모를 조수에게서 받아낸 피를 수혈, 살려낸 것이 그것이다. 수혈 성공률은 란트
오만 원 /윤중목 오랜만에 서울 올라와 만난 친구가 이거 한번 읽어보라며 옆구리에 푹 찔러준 책. 헤어져 내려가는 고속버스 밤차 안에서 앞뒤로 뒤적뒤적 넘겨 보다 발견한, 책갈피에 끼워져 있는 구깃한 편자봉투 하나. 그 속에 빳빳한 만 원짜리 신권 다섯 장. 문디 자슥, 지도 어렵다 안 했나! 차창 밖 어둠을 말아대며 버스는 성을 내듯 사납게 내달이고, 얼비치는 뿌우연 독서등 아래 책장 글씨들 그렁그렁 눈망울에 맺히고. - 운중목시집 ‘밥격/천년의 시작’ 둘러보면 모두들 힘들다 힘들다 안 힘든 사람 찾아보기 힘든 세월이다. 시인도 시인의 친구도 다 힘든 사람들이다. 그래도 정 깊었던 옛날이 좋았다, 그립다, 말들을 한다. 쓸쓸한 날에 책갈피를 뒤지다 발견한 반짝이는 만 원짜리 신권 다섯 장은 복권에 맞은 듯 시인을 행복하게 했으리라 뒤이어 시인을 그렁그렁 눈물 고이게 했으리라. 산다는 건, 우리들의 피가 뜨겁게 돌고 있는 한 절망할 수 없다는, 사람이 희망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나도 힘든 친구에게 빳빳한 만 원짜리를 준비해서 슬쩍 옆구리에 디밀고 싶은 날이다. /조길성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