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진 은사발 /이재무 제사를 지낸 다음 날 식전이면 엄닌 내게 심부를 시키셨다 대추 밤 사과 배 감 시루떡 인절미 조청 등속이 담긴 은사발 양손에 받쳐 가슴에 품고 연이네와 당숙네 먼 일가뻘 은범 아저씨네로 사방 시오리 돌고나면 두 다리 뻐근하고 등허리 대활처럼 휘어졌지만 마음의 풀밭엔 기쁨의 이슬이 영글게 맺혀 있었다 은사발 돌리면서 팔뚝과 장딴지 가쟁골의 칡뿌리로 굶어져 갔고 신발의 문수 몇 번 바꾼 이제는 책보 들던 손으로 때묻은 서룰를 들고 돈을 세다가 마음과 몸 밀물 앞에 모래탑처럼 무너질 때면 그 날의 은사발 그립고 간절해져서 고향에 달려가지만 어디에도 은사발 보이지 않는다 마을에 홍수가 났던 지난 해에는 먼 마을에서 온 구호물자 앞에서 이웃끼리 얼굴 붉히었단다 시인이 제사를 지낸 가족사를 본다. 너나없이 경쟁의 속도전에서 시달리고 있다. 들에 핀 꽃 한송이, 길가에 뒹구는 돌맹이 하나에 맘을 뻬앗길 여유가 없다. 현실로 돌아보면 구슬픈 시절이 돌아온다. 누구나 고향산천에 담은 냄새가 있고 그 냄새는 지우랴 지울 수 없다. 새벽녘 먼동이 터오기 전 간간히 들려오던 부엉이 울음소리도 그칠 쯤 이면 시골밥상의 연기는 오래전 비워있고 늦은밤 잠자리 이
반월공단 내 제조업체 S사는 재직·퇴직근로자의 피보험자격을 허위로 신고해 실업급여를 수급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근로자와 조직적이고 계획적으로 공모해 실업급여를 부정수급한 사례가 적발돼 3천여만원과 함께 형사 고발됐다. 실업급여는 실업으로 인한 생계불안을 극복하고 생활의 안전을 도와주며 재취업의 기회를 지원해 주는 제도로 1995년 고용보험제도 도입이후 꾸준히 늘어 지난해 전국의 실업급여 지급액은 4조1천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실업급여를 악용해 부정수급한 사례도 늘고 있다. 일부 사업주와 근로자의 도덕적 해이로 인한 부정수급액이 2014년 131억원에 이르는 등 부정수급에 따른 재정 누수가 심각하게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안산지청(안산·시흥 관할)의 경우도 올해 실업급여 부정수급이 잇따라 적발돼 현재까지 3억9천만원에 달하고 있으며, 2012년 2억1천만원, 2013년 2억4천만원, 2014년 2억7천만원으로 실업급여 부정수급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어 우리사회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다. 부정수급자를 근원적으로 차단할 잘 갖추어진 제도적 장치도 물론 중요하지만 선진 국민의식 함양으로 실업급여 정당수급의 정착이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그간
인천항은 동북아시아 물류의 중심이자 대한민국의 주요 에너지원을 수도권으로 공급하는 중요한 관문이다. 지난해 인천항을 통해 유조선, 화물선 등 3만5천363척의 선박이 입출항했으며 올해는 9월 말 현재까지 2만7천343척의 선박이 인천항을 찾았다. 이처럼 선박 통항이 잦은 인천항 내에서는 부주의나 날씨 등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선박충돌과 같은 해상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위험물을 운반하는 선박의 사고는 대형 해양오염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 작년 통계를 보면 인천해역에서 발생한 해양오염사고는 11건이다. 다행히 유출량이 1㎘미만인 오염사고가 10건(90%)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그러나 대형 화학물 운반선이 다수 통항하는 인천항에서 대형 환경오염사고가 발생하지 않으리라 보장할 수 없다. 따라서 인천해경은 해양오염에 대한 골든타임을 ‘현장 30분 내 도착’으로 설정하고 ‘24시간 신속대응체제’를 가동해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8월13일 7시45분쯤 영종도와 작약도 사이 해상에 예인선 모호(32t)에서 중질성 선저폐수 650ℓ가 해상에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인천해경은 방제정 등 16척
보행자, 특히 장애인과 노인 등 교통약자들의 보행권을 배려하는 우리나라의 정책은 아직도 후진국수준을 벗어나지 못한 것 같다. 말로는 보행자 우선이고 교통약자 배려지만 현실을 보자면 우리나라의 교통정책은 보행자보다는 자동차들의 소통이 우선이다. 횡단보도 설치도 제한하고, 횡단보도의 신호주기도 짧다. 노인이나 장애인들이 시간 내에 건너지 못하는 안타까운 모습이 자주 발견된다. 또 최근 많은 지역에서 보행자 육교가 철거되고 있지만 교통약자의 보행권을 배려하지 않은 지하도와 육교는 아직도 수없이 눈에 띈다. 특히 엘리베이터 등 이동편의시설이 설치되지 않은 곳도 많아 교통약자들의 사용이 어렵다. 보행자 보도도 형편은 마찬가지다. 노인이나 장애인들이 이용하는 전동휠체어나 전동스쿠터가 다닐 수 없는 보도가 곳곳에 있다. 차도와 보도가 연결되는 턱이 지나치게 높은 곳이 수두룩하다. 또 가뜩이나 폭이 좁은 보도에 가로등과 가로수, 배전시설 등이 설치돼 불편을 준다. 즉각 시정해야 할 일이다. 상점의 불법노상적치물과, 남에 대한 배려라곤 눈곱만치도 없는 비양심적인 자들의 인도나 횡단보도 불법주차 등도 교통약자들의 통행을 방해하고 있다. 더 엄격하고 지속적인 단속이 요구된다.…
도심의 교통량 증가와 시민들의 통행량이 늘어나고 있으나 주택가의 공원 등 여유시절이 부족하여 불편을 겪고 있다. 한정된 공간과 예산부족이 문제이다. 이의 극복을 위한 시민의식변화와 지방행정의 서비스개선이 절실하다. 우리나라도 공익을 위해 전 재산을 기부하는 문화가 확대되어가고 있다. 몇일 전에 평생 모은 70억 원 상당의 부동산을 카이트에 기증하여 감동을 주었다. 자신은 떨어진 운동화마저도 몇 번씩 기워 신으면서 돈을 모았다. 목표를 정하고 최선을 다하는 생활은 가치 있고 행복한 것이다. 이것을 후학들을 위해서 기꺼이 기증한 것이다. 평생김밥장사를 하면서 모은 전 재산을 대학에 기증한 사례를 비롯해서 우리주변에는 아름다운 기부문화가 확산되어 가고 있다. 온 국민이 서로 돕고 참여해 갈 때에 당면한 문제를 해결해 갈 수 있다. 부천시는 도시균형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주차장, 인도, 공원 확충사업을 대대적으로 추진해간다. 시민들이 필요성을 인식해서 의식을 변화시켜가야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부천시는 도시여건과 행정수요 변화에 맞춰 시민을 주인공으로 모시는 효율적인 주차장·인도·공원사업을 통한 도시균형발전을 실현할 계획이다. 당면한 과제로 모든 도시민들이 불편을
사전 충분한 준비 없이 추진된 급속한 도시 확장은 어쩔 수 없이 도심 공동화 현상이라는 잔재를 남겼다. 결과로 예전에 부흥했지만 지금은 낙후된 도심, 원도심(原都心)이 발병하게 되었다. 도시 생애주기는 도시화, 교외화, 반도시화, 재도시화 순으로 나타난다. 원도심은 재도시화(Reurbanization)가 필요한 곳이다. 재도시화가 없다면 원도심은 완전쇠퇴로 이어져 주변지역은 물론이고 도시 균형발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대표적인 재도시화의 시도가 도시재생(Urban Regeneration)이다. 도시재생이란, 도시 확장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기존 도시에 새로운 기능, 지속가능한 도시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사회적 재생과 낡은 시설을 개선하는 공간적 재생을 도입하고 창출함으로써 쇠퇴한 도시를 새롭게 경제적, 사회적, 환경적으로 부흥시키는 사업이다. 낙후지역의 도시재생은 현 우리사회의 대표적 관심사다. 제도적으로도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되었고, 중앙정부 및 지방자치단체 또한 당면 과제 해결책으로 각종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대안적 도시발전에서 시작된 도시재생은 다양한 방법에 의해 추진되고 있다. 최근에는 문화,
나는 지금 동두천 깊은 산속에 살고 있다. 그런데 이 산 속에서도 일자리는 숱하게 많다. 동두천은 시 전체의 75%가 숲으로 이루어져 있기에 숲에 관련된 일자리가 생각 외로 많다. 숲 치료사가 있고 숲 해설사가 있다. 청소년들을 숲으로 데려와 놀이를 지도하는 놀이 지도사가 있고 골짜기마다 무리 지어 살고 있는 곤충들을 먹이는 곤충사육사가 있다. 산약초나 야생화를 기르는 재배사가 있는가 하면 골짜기 평지에 밭을 일구어 과일나무나 채소를 기르는 농사꾼이 있다. 동두천 우리 마을에는 숲 속에 트리하우스(Tree House)를 지었다. 나무 위에 아담한 집을 지어 가족들이나 청소년들이나 어린이들이 자고 놀고 배우고 즐기게 하는 집이다. 어린이집 아이들로부터 초등학생, 중고등학생들이 숲속 체험을 와서는 집에 가지 말고 여기에서 살게 해 달라고 떼를 쓴다. 골짜기에 반딧불이 날고 개울에는 가제가 살고 있다. 숲에는 달팽이가 있고 나무에는 새들이 노래한다. 나무 사이사이로 약초밭이 있고 다람쥐들이 오간다. 우리가 살고 있는 동두천 쇠목골 뒷산에는 머위나물, 둥굴레차, 돼지감자, 야생 뽕나무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머위나물은 치매예방에 특효이고 돼지감자는 이눌린 성분이…
담뱃값 인상과 관련, 정부를 성토하는 흡연자들의 성난 목소리가 쉽게 진정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 시절 양담배 흡연자를 단속해 구속하거나 벌과금을 부과하는 정책에도 이 정도의 반발은 없었다. 아니, 어쩌면 당시에는 반발은 고사하고 대부분이 수긍했었다는 표현이 옳을 것 같다. 하루 세끼 먹기가 버겁던 궁핍한 시절이다 보니 ‘피 같은 외화를 낭비하지 말자’던 정부의 설득력이 어느 정도 주효했기 때문이다. 양담배에 대한 단속은 1940년대부터 시작돼 1980년대 중반까지 이어졌는데 시행초기 웃지못할 상황도 종종 연출돼 일간신문에 가십으로 등장하곤 했다. 어느 조직이나 마찬가지로 하지 말라고 하는 일에 집착(?)하는 부류가 꼭 있다. 당시 특권층인양 허세를 부리다 적발되면 꽁초를 삼키거나 발로 비벼 증거 지우기에 안간힘을 쓰던 안타까운 모습은 이제 한 시대의 아픈 자화상으로 남았다. 단속반의 위세 역시 대단했는데 공중화장실에서 양담배 냄새가 난다며 강제로 문을 따거나 심지어 사무실은 물론 가택까지 수색해 구속하는 경우도 있었다. 불과 1980년대일인데 이제는 아픈 기억으로만 남아있는 것을 보면 한편으로는 세상 참 많이 좋아졌다는 생각이
공손한 손 /고영민 추운 겨울 어느날 점심을 먹으러 식당에 들어갔다 사람들이 앉아 밥을 기다리고 있었다 밥이 나오자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밥뚜껑 위에 한결같이 공손히 손부터 올려놓았다 - 고영민 시집 ‘공손한 손’에서 먹는다는 것은 참으로 행복하고 신성한 일이다. 그래서였던가. 우리는 음식을 먹기 전, 어려서는 귀한 밥을 주신 조상님과 아버지 어머니께, 그리고 종교 활동을 할 때는 일용할 양식을 주신 하나님과 부처님께, 고마운 마음으로 밥을 먹곤 하였다. 시인은 밥의 중요함을 어느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밥이 없으면 라면을 먹으면 되잖아요.”라고 대답을 하는 세대와는 다르기 때문이다. 식당에서 밥공기의 뚜껑을 여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그러나 어느 누가 이와 같은 생각을 했겠는가. 밥을 기다리고 밥이 나오는 순간, 어느 누구의 눈치를 살필 겨를 없이 모두가 밥뚜껑 위에 공손히 손을 올려놓는 모습, 어쩌면 건강과 행복한 삶을 위한 기도일지도 모른다. /정겸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