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무장 조직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함에 따라 20년 전 집권 시절 국제 사회의 비판을 받았던 여성 억압이 재연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탈레반은 아프간 국영 TV의 유명 앵커인 카디자 아민을 비롯해 여성 직원들을 무기한 정직시켰다. 아민은 "나는 기자인데 일할 수 없게 됐다"면서 "다음 세대는 아무것도 갖지 못할 것이며 우리가 20년간 이룬 모든 것이 사라질 것이다. 탈레반은 탈레반으로 그들은 변하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이런 고백은 탈레반 미디어팀 소속 간부 몰로이 압둘하크 헤마드가 TV 뉴스채널에서 여성 앵커 베헤슈타 아르간드와 나란히 앉아 인터뷰하는 등 과거와 달라진 모습을 선전하는 가운데 나왔다. NTY는 "이들 두 앵커의 사례는 탈레반이 나라를 장악함에 따라 아프간 여성들이 어떤 상황에 부닥칠지에 대한 불확실성과 깊은 불안감을 반영한다"며 "아프간 여성들은 억압적인 과거로 돌아갈까 봐 두려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여성에 대한 편견은 용납되지 않겠지만 이슬람적 가치는 우리의 틀"이라면서 이슬람법을 적용할 것임을 시사했다. 문제는 탈레반의 이슬람법 해석이 2001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여성 권리를 존중하고 민간 언론 활동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20년 전 집권 시절 탈레반이 자행한 여성 인권 유린과 사회통제가 다시 일어날 것이라는 국제사회의 우려를 염두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17일(현지시각) AP 등 외신에 따르면, 탈레반 대변인 자비훌라 무자히드는 이날 수도 카불 점령 후 첫 공식 기자회견을 열었다. 무자히드 대변인은 "탈레반은 이슬람법의 틀 안에서 여성의 권리를 존중할 것"이라면서 여성의 취업과 교육도 허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탈레반 대변인은 의복 규율과 사회 활동 등 어느 정도 수준에서 여성 권리가 존중될 것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어 "아프간 내 민간 언론 활동도 독립적으로 이뤄지기를 원한다"고 했다. 다만, 기자들은 국가의 가치에 반해서는 안 된다는 여지를 남기기도 했다. 외신은 무자히드 대변인이 공식 석상에서 얼굴을 공개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전했다. 이러한 이례적 기자회견과 발언 내용은 국제사회의 시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국제사회로부터 따돌림당하지 않고 정상적인 국가로 인정받기 위한 의도라는 해석이다. 미군이 철수한 후 아프간 수도 카불이 탈레반에 점령당하자,…
세계 금융의 중심가인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를 상징하는 '돌진하는 황소상'(Charging Bull) 앞에 태극기가 걸렸다. 미 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한 청소년 단체 재미차세대협의회(AAYC·대표 브라이언 전)는 17일(현지시간) 광복 76주년을 맞아 뉴욕시 맨해튼 볼링그린파크에서 태극기 게양식을 진행했다. 돌진하는 황소상이 위치한 이 공원은 1783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뒤 뉴욕에서 마지막 영국 국기를 내리고 별이 13개 그려진 최초의 미 국기를 게양한 곳이다. 지금도 돌진하는 황소상을 배경으로 게양된 최초 성조기 옆에 나란히 걸린 태극기는 앞으로 일주일간 나부낄 예정이다. 황소상 앞에 태극기가 게양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AAYC는 밝혔다. 이번 태극기 게양은 전 세계가 주목하는 미 경제의 중심지에서 광복절을 알리자는 취지로 한인 청년들이 주도한 것이다. AAYC 관계자는 "미 금융의 중심가이자 월가에서도 '부의 상징'과 같은 이곳에 태극기를 걸어 광복절을 기념한 것"이라면서 "미국의 주류 인사들이 많이 다니는 상징적인 곳에서 태극기를 보여주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주뉴욕 총영사관 관계자들도 참석해 AAYC의 노고를 치하하고 광복절의 중요성을
오늘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바쁜 일상 때문에 뉴스를 챙겨보지 못한 분들을 위해 경기신문이 퇴근길 시간 한눈에 볼 수 있는 오늘의 주요 뉴스를 간략히 소개드립니다. 더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다면, 본문 아래 링크를 '클릭'하세요. [편집자 주] ◇ 탈레반 다시 아프간 장악…대통령은 국민 버리고 도피 미군이 철수하자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순식간에 아프가니스탄 정권을 재장악했습니다. 탈레반의 진격으로 수도 카불에서는 대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탈출을 위해 하미르 카르자이 국제공항에는 수천 명의 인파가 몰려들면서 아수라장이 됐고, 이 과정에서 사망자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혼란을 잠재워져야 할 국가 지도자인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은 차량 4대에 현금을 채운 뒤 그 누구보다 빠르게 국외도 도피했습니다. ☞ 차 4대에 현금 싣고 튄 아프간 대통령…행선지 묘연 ☞ 카불 시내 음악 끊기고 상점 폐쇄…곳곳에 탈레반 무장대원 ☞ 아프간서 대사·교민 등 한국인 모두 철수…카타르에 임시 공관 ☞ 바이든 "아프간전 종료 후회 없어…국익 없는 전쟁 반복 안해" ☞ 파병·재건 동참…美와 함께한 한국의 아프간 개입 20년 막 내려 ☞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간, 다시 테러
수도 카불이 함락 위기에 처하자 아슈라프 가니(72)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은 누구보다 빨리 국외로 도피했다. 그런 가니 대통령이 탈출 당시 엄청난 양의 현금을 갖고 있었다고 스푸트니크 통신이 주아프간 러시아대사관 관계자를 인용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대사관 대변인인 니키타 이센코는 "(전날) 정부가 붕괴할 때 가니는 돈으로 가득한 차 4대와 함께 탈출했다"고 말했다. 그는 "돈을 (탈출용) 헬기에 실으려 했는데 모두 들어가지 못해 일부는 활주로에 남겨둬야 했다"고 덧붙였다. 가니 대통령은 전국을 장악한 탈레반이 전날 카불마저 포위하고 진입하려 하자 부인, 참모진과 함께 국외로 급히 도피했다. 베일에 가려진 가니 대통령의 행선지를 두고는 언론 보도가 엇갈리고 있다. 알자지라 방송은 가니 대통령이 우즈베키스탄 수도 타슈켄트를 향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은 아프간 당국과 가까운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그가 현재 오만에 있다고 전했다. 이란 메흐르 통신은 가니 대통령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지만, 최종적으로 미국을 향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국민을 버리고 외국으로 달아난 가니 대통령은 뒤늦게 페이스북을 통해 성명을 발표
아프가니스탄에 마지막까지 남아 있던 교민 1명과 대사를 비롯한 대사관 직원들이 17일 아프간 수도 카불을 떠났다. 외교부에 따르면 아프간에 남아있던 최태호 주아프간 대사를 포함한 공관원 3명과 공관원이 보호하고 있던 교민 A씨가 탑승한 항공기가 이날 오전 9시(한국시간)께 카불 공항에서 이륙해 중동 지역 제3국에 무사히 도착했다. 이로써 아프간에 남아 있는 한국 국적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들은 전날 밤 출국을 시도했으나 아프간인들이 카불 공항에 대거 몰려들면서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외신 보도를 보면 탈레반을 피해 떠나려는 아프간인 수천 명이 카불 공항 활주로에 몰려들었고, 미국은 이 상황을 정리하는 동안 카불을 떠나려는 모든 항공기 운항을 일시적으로 중단시켰다. 아프간에 체류했던 교민 대부분은 정부가 지난 6월 철수를 요청한 이후 현지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지에서 자영업을 하는 A씨는 철수 권고에 응하지 않은 채 현지에 남아 있었다. 그는 선교사나 종교 관련 인사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지난 15일 이슬람 무장 조직 탈레반이 카불에 진입하고 아프간 정부가 사실상 항복을 선언하는 등 사태가 급박하게 돌아가자 현지 대사관 직
미 행정부가 16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망명자를 위해 5억 달러(5천882억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아프간의 예상치 못한 긴급 사태를 맞아 긴급 자원을 지급키로 했다"며 "미국 국제개발처(USAID)와 같은 산하 기관을 통해 지원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고 EFE 통신이 보도했다. 미국은 또 아프간인의 망명을 수용하는 국가나 이들을 돕는 국제기구와 인권 단체 등에도 기금을 지원키로 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바이든 대통령의 지원 계획을 의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탈레반은 미군을 포함한 서방 국가들의 철수 후 급속히 아프간 장악을 확대해 현재는 수도 카불까지 접수한 상태다. 아프간을 탈출하려는 아프간인들이 공항에 한꺼번에 몰려 미군의 비행기에 매달리면서 사망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미군과 국제동맹군이 떠난 아프가니스탄이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에 넘어가자 극단주의 이슬람 테러 조직들이 다시 활개 칠 것이란 우려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17일 BBC방송과 외신들에 따르면 탈레반이 아프간에서 재집권하자마자 알카에다와 이슬람국가(IS) 등 테러 조직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아시아태평양재단 사잔 고헬 박사는 "알카에다 조직원 200∼500명이 현재 아프간 동부 쿠나르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조직원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쿠나르는 숲이 우거진 계곡이 있기에, 전략적 가치가 큰 곳"이라며 "그곳에서 이미 알카에다의 존재가 확인됐고, 조직을 확대하려 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서방세계가 억제하기 훨씬 더 어려워질 것이란 게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2011년 5월 미국 해군특전단(네이비실)이 알카에다 수장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한 뒤 세력이 크게 위축된 알카에다는 '탈레반의 역사적 승리'에 환호하고 조직 재정비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 알카에다의 군사훈련 캠프에서 2만명이 테러 기법을 배운 것으로 추정된다. 서방 국가의 군사 전문가와 정치인들은 "알카에다의 아프간 복귀가 불가피하다"고 말한다. 이라크·시리아에서 밀려나…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점령은 누구보다 미국에 뼈아픈 패배이지만, 한국 입장에서도 안타까운 부분이 작지 않다. 한국도 미국의 요청으로 한때 군대를 파견했고, 아프간 민주화와 재건을 위한 국제사회 노력에 기여하는 등 아프간을 서구식으로 개조하려는 미국 주도 '실험'에 지난 20년간 동참해왔기 때문이다. 정부가 아프간에 발을 담그게 된 것은 2001년 한미관계 등을 고려해 미국의 아프간 전쟁을 지원하면서다. 2001년 9·11 테러를 당한 조지 W. 부시 정부는 탈레반 정부가 오사마 빈 라덴을 보호하고 있다는 이유로 그해 10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등 동맹국과 아프간을 침공했고, 한국에도 파병을 요청했다. 이에 정부는 2001년 12월 수송 임무를 담당할 해성부대와 청마부대를 파견하고, 2002년 2월에는 의료지원단인 동의부대를 보냈다. 미국의 군사작전 종료 선언(2002년 7월 8일) 이후에도 현지 안정화를 위해 건설공병지원단 다산부대를 파병했다. 비전투부대 파병이었지만 희생이 뒤따랐다. 다산부대 소속 윤장호 하사가 2007년 2월 바그람 기지에서 탈레반 폭탄테러로 전사했으며, 2007년 7월 한국인 23명이 탈레반에 납치돼 2명이 살해당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은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에 함락된 지 이틀째인 16일(현지시간) 곳곳에 총을 든 대원이 등장한 가운데 조용한 하루를 맞았다고 영국 BBC 방송이 보도했다. 이들 대원은 이전까지 군경이 있던 검문소를 꿰차고 교통 통제, 차량 수색을 했으며, 특히 군경이 소유했던 차량을 집중 검문했다. 탈레반은 이들 차량을 속속 몰수 중인데, 그사이에 약탈범에게로 흘러 들어간 차량을 찾아내기 위한 것이라고 BBC는 전했다. 검문을 거쳐 시내로 들어서면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오히려 탈레반이 카불을 접수한 전날보다 더 조용해졌다고 BBC는 설명했다. 도로에 차량이 줄었고, 대부분의 상점이 문을 닫았다. 거리를 걸어가는 여성이 간혹 보이기는 했으며, 탈레반은 이를 저지하지 않았다고 BBC는 전했다. 이전까지 음악이 흘러나오던 호텔에서 더이상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고, 직원들은 긴장한 모습이었다. BBC 취재진은 "도시는 여전히 움직이는 중"이라며 "놀랍게도 탈레반 대원들에게 '안녕하세요' '행운을 빕니다'라며 인사말을 건네는 주민도 있었다"고 보도했다. 취재진은 그러면서 "탈레반 대원들도 기쁜 것처럼 보였고, 이들 중 일부와 대화를 나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