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소리 /김영석 흙은 소리가 없어 울지 못한다 제 자식들의 덧없는 주검을 가슴에 묻어두고 삭일 뿐 소리를 낼 수가 없다 그러나 흙은 제 몸을 떼어 빚은 사람을 시켜 살아있는 동안 하늘에 종을 걸고 치게 한다 소리 없는 가슴들 흙덩이가 온몸으로 부서지는 소리를 낸다. -출처 김영석 시집 <썩지 않는 슬픔/창작과 비평 1992> 우리는 울 줄 아는 흙이었다. 그래서 우리의 울음은 흙을 닮아 부서지기 쉬운지도 모르겠다. 사람이 거하는 모든 곳에 종소리가 울리지만 아무도 듣지 못한다. 귀 막고 답답하다. 그래서 소리 없는 아우성을 닮아간다. 유치환의 깃발이 그리워진다. 살아있는 동안 끊임없이 종을 치지만 메아리조차 없으나 제 몸이나마 울리려 하늘에 종을 걸고 그 줄을 놓지 못한다. 언젠가 한 번 하늘이 통째로 커다란 종이 되어 푸른 종소리를 들려주기를 기도해본다. /조길성 시인
성남일화 천마축구단을 시민구단 성남FC로 재탄생시키자는 논의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엊그제 K리그 서포터즈연합 대표단이 성남시를 방문해 연고지를 이전하지 말고 시가 시민구단으로 만들어줄 것을 청원했다. 지역의 민주당과 새누리당도 연고 이전을 막기 위해 적극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역축구계 인사들은 지난 8월23일 안산시가 유치의사를 밝히면서 안산으로 이전하나 싶었던 성남일화가 어쩌면 새로운 모습으로 지역에 재정착하게 될지 모른다는 기대 속에 귀추를 주목하고 있다. 아쉬운 점은 이 같은 움직임이 타이밍 상으로 좀 늦었다는 사실이다. 성남 연고 구단이 됐든, 안산 연고 구단이 됐든 기존 구단이 내년 시즌에 참가하려면 늦어도 10월 초에는 확실한 윤곽이 드러나야 한다. 안산시는 이미 모 스포츠 브랜드와 스폰서 협상을 벌여 9월 말까지 확답을 받기로 한 상태로 알려져 있다. 결렬될 수도 있겠으나, 이 문제만 타결되면 이전 유치에 적극적인 안산시가 훨씬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게 뻔하다. 성남시가 진정한 시민구단을 원한다면 이제라도 더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야 한다. 프로축구단을 시민구단으로 전환하는 문제는 의욕이나 명분만으로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연간 100
처음엔 사람이 하는 일, 뭐가 그리 힘들겠나 싶었단다. 주변에서는 ‘무모한 도전’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고개를 저었어도 발령을 받고 ‘한번 해보자’며 덤벼들었다. 그러나 아니었다. “막상 자리에 와보니 장난이 아니더라고요. 처음부터 거세게 항의하는 주민들 설득하느라 맥이 쭉 빠졌는데, 막상 사업이 시작되니 반대하는 주민들 요구가 더 거세지는 겁니다. 4월부터 장사 못하는 영업 손실 보상하라, 월세 내달라며 사무실로 찾아오고 난리가 난 겁니다.” 어떤 주민은 사무실에 들어와서 책상을 엎어버리고 그를 심하게 폭행하기까지 했다. 그날 밤 그는 아내와 함께 울었단다. 그의 표현대로 ‘의연하게 맞았지만’ 공무원이란 게 서럽고 맞은 것이 분하고 창피해서 잠을 이룰 수 없었다고 했다. 본때를 보여주자며 고소를 했지만 당사자가 사과하자 곧 취하했다. 김병익 단장. 그는 ‘생태교통 수원 2013 추진단장’이란 직책을 맡고 있다. 생태교통 수원 2013 페스티벌은 애초부터 평탄치 않았다. 한동네에서 자동차를 모두 없앤다니. 그것도 무려 한 달 동안이나…. 대다수가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9월1일 시작한 이 행사가 벌써 26일째로 접어든다. 이제 폐막식까지
지속가능한 에너지 체제를 위해 최근 국내외에서 ‘에너지 전환 금융’ 또는 ‘에너지 전환 은행’에 관한 논의가 활발히 제기되고 있다. 특히 우리 국내의 이와 관련된 논의를 살펴보면, 주로 국가의 기금 활용을 기조로 하는 국책은행의 형태로 에너지 전환 전담 금융기관을 설립해야 한다는 등 논의의 초점이 전담기구의 형태에 맞춰 있지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에너지 전환 금융’의 특징 및 주안점을 고려한 제안은 보이지 않는다. 신재생에너지 개발 또는 에너지 전환 사업의 자금조달은 해당 프로젝트 수행에 의해 창출되는 수입만을 상환 자금원으로 설정하여 현금흐름(Cash Flow)을 규정하는 이른바 ‘프로젝트 파이넌스’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 기본이자 일반적 경향이다. 풍력발전 사업의 예를 들어 그 개괄적 흐름은 첫째 민간자금 및 공적자금으로부터 자금조달, 둘째 조달된 자금으로 풍차 구입 및 설치, 셋째 풍자에 의해 생산된 전력의 판매, 넷째 전력판매 매출에서 원금과 이자의 상환 및 수익 분배 순으로 설명할 수 있다. Project Finance 프로젝트 파이넌스라고 하는 것은, 일반적
어제로 전투경찰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었다. 전투경찰의 역사는 오래되었지만 필자에게 기억에 남는 것은 충성이란 담배의 글귀다. 경찰의 상징마크에 총과 칼이 받침된 충성담배는 전투경찰들에게 지급된 품목 중 1호였다. 절제와 균형, 평화를 상징하고, 높은 곳에서 멀리 그리고 넓게 보는 대관소찰(大觀小札)의 심벌에는 평화로운 질서가 담겨있다. 1971년 9월부터 2013년 9월까지 40여 년간 활동해온 전경이 그 임무를 마치고 사라지게 되자, 경찰청에서는 전경의 활동사항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전경 관련 기록 사료를 편찬할 계획이다. 경찰청 경비국장을 위원장으로 하고, 경비과장과 위기관리센터장을 발간위원으로 하는 ‘전경백서 발간위원회’를 구성해, 7월 1일부터 본격적으로 작업을 시작한다. 전경백서는 전경계장을 집필 및 편집팀장으로 하고, 경비국 전경계·대테러계·작전계 및 지방청 실무진으로 ‘집필 및 편집 전담팀’을 구성해 전문성과 책임성을 확보할 것이다. 백서 관련 총괄 기획 및 편집은 전경계에서 전담한다. 각 경찰서 및 전경대의 소관사항은 각 과장 및 전경대장 책임 하에 직접 검토(사진&mid
지난해 여름의 이야기다. 모험이 뒤따르는 트레킹을 좋아하는 우리 가족은 또 한 번 일을 저지르고 말았다. 지중해의 아름다운 바다와 고대 유적이 조화를 이룬 트레킹 코스라는 말. ‘Sunday Times’에서 세계의 가장 걷기 좋은 Best 10에 선정한 길이라는 말이 우리 가족을 그 매력적이고도 끔찍한 코스로 안내했던 것 같다. 섭씨 38도의 날씨 속에서 우리는 리키아인들이 걷던 그 길을 블랙베리 주스 한 통씩에 의지하며 의기에 찬 모습으로 오르기 시작했다. 한두 시간이면 충분할 거라는 착각 속에서. 하늘에 띄워진 패러글라이더, 하얗게 부서지는 지중해의 파도, 간혹 떨어지는 빗방울과 자욱한 물구름에 갇혀 들어가면서 그 지중해로 쏟아지는 햇살에 아낌없는 찬사를 퍼부어대기도 하며. 어느 틈엔가 우리는 깊은 산 속으로 들어섰고 그 길을 오르는 사람은 오직 우리 가족 넷뿐 사람의 흔적은 찾을 수가 없었다. 다시 돌아가야 한다, 돌아가기엔 너무 많이 와버렸기 때문에 오를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분분하던 세 시간 만에 터키인 두 사람을 만났다. 그들이 손짓 발짓으로 전해준 내용은 분명 조금만 더 가면 사람 사는 마을이 나온다는 것이었는데. 그들을 보
경기도는 모든 쓰레기가 ‘소중한 자원’이라는 인식하에 천연자원의 대체, 기후변화 대응 및 에너지 확보 차원에서 ‘쓰레기와의 사랑과 전쟁’을 선포하고 도로환경 감시단 운영, 도로입양사업 등 공통분야를 비롯하여 경기초록마을대학 운영 등 특화사업을 포함한 총 10개 사업으로 세분하여 사회단체, 유관기관, 군부대 등의 적극적인 참여 속에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 중 하나인 경기초록마을대학은 민·관·군 협력형 주민주도형 마을단위 환경교육으로 학습대상지 마을의 주민이 자신의 생활환경을 둘러싼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책을 함께 모색하는 좋은 환경교육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초록마을대학’은 단순 지식 전달을 위한 이론 강의 혹은 감성적인 일회성 체험 활동이 아닌 주민주도의 학습(이론·실습)과정과 이와 긴밀히 결합된 컨설팅 및 계획수립이 병행되는 참여형 실행학습(Learning by Doing)으로 진행되며, 마을 주민들은 학습 및 전문가의 자문을 거치면서 생활환경 개선 및 마을환경 공간 디자인 계획을 직접 수립하고 참여적 협동 작업을 통해 모두가 주인의식을 느낄 수
봉평에서 국수를 먹다 /이상국 봉평에서 국수를 먹는다 삐걱이는 평상에 엉덩이를 붙이고 한 그릇에 천원짜리 국수를 먹는다 올챙이처럼 꼬물거리는 면발에 우리나라 가을 햇살처럼 매운 고추 숭숭 썰어 넣은 간장 한 숟가락 넣고 오가는 이들과 눈을 맞추며 국수를 먹는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사람들 또 어디선가 살아본 듯한 세상의 장바닥에 앉아 올챙이국수*를 먹는다 국수 마는 아주머니의 가락지처럼 터진 손가락과 헐렁한 셔츠 안에서 출렁이는 젖통을 보며 먹어도 배고픈 국수를 먹는다 왁자지껄 만났다 흩어지는 바람과 흙 묻은 안부를 말아 국수를 먹는다 -- 이상국 『어느 농사꾼의 별에서』 창비시선 2005 <옥수수로 만든 국수> 어디선가 살아본 듯한 세상의 장바닥에 앉아 먹어도 배고픈 국수로 허기를 지우는 사람들. 오래 전에 수원역에서 버스터미널 쪽으로 가는 길가에 부부가 하는 허름하고 작은 국수집이 있었다. 퇴근길에 가끔 동무들과 들러 오백원짜리 동전을 놓고 멸치국물에 김 가루 살짝 뿌려진 국수를 단무지와고춧가루만 든 김치 몇 조각으로 후루룩 먹고 나오곤 했었다. 일터가 다른 곳으로 옮겨지고 나서 한참 후 그곳에 갔을 때 여전히 노부부가 국수를 말고 있어 반가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