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tGPT에게 ‘해와 달의 고향’을 질문하면 다음과 같은 답이 나온다. “‘해와 달의 고향’이라는 표현은 주로 시적이거나 서사적인 맥락에서 사용되며, 여러 문화와 신화에서 다양한 해석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 신화에서는 해와 달이 형제자매로 묘사되기도 하고, 각각의 신성이 있는 존재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이 답변에서 ‘해와 달을 형제자매로 묘사’ 했다는 것은 전래동화 '해와 달이 된 오누이'를 언급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자녀에게 줄 떡을 구해 산을 넘어오던 아낙에게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하며 기망하다가 결국 잡아먹는 호랑이. 그 호랑이가 아낙의 옷을 입고 그 자녀인 오누이까지 잡아먹으려 하고, 호랑이를 피해 나무 위에 올라간 오누이가 우물에 비쳐 호랑이는 나무를 타고 올라가고, 오누이는 하늘에 빌어 동아줄을 타고 올라가 해와 달이 되고, 쫓아가던 호랑이는 동아줄이 끊어져 수수밭에 떨어져 죽었다는 전래동화. 이 신화 같은 전래동화의 배경이 됐던 마을은 어디일까? 가평군에 그 마을을 자임한 마을이 생겼다. 청평면 상천(上泉)4리 감천(甘泉)마을이다. 상천의 옛 지명은 감정(甘井), 즉 달콤한 우물이다. 우리나라 지명에 호랑이 ‘호(虎)
로라 베이츠의 ‘인셀 테러’(위즈덤하우스, 2023)에서 소개된 미국 인셀들의 혐오표현의 사례들은 충격적이다. 일례로, '백인 샤리아'라는 표현이 대안 우파 웹사이트를 거의 장악하고 있는데, 백인 남성이 여성을 노예로 만드는 이슬람 원리주의식 주장을 자기식대로 차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42면). '백인 샤리아'는 그나마 “온건한" 편이고 더욱 "과격한" 표현들이 많다. 독서를 마치면,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기 위해 혐오표현을 형사처벌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한가하게 들린다. 그런데 ‘인셀 테러’의 후반부에서 저자는 ‘매력자본’(민음사, 2013)의 저자 캐서린 하킴 박사조차도 "선정적이고 매우 여성혐오적인 주장"의 주범으로 단언한다. 하킴 박사의 논증 중 상당수가 오류이거나 편향에 기초했을 수 있고(반박되는 것이 사회과학의 숙명이다), 결론 중 상당수가 여성혐오적일 수도 있다. 학술적 권위와 형식을 갖춘 혐오표현의 해악이 더 심각하다는 문제의식에도 공감이 간다. 그럼에도 바로 이 때문에 ‘여성혐오'나 ‘혐오’가 곧바로 범죄의 구성요건요소가 되기에 부적당하다. '백인 샤리아'에도 적용되고 하킴 박사의 학술적 오류에도 적용되는 광범위한 개념이기 때문이다. 혐오표현
우리 글로 된 소설이 노벨문학상을 받는 상상 속에서나 가능했던 일이 현실이 되었다. 혹자는 월드컵 우승만큼의 쾌거라 한다. 정말 축하할 일이고 대한민국 만세다. 지난 주 스웨덴으로부터 들려온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은 온 국민을 기쁘게 했다. 온통 부정적인 지표와 소식들만이 쏟아지고 있어 침체할 대로 침체한 대한민국의 역동성을 다시금 부활케 하는 소식이었다. 그런데 노벨상 수상의 대표 작품이 [소년이 온다]란다. 몇 년 전에 읽은 책을 다시 서가에서 뽑아 읽어 보았다.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작품이었다. 한 소년의 처참한 죽음을 통해서 드러나는 1980년의 잔혹한 진실 그리고 남은 자들의 처절한 트라우마까지 숨을 참으며 읽기 힘든 대목이 한두 줄이 아니었다. “네가 죽은 뒤 장례식을 치르지 못해 내 삶이 장례식이 되었다.” 살아남은 자들의 고통을 이보다 더 잔인하게 표현할 수 있을까. 스웨덴 한림원이 발표한 한강 작가의 “역사적 트라우마를 직시하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내는 강렬한 시적 산문을 선보였다”는 고상한 해설은 차치하고라도 그의 작품은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시적 표현이자 너무나 솔직한 독백이다. 이제 밝혀지는데 주인공 소년인 동호는 실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최초 아시아계 여성이며 최연소 수상자에 한국인이라는 의미를 더해 국내는 물론 해외까지 관심이 뜨겁다. 책을 사려는 사람들이 줄을 이었고 곧 백만부를 넘길거라 전망한다. 나는 한강 작가 관련 기사를 열심히 찾았다. 어떻게 작가가 되었을까. 그의 작품세계는 무엇일까. 한강 작가는 연세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이십대부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만해문학상, 황순원문학상, 이상문학상 등을 휩쓸었던 작가에게 더 이상 받을 상이 있을가 싶다. 전문가들은 한강 작가 작품을 역사적 트라우마를 강렬한 시적 산문으로 그려냈다고 평가했다. ‘역사적 트라우마’라는 말이 귀에 쏙 들어왔다. 사전적 의미에 트라우마는 심리 쇼크, 정신적 충격, 마음에 남긴 상처이다. ‘역사적 트라우마’는 지나간 시간에 생겨난 심리 쇼크가 오늘을 괴롭히는 마음의 상처이다. 트라우마를 쓰려는 작가는 먼저 트라우마에 대한 공감이 있어야 한다. 피해자 또는 가해자가 되어 그 자리에 서야 한다. 봉인된 상처를 건드리기에 작가의 성품이 동반되지 않으면 우울과 슬픔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타인에 아픔이 자기 아픔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역사적 트라우마’에 공감했다고 하더라도 글이 성숙하지 않으
두 번 다시 이런 꼴 안보게 될 줄 알았다. 2016년, 국민들이 선출한 대통령은 실질적인 국가수반이 아니었다. 국정은 최순실이라는 아무런 자격도 없고는 비선실세가 좌지우지했다. 최씨는 매일 청와대비서관으로부터 대통령보고자료를 받아보고 대통령에게 구체적인 방향을 전달했다. “최씨가 대통령한테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고 시키는 구조다. 대통령이 단독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없다. 최 씨한테 다 물어보고 승인이 나야 가능한 거라고 보면 된다(이성한)”라는 증언에 국민들은 “정치에 무관심한 댓가는 가장 저질스러운 자의 지배를 받는 것”이란 말을 절감하고 광화문으로 쏟아져나왔다. 촛불혁명의 시작이었다. 역사는 반복된다. 박근혜전대통령에게 최순실이라는 아킬레스건이 있었다면 현 윤석열대통령에게는 김건희여사 라인과 그 핵심으로 명태균이 있었다. 혹자는 정치브로커의 말에 불과하다며 평가절하하지만 그가 공천개입부터 지금까지 했다고 주장하는 말을 보면 제2의 국정농단이라 불러도 모자람이 없다. 이런 명씨와 영부인이 나눴다는 카톡 내용을 보면 참담할 지경이다. 영부인은 누가봐도 대통령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는 사람에 대해 “철없이 떠드는 우리 오빠를 용서해주세오. 무식하면
2007년 사회적기업지원법 제정(이명박 정부, 여소야대)으로 다양한 사회서비스 확충과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통해 사회적경제는 사회통합과 주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해 왔다. 2012년에는 협동조합기본법이 제정(박근혜 정부, 여대야소)되어 금융 및 보헙업을 제외하고 모든 영역에서 다양한 형태의 협동조합 설립 가능해졌고, 주식회사 등 상법상 회사, 민법상 법인의 대표격인 사단법인에 더해 새로운 사업형태인 협동조합에 법인격이 부여되었다. 이러한 제도적 뒷받침에 힘입어 사회적경제기업들의 네트워킹이 활성화되고 지역경제 생태계가 조성됨으로써 주민 주도의 지역공동체가 활성화되는 성과를 이루어 왔다. 사회적경제기업은 지역사회의 경제적 주체이고, 사회적경제는 지역경제의 새로운 성장 전략이다. 하지만 현 정부의 사회적경제 정책 후퇴와 예산 삭감으로 많은 사회적경제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사회적경제가 무너져 내리고 있다는 목소리가 커가고 있다. 2024년 정부 예산 가운데 사회적기업 예산의 61%, 협동조합 예산은 91%, 마을기업은 60%가 삭감되었다. 사회적기업의 자생력과 각자도생이 과도하게 강조됨으로써 부정적 인식 확산과 함께 바람직하지 못한 정책들이 속출하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인 스팀슨 센터의 로버트 매닝 선임연구원은 외교 전문지 포린폴리시(FP)의 기고문에서, "한반도에서 전쟁이라는 최악의 상황이 조만간 발생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라면서도 "북한이 향후 6개월에서 18개월 사이에 극적인 행동에 나설 가능성을 키웠다"라고 분석했다. 북한이 대한민국을 적대 국가로 규정하고, 북한 헌법에서 영토 조항을 수정한 것으로 보이는 등,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는 것이다. 이런 예상을 증명하려는 듯, 지난 11일 북한의 김여정은 북한 외무성의 중대 성명 발표에서 “한국 무인기가 다시 발견되는 순간 끔찍한 참변 일어날 것”이라고 위협했다. 북한은 우리의 무인기가 자신들의 영공을 침해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북한 외무성은 11일 중대 성명을 내고 “한국은 지난 3일과 9일에 이어 10일에도 심야 시간을 노려 무인기를 평양시 상공에 침범시켜 수많은 반공화국 정치모략 선동 삐라(대북전단)를 살포하는 천인공노할 만행을 감행했다”라고 주장했는데, 김여정의 위협은 바로 이런 주장의 연장선에 있는 것이다. 북한의 이런 협박을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 북한이 자신의 방공망이 뚫렸음을 자인하면서까지 이런 주장을 하는 이유를 면밀히 분석해 봐야 한
2024년 여름의 무더위는 혹독했다. 추석 연휴에도 푹푹 쪘고 9월 하순까지도 이 더위는 계속됐다. 전혀 꺾일 것 같지 않던 기온이 어느 순간 뚝 떨어졌다. 가을 없이 겨울로 접어들 것만 같은 기세다. 이제 기후 변화는 현실이고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 인간보다 기후변화를 더 빨리 감지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빙하의 상태다. 지난 8월 세계의 유튜브를 달군 두 장의 사진이 있다. 영국 사진작가 던컨 포터(Duncan Porter)는 스위스 빙하의 현재 모습과 15년 전 모습을 담은 두 장의 사진을 자신의 SNS에 올렸다. ‘눈물을 흘리게 한 시간 여행’이라는 캡션을 단 이 두 사진은 알프스 론의 빙하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한쪽 사진에는 론의 빙하가 잘 담겨있지만 다른 한쪽에는 빙하가 완전히 녹아내려 호수를 이루고 있다. 이 사진들은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며 약 300만 조회 수를 기록했다. 미국의 기후 운동가 제네비에브 귄터(Genevieve Guenther)는 이 사진을 다시 게재하며 “우리는 기후 변화가 느린 문제라고 생각했지만 15년 만에 빙하 전체가 사라졌다. 우리에게는 잃을 시간이 없다”라는 걱정 어린 글을 올렸다.
출구없는 남북관계가 연일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지난 11일 저녁 북한 외무성은 중대발표를 통해 한국의 무인기가 평양시 중구역 상공에 출현하여 대북전단을 살포했다며 군사적 충돌이 임박했음을 알렸다. 수 개월간 우리측 탈북 민간단체의 대북전단과 북한의 쓰레기풍선 간의 공방은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될까? 문제는 일촉즉발의 상황을 목전에 둔 이 순간에도 남북간의 소통기구나 실효적인 중재수단이 부재하다는 것에 있다. 돌이켜보면 한국전쟁 이후 물리적 완충지대(buffer zone) 역할은 비무장지대(DMZ, Demilitarized Zone)가 수행해왔다. 그러나 현재 남한은 대전차 방호벽을, 북한은 대전차 장벽을 쌓아 올렸고 2019년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내 비무장화에 합의했던 약조도 지난해 말 파기되었다. 시쳇말로 ‘중무장지대’로의 귀환이다. 1950년 당시 죽음의 장소였던 이곳에 다시 적대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유튜브 검색창에 한국전쟁을 입력하면 이른바 ‘고퀄’의 게임을 연상케 하는 전쟁 시뮬레이션 콘텐츠들이 수백만의 조회수를 경쟁적으로 빨아들이는 지금이다. 짧았던 평화의 빗장이 굳게 닫힌 채 시선은 다시 DMZ를 향하고 있다. 지리적 개념의 DMZ는 남북
1929년 평안도 운산에서 태어났다. 소년은 열네살에 5년제 경성공립공업학교(현 서울공고)에 입학한다. 4학년때 해방을 맞았다. 이듬해에 국립해양대학에 들어간다. 공업학교와 해양대학은 국비였다. 가난한 청년이 공부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다. 대학을 마치고 안동중학의 영어선생이 되었는데, 바로 내전(6.25)이 터져서 군에 들어간다. 유엔군 연락장교가 되었다. 1957년 소령으로 제대할 때까지 7년간 주로 통역장교로 복무했다. 벤 플리트 유엔군사령관 등 주요장성들 통역을 했다. 예편과 동시에 합동통신 기자가 된다. 대부분 서울대학 출신들이었던 당시 외신부에서 그 누구도 선생의 영어를 따라오질 못했다. 그 탁월함으로 미국대사관의 공보담당이나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주요매체들의 민완기자들과 신뢰와 교분을 쌓았다. 그로써, 5.16 이후 1960년대 우리 언론계에서 외신특종은 대부분 리영희가 도맡았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1961년 박정희와 케네디의 정상회담이었다. 동아 조선 등이 정상회담 성과를 과대포장하며 구테타 세력을 적극적으로 돕고 있을 때, 합동통신의 리영희 기자는 미국기자의 제보를 받아 "케네디의 한국원조는 박장군의 민정이양 댓가"라는 대특종을 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