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어머니께서 석유곤로의 심지를 돌려올리고 성냥불을 그어대면 불길이 위를 향한다. 잠시 후 불을 아래에 둔 밥솥에서 모락모락한 김이 뚜껑을 비집고 나오며, 밥 솥 안은 부글부글 공기방울과 듬직해진 쌀밥이 몸싸움을 한다. 어머니께서 둘 간의 싸움을 말리듯 불의 힘을 줄이면, 뜸이, 들며 담백하면서 고소한, 아무튼 맛 좋은 밥이 지어졌다. 참기름을 두른 듯 한 윤기 입은 밥알들이 한 움쿰 주걱으로 올려지며 밥그릇에 담겨진다. 배꼽시계의 알람은 울린지 오래지만 밥상이 차려질 때까지 인내심을 발휘한 끝에, 군침을 다시는 나의 얼굴 앞에 밥이 놓여진다. 어쩌다 마주한 고봉밥은 참으로 즐거웠던 추억으로 눈 앞에 아른거린다. 쌀은 우리 민족과 반만년 역사를 함께 해온 주곡이자 종자주권의 보루다. 현대화, 도시화로 쌀 소비가 줄어 생산량을 조절해야 하는 입장이지만, 식량 자체가 힘으로 작용하는 미래의 시대 상황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국가의 존립자체가 쌀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은근과 끈기를 가지고 종자주권 확보라는 시대적 소명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이천시다. 이천시가 순수 국내기술로 2016년부터 수많은 시행착오에도 불구하고 혼신의 힘
‘테스형! 세상이 왜 이래~ 왜 이렇게 힘들어~’ 최근 유행하는 노래가사처럼 끝을 알 수 없는 코로나19로 힘들어진 삶의 질이 언제쯤 좋아질지 인류의 큰 스승에게 묻고 싶은 공감 가는 가사다. 코로나19에 대한 우리나라의 속도감 있는 방역대응은 국제모범사례로 회자되어 K-방역으로 불리며, 국격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그 성공 배경에는 국민 신뢰와 협력, 의료진의 희생과 더불어 전 국민 건강보험 제도가 크게 뒷받침 되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관된 평가이다. 정부와 공단은 병원비 걱정 없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의학적으로 필요한 비급여를 급여화하고 취약계층의 의료비는 대폭 낮추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을 발표(2017년 8월)하고 2018년부터 MRI ·초음파 및 상급병실 급여화, 선택진료비 폐지 등으로 암 등 중증환자 의료비 부담을 크게 경감했으며, 본인부담 상한제 개선, 재난적 의료비 지원 확대 등으로 가계파탄 방지 및 노인·아동 등 의료취약계층의 본인 부담률 인하로 환자 본인부담 진료비를 경감하는 등 보장성 강화 정책을 높여나가고 있다. 또한 코로나19 환자의 검사비·치료비를 100% 지원(건강보험 80%, 국고 20%)해 경제적 부담 없이…
“경찰이죠? 여기 마스크 안 쓴 사람이 있어요” 경기북부지방경찰청 112종합상황실에는 단순 마스크 미착용 관련해서 하루 7건 정도 상담 전화가 걸려온다. 지난 8월 12일 감염병예방법이 개정되면서 이러한 단순 마스크 미착용자도 10만원의 과태료 처분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과태료부과는 11월 12일까지 계도기간이라 아직까지 과태료 처분을 받을 일이 없었다. 이러한 마스크 미착용 행정명령 위반행위 관련 문의는 지금까지 정부민원안내 콜센터(110)로 안내하고 상담도 해주고 있다. 그러나 계도기간이 종료된 이후부터는 사정이 달라진다. 11월 13일부터는 유흥주점 등 중점관리시설 9종, 일반관리시설 14종 그외 기타시설 및 대중교통 등 대부분 시설은 물론 야외에서도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되고, 이를 위반하면 이용자는 10만원 이하, 운영자·종사자는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것이다. 이러한 미착용에는 일명 입스크(마스크로 입만 가린 경우)와 턱스크(마스크를 턱에 걸친 경우)도 포함된다. 단, 14세 미만자, 호흡기질환자, 음식물 먹을 때 등 일정한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진 않는다. 주의할 점은 단순 마스크 미착용으로 단속된 경우에는 질병관리청장, 시·도지사,…
2020년 대한민국은 온통 트롯 전성시대다. 지난해 오디션 프로그램인 미스트롯에 이어 미스터트롯이 최고 35.7%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트로트의 역사를 썼다고도 한다. 얼마 전 방영된 ‘2020 어게인 나훈아’ 콘서트도 연령과 지역을 초월하여 인기몰이를 했으니, 대한민국은 트롯의 민족이라는 말이 괜한 말은 아닌 듯싶다. 이런 인기를 반영하듯 최근 각종 트로트 프로그램이 방송가를 장악하고 있다.출연진 면면을 보면 기존 트로트 가수 뿐 만 아니라 배우, 개그맨, 직장인, 학생, 주부, 청소년까지 많은 이들이 음악이라는 절실함 하나에 부단한 노력을 더하여 못 다한 꿈을 향해 달리고 있다. 그들의 경연을 보다 보면 대한민국에 노래를 잘하는 능력자들이 너무도 많다는 사실에 놀라고,더 놀라운 것은 출연자들이 승패와 관계없이 이미 행복해 보인다는 사실이다. 다만, 시청자로서 각종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며 마냥 즐거워 할 수 없는 것은 감동적인 사연 뒤에는 누군가는 탈락하여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그들은 마스터와 패널, 시청자와의 소통을 통하여 배움을 얻고 한 줄기 희망을 안고 돌아간다. 그러니 그 종착역은 해피엔딩인 것이다. 이제 현실로 돌아와 살펴보면 비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돌입한 이후 국민들의 외출이 급격히 줄고, 배달 문화가 확산됨에 따라 오토바이 등 이륜차 운전자가 급증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이륜차 교통사고는 최근 5년 사이 약 46% 가량 증가했고, 이에 따라 더욱 급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실정이다. 특히 최근 배달 대행업체의 경우 '억대 연봉'까지 바라볼 수 있다는 소문이 확산되면서 시간 당 배달 건수를 늘리기 위한 라이더들의 목숨을 건 무리한 운행이 자행되고 있다. 배달이 밀려 제시간에 배달이 되지 않아 주문이 취소되면 배달원이 일정액을 변상해야하기 때문에 신호위반 등 각종 교통법류를 위반하는 행위는 점차 일상화 되는 분위기다. 이륜차 동호회는 물론 홀로 이륜차를 운행하는 싱글 라이더들도 증가하는 추세다. 이들은 코로나 전파 위협이 있는 다중이 밀집한 실내 활동을 피해 홀로 야외 활동을 즐기며 코로나 블루를 해소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따른 사고 위험도 더욱 커져지는 것이 현실이다. 전동 킥보드 운행도 급증해 길거리를 지나다 보면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들이 전동 킥보드를 운행하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현재 전동 킥보드는 법률상 원동기장치자전거에 해
역대 최장 장마, 관측 이래 가장 따뜻했던 1월, 4월에 영하 5℃ 이하의 이상저온, 유례없는 폭염 등 과거 경험하지 못했던 이상기상 현상은 기후변화에 의해 그 발생빈도가 증가하고 있다. 기후변화는 인위적 활동에 의한 온실가스 배출에 의해 야기되었음을 전 세계 과학자가 참여하여 발간한 1990년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Intergovernmental Panel of Climate Change) 1차 보고서에 명시된 바 있으며 이에 따라 1992년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United Nations Framework Convention on Climate Change)을 채택하면서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국제적 노력이 시작되었다. 인위적 활동에 의해 크게 증가한 온실가스로 야기된 기후변화의 과학적 근거는 1958년부터 하와이 마우나로아(Mauna Loa)에서 측정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를 기록한 킬링 곡선(Keeling Curve)로 확인된 바 있다. 인간이 배출한 이산화탄소 양이 실제 대기 중 증가분보다 훨씬 많다는 증거는 빙하코어에 기록된 대기 이산화탄소 농도 복원으로도 밝혀졌으며, 1000년∼10만년 시간 규모에서 대기 이산화탄소
다산 정약용 선생의 저서 ‘목민심서’에 청렴에 관한 글귀가 있다. “청렴함은 목민관 본연의 일로서 모든 선의 근원이며 덕의 근본이다. 청렴하지 않고서 목민관 노릇을 제대로 한 사람은 아직 없다” 현대에 사는 공직자들에게 고서(古書)의 격언은 또다른 귀감이 된다. 어느 시대에나 공직자의 청렴을 강조하지 않았던 시대는 없었으며, 올해 처음 기관장을 맡으면서 청렴은 관리자의 솔선수범과 더불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가장 큰 덕목이 아닐까… 공단은 국민권익위원회가 주관하는 공공기관의 반부패·청렴 의지 및 활동 노력에 대한 평가에서 큰 성과를 이뤘다. ‘2020년 공공기관 부패방지 시책평가’에서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 연속 1등급을 달성하였고, 이어 2019년, 2020년 2년 연속 ‘부패방지 시책평가 우수기관’에 선정되는 성과로 이어졌으며, 2019년 ‘청렴도 측정’에서도 3년 연속 2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공직유관단체 중 국가 ‘5개년 반부패 종합계획’ 단위과제 수행기관으로서 아-태 지역 13개국 공적연금제도연수단을 대상으로 국가 반부패·청렴정책을 홍보 및 교육하는 등 국가청렴도 및 반부패 경쟁력 향상을 위해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였고, 내부적
민간경비(Private Security)란 개개인이 특정 의뢰자에게 경비나 안전에 관한 별도의 안전서비스를 사적으로 제공하고 용역의 제공자는 행한 만큼의 보수를 지급받는 활동으로, 이를 행하는 사업체를 민간경비업체라 말한다. 이론적 배경으로 볼 때 자본주의 사회에 있어서 경찰의 역할과 기능을 국가의 전반적 체제유지를 위한 공권력 작용의 차원으로 한정하고 개인이난 집단의 사적인 안전과 보호는 스스로 담당하여야 한다는 인식에 기초를 둔 이론이다. 즉 개인적 안전과 보호는 스스로 수익자가 부담하여 민간 경비업체에 의뢰 하거나 자체경비원을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2017년에는 경비업체수 4610개, 경비원수 15만6066명에 이르렀을 정도로 공경비(경찰력)보다 인력이 많다. 이는 범죄 문제 심각과 인구의 대도시 집중, 국제화 및 사회제반의 변화, 범죄 양적증가로 경찰력의 한계 등 치안수요의 증가, 장비부족, 시민안전의식 증대와 함께 민주주의가 발달하고 자유시장의 경제원리가 보편화됨에 따라 자경주의(Vigilantism) 강화되고 대규모 사유재산증대에 따른 기업중심의 경제활동으로 인하여 규모가 커지고 복잡해지면서 충분한 치안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공경비(경찰력)보다는…
150세대 이상 승강기가 설치된 아파트의 경우 입주자대표회의가 건물 관리 등 역할을 담당하며, 이에 해당하지 않는 상가 등 집합건물의 경우에는 관리단이 건물과 그 대지 및 부속시설의 관리 등에 관한 사업을 시행한다. 이에 입주자대표회의와 관리단을 동일하거나 유사하게 생각하기 쉬우나, 법적으로 두 단체는 명확히 구분되어 있다. 입주자대표회의는 공동주택관리법 제14조 이하에서 규율되고 있으며, 관리단은 집합건물법 제23조 이하에서 그 역할 등이 규정되어 있다. 또한, 입주자대표회의는 동별 세대수에 비례하여 관리규약으로 정한 선거구에 따라 선출된 대표자, 즉 동별 대표자로 구성되는 것에 반하여(공동주택관리법 제14조 제1항 참조), 관리단은 건물에 대하여 구분소유 관계가 성립되면 구분소유자 전원을 구성원으로 하여 건물과 그 대지 및 부속시설의 관리에 관한 사업의 시행을 목적으로 자동 설립되는 단체로서 구분소유자 전체가 그 구성원이 된다(집합건물법 제23조 제1항 참조). 우리 대법원은 2017. 9. 21. 선고 2015다47310 판결에서 입주자대표회의는 원칙적으로 관리단의 성격을 겸유하지 않는다. 가장 큰 사유는 그 구성원의 성격 및 범위의 차이인데, 1) 먼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온 세상이 혼란한 가운데 검찰청법, 형사소송법 관련 대통령령(시행령) 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하면서 대한민국은 검-경 간 수사권 조정에 관한 이슈로 뜨겁다. 그 문제가 어느 방향으로 정착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20여 년 간 현장에서 부딪히며 느꼈던 법과 현실의 괴리, 경찰관으로서 직무수행의 한계를 수없이 경험해온 한 사람으로서 수사권 조정을 권력기관 간 권한분배 관점이 아닌 검-경 두 기관 간의 권력다툼으로 이슈화한 것에 대해 아쉬움이 크다. 경찰청에서는 범죄를 저지른 소년범 중 죄질이 경미한 경우 훈방, 즉결심판(정식 형사소송절차를 거치지 않고 경찰서장의 청구로 행하는 약식재판) 청구 등 전과기록이 남지 않는 처분을 하는 ‘선도심사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이에 청소년들에 대해 무조건적 처벌보다는 실질적 계도를 통해 청소년의 정상적인 사회 복귀를 돕고자 하는 것이다. 수사 종결권이 없는 경찰은 선도심사위원회를 ‘즉결심판에 관한 절차법’ 제3조 및 제19조를 법적 근거로 운영 중이고, 이로 인해 선도심사위원회의 대상을 즉결심판 처분이 가능한 나이(만14세 이상 만 19세 미만)로 ‘제한’할 수밖에 없다. 경미한 범죄를 행한 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