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가슴에서 못 자국 두 개와 일곱 개의 선명한 선(線)이 발견되었다 못 자국 두 개의 출처는 내 분명히 알거니 빗살무늬 상처는 진정 알지 못한다 말도 없이 집을 나가 해변에서 보낸 나날들의 기록인가도 생각해 보았다 혹 주막에서 보낸 내 생을 일이 년 단위로 가슴 깊이 간직한 탓이라고도 생각해 본 것이다 매일 매일 생의 싸움터를 헤매인 것은 나라고 생각하며 살았는데 왜 저의 가슴에 저토록 선명한 상처의 보고서가 남아 있는가 나 바다에서 죽음을 꿈꾸었을 때 그는 지상에서 죽어갔던 것 /우대식 - 글발 한국시인축구단 공동시집 ‘토요일이면 지구를 걷어차고 싶다’에서 발췌 한마디로 빗살무늬 상처에 대한 보고서는 처절하다. 어느 시인의 시에서처럼 ‘내가 아프면 먼 어머니도 아프다’라는 생각이 떠오른다. 아내는 남자의 생이 고스란히 새겨지는 남편의 아픔마저 고스란히 기록되는 필사본이다. 남편이 아프면 여자의 가슴에는 빗살무늬 하나 깊고 길게 그어져 여자는 피 흘린다. 부부일심동체라는 말이 있듯이 부부 중 어느 한 사람이 아프면 같이 아프다. 아니 더 아파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부부란 다른 그루나 결국은 한그루처럼 된 연리
모든 예술·문화는 한 권의 책으로부터 비롯된다. 반듯한 경제와 과학, 민주적인 정치와 사회 역시 책 없이는 불가능하다. 책을 읽는 삶이야말로 인간을 인간답게 하고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를 반듯하게 만든다. ‘아름다운 한 권의 책이 가슴에 꽂힌다’라고 책의 장인인 월리엄 모리스가 말했다. 한 권의 책은 인문학이고 예술학이다. 지상의 책 한 권은 그 무엇보다도 아름다운 문화이고 예술이다. 동네서점이 하나둘 사라지고 있다. 경기도 수부도시-수원에도 44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수원 최고(最古)의 향토서점이 문을 닫았다. 7년 새에 경기도 내에서 무려 101곳이 폐업했다. 안타까운 우리 사회의 문화적 현실이다. 읽고 싶은 책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손쉽게 보고 살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언제나 서점에서 시대정신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출판환경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경제가 풍요롭게 발전하고 과학이 경이롭게 발전하면서 물질시대가 되고 있다. 하지만 이 물질이 정신을 황폐화 시키고 있다. 한 권의 책은 우리가 발을 딛고 살아가는 이 사회를 반듯하게 세우고 함께 살아가는 우리 모두를 바로 걷게 하는 힘이고 정신이다. ‘내가
불과 3년 전에 벌어져 근로자들과 국민들을 울분케 했던 쌍용차 사태가 재조명받고 있다. 그 당시 평택 쌍용자동차 공장 농성 진압에 투입됐던 전투경찰 출신의 한 청년이 쌍용차 해고 노동자에게 사과의 편지를 전달한 것이 알려지면서 잔잔한 여운을 남기고 있다. 쌍용차 범국민대책위원회는 지난 20일 행사에서 한 청년이 행사가 끝난 뒤 문기주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정비지회장에게 쪽지를 건넸다고 했다. “정말 죄송합니다”라는 사과로 시작되는 이 쪽지에는 “저는 당신들과 맨 앞에서 대치한 전경이었습니다. 그 시위에서 가장 많이 다친 부대였기 때문에 당신들을 미워하고 증오했습니다. 제대를 하고 얕은 공부와 당신들의 진실을 통해 제가 잘못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라고 적었다고 밝혔다. 20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는 쌍용차 문제에 관한 청문회가 열렸다. 이번 청문회는 대규모 정리해고와 이로 말미암은 파업의 후유증을 진단하고, 경찰 진압의 과잉 여부 등을 가려 3년 넘게 지속해온 쌍용차 문제의 해법을 모색하려는 자리였다. 환경노동위가 여소야대라고는 해도 여당이 쌍용차 문제를 공론화하는 청문회 개최에 동의한 것은 박수를 받을 만하다. 청문회는 여러 명의 관련 증인을 불러
지난 22일 오후 3시 음악회에 온 사람들이 펑펑 울었다. 우리 한국 사람들 말에 ‘네 설움 내 설움’이 있긴 하지만 그 우는 모습을 본 사람들이 또 함께 울어줬다. 서러움과 죄송스러움, 그리움과 음악이 하나가 됐다. 그러나 우울한 음악회만은 아니었다. 울다가 웃다가 행복한 표정을 짓다가 삶에 대한 생각을 하게 만든 추모음악회가 열린 곳은 수원시 영통구 동탄원천로 1420(이의동)에 있는 수원시의 장묘시설 연화장이다. 화장하는 시설이 있고 화장한 유골을 모시는 납골당이 있다. 지난 2001년 1월에 개원한 종합장제 시설이다. 당시 심재덕 수원시장은 지역주민들의 맹렬한 반대를 무릅쓰고 대화와 상생의 타협을 통해 이 시설을 건립했다. 그도 지난 2009년 1월 유언에 따라 자신이 생전에 건립한 이곳에서 화장됐으며 대통령 중 유일하게 화장을 한 노무현 전대통령도 같은 해 5월 여기서 한줌의 재로 돌아감으로써 세인의 주목을 받았다. 올해 5월에는 그를 기억하는 수원시민들이 성금을 모아 이곳에 조형물을 세웠다. 이제쯤 심재덕 전 시장의 조형물도 여기에 세웠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이곳의 시설은 승화원(화장장), 장례식장, 추모의집(봉안당)의 기능을 갖췄으며 부지면적은
9월 민족 대명절인 추석이 다가오면 반가운 부모님을 만나는 기쁨보다 경찰관이란 직업 입장에서 먼저 생각하게 되는 것이 바로 귀성길 전쟁이다. 귀성길에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현장에 가장 먼저 나타나는 차량이 견인차량이다. 경찰서 교통민원실과 파출소 업무를 하면서 아무렇지 않은 듯이 통고처분을 발부받으러 오는 견인차 운전자들을 보며 느꼈던 점을 말하고자 한다. 요란한 사이렌 소리를 울리면서 방향 지시등도 켜지 않은 채 끼어들기, 중앙선을 침범해 반대차선으로 질주, 앞지르기를 위해 뒤에서 경적을 울려 다른 운전자에게 공포심 유발, 보다 빨리 가기 위해 갓길 운행, 심지어 고속도로에 역주행하며 사고현장으로 가는 위험 천만한 견인차량도 있다. 교통사고현장에 진출해 보면 일부 견인자동차의 난폭운행으로 인한 사건 사고들이 많은데 견인차량 운전자의 유형을 살펴보면 사고현장 출동을 빙자해 신호위반, 중앙선침범, 불법유턴 등 불법 운행을 자행하고 있을 알 수 있다. 자동차 안전기준에 관한 규칙 제58조에 따르면 구난형 견인자동차는 황색경광등 부착은 가능하나 견인형은 부착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견인차량 운전자들은 긴급상황이 아닌데도 싸이렌을 불법부착하고 운행해 일반자동차 운전자에
1천250만 경기도민이 화합하는 생활체육인들의 한마당 축제, 제23회 경기도생활체육대축전이 9월 22일부터 24일까지 3일간 ‘하나되는 경기의 꿈’이라는 슬로건 아래 문화의 도시판타지아 부천에서 펼쳐진다. 지난 여름 제30회 런던올림픽당시 런던 북동부에 위치한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화려한 개막식은 현장에 참석한 필자의 기억에 생생하다. 우리나라는 사격, 양궁, 유도, 체조, 레슬링, 태권도, 수영, 펜싱, 축구 등 여러 종목에서 눈부신 선전을 펼치며 금메달 13개, 은메달 8개, 동메달 7개를 획득해 종합 5위를 기록했다. 지난 1948년 런던올림픽 이후 64년만에 다시 찾은 런던땅에서 텃세를 극복하며 역대 최고의 성적을 거두었다. 그런데 육상 종목은 그 어두운 그늘에 서있었다. 한국은 육상은 관심도 끌지 못한다. 자랑스럽게 내세울만한 육상스타가 없는 현실이 슬프기도 했다. 육상에도 박태환, 손연재 같은 선수가 경기를 가졌다면 한국은 왜 그런 선수가 없을까? 자메이카가 육상강국이 된 것은 유치원부터 대학교까지 모든 학생이 육상을 일상적으로 즐기고 이를 바탕으로 100m에서 금메달과 은메달을 나란히 차지한 우사인 볼트나 요한 블레이크 같
인생을 살아가면서 가슴으로 맺어지는 인연은 얼마나 될까? 옷깃을 스치는 게 인연이라고는 하지만 스스로에게 ‘나의 소중한 인연은 언제, 누구일까?’하고 자문해 보면 확연하게 떠오르는 인연들(?)이 있다. 어느날 의형제로 지내는 형님의 전화를 한통 받았다.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여행을 제안하는 내용이었고, 흔쾌히 승낙을 했다. 올해 1월 위암 수술을 받은 형님과의 여행인지라 건강이 걱정되기도 했지만 처음으로 둘만의 여행인지라 한편으로는 기대가 컸다. 머리도 식힐 겸 3박5일 일정으로 부담 없이 다녀오고 싶었다. 부부팀, 자매팀, 모녀팀 그리고 우리, 모두 4팀 8명이 여행사를 통해 자유롭고 편안하게 캄보디아를 둘러보고 마지막으로 한자리에 모여 가볍게 식사를 하며 본인들에 대한 소개시간을 가졌다. 그러고 보면 여행내내 서로에 대한 정보도 없이 순수하게 여행만을 즐겼던 것이다. 필자에게 관심이 보였던 분은 미국 뉴멕시코주 한인회 김두남회장 자매팀. 이천시와 자매결연이 진행되는 산타페이시가 있는 주(州)이고 이천에서 시장님과 시의장님등 사절단이 2개월 뒤에 방문하기로 일정이 잡힌 상황이라 자연스럽게 깊고 긴 대화로 여행을 마무리 했다. 두 자매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대선 출마 등 굵직한 정치현안에 묻혔지만 법원에서 의미있는 판결이 나왔다. 어쩌면 대선후보들이 공통적으로 외치고 있는 ‘경제민주화’의 현실화는 법원에서 시작됐다는 느낌이다. 법원은 대한변호사협회가 K자동차를 상대로 제기한 에어백 허위광고 피해소송에서 피해 소비자들에 대한 손해배상을 명령했다. 소위 공공기관의 공익소송에 의한 첫 승소라는 점에서 그 영향은 대단할 전망이다. 법원은 K자동차가 특정 승합차의 홍보광고에서 “3열에도 커튼 에어백이 기본으로 장착됐다”는 허위광고로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입혔음을 인정, 원고 27명 25명에게 25만~115만원씩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는 대기업에 비해 약자일 수밖에 없는 소비자의 피해구제에 법원이 적극 나섰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특히 이번 판례가 확장돼 소송에 직접 참가하지 않은 피해자도 소송 승소자와 똑같은 판결효력을 누리는 ‘집단소송제’로 진화할 수 있어 소비자단체들이 뜨거운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반면 대기업들은 이번 소송으로 발아된 소비자위주의 소송제도가 집단소송제를 넘어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로 성장할까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물론 원칙적 ‘공익소송제’는 기업의 불법행
최근 우리 사회에는 청년 일자리와 함께 장년세대의 일자리 보장이 시급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글로벌 경쟁과 기술발전으로 인해 고용 없는 성장이 일상화된 현실에서 어느 계층이건 일자리를 얻고 유지하기는 쉽지 않다. 부당해고나 비정규직 차별시정 등을 주업무로 담당하고 있는 노동위원회에서 관련된 사건을 처리하면서 산업현장의 생생한 모습들을 보고 있다. 판례와 관련 사례가 축적돼 있는 징계나 정리해고 사건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2007년 이후에는 새로운 유형의 부당해고나 차별사건들이 생겨나고 있다. 특히 정년을 전후한 장년 근로자들의 일자리 문제, 그 중에서도 장년근로자들이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사업장에서 나타나는 혼선과 갈등으로 인해 접수되는 사건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정년 후 재취업 관련 갈등 증가 사례를 보면, 먼저 노동조합이 회사와 합의해 퇴직자를 계약직으로 재고용했지만 이들 근로자가 정규직에 비해 임금과 근로조건에서 차별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경우다. 이 사례에서는 노조 위원장이 재고용을 위한 노조의 노력을 설명하면서 근로자들을 설득하는 모습도 있었다. 또 공기업에서 정년을 마친 후 단순노무 업무에 비정규직으로 취업한 장년 근로자가 회사 내 갈등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