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리타신드롬’라는 것이 있다. ‘롤리타’는 러시아 출신의 미국 작가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소설로, 12살짜리 소녀인 의붓딸 롤리타를 사랑하게 되어 아내를 사고로 죽게 만들고 롤리타를 차지하지만 결국 자신이 파멸한다는 내용이다. 롤리타 신드롬은 어린소녀에게 성적 집착을 가지는 현상으로 일본과 우리나라의 망국적인 ‘원조교제’라는 것도 이 범주에 넣을 수 있다. 단적으로 말하자면 아주 저급하고 변태적인 세기말 현상이다. 더 큰 문제는 아동 성범죄는 대부분 강간 등 강압과 몇 푼의 금전에 의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31일 ‘나주성폭행’ 사건의 용의자 고종석이라는 자가 검거됐다. 그는 가족들과 함께 잠들어 있던 초등학교 1학년생을 납치한 뒤 집 근처 강가 다리 밑에서 성폭행을 저질렀다. 어떤 사정이 있었더라도 그는 용서받지 못한 범죄를 저질렀다. 한 아이의 일생을 망쳐버린 것이다. 세월이 약이라는 말이 있긴 하지만 아이의 가족 역시 세상을 떠날 때까지 이 일로 고통을 받게 될 것이다. 이런 일은 나주에서만 발생한 게 아니다. 지난 7월 통영 어린이 살해 사건, 2008년말 발생한 조두순 사건 등이 기억에 생생하다. 지금 국민들은 분노하고 있고 딸자식을 가
다가서면 물러서고 물러서면 다가서는 그것이 물을 읽는 법이라고 말할 때, 바니안나무 뿌리 한 뼘이 지상으로 내려서던 것을 기억한다 빛바랜 군도들이 밀물에 잠겨갈 때 너는 소문 없이 한 발 물러서서 산을 넘어가고 비껴가던 날개들이 엉켜 적운이 솟고 천 개의 문 뒤에서 하늘 가득 바람을 널어 말리니 햇볕이 시들고 젖은 옷깃도 따라 식어, 열린 하늘을 돌아보는 동안 무적(霧笛)들이 파도가 되어 돌아온다 지상을 뛰쳐나간 새와 자오선을 넘어가는 바람은 알겠지 사람의 체온은 한사코 수평이 되려 한다는 것을 그래서 나는 너에게 다가서다가 또 물러서다가 잠이 들거나 물살에 담긴 말을 읽다가 흘려보내거나 지구는 다시 저물어 온 곳으로 되돌아가고 나는 아직 기억해 다가서면 물러서고 물러서면 다가오는 온 생을 털어 만든 당신의 제국을 - 김선재 시집 ‘얼룩의 탄생’ /2012년/문학과지성사 끝없이 펼쳐진 하늘의 들판과 바다에 뭉게뭉게 무궁하게 피어나는 동물과 사물, 단순한 생각들이 질서 없이 아름답게 뒤엉키는 것을 바라보며 행복해 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구름과 내가, 그러니까 너와 내가 구분되지 않던 시간들. 애써 너에게 다가가려고 하지 않았으나 이미 너
연달아 한반도를 할퀴고 간 15호, 14호 태풍 ‘볼라벤’과 ‘덴빈’. 두 개의 태풍이 북상하면서 우리나라에는 전에 없었던 진풍경이 연출됐다. 짧은 기간 동안 가족, 친구, 학교, 직장 등 대한민국 국민의 대화와 관심은 온통 ‘태풍대비’였다. 약속 취소하고 일찍 귀가하기, 초등학교 전면휴업, 테이프나 신문지 활용한 창문 보호 작전, SNS메신저를 통한 태풍대비 문자열풍, 총리는 물론 대통령까지 나선 정부. 국가 차원의 훈련계획도 시나리오도 없었지만, 국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실제상황 재난대비훈련’이었다. 짧은 기간에 모든 국민이 위기극복을 위해 이토록 스스로 몰입한 적이 있었을까? 그동안 국민의 ‘안전의식’은 이토록 성숙돼 있었고, 어느새 국민의 ‘안전욕구’는 선진국 수준이 돼 있었다. 온 국민이 재난대비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되새기는 너무나 소중한 기회가 됐다. 이번에도 태풍의 길목인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많은 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전남·광주에서만 재난피해액이 4천500억원을 넘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이 지역 전
‘소방출동로는 생명로’라는 표어가 있다. 이는 화재 및 구조·구급현장이 발생했을 경우 5분 이내에 도착하기 위해서는 소방차 출동로가 생명도로라 할 만큼 중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조사한 통계를 보면 5분 이내에 화재현장에 도착하는 비율이 70%를 넘지 못한다는 자료 나오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소방서에서는 화재현장에 5분 이내 도착을 하기 위해 숙박시설 밀집지역, 주택밀집지역, 재래시장 등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소방차 길 터주기 홍보를 하고 있다. 또 화재발생 중 상위를 차지하는 주택화재 예방활동이 절실히 요구되고 소외된 지역주민들의 무관심한 안전의식 촉발 및 자위 소방활성화 필요성이 요구되고 있다. 따라서 소방안전 환경이 취약하고 소외된 관내 주택밀집지역을 화재없는 마을로 지정해 주민의 자율적인 화재예방 의식을 촉발 시키기는 계기가 되고 있다. 또 소방대원들은 소방통로 확보에 대한 지속적인 캠페인 및 홍보를 하고 있다. 주민들에게 화재현장에 구조대원이 얼마나 빨리 도착하느냐에 따라 요구조자의 생사 여부가 결정되고 화재 발생 5분 이내 현장 도착했을 때 인명 및 재산피해를 최소화 하고 초기진압에 가장 효과적이라는 것을 인지시
중국 초나라에 창과 방패를 파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창을 들고 “이 창은 예리해 어떤 방패도 뚫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방패를 들고 “이 방패는 견고해 어떤 창도 막아 낼 수 있다”고 자랑했다. 이 말을 듣은 한 구경꾼이 “그럼 그 창으로 그 방패를 한 번 뚫어 보면 어떻겠소?”하자, 장사꾼은 그만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여기에서 나온 고사성어가 모순(矛盾)이다. 요즈음 일본의 ‘독도망언’ 파문이 전국을 들끓게 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사태를 전면적 마찰로 몰아갈 것인지에 대해 “냉정한 국익적 판단과 평가가 있어야 한다. 감정적 대응으론 오히려 한국에게 불리한 결과가 올 수 있다”며 냉정하게 대처할 것을 다짐하고 있다. 일본은 당장 독도를 자신들의 영토로 삼으려는 것이 아니라 영토분쟁지역으로 만들어 국제사법재판소에서 어떻게든 지배권 변화를 유도하겠다는 치밀한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기에 임시응변식으로 대처하는 것보다 항구적인 노력을 해야 할 문제이다. 일본은 1895년 청·일전쟁 이후 일본 영토로 편입됐던 ‘다오위다오&r
민족의 명절인 추석이 다가오면서 벌써부터 추석선물에 관심이 간다. 과거에야 직장에서 챙겨준 선물세트와 부모님 선물 등이 몇가지 제품에 한정됐으나 이제는 다양화된 사회만큼 추석선물도 다양해졌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인기있는 추석선물도 모습을 달리 해왔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60~70년대 먹고살기가 고달플때야 설탕, 치약, 비누, 과자 등이 단연 인기를 끌었지만 80년대 이후 산업화에 따라 선호하는 선물이 급변했다. 그러나 최근 국내 유명 소셜커머스가 20~30대 직장인 500명을 대상으로 ‘가장 인기없는 선물’을 조사한 결과, 과거 인기품목이었던 양말과 손수건 등 잡화세트가 41%로 1위를 기록했다. 또 비누, 샴푸 등 생필품세트가 26.6%로 그 뒤를 이어 변화무쌍한 추석선물의 기상도를 보여줬다. 결국 살만해지자 아무리 경제사정이 어렵다고해도 ‘실속형’으로 지칭되는 생필품이나 잡화는 인기가 급락하는 형편이다. 반면 같은 잡화라도 명품 지갑, 명품 넥타이, 명품 스카프 등 ‘명품’이 붙은 고가(高價)의 선물은 인기 정상을 달리고 있으니 ‘명품’에 죽고사는 세태를 무시할 수 없다. 그렇다고 꼭 고가의 상품만이 인기있는 것은 아니라는게 전문가들의 말이다. 중저가이
같은 생각을 가지고 만나는 사람들은 살아가는 의식도 같아지게 마련이다. 요즘 ‘백척간두진일보(百尺竿頭進一步)’라는 말이 내게서 가끔 나오는데, 가만히 생각하니 생각이나 일의 정점에서 더 나가지 못하기 때문에 밖으로 표출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주어진 대로 안일하게 사는 것이 답답하다고 느끼고 있을 때, 이웃 도시에 있는 문화센터에서 좋은 강좌가 있다고 지인에게 문자가 왔다. -00문화센터 00강좌 내일 00시 출발, 연락바람- 금방 가겠다고 답을 보낸다. 오랜만에 만나는 문학후배들이다. 항상 무언가 추구하고 새로운 것을 찾는 그녀들이다. 강좌 제안에 동의하면서 만난 그녀들은 여름방학동안 비어있는 시간에 새로운 돌파구를 찾던 중이라고 한다. 그녀들은 저마다 독특한 캐릭터를 가지고 있다. Y의 진취적인 성향은 우리들에게 늘 부러움의 대상이다. 방송통신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외국어 학원을 경영하다가 더 공부해야한다며 잘나가는 학원을 접고 대학원을 진학했다. 그러더니 요즘같이 취직이 어려운 시기에 고등학교 계약직 선생으로 취직이 돼 대학원 공부와 겸하고 있는 그녀. 가녀린 몸 어디에서 그런 힘이 나오는 지 우린 만나서 대화를 하는 중에 그녀에게
인권영화제 출품작들 대부분 ‘배려’와 ‘소통’이라는 가치가 밑바탕에 깔려 있었다 얼마 전 경찰청 인권센터 야외마당에서는 ‘경찰인권영화제’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서는 식전행사로 ‘한여름 밤의 콘서트’가 열렸고, <여섯 개의 시선> 등 인권을 주제로 한 영화 4편과 수상 작품 6편이 상연됐다. 또 특별 미술작품 전시회도 열렸고, 사회복지법인인 YOURWAY에서 개최하는 범죄피해자 지원을 위한 음료 바자회도 열렸다. 이날 음료 바자회의 수익금 전액은 범죄피해자를 지원하는 데 쓰였다. 한편 재미와 감동 모두를 주고자 ‘수요일에는 빨간 장미를’이라는 이벤트로 함께 열어 시민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의아해할 것이다. 경찰과 인권이 도무지 어울리지 않으니, 경찰이 인권을 주제로 한 영화제를 개최한다는 것에 의구심을 품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경찰은 인간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하는 가장 본질적인 인권 보호기관이라고 할 수 있다. 경찰청 산하기관인 인권센터에서는 인권 소식지인 ‘마주’를 정기적으로 발행해 배포
1961년 7월 2일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대문호 ‘어네스트 헤밍웨이’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책상에 앉아 글을 쓰는 서생이 아니라 행동하는 작가였던 헤밍웨이가 엽총으로 자살하자 그의 팬들은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특히 그에게 노벨상을 안겨준 ‘노인과 바다’에서 그는 고기잡이 노인을 통해 고난을 초월하는 인간상을 극명하게 표현하였기에 충격은 더했다. 헤밍웨이가 자살까지 이르는 과정을 보면 유명인의 자살패턴이 촘촘히 놓여 있다. 우선 그는 성공한 문학가로 세계 곳곳의 팬들로부터 뜨거운 사랑을 받았고, 비행기 사고에서 2번이나 극적으로 생존할 정도의 강인한 육체의 소유자였다. 또 불의에 대항하는 의기는 그로 하여금 스페인내전과 제1차세계대전에 직접 총을 들고 참여하게 만들 정도로 대단했다. 그러나 말년에는 작품의 성공에 대한 부담과 사고 후유증으로 인한 우울증은 그의 정신을 좀먹었다. 우리나라에서는 1965년 1월 10일 수필가 전혜린이 자살했다. 총명한 머리와 날카로운 이성은 그를 우상화했고, 1960년대 ‘앞서가는 여성’의 상징이었다. 서울대 법대를 중퇴하고 독일에서 학위를 받은 그가 남긴 저서중 가장 유명한 수필인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는 청소년
옛 선시에 태어남은 어디서 오는 것이며, 죽음은 또 어디로 가는 것인가(生從何處來 死向何處去, 생종하처래 사향하처거). 삶은 한 조각구름이 일어나는 것이며(生也一片浮雲起, 생야일편부운기), 죽음은 한 조각구름이 사라지는 것이다(死也一片浮雲滅, 사야일편부운멸). 뜬구름은 자체가 원래 실체가 없으니(浮雲自體本無實, 부운자체본무실), 삶과 죽음이 오고 감 역시 이와 같도다(生死去來亦如然, 생사거래역여연). 또 시 한수를 옮긴다. 인생무상(人生無常)이란 시다. 빈손으로 왔다 빈손으로 가는 것 세상만사가 뜬구름과 같구나(空手來空手去 世上事如浮雲, 공수래공수거 세상사여부운). 묘지에 성토하고 장례객 다 떠나면 쓸쓸한 산위에 황혼달만 처량하네(成墳土客散後 山寂寂月黃昏, 성분토객산후 산적적월황혼). 자고 이래로 모은 재물을 지니고 저승 간 사람은 없다. 그러니 세상 살면서 애착을 노아라. 몸이 있지만 그것은 오래가지 않아 허물어진다. 잠시 머무는 것뿐인데, 무엇을 탐한다는 것인가. 오늘은 일생에서 딱 한번 다시는 오지 않는다. 더 시간이 흐르기 전에 오늘을 보람있게 살아보라. 우리나라 재벌의 1인자였던 이병철 회장도 나이 들어 세상 떠나기 얼마 전 틈을 내 익혀오던 붓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