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팔이 없이 태어난 그는 바람만을 그리는 화가(畵家)였다 입에 붓을 물고 아무도 모르는 바람들을 그는 종이에 그려 넣었다 사람들은 그가 그린 그림의 형체를 알아볼 수 없었다 그러나 그의 붓은 아이의 부드러운 숨소리를 내며 아주 먼 곳까지 흘러갔다 오곤 했다 그림이 되지 않으면 절벽으로 기어올라가 그는 몇 달씩 입을 벌렸다 누구도 발견하지 못한 색(色) 하나를 찾기 위해 눈 속 깊은 곳으로 어두운 화산을 내려 보내곤 하였다 그는, 자궁 안에 두고 온 자신의 두 손을 그리고 있었던 것이다 - 김경주 시집 ‘나는 이 세상에 없는 계절이다’ /랜덤하우스 어머니 대지가 그리운 시대라고 시인은 말하고 싶은 가보다. 누구도 발견하지 못한 색은 과연 어떤 색깔일까. 눈 속 그 깊은 곳으로 내려 보낸 화산은 얼마나 뜨겁기에 어두운 것일까. 드라이아이스는 화상을 입힌다는 걸 우리는 알고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외계(外界)인 여기를, 이 낯설고 어두운 세상을, 모성으로 가득 채울 수는 없을까 시인은 간절히 바라고 있다. /조길성 시인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 사임 소련 강경보수파의 쿠데타가 사흘 천하로 끝난 뒤 모스크바로 돌아온 고르바초프 대통령. 1991년 오늘 그가 겸직해 오던 공산당 서기장직을 사임한다. 그는 또 조만간 공산당을 해체할 의사도 밝힌다. 쿠데타의 실패와 함께 소련에서 공산당 활동이 전면 금지된 데 이어 나온 고르바초프의 권력 포기는 소비에트연방의 붕괴를 예고하는 것이었다. 이를 입증하듯 고르바초프의 서기장직 사임과 때를 같이 해 보리스 옐친 러시아공화국 대통령이 에스토니아공화국과 라트비아공화국의 독립을 승인하고 고르바초프 연방 대통령에게도 같은 조치를 취할 것을 요청한다. 또 이날 우크라이나 공화국이 소련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한다. 이후 다른 나머지 공화국들도 독립을 강행한다. 팔레스타인 첫 자치협정 가조인 1994년 오늘 이스라엘과 PLO, 즉 팔레스타인해방기구가 이집트 카이로에서 팔레스타인 자치협정에 가조인한다. 앞서 1년 전인 1993년 9월 미국 워싱턴에서 체결된 자치이행협정에 따른 것이다. 이날 가조인된 자치협정은 이스라엘 점령지역인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의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교육, 보건, 과세, 관광 등 민사업무와 관련해 자치권을 부여하는 것을 내
지난 3월 전북 남원 지리산 자락에 위치한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가축유전자원시험장에서는 칠순을 훨씬 넘긴 백발의 할아버지들이 익숙하지 않은 발표를 하면서 지나온 날들에 대한 열띤 토론을 벌였다. 1960∼70년대 우리 고향마당 한 켠에서 한가롭게 노닐던 지역의 순수 재래닭을 보존, 복원하기 위해 청춘을 바친 분들이었다. 이들은 20∼30년 전부터 재래닭을 찾기 위해 문화적으로 격리된 전국의 심신산천을 찾아다녔다고 한다. 조선시대 정선의 계군만추도에 나오는 흑갈색 재래닭을 30년을 걸쳐 복원했다고 자부한 강원도 횡성 김찬호(79) 씨, 우리나라 긴꼬리닭을 복원하고 있는 재래닭 애호가 일산의 이희훈(70) 씨, 동의보감 본초강목에 나오는 조선 중부지방의 닭을 복원했다고 자신하고 있는 파주 홍승갑(76) 씨 등이다. 이들은 고 문헌과 그림 에 나오는 닭에 대한 외모적인 특징과 전통지식을 바탕으로 순수에 가까운 재래닭들을 수집하고 복원하기 위해 계대를 이어 교배, 선발, 도태하는 과정 속에서 이미 청춘을 다 바친 우리나라 재래닭 보존의 산 증인들이다. 오늘날 우리나라는 일부 재래닭 종자를 제외하고 거의 대부분을 외국 종자에 점령당한 지 오래됐다.…
최근 경기도 고위공무원의 청렴도 평가결과가 공개됐다. 경기도청 4급 이상 고위공무원의 청렴도 성적표는 10점 만점에 9.31점. 비교적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조사전문기관인 한국리서치가 경기도청 실국장 31명, 과장급 181명을 대상으로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통한 방법으로 무기명으로 조사·분석한 자료인 만큼 그 신뢰성을 더해주고 있다. 이처럼 당사자인 공직사회 외에 사회가 공직사회의 청렴도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공직사회 청렴도가 그 사회의 미래 발전가능성을 객관적으로 가늠하는 잠재적 척도로서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 국민권익위원회는 매년 중앙정부 및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의 청렴도 순위를 발표하고, 각각의 기관은 매년 발표되는 청렴도 순위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청렴도 향상 시책을 개발하는 등 청렴한 기관 만들기에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특히 주민 생활 편의과 복지구현, 도로, 철도 등 기반시설 조성, 각종 규제업무를 담당하는 지방자치단체는 주민들과 현장행정을 펼치는 업무의 특성으로 그 나라의 청렴도를 직접적으로 유추할 수 있는 바로미터로 활용하기에 충분하다. 비록 이번 경기도 고위공무원 청렴도 평가는 4급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 사망자 10명 중 1명이 흡연과 관련이 있다. 매년 500만 명이 흡연으로 사망하고, 우리나라도 매년 5만 명이 사망하고 있다. 4천개의 화학물질과 62종의 발암물질이 포함된 담배는 기호품이라고 하지만 사실상 백해무익한 공공의 적이다. 담배는 흡연자뿐 아니라 옆 사람의 건강도 나빠지게 한다. 흡연자와 같이 사는 배우자는 비흡연자와 같이 사는 배우자보다 폐암에 걸릴 확률이 약 30% 더 높고, 심장병에 걸릴 위험성도 50%나 더 높다고 한다. 담배를 피우는 부모를 둔 어린이들은 감기, 기관지염, 폐렴 등 상기도염에 감염될 확률이 두 배나 되고, 암에 걸릴 확률은 무려 100배 이상이라고 한다. 간접흡연의 문제점이 이렇게 크다 보니 세계보건기구에서는 회원국들에게 금연구역을 확대할 것을 강력히 권고하고 있고, 각국 정부에서는 금연구역을 확대하는 조취들을 취하고 있다. 흡연자들의 흡연권도 존중돼야 하지만, 비흡연자들의 건강권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보건복지부가 실시한 흡연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국민 10명 중 6명이 여러 사람이 이용하는 시설에서 간접흡연의 피해를 겪은 경험이 있으며, 응답자의 대다수가 가장
예술교육 프로그램의긍정적인 효과에도 불구대다수 직장인들이 참여하기쉽지 않은 실정이다.창의적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서는정부, 기업, 예술기관 등이활성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21세기, 사회와 기업이 요구하는 인재의 핵심 요건이 ‘창의적인 인재’로 바꿔가고 있다. 기업들은 조직원의 창의성 개발을 기업의 생존전략으로까지 인식하고 있다. 그래서 직원의 창의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 직원의 개인 안에 내재한 창의성을 이끌어내려 노력하고 있다. 창의성 신장을 위한 최고의 교육은 예술교육이다. 예술교육은 표현의 다양함과 풍부한 감성을 통해 여러 가지 새로운 내용과 방법으로 재구성돼 다양한 업무에 긍정적인 효과를 이끌어낼 수 있다. 예술과 창의성은 분리할 수 없으며, 창의성은 예술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예술활동에 대한 참여나 향유의 경험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촉진하고, 창의적 재능을 증진시키며,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영향을 줄 수 있다. 또 예술창작체험은 새로운 관점 및 해석, 상상력, 감각 등을 개발하고 직면하고 있는 문제에 대해 이를 해결하려는 강한 동기부여를 시킬 수도 있다. 창의예술교육 프로그램이 감정의 고양과 성취감과 행복감 증진
1990년대 초반, 국민적 인기를 얻었던 TV프로그램 가운데 ‘몰래카메라’가 있었다. 이 프로그램은 미리 짜놓은 황당한 각본대로 스타급 출연자를 속이는 것으로 당시 선풍적 인기를 누렸다. ‘몰래카메라’의 원조로는 1947년 미국 ABC방송이 시도한 ‘캔디드 카메라’가 꼽힌다. 이후 전 세계 TV가 이를 모방한 프로그램을 만들었고, 스타들의 은밀한 반응을 즐기는 시청자들의 호기심에 힘입어 대부분 성공을 거뒀다. 호기심유발 경쟁속에 명멸해 간 많은 프로그램중 백미로 꼽히는 것은 ‘언더커버 보스(Undercover Boss)’다. 기업의 CEO가 변장을 하고 자신의 회사에 몰래 침입(?)해 사원들의 밑바닥 정서를 탐문하는 것으로, 몰래카메라의 진화로 평가받았다. 이 프로그램은 몰랐던 직원들의 애환을 직접 들은 CEO가 함께 눈물을 흘리며 승진과 건강, 가족문제까지 해결하는 아름다운 결말로 공익성까지 겸비했다는 찬사를 들었다. 그러나 언더커버 보스를 비롯한 모든 몰래카메라는 장수하기에는 태생적 한계를 갖고 있었다. 우선 대중들의 관음증을 자극하고 유발하며 인기를 끌 수밖에 없는 몰래카메라는 곧 소재의 한계는 느꼈다. 더욱 난감한 것은 갈수록 높은 수위의 자극을 요구
흐릿한 피곤에 젖어 하루가 고집한다. 똑같은 꽃, 똑같은 샘, 같은, 똑같은 벚나무 그림자 넌 무슨 질문을 해? 저기 먼 바다가 헛되이 손짓한다. 그 거품들이 구른다 소리 없이 사랑의 열망을 선포한다 멀리, 멀리, 아득히 멀리서, 형체도 없이, 노란 비단막이 빛바랜 모습으로. - 비센테 알레익산드레 시집 ‘파괴냐 사랑이냐’ /1995년/솔 매일 같은 곳에서 잠을 자고 같은 곳에서 밥을 먹는 오래된 판화 밖으로 걸어 나간다. 가는 곳마다 긴 줄이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바퀴의 행렬들, 국도변의 들꽃들이 고개를 늘어뜨리고 하품을 한다. 바다도 만원이다. 계곡도 만원이다. 약속이나 한 듯이 가는 곳마다 넘쳐나는 사람들, 내가 닭강정을 먹으려 하면 그들도 닭강정을 먹으려하고 내가 호떡을 먹으려 하면 그들도 호떡을 먹으려고 긴 줄을 선다. 산 정상의 나무와 산 초입의 나무에 관한 이야기의 교훈은 뭘까요? 팜파스의 의미는 뭐에요? 혹시 임재범을 좋아하시나요? 고해를 들려 드릴게요. 격투기 선수였던 제 아버지는 청력을 잃어버리고 요리사가 되었어요……… 우연히 길 위에서 만난 소년과의 대화도 이제 바닥이 났다. 지
얼마전 방영된 한 방송프로그램은 콜센터 직원, 텔레마케터 등 전화상담원들의 노동현실을 아프게 고발한다. 하루 200통여의 전화상담을 한다는 그들은 실적 이전에 어떻게 하면 정중하게 거절당할까를 소망한단다. 한번만 더 전화를 하면 죽여버리겠다는 말도 듣는다. 대부분 20~30대 여성인 이들 전화상담원들은 우리나라 노동시장에 약 100만명에 가깝게 분포한다. 그 중 3분의 2가 비정규직이다. 서비스업의 비중이 늘어나면서 노동과정에서 자신의 감정의 일부는 억압한 채 상대가 원하는 감정만을 표출해야 하는 소위 감정노동자가 늘고 있다. 육체적, 정신적 노동에 더불어 자신의 기분을 억제하고 친절을 유지해야 하는 서비스직 종사자들은 모두 감정노동자라 볼 수 있다. 은행창구 직원, 마트 판매원, 우편집배원, 골프장 캐디, 비행기승무원, 식당종업원도 모두 감정노동을 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실시한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서비스직 종사자가 약 540만명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기업체에 소속돼 있지만 고객과의 접촉이 큰 부서에 근무하는 직원들을 합하면 그 수는 어마어마해진다. 감정노동자들에게 있어 가장 힘겨운 것은 일상적인 언어폭력에 지속적으로 노출된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