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무기도입사업에서의 비리 예방과 사업추진의 효율성을 목적으로 2006년 1월 1일 설립된 방위사업청은 무기체계 획득과정에서의 의사결정과 사업관리내용을 유리알처럼 투명하게 함으로써 청렴부문에서 최우수 정부기관으로 선정되는 등 괄목상대할만한 성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방위사업 추진과정에서 K2 전차 엔진 성능 미흡, 유도탄 고속함의 지그재그 항해 등 국산무기체계 성능결함 문제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국산무기의 품질에 의문이 제기되었다. 이에 방위사업청은 군함의 품질이 저하되는 문제를 근원적으로 차단하고, 군함의 품질을 도약시키기 위해 1년여 간의 검토와 의견수렴을 거쳐 지난 6월 20일 함정사업 수행절차를 개선한바 있으며, 주요 개선내용 다음과 같다. 첫째, 함정 건조과정에 소요군이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관련규정에 명문화하였고, 사용자의 요구조건을 검토하는 절차(Operational Requirements Review)를 공식화했다. 이는 고객이 감동하는 군함을 건조하기 위해 고객 및 이해관계자의 요구사항을 명확히 이해하고 품질 기준을 마련하기 위함이며, 사용자와의 원활한 의사소통과 공식적인 확인 절차는 고객의 요구사항을 이해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이기 때문이다
1988년 10월 16일 서울의 한적한 동네의 가정집에서 탈주범 4명이 인질극을 벌였다. 이들의 인질극은 경찰과 극한 대치 끝에 주범인 지강헌이 사살되고, 2명은 자살하는 참극으로 막을 내렸다. 호송중인 범죄인이 탈주하고, 인질극까지 벌인데다 대부분 목숨을 잃는 대형사건이어서 국민들은 충격을 받았다. 그러나 그들의 죽음보다 지강헌의 입을 통해 터져나온 ‘유전무죄, 무전유죄(有錢無罪, 無錢有罪)’라는 피맺힌 외침이 우리사회를 더욱 흔들었다. “돈 있으면 죄도 없고, 돈 없으면 죄가 있다”는 말로 풀이되는 탈주범의 외침은 우리사회가 안고 있는 병폐를 정문일침(頂門一針)하는 것으로 회자됐다. 지강헌 등이 탈주한 원인은 그들에게 내려진 과한 형량이었다. 10~20년씩의 형량을 선고받은 이들은 자신들과 달리 돈있고, 권력있는 자들은 아무리 엄청난 범죄를 저질러도 빠져나가는 사회현상에 좌절했다. 지금까지 대기업 오너들은 소위 ‘국가경제에 기여한 공로와 대기업을 운영해야 할 주체’여서 특혜를 받았던게 사실이다. 그동안 법정에 섰던 대한민국의 그룹총수들은 한결같이 위와 같은 이유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으로 교도소에 가지 않았다. 그런데 지난 주, 기업과 기업주 뿐
돈이 많은 사람은 죄를 지어도 형벌을 면할 수 있음을 비유한 것이다. 옛날 중국에서는 사람이 많은 시장에서 사형을 집행했다. 그것은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범죄의 경각심을 갖게 하는 것으로 보였으나, 중국은 지금도 많은 사람을 모아놓고 총살하는 장면이 매체를 통해 공개되고 있다. 돈이 엄청 많은 ‘범려’라는 자는 그의 둘째 아들이 사람을 죽여 이웃나라에 잡혀있다는 소식을 듣고 “살인죄를 저질렀으니 죽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천금을 가진 부잣집 자식은 저잣거리에서 죽지 않는다고 들었다(殺人而死 職也 然吾聞千金之子不死於市, 살인이사 직야 연오문천금지자불사어시)”고 하며 막내에게 돈을 주며 형을 구하라고 했다. 장남이 자기가 가서 구하겠노라며 힘이 있는 장 씨를 만나 돈을 건네니, 도와줄 테니 집에 가서 기다리라 했다 .허나 장남은 돈을 잘 쓰고 있는지 걱정돼 돌아가지 않고 있는 도중에 사면령이 내려진다는 소문을 듣고 장 씨의 힘으로 된 것도 모르고 그 돈이 아까워 장 씨 주변을 배회했다. 이를 눈치 챈 장 씨가 “돈을 돌려 줄 테니 가져가라”고 하자 장남은 바로 돈을 가져갔고, 이를 괘씸하게 생각한
말복이자 입추가 지나자 거짓말처럼 기온이 내려가 살인적이라고까지 하던 폭염이 한 풀 꺾였다. 요즘은 새벽이면 잠결에 이불자락을 끌어당기게 된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계절은 때가 되면 찾아오고 또 때가 되면 자리를 내어주며 그들끼리의 약속을 지킨다. 우리 사회도 약속으로 이루어지고 피치 못할 사정으로 약속을 어기는 일이 있을지언정 고의로 약속을 어기는 일은 거의 없다. 만약 그런 경우라면 거짓말을 하는 사람이다. 더욱이 한 번 시작된 거짓말은 거짓말을 낳게 되어 결국 거짓말쟁이로 낙인이 찍혀 진실을 말해도 믿어주는 사람이 없게 된다. 얼마 전에 거짓말을 하게 되었다. 물론 시작은 내가 아니었고 더 이상 번져가지는 않아 천만다행이기는 했지만…. 주말 저녁 무렵 군인들 몇이 들어왔다. 주말에는 외출을 끝내고 귀대하기 전에 식사를 하고 들어가는 모습은 종종 보게 되는 일이어서 특이 할 것은 없었는데 일곱 명이 들어와서 다섯 명분 식사를 주문했다. 다들 이것저것 먹고 난 뒤라 배가 부른데 그냥 자면 서운하니까 조금만 먹고 가려고 한다는 말을 주저하면서 작은 소리로 했다. 그런데 일을 하며 돌아보니 식탁에는 일곱 명이 저마다 수저를 놓고 앉아 있고 한 병사
비가 도심지를 말끔하게 청소해준 오후, 한의원에서 물리치료를 받은 필자는 횡단보도를 건너 버스정류장을 지나고 있었다. 비교적 사람들이 많이 왕래하는 길이지만 도심지는 한산했고, 하늘은 여름날의 더위를 물리고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다. 물리치료를 잘 받아서일까? 바람은 뼛속까지 시원하게 해주었다. 기분까지 상쾌해져 미소를 짓고 있을 때, 리어카 위에 옥수수와 붕어빵을 파는 아주머니가 필자의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그 옆에서는 할머니 한 분이 쪼그려 앉아 상추와 오이를 파시고 계셨다. 필자의 어머니는 비가 그친 날이면 논으로 밭으로 달려 나가셨다. 기나긴 여름해가 뉘엿뉘엿 기울어서야 지친 몸을 이끄시고 집으로 돌아오셨다. 할머니의 주름진 얼굴을 보면서 시골에서 농사일로 삭신을 쑤시던 나날을 보내다 세상을 떠나신 어머니의 삶이 잠시 오버랩되었고, 할머니에게서 상추 2천 원 어치를 사고 다시 버스정류장에 서 있었다. 잠시 후, 시선을 돌려보니 할머니는 허수아비처럼 그 자리에서 꼼짝도 하지 않고 상추와 토마토를 놓고 손님을 기다리고 계셨다. 타야만 하는 버스가 지나쳐 갔다. 하지만 필자는 할머니 옆에 있는 벤치에 앉았다. 한 시간이나 되었을까? 가야 할 길의 여정을 놓
세계적 문화와 역사, 예술의 도시로 꼽히는 미국 뉴 멕시코주의 주도(州都) 해발 2천미터 고도의 산타페이시(市)를 지난달 7월 방문했다. 국내 유명 자동차 회사의 SUV자동차 이름으로도 유명세를 타고 있지만 예술인이라면 한번쯤은 꼭 찾고 싶은 400년 역사를 가진 ‘영혼의 도시’라고 불리우는 예술의 도시이다. 팔리고 있는 미술품의 거래액수로 보면 뉴욕, 로스앤젤레스에 이어 세번째 미국의 3대 미술시장으로 꼽힌다는 산타페이. 도시 전체가 인디언 건축 양식의 하나로 화려하지 않고 소박함이 느껴지는 어도비(Adobe) 양식의 건축물로 가득 차 있어 마치도 우리네 토담집 황토빛을 연상케 한다. 역사가 짧은 초라한(?) 미국의 입장에서 보면 그나마도 자존심을 찾을 수 있는 도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포크 아트 아켓(SANTA FE International Folk Art Market) 기간 중이라 볼거리도 많았지만 그중에서도 전 세계 예술인들이 모여 시민의 80% 이상이 예술인이라는 신비한 비율을 가지고 있는 산타페이에서도 일방도로 양쪽에 가득 찬 갤러리에서 자연과 자유를 맘껏 누리며 예술인들이 창작활동을 한다는 캐년 로드(Canyon R
독도에 세계적인 뉴스의 초첨이 맞춰지고 있다. 광복절을 앞두고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방문에 이어 우리 축구대표팀의 독도 세리머니, 일왕의 사과 요구 등 잇따른 독도관련 이슈들이 한반도는 물론이고 동남아를 벗어나 세계적인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경북도는 오는 19일 오전 11시 독도에서 ‘독도수호 표지석’ 제막식을 열 계획을 갖고 있고 갖가지 민간차원의 독도관련 이벤트가 국민적 관심을 모으고 있다. 더욱이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과 일왕에 대한 사과 요구 등으로 격화된 한일 외교갈등이 동북아시아 전체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이 대통령은 독도 방문 이후 연일 대일 강경메시지를 던졌고,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전시 여성인권 문제로 규정하고 일본 정부의 책임있는 조치를 촉구했다. 한일 관계는 급격히 냉각되고 있다. 일본은 자국에서 ‘성역’으로 받아들이는 일왕에 대한 사과 요구를 특히 문제 삼으며 서울과 도쿄의 외교채널을 통해 공식적으로 항의했고 한국과의 통화스와프 협정의 재검토와 정상간 셔틀 외교의 일시 중단 검토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일본 민주당의 일부 각료들은 2009년 정권 출범 이후 견지되던 관행을 깨고 야스쿠니 신사를 전격 참배해 남
경기도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주민이 1년 새 11.6% 증가하며 42만명(전국 140만9천577명)을 돌파했다는 소식이다. 지난 9일 행안부가 발표한 ‘2012년 지방자치단체 외국인주민 현황(2012.1.1)’ 조사결과 드러난 것이다. 현재 경기도 인구가 1천193만7천명이니까 외국인 인구가 42만명이면 3.6% 정도 된다. 또 전국 외국인주민 거주 비율도 30%나 된다. 이는 전국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높은 것이다. 도내 기초자치단체 중에는 안산시에 6만583명이 거주하고 있는데 이는 전국 기초지자체 중에서도 가장 많은 것이다. 또 외국인 주민 중에 근로자 20만9천784명(49.4%), 국제결혼이주자(국제결혼이민자 및 혼인귀화자) 6만1천280명(14.4%), 외국인주민자녀 4만2천365명(10.0%), 외국국적동포 4만1천959명(9.9%) 등으로 밝혀졌다. 국적별로는 조선족을 포함한 중국 출신이 25만1천981명(59%)으로 가장 많았다. 이제 우리나라는 단일민족이 아니라 다민족국가가 돼 가고 있는 것이다. 이는 이른바 ‘코리안 드림’으로 인한 것도 있지만 정부의 다문화정책의 영향이 크다. 그동안 농어촌 지역의 남성 혼인 회피로 인한 저출산과 고령화…
만년에는 이정운과 서로 잘 지냈다 달뜨는 밤이면 서로 모여서 손수 거문고를 격절하게 타기도 하였다. 뜰 앞에는 오동나무 한 그루와 파초 한 떨기가 있어서 맑은 그림자만 너울거려 한 점 진토의 기운이 없었으니 당시의 풍류였다. - 다산 정약용의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2009년/창비 친구란 무슨 존재일까요? 마음의 근심을 나눌 수 있고 적적할 때 불러 시간을 보내고 동문수학을 할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요즘은 개개인이 다 서로 분주하고 공적으로나 사적으로 여기저기서 만나는 얼굴들과 식사를 하고 술을 마시는 일이 빈번하다보니 마음이 있다 해도 먼 곳에 있는 친구를 일부러 청해 만나는 일도 쉽지 않고 그러다보니 친구라는 존재가치도 희미해지는 것 같습니다. 달뜨는 밤 오동나무 넓적한 이파리들의 그늘이 얼룩얼룩 마당을 덮고 파초 한 떨기 한 점 진토의 기운도 없이 그 그림자 또한 너울거려 맑고 고적한 운치를 더할 때 말없이 서로 감정의 높낮이를 어우르며 격절하게 거문고를 타는 두 선비의 풍모가 격조 높게 아름답고 또한 그립습니다. /최기순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