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과 같은 공공장소에서 ‘예수를 믿으라’며 목청을 높이는 사람들이 있다. ‘예수 천당, 불신(不信) 지옥’이라며 ‘오직 예수’를 외친다. 그러나 성경(聖經)의 어디에도 그런 말은 없다. 천당과 지옥은 인간이 해석한 것에 불과하다. 단테의 ‘신곡(神曲)’처럼 말이다. 불교가 ‘깨달음(覺)’의 종교라면, 기독교는 믿음(信)의 종교다. 이어령(77) 초대 문화부장관(이화여대 석좌교수)가 지난해 3월 ‘지성에서 영성으로’라는 신앙고백서를 펴내 화제가 됐다. 이어 11월엔 산문집 ‘어머니를 위한 여섯 가지 은유’와 시집 ‘어느 무신론자의 기도’를 잇달아 펴냈다. 그가 말했다. “종교는 지상천국을 만드는 게 아니에요. 그런데 한국교회는 거꾸로 가고 있어요. 지상천국, 혹은 지상에서 자꾸 뭘 하려고 해요. 복지니 사회봉사니.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너무 세속화돼 있어요. 내가 원하는 종교는 그게 아닙니다.” 서울신학대 유석성 촏장이 개교 100주년을 맞아 한국 개신교에 작심하고 쓴 소리를 했다. 목회자들끼리 주먹질을 하고, 교계의 연합단체는 ‘돈 선거’를 치르고, 정치에 너무 개입하는 등 ‘바람 잘 날 없는’ 개신교계가 걱정이 돼서다. 경제 성장과 더불어 교회도 물
주말이면 수원시민 3만여 명이 찾는 광교산에 ‘반딧불이 화장실’이 있다. 화장실 안에서 은은히 흘러나오는 클래식 선률 속에 차를 마시는 이들도 목격된다. 건립 당시 호화판이라는 비난을 사기도 했던 ‘반딧불이 화장실’은 광교산의 또 다른 명소로 자리 잡았다. 당시 심재덕 수원시장(2009년 1월 작고)은 특성화된 화장실을 화성 주변에 12개를 밀어붙였다. 이제 “화장실은 단순한 배설의 장소가 아니라 문화의 장소로 인식을 달리해야 한다”는 나름대로의 철학을 온갖 비난을 무릅쓰고 추진한 것이다. 당시만 해도 수원시가 세계화장실 문화를 리드하는 ‘화장실 메카 도시’가 될 줄은 아무도 몰랐다. 당시 심 시장은 이에 머물지 않고 수원시 산하 등산 코스와 공원 등 시민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 모두 98개소의 깔끔한 화장실을 더 지었다. 수원이 세계인이 찾는 화장실 전시장이 된 것이다. 지금도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등 화장실 후진국 관계자들이 선진화된 화성주변 화장실을 둘러보며 ‘원더풀’을 연발하고 있다. 故 심 시장은 2002년 한·일 월드컵이 일본과 동시 개최하게 된 상황에서 세계인들에게 ‘수원’이라는 도시를 동시에 각인시킬 수 있는 경쟁력이 무엇일까를 고민을 하다 “가
삐걱 문이 열렸다 태양의 여행이 시작된 것이다 아직 수정되지 못한 안쪽을 기웃거리거나 나무가 있는 먼 곳의 그늘 속을 꿈인 듯 들여다본다 지난 가을 종적을 감췄던 외딴집 뒤꼍 고요 속에 들러선 핑글 현기증도 느끼며 졸음보다 낮은 속도로 봄의 안쪽을 서성인다 꽃은 외로운 날의 지도다 겨우내 잊혔던 침묵이 겨우내 끊어졌던 외출이 성급히 꽃의 지형도를 뒤적거리기 시작한다 햇살이 옮겨 앉는 자리마다 입덧에 걸려든 나무 이 층 산부인과를 넘겨다보며 오후의 나른함을 몇 줌의 수액으로 푸르게 흘려 넣기도 한다 태양이 햇살을 내딛기 시작했다 지하도 입구 김빠진 사이다 같은 미식한 어둠 앞에서 발길을 돌려 신호등이 막 바뀌고 있는 한적한 모퉁이 낡고 허름해진 현수막을 읽다가 공사가 덜 끝난 다리의 난간 속으로 햇살을 밀어 넣기도 한다 태양이 거대한 형틀임을 바람은 알까 나무의 찢긴 상처마다 밀려나오는 새순과 뼈만 남은 가지에서 터지는 꽃의 비명을, 초경을 막 시작한 소녀의 당혹감처럼 꽃은 태양의 낯선 지형이다 시인소개: 1961년 충북 청주출생. 방통대 국어국문학과 졸업. 한국문인협회 회원. 평택문인협회, 시원문학 동인. 경남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2006년). 안견문학상…
최근 뽀로로 캐릭터를 이용해 만든 ‘뽀롱뽀롱 뽀로로’ 기념우표가 발매 9일 만에 전체 400만장의 80%인 320만장이 판매돼 화제다. 지난해 ‘피겨여왕’ 김연아와 빙상영웅 10명의 모습을 담은 2010 벤쿠버 동계올림픽 빙상 세계 제패 기념우표가 9일 동안 550만장의 35%인 192만장이 판매된 것에 비하면 엄청난 것이다. 요즘 아이들 사이에서는 뽀로로가 아이들의 대통령을 뜻하는 ‘뽀통령’, 하느님을 뜻하는 ‘뽀느님’으로까지 불려지고 있다. 인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뽀롱뽀롱 뽀로로’는 귀여운 펭귄의 이미지를 살린 만화 캐릭터다. 만화영화는 사계절 내내 눈과 얼음으로 뒤덮인 한 숲 속 마을에 사는 뽀로로와 친구들이 겪는 좌충우돌 이야기를 다룬다. 뽀로로의 인기는 현재 우리나라를 넘어 전 세계 110여 개국에 수출되고 있으며 국내 작품으로는 처음으로 유럽 공중파 TV에 방영이 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그 인기비결은 무엇일까? 귀엽고 친근한 이미지와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뽀로로가 겪는 좌충우돌 이야기가 웃음과 감동, 희망을 주는 메시지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정치를 보자. 국회로 상징되는 여의도 정치는 국민들에게 큰 불신과 혐오의 대상이 된 지 오래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있는 외규장각 도서가 오는 28일부터 5월 말까지 네 차례에 걸쳐 우리에게로 돌아온다. 1866년 병인양요 당시 프랑스 군대가 강화도 외규장각에서 조선왕실 의궤를 약탈해 간 뒤 무려 145년 만의 귀환이다. 파리를 방문 중인 김영나 국립중앙박물관장 등 외규장각 의궤 협상팀은 16일 프랑스 국립도서관과 외규장각 도서 환수를 위한 약정에 서명함으로써 마침내 고국 땅을 밟게 됐다. 외규장각 도서의 존재가 처음 세상에 알려진 것은 1975년 프랑스국립도서관 사서로 근무하던 박병선 박사를 통해서였다. 이로 인해 반환운동이 일어났고, 1993년 당시 미테랑 프랑스 대통령은 2001년까지 외규장각 도서를 반환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이 같은 약속은 지켜지지 않다가 이명박 대통령과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에서 외규장각 도서 297권을 5년 단위로 갱신이 가능한 대여 형태로 반환하는 데 합의하면서 결실을 보게 됐다. 프랑스가 약탈해간 의궤는 ‘가례도감의궤(嘉禮都監儀軌)’ ‘존숭도감의궤(尊崇都監儀軌)’ ‘장례도감의궤(葬禮都監儀軌)’ ‘천릉천원도감의궤(遷陵遷園都監儀軌)’ ‘친경의궤(親耕儀軌)’ ‘영
항상 긴장감이 도는 휴전선이 인접해 있고 군부대가 집결돼 있으며 교통이 좋지 않은 경기북부지역의 지역경제 사정은 몇몇 지역을 제외하고는 그리 풍족하지 않다. 이곳은 분단 이후 오랜 동안 남북간 접경지역으로서 대결의 공간이자 완충지역으로 존재해왔다. 그동안 지역발전을 위해 제한을 풀어달라는 주민들의 요구가 있을 때마다 정부와 군 당국은 ‘안보’라는 전가의 보도를 앞세웠고 이로 인해 개발제한의 피해가 다른 지역에 비해 심했다. 사실 경기도는 전국에서 가장 산업이 발전하고 살기 좋은 곳이지만 경기북부 접경지역의 경우는 우리나라에서도 대표적인 낙후지역이다. 거기다가 연천, 가평, 동두천 등은 수도권이라는 이유로 중복 규제까지 받고 있다. 따라서 접경지역의 발전을 위한 우리 내부의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부와 국회, 지방자치단체와 민간부문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상호 긴밀히 협력해야 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경기도가 해당 시.군 등과 함께 경기북부지역 관광지를 연계한 상품을 개발해 북부지역 경제 살리기에 나선다고 한다. 도는 지난 17일 오는 5월 5일 개관 예정인 연천 전곡선사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5개 경기북부지역 시장·
이제 관광은 단순한 볼거리를 즐기는 수준에서 벗어나 특정한 테마와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한 문화적 체험관광을 요구하고 있다. 모든 나라가 이를 통해 자국의 관광자원 매력을 한층 더 높이고 있으며, 다양한 대상물을 통한 관광상품화에 더욱더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관광한국 이미지 구축과 더불어 불기 시작한 지자체별 관광객 유치활동은 지방화별 독특한 관광 상품화 창출에 전력을 다해가고 있으며, 나아가 관광인프라 구축에 남다른 열의를 보이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러한 현실 속에 경기도는 동북아 관광의 허브로서 상징성 제고를 위한 테마상품으로 문화콘텐츠 강화, 체험관광개발 및 DMZ주변의 관광활성화로 더 많은 외래 관광객 유치에 정열을 쏟고 있다. 하지만 자연적 자원을 활용한 물리적 관광개발의 제한 및 명품화 된 관광루트화의 어려움으로 인해 갈 길 먼 행보만 지속하고 있으며, 관광상품의 다양화에 대한 전반적 인식과 홍보수단의 한계로 양질의 관광객 유치에도 실패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DMZ의 경우도 각종 규제로 인해 대규모 관광단지 조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넘지 못할 태산준령(泰山峻嶺)은 절대 아니다. 앞으로 관광루트 설정 때 자연과 인공의 조
3월, 어느새 주변에는 한껏 물오른 나무들이 푸름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가까운 천변을 걷다보면 겨우내 움츠려 오지 않을 것 같던 봄이 이미 코 앞에 다가왔음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이제 머지않아 매화가 만발하고 목련은 신부의 순결한 웨딩드레스 자락 같은 잎들로 꽃불을 밝힐 것이다. 강가의 버드나무는 연둣빛으로 물들고 비비추 새싹은 마치 뿔처럼 힘차게 땅위로 솟아 봄이 왔음을 알린다. 이 모든 것들은 자연이 우리에게 어느 날 불쑥 건네는 봄 편지다. 그 봄 편지에 나는 또다시 소녀처럼 설렌다. 며칠 전, 초로의 시인에게서 엽서 한 장을 받았다. 한참이나 어린 내게 그분은 가끔씩 엽서를 보내곤 하셨는데 흰머리를 곱게 틀어 올린 시인에게선 풀냄새 같은 향기가 느껴지곤 했다. 그 분이 보내는 엽서는 언제나 특별했다. 항상 달력이나 잡지에서 오린 여러 가지 그림으로 엽서를 꾸미고 잘 우려낸 차와 같은 몇 줄의 글을 또박또박 써서 보내기 때문이다. 나는 잠시 일손을 멈추고 그 분과의 만남을 떠올렸다. 갓 시인으로 등단한 내게 앞으로 발표할 시들을 정리하라고 꽃 그림이 그려진 노트를 사준 일이며 차를 마시며 함께 나누던 대화, 눈빛들까지…. 아마 흰머리 고운 시인도…
지금 수원시 화성박물관에서는 한.일 세계문화유산 사진전이 열리고 있다. 그 첫날인 지난 10일 개막식에는 무토 마사토시(武藤正敏) 주한 일본 대사가 참석해 ‘새로운 한일관계’를 주제로 인사말을 했다. 그런데 하루 뒤인 11일 오후 일본에서는 지진으로 인한 대참사가 벌어졌다. 그 사람 좋아 보이는 무토 대사가 지진과 쓰나미 발생 이후 초췌한 얼굴로 “세계 여러 나라에서 지원을 제의했지만, 특별히 한국민들의 따뜻한 마음은 영원히 잊을 수 없을 것”이라며 한국민들에게 깊은 감사를 표했다. 일본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인한 쓰나미의 피해가 컸다. 앞으로 희생자가 몇 만 명이 될지 모른다고 한다. 오죽하면 일본으로 인해 평생을 고통과 절망의 나락에 빠져 있는 정신대 할머니들조차 “하늘 아래 다 같은 생명이 아니냐. 날개라도 달려 있으면 날아가 두 손을 마주잡고 위로라도 해 주고 싶다”라고 애도하고 있겠는가. 수원시에 있는 세계문화유산 화성과 화성행궁 앞에도 한국어와 일본어로 ‘아픔을 함께 합니다, 힘내세요 일본!’이란 현수막이 걸렸다. 지진 이후 일본인 관광객들의 한국 방문 발길이 줄어들긴 했지만 이 현수막을 본 일본인들은 자국의 참상과 한국인들의 성원에 눈물을 글썽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