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짝 비튼 ‘일상 오브제’의 재발견 조각가를 만나러 가는 길이 행복한 이유 가운데 하나는 대부분의 작업실이 도시에서 많이 떨어져 있기 때문에 시골길을 한가롭게 달리다보면 자연의 움직임과 변화하는 모습을 가깝게 느낄 수 있어서다. 무엇보다 맑은 공기가 반겨주니 몸과 마음이 싱그러워진다. 강인구 조각가의 작업실도 자연의 향기가 물씬 감도는 경기도 광탄면 기산리의 한적한 시골에 위치해 있다. 작업실 입구에서 강아지 한 마리가 낯선 이를 경계하며 맞는다. 60여 평의 작업실에서는 곳곳에 한창 진행 중인 작업들로 젊은 작가의 활기찬 기운이 느껴진다. 또한 그동안 도록을 통해서만 봤던 작품들이 제각기 한자리씩 차지하고 있다. 강인구 작가의 작품세계 속으로 들어가 보기로 하자. 강 작가의 특징은 사회 속에서 이루어지는 큰 이슈보다는 재료 자체에 집중하는 것이다. 즉 재료나 objet(오브제-기성품) 자체가 지니는 물성이나 형태 혹은 사연 등에 집중하고 있다고 한다. 2002년경부터 시작된 이쑤시개를 이용한 작업은, 어느 날 국밥집에서 식사를 마치고 나서 평상시와는 달리 주의 깊게 관찰하게 된 이쑤시개가 새로운 발견이 되어 강 작가의 또 다른 작업의…
학교체육이 달리지고 있다. 그동안 공부보다는 운동을 우선시하고 성적을 위해서라면 어린 학생들의 합숙과 얼차려도 마다하지 않던 학교 운동부가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각종 폐해와 문제점들을 어떻게 풀어가야 할 지 고민하던 체육인들의 고민이 하나둘씩 풀려가고 있다. 지난 2003년 4월 초등학교 축구부 합숙소 화재 참사 등 특정사안이 발생했을 때만 반짝하던 정책들도 시행착오를 거듭한 끝에 사라졌고 이제는 근본적인 대안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에 따라 학교체육을 ‘공부하는 엘리트 선수’육성이라는 큰 목표 아래 새로운 정책이 큰 발걸음을 시작했다. 교육과학기술부, 문화체육관광부, 대한축구협회가 손을 잡고 시작한 축구의 ‘초·중·고 리그제’가 첫 시도다. 리그제 도입 초기 일부 학부모들과 코치들의 거센 반대가 있었지만 정부의 적극적인 대처와 축구협회의 강한 추진력으로 올해부터 학원축구는 학기 중 전국대회 개최가 완전히 폐지됐고, 지역리그제와 연말 왕중왕전으로 전환하는 ‘초·중·고 리그제’가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교육부, 문체부, 축구협회가 지난해 7개월여 머
한국인 특유의 유전자 중 하나가 바로 연고주의, 학연주의라 할 수 있다. 대한민국 건국 이래 지금까지 학연과 지연을 빼놓고는 정치권이나 공직사회를 구성하기 어려울 정도로 극성을 부리고 있는 것이다. 연고주의에 대한 세상의 인식은 부정적인 것 같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그 대열에 끼어들지 못해 안달을 하고 있다. 누구나 공적인 자리에서는 연고주의를 비판하지만 사적인 자리에서는 학연이나 지연을 통해 정을 느끼고 그들만의 자리를 즐기고 있는 것이다. 밀고 당기며 끌어주고 키워주는 선후배간의 자리는 여타의 경쟁대상자들이 끼어들 틈을 주지 않는다. 어려울 때 제일 먼저 도와주는 것이 바로 동문·동향인들이라고 생각한다. 한국 특유의 연고주의를 일방적으로 비판할 수만은 없는 사유가 된다. 경기도내 시·군 4급 이상 공무원 281명 가운데 절반 수준이 동향이요, 지역 고등학교 졸업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원시의 경우 시장을 비롯한 간부공무원들이 대부분 특정 고등학교 출신으로 구성돼 있다는 것은 온 세상이 다 아는 사실이다. 심지어 공직으로 출세하려면 이 특정 고등학교를 나와야만 한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온 지도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 새삼스런 얘기가 되겠지만…
‘의식도 없는 상태에서 기약도 없는 생명을 연장해야 하는가’라는 오랜 논의가 종지부를 찍게 됐다. 식물인간 상태인 환자의 연명 치료를 중단하고 호흡기를 제거하라는 대법원 판결이 처음 나와 ‘존엄사’가 합법화될 길이 열렸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1일 인공호흡기를 제거해달라며 식물인간 상태에 빠진 김모(77·여)씨 가족이 세브란스 병원 운영자인 연세대학교를 상대로 낸 ‘무의미한 연명치료 장치 제거 등 청구소송’에서 인공호흡기 제거를 명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최근 서울대병원이 말기 암환자가 연명치료의 중단을 원할 경우 법적 절차를 거쳐 허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나온 판결이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 병원의 의료윤리위원회는 ‘말기 암환자의 심폐 소생술 및 연명 치료 여부에 대한 사전의료지시서’를 얼마전 공식 통과시켜 존엄사의 길을 텄다. 연명치료로써 심폐소생술이나 인공호흡기, 또는 혈액투석 치료를 받을지 여부를 본인이 직접 결정하거나 대리인을 통해 선택할 수 있게 한 것이다. 한국사회에서 존엄사 논란이 수면 위에 떠오른 건 극히 최근이다. “환자는 인간으로서의 존엄함을 유지하면서 죽음을 맞이할 권리가 있다”고 천명한 이른바 ‘리스본 선언’이 1981년 당시
서울이 자전거 도시로 바뀔 전망이다. 서울시는 2011년까지 도심 순환도로 24km, 2014년까지 강북 지역을 크게 도는 외곽 순환도로 38km, 두 자전거 순환도로를 이어주는 연계노선 26km를 2016년까지 완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미 2012년까지 설치하기로 한 207km 자전거 전용도로까지 합하면 295km나 된다. 결과는 두고 볼 일이지만 파격적인 아이디어 임에 틀림없다. 경남 창원에 이어 수원 등 중소도시도 자전거 전용도로 설치 계획을 추진 중이어서 짧게는 1~2년, 길게는 4~5년 후면 우리나라의 도시 풍경이 달라질 전망이다. 자전거 도시 만들기는 유럽에서 이미 성공한 사례가 있기 때문에 우리로서도 도전해 볼만한 과제다. 일본에서는 유아와 어머니가 함께 타는 3인승 자전거가 늘어나고 있다. 일본 경찰은 지금까지 6세 미만 유아 2인을 태우는 3인승 자전거 운행을 금지해 왔다. 그러나 모녀의 이동수단으로 3인승 자전거 이용자가 많아지자 충분한 안전책을 강구한 자전거에 한해 이용을 인정하기로 방침을 바꾸었다. 경찰청의 방침이 바뀌자 자전거 메이커 회사들이 발빠르게 기준에 맞는 시작품을 내놓기 시작했는데 타입은 2륜차, 보조석이 달린 3륜차 등…
굴포천이 요즘 자주 언론에 뜬다. 주로 경인운하와 관련된 내용이거나 오염하천에서 생태하천으로 변모했다는 얘기들이다. 굴포천은 인천시 부평구 철마산 서쪽 계곡에서 발원하여 부평구청과 삼산 단지와 부천 상동 북단을 돌아 김포시 전호리에서 한강에 합류되는 21km 길이의 그리 크지 않은 하천이다. 굴포천 유역에는 인천시와 경기도의 일부 지역이 포함되어 200여만명의 인구가 살고 있다. 그러나 상습 침수지역으로 수해를 자주 입었고 오염이 심한 하천이기도 했다.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굴포천을 복개하지 않고 생태하천으로 복원시키는 시민운동을 2000년부터 전개했고, 그 결과 굴포천과 갈산천, 청천천을 포함하여 6.08km 구간을 자연형 하천으로 복원하기 위한 하천토목공사를 실시해 작년 11월에 준공하었다. 준공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치어들이 헤엄치고 흰뺨검둥오리 등 겨울철새가 수백마리 떼지어 날아들었다. 그러나 그 뒷면에는 여러 문제점이 숨겨져 있어 매우 안타까운 실정이다. 굴포천은 긴 기간을 두고 설계를 했지만 현재 여러 문제가 발생하며 부실할 설계였음이 확인되었다. 청천천 구간에는 생활오수를 하수종말처리장으로 유입하는 차집관이 매설되지 않았기 때문에 착공한 후
예전 우연한 기회로 아시아권의 모 도시를 방문했을 때 도심 주변 관광지까지 시원하게 뚫린 도로를 보고 가이드에게 “언제 생긴 도로냐”고 물은 적이 있다. 이때 가이드는 최근에 개통된 도로라는 답변과 함께 “불과 10km 내외의 도심 도로를 건설하는데 무려 5년이라는 기간이 걸렸다”고 덧붙였다. 문제의 8차선 도로는 중장비를 동원하는 대신 값 싼 노동력을 이용, 실업자 구제라는 명분과 함께 대부분 인력으로 건설됐다는 설명이다. ‘그럴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은 잠시, ‘과연 이 방법이 최선인가’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최근 국내에서도 상황은 다르지만 비슷한 고민을 하게 하는 정부 정책이 활발히 추진중이다. 정부와 자치단체가 저소득층에 25만개의 일자리를 제공하겠다며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희망근로 프로젝트’ 사업이다. 물론 희망근로는 지난 98년 외환위기 이후 대량실업 사태를 극복하기 위해 실직자 중심으로 운영된 ‘공공근로’와는 다르다. 희망근로는 차상위 이하 소득이면서도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로 대상을 한정함으로써 특정 계층
얼마 전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법무부와 대한변호사협회 주관 하에 흥미로운 준법교육이 실시됐다. 일일 교사로 나선 변호사는 간단한 질문을 던져 학생들의 다양한 답변을 끌어내는 식으로 수업을 진행했고 이날 수업은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춘 법질서 교육이란 점에서 관심을 끌었다. 일일 교사의 “법이 없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라는 질문에 한 학생은 “모든 사람이 계속해서 싸우게 될 꺼예요”라고 대답했다. 어린이다운 표현이지만 핵심을 찌른 답변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법질서를 생활화하는 습관을 길러주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일생에 필요한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다 배운다는 말도 있듯이 유치원에 들어가기 전 걸음마 단계부터 준법 교육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점을 일깨워주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이런 기회들이 많아져야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 준법정신을 실천할 수 있는 민주시민으로 생활할 수 있을 것이다. 법은 사회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규범이다. 법을 지키지 않는 사람이 많은 사회는 힘이 지배하는 정글의 법칙이 적용될 수밖에 없다. 내 자유와 권리가 중요한 만큼 남의 것도 중요하고, 내 생명과 재산이 귀중한 만큼 남의 것도 소중하다. 경제수치나 과학기술의 발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