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나는 ‘트럭 기사, 동료 동원 고의 사고’라는 제목의 교통사고 기사를 본 적이 있다. 그 기사 내용은 경남 김해시 한림면의 한 국도상에서 자신이 운전하는 트럭 앞을 끼어든 승용차를 막아 달라고 무전으로 부탁한 뒤 차선을 변경하면서 추월을 막다가 승용차의 차량 후미 쪽을 들이받으며 사고가 난 것이다. 무전으로 부탁한 트럭운전자는 ‘승용차가 갑자기 끼어들어 화가 났고 세워서 항의 하려했다’고 말했고, 승용차 운전자는 ‘정상적인 차선 변경이었고 앞차가 감속하는 바람에 브레이크를 밟았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오르막길이라서 충돌 당시 차량속도가 시속 30~40km였기에 승용차 운전자의 부상은 허리, 목 등 전치 2주 진단으로 큰 부상은 아니었다. 우리나라는 나라별 인구 1천명당 차량 보유대수가 376대로 세계에서 44위이며 2.5명에 1대가량 된다. 그러다 보니 좁은 도로로 나오는 차량들이 늘어나고, 특히 출퇴근길에는 도로가 주차장을 방불케 한다. 독자도 운전을 하는 입장에서 운전하다보면 깜짝 놀랄 때도 있고 화가 날 때도 있다. 그래서 사람들이 간혹 ‘저 사람은 운
“청렴은 수령의 본무이며 모든 선의 원천이며 덕의 근본이니, 청렴하지 않고 능히 수령 노릇할 수 있는 자는 없을 것.” - 정약용의 목민심서 중 - 이처럼 다산 정약용은 목민심서에서 무엇이 지휘관의 윤리인지를 반문하게 한다. 오랜 기간 지휘관으로 국민권익위원회, 경기도, 소방본부 등 몇 년 전부터 공직에 불어온 ‘청렴’은 조선시대 공직자이자 학자인 정약용의 목민심서에서 청렴이야말로 공직자의 처음이자 마지막 덕목으로 보아왔다. 하지만, 지휘관인 본인 스스로도 청렴해야 할 대상은 자신이 아닌 현장대원들 속에서 일어나고 있어 본인과는 무관한 단어로 착각하며 살아가고 있지는 않나 생각해 본다. 목민심서 중 부임편은 “백성들을 보살펴야 하는 직책인 동시에 모든 면에서 모범이 돼야 하는 자리이며, 아랫사람들이 자신 모르게 백성을 괴롭히는 일이 없도록 단속해야 한다”라고 말하고 있다. 2013년 7월쯤 수원소방서장으로 부임하면서 처음으로 한 것이 바로 부서를 방문하면서 깨끗하고 스마트한 청렴119실현을 위해 처음 임용된 새내기 소방대원에 대하여 전통의 환영식인 세족식을 지휘관인 본인이 직접 세족하는 장을 마
연초에 올 한해의 소원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대부분 가족의 건강을 첫째로 꼽는다. 배고픔의 시대가 지나고, 이제는 건강이 우선인 시대이다 보니 몸에 좋다는 보양식과 약재가 정말로 잘 팔리는 시대가 되었다. 언론매체도 하루가 멀다 하고 몸에 좋다는 음식과 약재들을 광고로 쏟아내고 있다. 헛개나무가 좋다는 열풍이 지나가고 나면, 오가피가 좋다거나 오미자, 복분자, 양파즙, 장뇌삼 등이 그렇다. 개똥쑥이 좋다고 하니 온 산 천하에 씨가 마를 정도이니, 어떤 먹거리를 선택해야 할지 혼란스럽기만 한 세상 속에 살고 있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듯이 몸에 좋다고만 하면 가격이던, 혐오식품이던 가리지 않는 사람들을 보면 지나치다는 생각은 비단 나뿐만은 아닐 것이다. 그런데, 몸에 가장 해롭다는 담배를 악착같이 피우는 것은 분명 부조화일 것이다. 담배가 얼마나 해로운가는 그저 막연하게 알고 있었다. 그런데 최근 언론보도에서 서울삼성병원 박근칠 교수의 연구결과 발표 내용은 흡연으로 건강유전자가 돌연변이로 변화하여 영원히 회복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폐암 중 편평상피세포암이 흡연자에게만 발생하므로 하루 빨리 담배를 끊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했다. 흡연자는
재구성되는 저녁 /이정란 기다렸다는 듯 새들이 공기 알갱이 속에서 새어 나와 날개를 찾아 단다 부스러진 햇살 조각들은 일찍 문 닫은 갤러리 유리문 앞에서 없는 귓바퀴를 만지고 있다 나는 직립을 버리고 그림자를 뒤적인다, 달의 생각이 명료해질 때까지 방금 뒤집힌 모래시계 안에서 사막이 깊어지고 있다 사막은 이 저녁에 닿기 위해 건너야 했던 나와 당신 그 속으로 손을 찔러 넣으면 따뜻하고 말랑한 심장이 만져진다 -이정란 시집 ‘눈사람 라라’ / 천년의 시작 직립보행을 시작하면서부터 인간은 바쁘고 불안한 시간을 갖게 되었는지 모른다. 어스름과 함께 시작되는 저녁은 직립을 버리는 시간이다. 햇빛 아래 고단했던 직립의 몸들을 수평으로 누이는 저녁은 느리고 차분하게 온다. 종일 따라 다닌 자신의 그림자 속에 파묻히는 느낌으로, 바쁜 하루를 되짚어가는 반추의 시간으로 저녁은 우리를 안내한다. 이 명료한 저녁에 닿기 위해 나와 당신이라는 지리멸렬한 사막을 건너왔다. 직립을 버리면 아직 따뜻하고 말랑한 자신의 심장이 만져진다. /이미산 시인
“통일은 대박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통일 의지에 대해 국민들은 설레는 마음으로 기뻐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통일준비위원회 위원장을 맡으면서 3월28일 동독에 있는 드레스덴 공대에서 유연하게 남북 협력 통합 통일 방안을 선포함으로써 자유민주주의 평화통일 추진을 구체화 하고 있다. 세계의 유일한 분단국인 한반도 통일은 역사적 흐름에 따라 필연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대업이다. 북한 헌법 25조에 “국가는 모든 근로자들에게 먹고 입고 쓰고 살 수 있는 온갖 조건을 마련하여 준다”고 명시하고 있지만 주민들은 공포 분위기와 굶주림 속에서 허덕이고 있다. 천부인권(天賦人權)마저 짓밟고 있는 생지옥 같은 공포의 삶이라 생각을 하니 같은 민족으로서 안타까움을 금할 길이 없다. 분단 70년, 휴전 협정 후 60년을 넘고 있다. 너무 긴 날을 긴장 속에 살았다. 이제 지루한 대결 구도를 벗어나 남북한 대통합의 자유민주주의 통일 정부를 수립할 필요성과 중요성 시급성으로 다가왔다. 또 자유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 암흑의 세상 북한에 자유와 평화의 참 빛을 밝혀주어야 한다. 박 대통령의 독일에서의 연설은 동서독 통일을 모델로 남북교류 협력으
3월의 마지막 길목에서 사계절 변화하는 만물의 일상을 느끼며 우리가 삶에 희망과 행운을 가질 수 있도록 떠받쳐 주는 힘은 무엇일지 생각해 본다. 그 한 축에 4년 전 서해 백령도 앞바다에서 우리의 자유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 조국 수호의 임무를 수행하다가 북한의 폭침으로 전사한 천안함 46용사의 고귀한 희생도 포함되어 있음을 깨닫게 된다. “우리는 해군이다. 바다의 방패. 죽어도 또 죽어도 겨레와 나라, 바다를 지켜야만 강토가 있고 강토가 있는 곳에 조국이 있다. 우리는 해군이다. 바다가 고향. 가슴 속 끓는 피를 고이 바치자.” 그들이 목청 높여 불렀던 ‘해군가’와 같이 이제 천안함 46용사는 겨레와 나라의 수호신이 되었다. 그리고 우리는 오늘도 그 희생 위에서 정의와 자유, 평화를 향한 일상의 행복을 추구하고 있다. 누구라서 살아서 꿈을 펼쳐 보고 싶지 않겠나. 오직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의무와 책임을 다하다가 산화한 그들의 잃어버린 꿈, 우리는 얼마나 기억하고 계승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지 자문해 본다. 살아서 펼쳤을 개인의 꿈은 이제 실현될 수 없을지라도 부모와 형제자매, 가족과 이웃, 친구와 지인
우리나라 국민의 평균 수명이 80세를 넘어서고 있다. 이제는 얼마나 오래 사느냐보다는 여생을 얼마나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느냐가 더 중요해졌다. 국가차원에서도 복지가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복지가 확대되면 사회복지사의 역할이 증대하는 것은 필연적이다. 하지만 병원에서 일하다 보면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많은 환자들이 제때 치료를 못 받고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면 안타까울 때가 많다. 각 지역의 복지기관에서 사회복지사들이 열심히 활동하고 있지만, 아직도 우리나라에서 사회복지사의 수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병원 내 의료진들은 환자들의 완쾌를 위해 최신의 의료기술을 제공한다. 기획실장으로서 본인은 병원의 의료사회복지사라고 할 수 있다. 병원의 환자들을 포함한 인천 지역의 소외계층을 위해 다양한 행사를 기획하고, 추진하는 것이 본인의 역할이다. 참다운 복지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병원도 변화해야 한다. 병원을 나선 뒤에도 환자들이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관리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내가 소속된 바로병원에서는 바로나눔운동사업을 통해 지역 취약소외계층 및 고령층에게 무료 건강검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소외계층 및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인공관절수술을 무료로 해
법 없이도 살 사람은 법적인 다툼이나 제재를 받을 일을 전혀 하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에 대한 착하다는 의미이지만 예의와 도덕이 없는 사람에게 법이 없는 상태는 무법천지인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통일적으로 규율되고 혼란 없이 순조롭게 이루어지게 하는 법과 질서가 없다면 정의를 실현할 수도 없다. 공자는 “나도 누구 못지 아니하게 소송을 처리할 줄 알지만 나는 소송이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하여 가르친다”고 읊었고, 목민심서에는 범죄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하여 법을 시행한다는 구절이 있다. 법(法)은 국가와 공공기관에서 제정한 강제적인 모든 규범으로, 우리 사회에서는 경찰이나 사법과 같은 국가권력에 의해 실질화 되어 있다. 우리 사회에서 청소년의 일탈행위나 불의를 보면 바로잡던 시절이 있었다. 최근에 현역 프로 농구선수가 놀이터에서 담배를 피우던 중·고등학생들을 훈계하다 경찰에 통고처분을 받았다. 마음이 아팠다. 필자도 20여년 전 서초동 길거리에서 줄담배를 피우는 고등학생 4명에게 훈계를 결심했는데 그들을 부르던 몇 초 동안 “그냥 모른 척 지나갈까” 하는 망설임이 교차했다. 그 후 “착해진 눈빛
얼마 전 방영된 모 공중파 방송의 군(軍) 관련 기획프로그램은 충격을 떠나 분노를 자아내게 했다. 방송내용인즉, 훈련 중 입은 상처로 고통을 호소하는 군 훈련병의 병을 제때 고쳐주기는커녕 방치함으로써 고질적인 통증환자가 돼버렸다는 사연이며, 암에 걸린 군인환자에 대해 초기 대처를 제대로 하지 못해 치료가 늦어지면서 회생불능 상태가 되었다는 안타까운 이야기였다. 그러나 방송은 사실들을 호도한 것이 아닌가 하는 불쾌한 느낌이 든다. 군이 사건 은폐를 위해 사고를 목격한 사병들에게 장교가 허위 진술을 강요하였고, 궁극에는 이 사병이 제대 후 양심선언 하는 내용으로 마무리하면서 ‘이같이 무능하고 범죄집단화(?)된 군대에 귀한 자식을 보낼 수 있겠느냐’라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군 생활 중 가급적 사고 없이 지내다 제대를 하는 것이 군인 당사자나 부모의 바람이겠지만, 뜻하지 않은 불의의 사고로 상처를 입거나 부지불식간에 목숨까지 잃는 사고로 국민 모두의 가슴을 쓸어내리게 하는 경우가 종종 일어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대한민국 군대 전체가 범죄집단같이 포장이 되고 무능한 조직으로 추락시키는 보도행위는 지양해야 한다. 우리가 주어진 직장에서 평
예부터 우리나라에는 삼척동자도 믿지 않는 뻔한 거짓말이 세 가지 있다고 한다. 첫째는 장성한 처녀가 죽어도 시집을 안 간다는 호언이고, 둘째는 포물전의 왕서방이 믿지고 판다는 너스레이며, 셋째는 뒷방 노인네가 속절없이 되뇌는 늙으면 죽어야지 하는 말이 그것이다. 조선시대 재상 한명회의 사위이자 96세까지 장수한 것으로 유명한 민대생 대감의 일화 중에는 수백우백(壽百又百), 다시 말해 백 살을 산 사람도 또 백년을 살고 싶어 한다는 재미있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작년 기준 우리나라 총인구에서 65세 이상의 고령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12.2%로 이미 고령사회에 접어들고 있으며, 100살이 넘은 사람만 해도 벌써 1만4천명을 넘어섰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60살만 살아도 환갑(還甲)잔치를 열어 장수를 축하하고, 70살까지 사는 사람은 예부터 보기 드무니 고희(古稀)라는 말은 그야말로 당나라 시대의 한시에나 나오는 옛말이 되었다. 건강하게 장수한다는 것은 분명 축복받을 일이며, 누구나 바라는 소망일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축복과 소망은 어느 정도 안정적 노후생활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을 때 가능한 이야기이며, 만일 그렇지 못하다면 점점 길어져 가는 노후생활은 오히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