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조 태종 때부터 왕실의 배필을 정할 때 ‘간택령’이란 법으로 다스렸다. 왕과 내명부를 책임져야할 후덕한 규수를 선하기 위한 제도로 그 절차는 당연히 힘들고 까다롭다. 우선 간택 기간 동안에는 국모가 될 나이 어린 사대부집 좋은 규수를 구하기 위해 나라에 금혼령을 내린다. 그리고 자격 요건의 검증, 택일을 거쳐 최종 간택이 되면 별궁에서 궁궐법도를 다시 배우고 익힌다. 이후 가례를 행하고 종묘의 조상에게 고한 다음, 중국 황제의 고명을 받고 마지막으로 책봉 의식을 거행한 후에야 비로소 국모로 대접했다. 은밀히 따져 구중궁궐은 제3세계란 말이다. 그런가 하면 가야국의 시조인 김수로왕의 비 허황옥(許黃玉)은 본래 인도 아유타국의 공주로 그녀는 배를 타고 가야에 와서 왕비가 되었다고 한다. 그녀와 수로왕은 스스로 하늘이 명한 배필을 찾아 인도소녀는 보트 피플이 되었고 수로왕도 김해 앞바다 나룻가에 친히 나가 소녀를 맞이하여 행궁을 차렸다는 얘기다. 이는 우리 나라 귀화여성의 시초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일본 최초 여왕인 비미호도 허왕비가 낳은 딸을 보낸 것이라니 굳이 유럽왕실의 크고 작은 역사를 들추지 않아도 국경을 넘나든 혼담은 고대로부
공직자가 주민들을 위해 무엇인가를 한다는 것은 당연지사라 하겠지만 쉬운 일만은 아닐 것이다. 자기 업무에 쫓기다보면 알면서도 못하고 귀찮아서도 못할 일이다. 그래서인지 주민들을 위해 나름대로 애쓰고 있는 가평군 청평면사무소 직원들이 유난히 돋보인다. 이훈구 면장을 비롯해 25명의 직원들은 추석을 앞두고 다문화가정 23세대를 초청해 명절 차례음식 및 차례상 차리기, 절하는 방법 등을 체험케 했다. 또 주민자치위원, 새마을지도자, 군장병, 주민 등 900여명이 하나가 돼 시가지와 마을입구 등을 말끔히 정비해 고향을 찾는 주민들이 쾌적한 환경속에서 추석 연휴를 즐거운 마음으로 보낼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청평면사무소는 문화회관에 공부방을 마련해 지역내 초등학생과 중학생 등 30여명을 대상으로 주 4회 공부방을 운영하고 있다. 강사는 국군청평병원에 자원봉사로 나선 장병들이 학생들을 무료로 지도하고 있어 주민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뿐만 아니라 민원인들의 불편을 헤아려 면사무소 출입구에 대여용 우산을 비치, 갑작스럽게 비가 올 경우 우산을 무료 대여하고 있으며, 리 단위에서 찾아온 민원인을 승용차로 바래다주는 등 친절한 챙정기관으로 거듭나고 있다. 불우이웃돕기에는
6·25 전쟁의 끝은 그야말로 폐허의 끝. 더 이상·이하도 없는 끝장. 완전 그것이었다. 휴전 직 후 당시 미군 사령관이었던 클라크 중장은 이임사에서 이렇게 말했다. “한국은 없다. 한국은 신석기시대 이전으로 돌아갔다.” 전쟁의 끝이 얼마나 처참했으면 아무런 문명이 없는 신석기 원시시대로 돌아갔다고 한탄 했을까? 그로부터 50년이다. 전쟁의 폐허 속에서도 기적은 있었다. 반 동강난 불모의 땅 대한민국의 기적은 정확히 30년 뒤에 나타난다. 세계인들이 또 한 번 놀란다. 그것이 대한민국 저력이었다. 그만큼 무서운 것이 전쟁이었다. 그 재앙이 두려운 것이다. 어떻게든 전쟁은 막아야 하고 ‘퍼주기’가 되었건 ‘보듬기’가 되었건 대북지원은 그래서 당당하고 떳떳한 명분을 갖게 되는 것이다. 김정일 위원장의 와병설이 국내외 정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어느 나라건 국가권력의 급작스런 변화는 관심거리가 되기 마련이다. 그러나 북한의 경우 그것과는 또 다른 의미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9.9절 행사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고 이번 추석에도 그 모습을 볼 수 없었다고 입방아가 여간 요란한 게…
오는 21일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세계 치매의 날’이다. 예전에는 치매가 발병하면 노인에게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노화현상 정도로 여겼다. 그러나 의학의 발달로 많은 연구가 이뤄지면서 이제는 치매가 뇌질환이란 인식이 명확해졌다. 이를테면 알츠하이머병의 경우 21번 염색체에 있는 아밀로이드 유전자 이상으로, 조기에 발생하는 유전성 치매는 14번과 1번 염색체 이상으로 발병한다는 것이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문제는 아직까지 치매를 완벽하게 치료할 수 있는 약물이나 치료법이 없다는 점이다. 따라서 치매 치료는 완치보다 현상 유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또한 장기간의 병수발에 따른 가족의 정신적, 경제적 고통으로 치매는 환자뿐만 아니라 그 가족들까지 절망에 빠뜨리는 ‘가족병’으로 인식되고 있다. 최근 노인성 치매환자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이로 인한 환자와 가족들의 정신적 고통은 물론 경제적 부담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70세 이상 노인 치매환자 추이를 보면 2001년에는 1천명당 10.7명에서 2006년 27.8명으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또한 최근 6년간 노인성 치매로 의료기관을 찾아 진료를 받은 65세 이상 환자는 2002년 4만7747명에
오랜 산고 끝에 로스쿨 본인가 대학과 총 정원이 최종 확정되었다. 2009년 로스쿨 법학적성시험(LEET)도 얼마 전 무사히 치러졌다. 이젠 우리나라도 미국과 일본처럼 저 유명한 소크라테스식 강의법으로 가르치는 로스쿨에서 미래의 법률전문가들을 길러내는 역사적인 시점에 성큼 다가선 것이다. 새로운 법조인 양성시스템에 거는 국민의 기대가 한편으로는 자못 크리라 생각된다. 법대 교수인 필자에게 많은 사람들이 질문을 한다. 도대체 왜 로스쿨을 해야하는 것이냐고. 그러면 응당 이렇게 답변한다. 변호사 수를 늘려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질 좋은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라고. 질문이 뒤따른다. 변호사 수를 늘리기 위해서라면 현행 사법시험합격자 수를 늘리면 되지 않겠느냐고. 이쯤 되면 필자도 곤혹스러워지기 시작한다. 더 이상 마땅히 설득력 있는 이유가 생각나지 않는다. 로스쿨은 처음 논의가 되기 시작할 때부터 그 타당성에 여러 의문점이 제기되고 있었다. 영미법계 국가인 미국과 달리 대륙법체계가 대부분인 우리나라의 법체계에 부적합하다든지, 과연 로스쿨 3년 동안 법조실무에 필요충분한 지식을 습득할 수 있겠는가, 그리고 비싼 로스쿨 등록금으로 인해 귀족스쿨이 되는 것은 아닌
친절은 모든 사람들의 기본이다. 그러나 진정한 마음으로 실천해야 만족을 얻어 상대방이 감동을 느끼는 것 같다. 얼마 전 경찰서 민원실로 할머니 한 분이 찾아오셨다. 길을 잃었다고 하시며 마른 침을 삼키시는데 몹시 힘에 겨워 보였다. 할머니를 부축해서 의자에 앉게 해드리고 물 한잔 건네 드리며 맞은편에 자리를 잡고 성함은 어떻게 되시는지 여쭈었다. 한 모금 목을 축인 할머님은 이름과 나이 사는 곳이 군포라고 힘들지만 다행히 또박또박 말씀을 해 주신다. 전산망을 두드려 주소를 조회하고 할머니를 댁까지 모셔다 드리기 위해 지구대에 연락해 순찰차를 요청했다. 차에 오르기 전 할머니는 민원실 경찰관의 손을 잡고 고맙다는 말씀을 잊지 않으셨다. 민원실에 있다 보면 하루에도 두 세 번 길을 잃거나 묻기 위해 또는 자식을 잃어버린 부모가 헐레벌떡 들어와 민원실을 뒤집어 놓기도 하고 어린이들이 지갑을 주웠다며 친구끼리 삼삼오오 찾아오기도 한다. ‘민중의 지팡이’라는 우리 경찰로 인해 마음 놓고 하루하루를 보내는 다른 이들의 편안함이 있다면 그 속에서 알지 못하는 행복을 느끼기도 한다. 초등학교 다니는 아들 녀석에게 묻는다. “경찰이 친절하니?” “응, 모르는 길도 알려주잖아
나이들어 갈라서는 황혼이혼이 사회문제화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결혼생활 20년 이상 부부의 이혼을 숙년이혼(熟年離婚)이라고 한다. 1975년 6810건이던 숙년이혼이 2004년에 4만1958건으로 6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혼은 아내 쪽 요청이 압도적인데 그것도 남편이 퇴직을 하고 퇴직금을 받을 전후에 집중됐다. 이 시기야말로 위자료와 재산분할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이변이 생겼다고 한다. 2003년 28만3000건이던 이혼이 2004년에 27만건으로 감소했는데 숙년이혼도 동반 감소했다는 것이다. 이유는 2004년에 도입된 ‘연금분할제도’ 탓이다. 지금까지는 월급쟁이 아내는 제3호 피보험자로 보험료를 부담하지 않는 대신 얼마되지 않는 기초연금만 받았다. 남편의 수입에는 아내의 기여분도 있는데 이혼하고 나면 남편의 후생연금은 몽땅 남편 몫이 되고 말았다. 때문에 전업주부들은 이혼하고 싶어도 하지 못했다. 그런데 남편 연금의 절반을 아내에게 주기로 한 것이 연금 개혁이었다. 연금 개혁은 2단계로 실시되었다. 2007년 4월, 배우자의 동의나 재판소 결정이 있으면 이혼 때 후생연금의 수급권을 인정받게 되고, 올 4월부터는 합의가 없어도 자동으로 절반을 받게
성남시가 행정의 원활한 수행 차원에서 추진했던 분당구 분구작업이 1년여 만에 무산됐다. 지난해 10월 판교 입주민들의 판교구 명칭 주장과 8만여 주민 증가로 분당구 비대화에 대처해 가기 위한 방책인 분구작업이 1년여간 주민, 시의회, 시간 숱한 우여곡절을 보인 끝에 불발로 막을 내렸다. 판교 입주자와 분당구민들의 최대 현안으로 대두된 지난 1년여간 시는 다양한 방안을 강구했으나 양 주민간의 첨예한 이해 관계를 삭히지 못하는 모양새를 보였다. 분구 현안이 없던 일로 끝날 지를 예견한 시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양쪽 주민들의 이기심으로 내비친 첨예한 이견은 결국 무산의 결과를 낳고 말았다. 판교신도시의 명성을 이어가야한다며 판교구 명칭 사수에 나선 판교 입주민과 하늘 아래 분당의 위상에 흠집을 낼 수 없다며 판교구로의 분구를 추진할 경우 시장 소환 등에 나서겠다는 분당주민간의 갈등은 처절했고 이들 속에서 분구를 성사해내야 하는 시는 묘안 찾기에 나섰으나 허사였다. 시는 당초 연구용역 결과와 초기 판교 입주민들의 성명 등을 통한 강한 요구에 내심 분당구-판교구로 정해 추진하는 분위기를 내오다 기존 분당구 주민들이 분당구-판교구 안에 대해 박힌 돌을 빼낼 수 없다
바야흐로 축제의 계절이 시작되었다. 세계국립극장 페스티벌이 개막한 이래 서울국제공연예술제, 시댄스 그리고 과천한마당축제 등 평소 보기 어려운 세계의 명품공연들이 한꺼번에 한국으로 몰려오고 있다. 그리고 안산에서는 일본 최고 연출가 중의 하나인 스즈키 타다시가 한국배우들과 함께 만든 엘렉트라가 10월 초 막을 올릴 예정으로 도야마현 토가에서 연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모두 기대되는 공연들이기에 연극 매니아들은 안방에서 좋은 공연을 골라보는 호사를 누릴 수 있게 되었다. 스즈키 타다시는 40여년 전 와세다소극장을 창단한 이래 1976년 당시 일본에서 가장 교통이 불편한 시골마을 토가에 둥지를 틀고 소극장을 짓고 1983년 일본 최초로 국제연극페스티벌을 개최하여 현재 인구 600여명의 산촌을 세계적으로 유명한 마을로 만들었다. 그는 스즈키 메소드라는 연기론으로 연극인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고 줄리아드에서 강의를 하고 캠브릿지에서 동양인 최초로 그의 연출세계를 조명하는 도서를 출판하고, 유럽 및 러시아 등지의 연극인들과의 합작공연을 꾸준히 계속해오고 있다. 이번 스즈키의 한국 공연은 한국 배우들에게 말로만 듣던 스즈키 메소드를 체험케 하고 싶고 또 지방 공연장이 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