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안에 백신이 나오더라도 코로나 사태 이전으로 돌아가려면 내년 말이나 돼야 가능하다.” 미국의 전염병 최고 권위자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보건원(NIH) 산하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장이 최근 언론사(MSNBC)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이다. 백신이 연말을 전후해서 나올 것으로 확신한다는 파우치 소장이 이처럼 우울한 전망을 내놓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백신이 올해안에 나온다고 해도 세계 인구(약78억명)의 상당수가 백신을 접종해야 전염을 막고 보호받을 수 있는데, 그러려면 물리적으로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뜻이다. 1957년 10월4일 구소련은 최초로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쏘아 올리면서 우주전쟁에 불을 댕겼다. 지금 세계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중국 러시아 등 거의 모든 나라들이 백신전쟁에 뛰어들었다. 전 인류의 문제지만 각 나라들은 WHO(세계보건기구) 등을 통한 국제공조를 외면한 채 우주전쟁을 하듯 각자도생의 길을 택하고 있다. 이른바 ‘백신 민족주의’다. 미국의 경우는 이미 모더나, 화이자 등 제약회사에 자금 지원을 하고 앞으로 나올 백신을 입도선매하려 하고 있다. 얼마 전 프랑스 기반의 글로벌 제약사인 사노피가 “백신이 개발되면 가장 먼저…
1950년 9월 15일 06시30분에 실시한 인천상륙작전 계획과 결과 및 의미를 상기해본다. 이 해 6·25일 북한군의 남친 이후 낙동강 전선에서 위기를 넘긴 유엔군은 적을 일거에 포위 격멸할 목표하에 인천상륙작전을 진행하면서 대반격작전을 전개함으로써 전쟁의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되었다. 상륙작전계획은 1950년 7월 초 맥아더 장군이 그의 참모장 알몬드에게 “서울의 적 병참선 중심부를 타격하기 위한 상륙작전 계획을 고려하고 상륙지점을 연구하라”는 지시와 더불어 시작됐다. 맥아더 장군의 구상은 북한군의 전진이 계속되어 병참선이 신장될 것을 예견하고 아군을 적의 후방 깊숙이 침공시켜 병참선을 차단하고 낙동강 방어선에서 반격부대와 연결작전을 전개하여 적을 일격에 섬멸한다는 것이었다. 이 계획은 맥아더의 작전참모부장 라이트 준장이 이끄는 합동 전략기획단에 의해 연구되었으며 ‘크로마이트’라는 작전 명칭 아래 인천이 상륙지로 결정됐다. 미 합참은 상륙계획 자체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동의하였으나, 상륙지역을 인천으로 결정한 것에 대해서는 완강히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주로 미 육군참모총장 콜린스 대장, 해군참모총장 셔먼 대장, 그리고 미 해병대의 대표는 초기단계에서부터 반대
같아서 좋은 것이 있고 비슷해서 싫은 것이 있다. 같은 옷을 입은 친구를 만나면 유니폼 같아서 기분이 좋은 경우가 있고 교복 같아서 싫은 상황도 있다. 모처럼 옷 한 벌 마련했는데 백화점 현관에서 같거나 비슷한 옷을 입은 사람을 만나면 덜컥 화가 날 수 있다. 왜 저 사람이 거기에서 나와! 옷가게에서 방금 구매한 디자인, 색상, 분위기가 비슷한 옷을 입은 사람을 만난 것은 참으로 딱한 일이다. 갑자기 새 옷이 싫어지고 “택도 떼지 않고” 면허증처럼 장롱에 들어가 긴 세월을 기다리거나 새로운 입양자를 만나야하는 처지가 된다. 옷으로서의 기능과 함께 멋을 창출하기는 하겠지만 다른 사람의 시선에서는 자신이 느끼는 만큼의 가치나 멋스러움이 보이지 않을 수 있다. 그런데도 부부 단체여행을 가보면 옷의 중요성이 커진다. 첫날에는 평범하고 검소한 옷차림이지만 하루, 이틀 지나면서 과감해지고 공격적인 옷의 향연을 볼 수 있다. 여행일정 후반부에 가면 부인들은 마치 인생의 마지막 여행인 양 화려한 옷으로 경합을 벌인다. 같은 옷을 연이어 입는 것은 단체여행에서 금해야 하는 에티켓인가 싶다. 여행 가방은 빵빵하고 아침 출발시간은 지연된다. 아침까지 입고나갈 옷을 결정하는 고심
“제가 청와대 밖에서 고위 정무직 임명장을 수여하는 것은 처음이다. 한시도 자리를 비울 수 없는 질본 상황을 감안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1일 정은경 초대 질병관리청장(차관급)에게 임명장을 건네기 위해 질병관리본부 사무실이 있는 충북 오송을 찾았다. 코로나 영웅으로 불릴 정도로 방역에 모든 것을 바쳐온 정은경 청장이지만 문 대통령의 청와대 밖 임명장 수여는, 더구나 차관급 인사로는 파격적인 행차였다. 보는 시각에 따라 여러 해석을 낳을 수 있다. 그런데 뜻은 좀 다르지만 필자에게는 삼고초려(三顧草廬)가 머리를 스쳤다. 유비가 제갈량의 초옥을 세차례나 찾아가듯 지도자가 국가적으로 꼭 필요한 인물의 경우 겸손하게 정성을 다해 중용한다는 뜻이다. 비록 이미 내정하고 임명장을 주는 자리지만 문 대통령으로서는 삼고초려의 마음으로 피임명자인 집무실을 찾지 않았을까. 아니 정은경 청장이나 질병관리청에 자리잡고 있는 코로나 민심을 향한 삼고초려였을지 모른다. 문 대통령은 임기 5년중 3년4개월을 넘어 1년 반정도의 시간이 남았다. 갈 길 바쁜 정부지만 안타깝게도 임기 중반 천재지변의 코로나를 만났다. 경제나 일상이 멈춰선지 오래다. 국민의 피로감이 겹겹이 쌓여가고…
노동당 1당 독재와 3대 세습체제로 통치되는 북한의 인권상황이 열악할 수밖에 없다는 것은 우리 국민 모두가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북한인권 개선을 위해 우리가 노력해야 함도 또한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 다만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노력의 방향에 대해서는 첨예하게 그 의견을 달리한다. 북한정권에 대한 성격규정, 그리고 남북관계를 풀어가는 해법에 대한 근본적 시각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북한정권에 압박을 가하여 북한주민들의 인권개선이 이루어질수 있는 수단이 있다면 그 방안이 최선이요 최적일 것이다. 그러나 북한도 UN에 가입한 주권국가이므로 UN헌장의 기본원칙인 회원국의 내정불간섭의 원칙을 지켜야 하면서도 한편, 인류보편적 가치인 인권존중을 요구해야 하는, 어느 가치에 더 비중을 두어야 하느냐 하는 선택의 어려움을 우리는 인정해야 할 것이다. 더욱이 우리는 6·25전쟁 이후 첨예하게 대립한 적대국으로서 관계를 개선하고 협력하여 한반도평화를 이루어내야 할 입장에서 북한인권을 직접 거론하기에는 분명 한계가 있고, 지난 1992년 체결된 남북기본합의서에서 ‘상대방 내부문제에 간섭하지 아니한다’(기본합의서 제2조)고 약속한 사실도 기억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인권의 내용…
나는 몇 해 전부터 뜻이 맞는 동료들과 함께 사진을 통한 재능기부를 해오고 있다. 음악과 더불어 오랫동안 사진을 해왔고 그래서 사진이라는 것을 통하여 사람들과 교감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기에 시작한 일이었다. 홀몸 노인들을 찾아가 장수 사진을 찍어드리기도 하고, 발달장애가 있는 아이들의 사진 앨범을 만들어 주는 장기 프로젝트라던지, 저소득층 자녀들을 찾아가 사진 교실을 여는 등 여러 분야에서 일을 진행해 왔다. 그리고 또 하나 진행했던 일 가운데 하나는 다문화 가정을 촬영해주는 것이었다. 의외로 신혼여행을 가지 못한 다문화 가정들이 많아 그들과 함께 여행을 가서 촬영했던 경우도 있었고, 결혼사진이 없는 부부를 위해 동네 작은 예식장을 빌려 가족사진을 찍어주기도 했다. 언젠가 서울 근교 농촌의 다문화 가정들을 대상으로 가족사진을 찍어줄 기회가 있었다. 꽤 많은 부부가 왔고, 차례대로 그들의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차례가 된 만삭의 부인이 남편과 함께 걸어 들어왔다. 그녀는 브루나이 출신이라고 했다. 포즈를 잡고 촬영을 하려던 그때, 시어머니로 추정되는 할머니가 다가오더니 “요즘 임산부들은 이렇게 사진 찍는다던데?” 하면서 갑자기 그 부인의 상의를
예수 믿는 공동체인 성공회에서 이것저것 많은 일을 하다 보니, 헛갈리고 걱정스러울 때가 많다. 남들은 성직자라고 하면 별 걱정없이 기도만 하는 사람인 줄 알지 모르지만, 실은 오지랖 때문에 세상 사람들보다 더 많은 걱정거리를 안고 산다. 성직자인지라 ‘천국소망’을 으뜸 목표로 살아왔는데 요사이는 아무래도 천국 못갈 것 같아, 이래저래 걱정이 더 늘어 간다. 큰일이다. 천국 못갈 것 같은 첫 번째 이유는 요사이 벌어지는 어처구니없는 세상일에 대한 적대감 때문이다. 하느님이 주신 말씀에 따라 원수를 사랑의 대상으로 생각하기는커녕, 미워하고 멀리하려는 마음이 스멀스멀 올라오곤 한다. 참 신통치 않은 모습이다. 천국 못갈 것 같다. 또 다른 이유는 내가 3년 째 위원장직을 맡고 있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산하에 있는 ‘이웃종교간대화위원회’와 관련이 깊다. 그동안 나름 종교 간에 서로 소통하고 상생하기 위한 노력의 첨병 역할을 해 왔다고 자부하지만, 사람들이 보기엔 아직 신통치 않은 듯하다. 따지고 보면 무슨 말이 더 필요한가? 우리는 다 자기가 최고이고 잘난 맛에 떠들며 어지간하면 소통하지 않는, 그야말로 ‘불통의 지병’을 갖고 있다. 세계 역사를 돌이켜봐
카지노에서 승산이 낮은 게임을 이길 때 얻는 금액을 일컬어 잭팟(Jackpot)이라고 한다. 자동차 업계의 애플로 불린 전기 자동차 기업 ‘테슬라’가 몇 해 전부터 연속 흑자를 기록하며 연이은 ‘잭팟’을 터뜨리고 있다. 올해 글로벌 자동차 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판매량 감소·매출하락 등으로 피해를 입고 있지만 테슬라만큼은 예외인 듯 보인다. 지난해 36만대를 판매한 테슬라는 지난 7월 시가총액 3000억달러(약460조원) 이상을 돌파하며 연간 1천45만대를 판매한 토요타 시가총액의 2배 이상 뛰어넘었다. 최근 테슬라는 주당 2천 달러를 넘어선 주식을 1/5로 액면분할하며 상승과 하락을 반복 중에 있다. 테슬라의 잭팟은 우연히 찾아온 것이 아닌 과감한 도전을 진화시켜 완성해 나가는 중이다, 미래차에 대한 모습은 오래전부터 과학 영화 또는 박람회서 볼 수 있는 콘셉트 모델을 통해 예상할 수 있었다. 하지만 자동차 산업이 본격적으로 기존 내연기관 중심에서 전기차로 패러다임 전환을 논의하기 이전 테슬라는 변화를 예견하고 도전을 시작했다. 2003년 창립 후 테슬라는 2018년 보급형 ‘모델3’ 양산 성공을 발판으로 지난해부터 흑자로 전환
수도권서 해남 땅끝을 향해 5시간을 달리다보면 우수영에 닿는다. 역사의 현장인 이곳은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탁월한 전투력과 숭고한 사명감으로 위기에 처한 조선을 구하고자 크게 승리한 명량대첩을 기념한 곳이다. 장군하면 떠오른 것은 “죽고자 하면 반드시 살 것이요, 살고자 하면 반드시 죽을 것이다”, “장수된 자의 의리는 충(忠)을 좇아야 하고 충은 백성을 향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 말은 유년기와 성장기를 겪으면서 뇌리에 박혀 삶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우리 사회가 점점 각박해지고, 사람들 간의 온기와 정이 메마르고, 극단적인 분열과 갈등으로 이기주의가 만연된 시대를 살아간다. 오늘이 있기까지 선조들의 한(恨)의 역사와 희생정신을 돌아볼 때가 아닌가 싶다. 명량대첩은 임진왜란 이후 왜군에 의한 재침인 정유재란 시기의 해전으로, 1597년(선조30년) 9월 16일 장군이 명량에서 12척으로 330척의 왜선을 격파한 전투를 말한다. 명량대첩 이전 조선은 파면 당한 이순신 장군 대신 삼도 수군통제사로 임명된 원균의 패배로 해상권을 상실한 상태였다. 누명을 벗고 복귀한 이순신 장군은 남아 있는 12척의 배로 지형적 환경과 치밀한 전술을 이용해 왜군을 크게 무찌르고…
구약 성경에는 우리가 잘 알듯 신이 인간을 벌주기 위해 40일 동안 낮과 밤에 비를 내려 노아방주를 제외한 모든 인류가 죽음을 맞는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또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을 애굽에서 탈출시키기 위해 메뚜기떼가 창궐하는 기적을 행하는 내용이 나온다. 요즘 지구촌 소식을 접하고 올해 우리나라의 최장기간 장마 등을 겪으면서 성경속 얘기가 실감나게 다가온다. 한반도 면적의 절반을 태운 호주의 초대형 산불, 아프리카 중국 파키스탄 등 지역을 가리지 않고 나타나고 있는 살인적인 메뚜기떼, 중국의 산샤댐 붕괴위기 등등…. 올해는 우리나라도 사상 초유의 불청객들이 찾아왔다. 가을인데도 끝나지 않은 듯한 여름 장마, 잇따른 태풍 등 햇빛을 보기가 어려웠던 시간을 보냈다. 500년만에 한번 찾아올만한 것이라는 섬진강 유역 물난리도 만났다. 인간은 집을 짓던 댐을 건설하던 만약의 확률과 비용의 효용성을 함께 고려한다. 환경부와 수자원공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치수는 100년 정도 빈도(확률)의 폭우에 대비하도록 설계,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이번 섬진강 같은 경우엔 1년에 내릴 비의 40%가 특정지역에 단 며칠사이에 쏟아졌다. 설계된 확률을 크게 벗어난 것이다. 최근에 부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