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입국자의 ‘코로나19’ 감염사례가 늘고 있어 방역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지역사회 감염을 막기 위해 해외 입국자들에게 자가용을 이용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게 되면 다수의 타인과 접촉이 불가피하고 이는 확산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러 사정으로 자가용을 운행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에 경기도가 지난 달 28일부터 미국·유럽발 무증상 입국자들을 대상으로 공항버스를 지원해왔는데 1일부터는 전체 해외 입국 무증상 도민들까지 이용대상을 확대했다. 그런데 경기도 보다 수원시가 이 서비스를 먼저 시행했다. 수원시는 지난 달 26일부터 ‘안심 귀가’라는 서비스를 실시, 해외 입국자들을 개별 수송했다. 수원시민이 사전 신청하면 공항에서 임시생활시설까지 단독 수송해주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다. 시민과의 접촉을 막기 위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연수원 생활동을 무증상 해외 입국자의 임시생활시설로 지정, 진단 검사를 진행하고, 결과가 나올 때까지 1~2일간 대기시키고 있다. 이는 공항검역소에서 무증상으로 판단해 입국장을 통과 귀가했지만 나중에 확진 판정을 받는 입국자들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선거연수원에서의 진단 결과 여
1893년 봄, 충청도 보은군 장안골에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당시 장안골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모였는지 아이들이 “서울 장안이 장안인가 보은 장안이 장안이지”라는 노래를 불렀다. 보은 장안골 곳곳에 ‘보국안민(輔國安民)’과 ‘척왜양창의(斥倭洋倡義)’를 새긴 깃발이 휘날렸다. 집회를 소집한 해월 최시형(1827~1898)은 도인들에게 공중위생을 지키고, 음식을 조심하고, 청소를 철저히 할 것 같은 기본 수칙을 알려주고 잘 지키도록 했다. 수만 명이 모였으나 장안골에는 대소변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땅을 파고 일을 본 뒤에 깨끗이 파묻었기 때문이다. 떡장수와 엿장수도 몰려들었다. 점심때가 되면 순식간에 광주리와 엿판이 비워졌다. 놀랍게도 광주리와 엿판에 놓고 간 돈을 계산하면 한 푼도 틀리지 않았다. 장사꾼들은 이후부터 떡 광주리와 엿판을 내려놓고 광주리가 비기를 기다리다가 돈만 거두어 갔다. 보은에 수만의 동학도들이 모여 있다는 사실을 보고받은 고종(1852~1919)은 호조판서 어윤중(1848~1896)을 양호선무사로 임명했다. 경기도 광주에서 태어나 보은에서 성장한 어윤중은 보은 일대의…
카프카의 변신처럼 어느 날 자고 일어나니 세상이 완전히 달라져 버렸다. 우리는 보이지 않는 그러나 존재하는 바이러스와 싸워야 하고 그 공포와 닥쳐올 위험에 대한 대비로 바쁘다. 처참하고 우울한 변신이다. 코로나19사태가 진정이 되어도 경제활동, 라이프스타일, 인간관계, 사회망 모두 커다란 패러다임의 전환을 맞이할 것이다. 즉 코로나19 전과 후는 우리 삶의 대 변혁을 예고한다. 이른바 ‘언택트(untact)문화’는 빠르게 우리의 일상이 되었다. 온라인에 익숙하지 않았던 기성세대도 코로나19 사태 이후는 생존을 위해서라도 디지털 환경에 익숙해질 수밖에 없어졌다. 대학도 어김없이 변화해야 했다. 문 닫힌 각 대학들은 의도치 않게 사이버대학으로 변신을 했다. 한 번도 시도 해보지 않았던 낯선 온라인 강의를 준비하느라 교수들은 진땀을 흘리고 강의부실을 호소하는 학생도 학교도 적응하는 과정에 모두 혼란스럽다. 필자는 사이버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친다. 사이버대학은 코로나19에 영향을 받지 않고 학사일정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오히려 코로나19로 인해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아지고 등록률도 높아졌다. 지금 여러 대학에서 터져 나오는 학생들의 수업 질에 대한 볼멘소리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아이스크림의 달콤함에 한번쯤 빠져보지 않은 사람은 없다. 세계 공통이다. 그래서 미국의 컬럼니스트 짐 피빅은 만인에게 사랑받고 있는 아이스크림을 이렇게 표현 했다 “나이가 든다고 해서 아이스크림이 콘에서 떨어질 때의 실망감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이런 아이스크림의 원조(元祖)를 자처하는 나라는 여럿 있다. 이탈리아도 그 중 하나다. “로마시대 네로 황제가 시칠리아섬 에트나산 정상에서 가져온 만년설에 과일 등을 섞어 먹은 것이 최초의 아이스크림 기원”이라 주장하고 있어서다. 그리스 사람들은 기원전 5세기에 눈가루에 꿀을 섞어서 먹었다며 원조를 자처하고 있다. 중국은 이들 나라의 아이스크림은 ‘셔벗’의 원조에 가깝다며 2세기경 우유와 쌀을 얼려서 혼합해 만든 아이스크림을 먹은 자신들이 원조라 주장한다. 아이스크림을 얼음이라는 의미의 ‘글라세’라고 부르는 프랑스도 원조를 자처하는 나라다. 아이스크림이 대중화 된 것은 1904년 미국 세인트루이스의 만국박람회에서다. 우연히 와플 장수와 아이스크림 장수가 공동으로 와풀에 아이스크림을 담은 콘을 선보였고 곧바로 선풍적 인기를 끌면서 ‘시원 달콤함’의 대명사가 됐다. 우리나라엔 좀 늦게 상륙했다.…
겨울 문턱은 삭막하다. 겨울엔 모든 것들이 동면에 들어간다. 나무는 가지를 벗고 맨몸으로 칼바람을 맞이할 태세를 갖춘다. 어찌 나무뿐이랴. 어린 시절 가난한 내 이웃들도 겨울 문턱엔 저마다 허둥거렸다. 겨울은 두려웠고 겨울은 사람을 초조하게 만들었다. 행여 먹을거리가 모자라지 많을까. 행여 추위에 떨 내 새끼들에게 무엇을 입힐까? 사람들은 허름한 장롱문을 열고 겨울 준비를 서둘렀다. 이미 바람결이 선뜻해진 겨울 문턱에서 너나없이 들판에 나서 한 톨이라도 더 거두기 위해 가을 추수에 땀 흘렸다. 어린 나는 그런 겨울을 기다렸다. 겨울에는 눈이 오기 때문이다. 얼음 위에서 뒹굴고 놀기 좋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내내 첫눈이 오기를 기다렸다. 삭막한 겨울 아침 집 뒤란의 대숲에서 들리는 바람 소리와 참새 소리도 기다려졌다. 그러나 나에게 겨울은 춥고 배고팠다. 그런데도 나의 겨울은 이상하게 설렘을 안겨주었다. 나에게 겨울은 기다림의 계절이었다. 추위 속에서도 얼음이 풀리고 봄이 온다는 희망의 계절이었다. 겨울이 있기에 봄이 오기 마련이니까…. 우리의 생인들 무엇이 다를까? 나의 어린 시절은 차가운 빙점이었다. 춘궁기가 있던 내가 자란 합천 골짝은 겨울이 너무나 가혹
중원을 통일한 진시황은 몽염(蒙恬)에게 명하여 흉노에게 잃어버린 북쪽 땅을 회복한 후(BC 215년) 이미 있던 성(城)들을 연결하도록 했는데, 그것이 만리장성이다. 당시에는 흙으로 만든 토성이었고, 현재의 것은 명나라 때 작품이다. 그런데 그 때뿐 아니라 그 이후에도 만리장성이 북방민족을 제대로 막아낸 적은 없다. 수천 킬로미터의 장성에 군대를 다 주둔시키기 어려웠고, 한 군데만 뚫리면 전체가 무용지물이 되고 말았다. 장성축조에 동원된 수많은 사람들은 대부분 살아 돌아오지 못했다. 하지만 대놓고 반대하기 어려웠던 것은 외적을 막기 위한 것이라는 대의명분 때문이었다. 실상은 아직 망국의 한을 풀려고 기회를 노리는 사람들을 장성축조에 동원하여 힘을 빼기 위한 것이었다. 일본을 통일한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명나라를 정벌한다는 명분 아래 임진왜란을 일으킨 것과 같다. 명분에 가려 세심한 내용을 따져보지 못한 채 결국 후회하는 일들은 역사적으로 반복되었다. 요즘 우리나라에서 대표적 사례는 국회의원 선거에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한 것이다. 꼼수에 꼼수만 양산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비례대표 의석수만 계산하던 정당투표를 전체의석수를 결정하는…
제주특별자치도가 코로나19 의심 증상에도 불구, 4박5일간 제주도를 여행한 서울 강남 모녀를 상대로 1억3천200만원 상당 손해배상 청구소송 소장을 제주지방법원에 제출했다. 소장의 내용은 강남구 21·26번 환자 모녀가 지난 20일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있었지만, 제주를 여행하면서 방문시설 임시 폐쇄와 접촉자 자가 격리 등 피해를 입힌 손해를 배상하라는 것이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미국 유학생 모녀가 4박5일간 제주를 다녀가면서 도내 20여 업체가 폐쇄됐고, 도민 96명이 2주간 생업을 중단하고 자가 격리됐다”고 밝혔다. 제주도의 손해배상 청구소송 외에도 이들 모녀로 인해 피해를 입은 업체와 개인들도 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강남 모녀에 대한 처벌을 청원하는 글을 비롯해 이기적인 행동으로 피해를 가중시키는 확진자를 대상으로 구상권을 청구해야 한다는 청원이 줄을 잇는다. 지난 달 30일 글을 올린 한 청원자는 자신을 “코로나19로 인해 단축근무로 급여도 삭감되고, 결혼준비 마저도 제동이 걸려 각종 위약금에 우울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한 시민”이라고 소개한 뒤 자신보다 더 힘들게 버티고 있는 사람들을 생각하며 심란한 마음을 다잡
코로나19 확산방지와 학사일정 사이에서 고민하던 정부가 결국 온라인 개학이라는 처방을 내놨다. 온라인 개학은 역사상 처음이다. 어제 교육부는 오는 9일 고등학교 3학년과 중학교 3학년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온라인 개학을 한다고 발표했다. 따라서 학생과 학부모, 교사는 물론이고 교육당국조차도 초유의 온라인 개학을 아무런 예행 연습없이 맞게 됐다. 하지만 당국이 나름의 계획을 내놨지만 구체적이지 않아 ‘사각지대’가 적지 않을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온라인 수업을 들을 만한 스마트기기가 없는 학생이 걱정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 27일 내놓은 ‘2019 인터넷 이용실태조사’ 보고서를 보면 데스크톱이나 노트북, 태블릿PC 등 컴퓨터를 보유한 가구는 전체의 71.7%다. 바꿔 말하면 10가구 가운데 3가구는 컴퓨터가 없다는 것이다. 지역별로 컴퓨터 보유율 격차도 크다. 특히 전남(51.6%)과 경남(58.5%), 강원(58.7%), 경북(59.0%) 등은 컴퓨터 보유율이 60%에도 미치지 못했다. 수도권인 인천도 2.01%인 6천216명이 원격 수업을 받을 수 있는 기기를 가지고 있지 않다. 아울러 집에 학생이 2명인데 컴퓨터는 1대만 있다면 두 명 중 한 명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로 인해 건강 적색경보 상태인 요즘 면역력 강화 운동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평소 꾸준한 운동으로 건강관리를 하고 면역력을 키운 환자는 감염병이나 외과 수술과 같은 신체 위기 상황을 잘 극복할 수 있다. 의사들이 면역력 강화를 위해 강력히 추천하는 운동은 바로 ‘코어근육 운동’이다. 코어근육은 ‘코어(core, 중심)’라는 단어 뜻 그대로 몸의 중심인 척추를 둘러싸고 있는 근육으로 허리-골반-엉덩이를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우리 몸의 아주 깊은 곳에 존재하는 근육이라 직접 눈으로 볼 수는 없지만, 최근 코어근육의 기능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코어근육은 똑바로 서 있는 자세를 유지하고, 무거운 물건을 들어 올릴 때 강력한 힘을 내도록 돕는다. 앉아서 일하는 시간이 많은 현대인은 코어근육이 쉽게 약해질 수 있다. 코어근육이 약한 사람은 요추 염좌(허리가 삐끗하는 담 증상)와 허리통증이 자주 발생하는 반면에 코어근육이 발달한 사람은 심근경색이나 암 수술과 같은 위험한 상황에서도 사망률이 낮다는 연구가 여러 논문을 통해 입증됐다. 허리통증 환자에게…
아무리 환란이 덮쳐도 세월을 이기는 혹독함은 없다고 했던가? 어김없이 4월은 다시 찾아왔다. 화사한 꽃들의 잔치가 더욱 실감나는 계절로 성큼 다가 선 것이다. “4월은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꽃을 피우며/ 추억에 욕망을 뒤섞으며/ 봄비로 잠든 뿌리를 일깨운다(중략)”라고 읊은 엘리엇의 시 ‘황무지’처럼 엄동의 겨울을 지내온 인내의 고통이 기쁨으로 바뀌어 다가오는 시간이기도 하고. 이맘때면 어딜 둘러보아도 꽃들이 눈에 띤다. 시인 박목월은 이러한 정경을 다음과 같이 읊었다.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 구름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 (중략) 아 멀리 떠나와 깊은 산골 나무 아래서 별을 보노라/ 돌아온 사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 든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 어린 무지개 계절아” 김순애는 여기에 곡을 붙여 국민 가곡 ‘4월의 노래’를 지었다. 그런가 하면 이해인 수녀는 ‘4월의 시’로 꽃들이 찾아온 계절을 예찬했다. “꽃무더기 세상을 삽니다/ 고개를 조금만 돌려도/ 세상은 오만가지 색색의 고운 꽃들이/ 자기가 제일인 양/ 활짝들 피었답니다/ 정말 아름다운 봄날입니다/ (중략) 내일도 내 것이 아닌데/ 내년 봄은 너무 멀지요/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