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한 해의 마지막인 12월이다. 연말 분위기가 나지 않는다는 말은 해마다 있었지만, 올해는 특히나 더 삭막하게 느껴진다. 최근 롯데 부도설과 삼성 위기설 등 대기업을 중심으로 거론되는 대한민국 경제 위기론과 각종 소식은 이같은 우려가 결코 우연이 아님을 보여준다. 우리나라를 관통하는 소득과 고용 불안의 현실이 점점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는 듯하다. 지난 1일 통계청에 따르면 가구주 연령이 40대인 가구의 사업소득은 3분기 107만4000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3.1%인 16만2000원 감소했다. 이는 2006년 통계 이래 가장 큰 폭의 감소치다. 소득액수로 따져봐도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인 2021년의 105만1000원 수준과 맞먹는다. 40대의 가계소득 대비 부채비율 또한 전 연령층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올해 1분기 국내 가계소득 대비 부채비율(LTI) 자료에 따르면, 40대의 LTI는 253.7%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대출 잔액 합계가 연간 소득의 2.5배를 넘었다는 의미다. 40대는 대한민국 경제의 중심 축이다. 사람 몸으로 따지면 허리에 해당하는 셈이다. 그러한 40대의 소득과 부채 규모가 팬데믹 수준으로
겨울철은 추운 날씨로 인해 불과 난방기기 사용이 증가하고, 건조한 공기와 맞물려 작은 불씨도 큰 화재로 번질 수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최근 5년간 성남시의 연평균 71건(25.59%)의 화재가 겨울철에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인명피해는 22명, 재산 피해는 약 19억 5천만 원이 발생하였습니다. 이는 다른 계절보다 17.9% 높은 수치입니다. 이러한 화재는 대부분 사소한 부주의에서 비롯되며, 특히 전기, 가스, 난방기구 사용 중 관리 소홀과 점검 미비가 원인인 경우가 많습니다. 지난 10월 4일 성남시 한 다가구 주택에서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침대 위에 전기장판을 켜고 잠을 자던 중 발생한 화재로 해당 가구가 전소되었고, 다행히 신속한 대피와 구조를 통해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약 5천만 원 이상의 재산 피해가 발생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처럼 전기장판이나 히터, 난로 같은 난방기구의 사용빈도가 높아지는 겨울철에 화재 위험이 큰 만큼 가정에서 지켜야 할 안전 수칙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자 합니다. 첫째로, 전기장판, 전기히터, 온풍기, 가스난로 등 다양한 난방기기를 사용할 때는 반드시 안전 인증(KC 마크 등)을 받은 제품인지 확인
의정 갈등 해소를 목표로 꾸려진 ‘여야의정협의체’가 출범 3주 만에 중단돼 ‘성탄절 선물’로 내놓겠다던 해법은 가뭇한 숙제가 됐다. 간단하게 말하면, 정부와 의료계가 상대방이 소화하지 못할 주장들을 따로 펼쳐놓고 시간만 끌다가 돌아선 것이다. ‘여야의정협의체’ 중단은 아무도 책임질 줄 모르는 천박한 한국사회 고질병의 단면이다. 민생은 날로 피폐해지는 판에 ‘해결 의지’ 없는 정치권, ‘사명감’ 없는 의료계 모두 한심한 몰골이다. 국민의힘은 1일 국회에서 여야의정협의체 4차 회의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협의체가 당분간 공식회의를 열지 않고 휴지기를 갖는다고 밝혔다.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은 “의료계가 2025년도 의대 정원 변경을 지속적으로 요청해 왔지만, 입시가 상당히 진행된 상황을 감안해 현실적으로 수용하기 어려운 요구”라며 이같이 설명했다. 향후 재개 시점이 막막한 상황에서 정부·여당은 ‘휴지기’를 강조했으나 이날 의료계는 ‘참여 중단’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의료계 대표로 참가한 이진우 의학회장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더 이상의 협의는 의미가 없다. 정부·여당이 사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회장
국제정세는 날로 격화되고 있다. 아울러 동아시아 국가의 군비증강과 전쟁 위협의 불안이 점차 가중되고 있다. 이 시점에서 대한민국의 안보를 지키기 위해서는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처 방법을 고려시대 서희(徐熙) 외교전략에서 그 지혜를 얻을 수 있다. 국가 간에 있어서 가장 좋은 방법은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요체이다. 907년에 당나라가 멸망하자 916년 북방의 유목민족을 통일한 거란(契丹)이 일어났다. 926년에 발해를 멸망시키고 989년에는 송(宋)을 제압했으며, 991년에는 여진을 공략해서 압록강 하구를 차지하였다. 이곳은 거란의 고려침입 때 교두보가 되었다. 고려 성종 12년(993년) 거란의 소손녕은 80만 대군을 이끌고 고려에 침공했다. 거란은 고려가 송나라와 외교 관계를 단절하고 거란에 복속할 것을 요구했다. 고려 조정에서는 서경 이북 땅을 거란에 떼어주자는 할지론(割地論)과 항복론이 대두되었지만 서희는 “우리 영토를 적에게 떼어주는 것은 만세의 치욕이 될 것이고, 신(서희) 등으로 적과 더불어 한번 싸우게 한 뒤에 다시 논의하여도 늦지 않을 것이다”라고 주장하였다. 이에 성종은 서희를 거란의 소손녕에게 회담의 대표
내가 근무하는 학교는 현재 12학급의 작은 학급이다. 지금도 작은데 내년에는 9학급 수준으로 줄어들 게 확정적이다. 학교 위치가 아파트 숲에 둘러싸여 있고 3호선 지하철역이 바로 근처에 있지만 저출생의 직격타를 인근에서 제일 빠르게 맞았다. 5년 안에 근처 초등학교들도 우리 학교와 비슷한 비율로 학생 수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대부분 학교의 학급수가 작아지는 데에는 이유가 몇 가지 있다. 먼저 구도심이라고 불리는 곳보다는 신도시라고 불리는 곳에 신혼부부와 아이들이 많다. 여기서 차로 25분 정도 걸리는 신도시에는 한 학년에 10반씩 있는 학교들이 몇 개나 된다. 그곳은 입주를 앞둔 아파트들이 있어서 학생들이 더욱 늘어날 예정이다. 우리 학교에서 그곳으로 전학 간 아이들도 꽤 있다. 학급 규모 축소의 더 근본적인 이유는 출생률이 낮아진 탓이다. 특히 출생 절벽이라고 불리는 18년생부터 22년생 아이들이 순차적으로 학교에 입학하는 25년부터 29년까지가 큰 문제다. 5년 동안 대부분의 학교가 현재 학생 수의 절반으로 줄어드는 게 확정이다. 지금도 작은 우리 학교가 5년 뒤에 학생 수가 절반이 된다면 그땐 폐교되거나, 학년 통합반을 운영하고 있을지도 모
어느덧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이다. 이맘때면 농협에 몸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농업과 농촌에 대해 곰곰이 되돌아보게 된다. 먼저 영농현장의 뜨거운 햇볕 아래서 구슬땀을 흘린 농업인들과 농촌지역 조합장님들이 떠올려진다. 그러면 도시농협의 역할을 좀 더 잘 수행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또한 농협을 운영하는 사람으로서 조합원님들을 모시고, 각종 사업 추진 성과를 살펴보는 자리를 통해 우리 농협이 한 단계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의지도 생긴다. 나는 이사조합장으로서 농촌지역 조합장들과 다양하게 교류하며 소통하고 있다. 농촌지역 농협은 은행업무라고 일컫는 신용사업과 농산물 생산과 판매 등의 활동인 경제사업, 그리고 농업인조합원들의 복지와 영농기술 전수 등의 지도사업이 유기적으로 엮여 활기차게 돌아간다. 그런 복합적인 일들을 마술사처럼 지휘하는 조합장님들을 뵐 때면 참으로 남다른 능력을 갖고 있다고 여겨진다. 농업·농촌에서 일어나는 여러 고충도 들을 수 있다. 제일 큰 문제가 농촌 인력의 고령화와 인구감소, 그에 따른 인력 부족 현상이다. 내년이면 우리나라도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다고 하니 농촌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그래도 이런 얘기를 듣다 보면 한 가
지난 11월 초 3박4일로 일본, 오사카에 회의 차 다녀왔다. 이 회의는 단순한 회의라기보다는 현장을 둘러보며 전문가들의 발표를 듣고 서로의 의견을 나누는 역동적 모임이었다. 이름하여, “한일 예수회 사회 사도직 모임(Korea-Japan Jesuit Social apostolate meeting).” 한국 측 8명, 일본 측 11명이 모였다. 우리가 방문한 현장은 오사카의 노숙자와 쪽방촌 사람들의 무대인 “가마가사키” 지역이었다. 이 지역은 2차 세계대전 후 판자집, 간이숙박소 등 저렴한 주거시설이 들어서며 도시 하층민들이 집중적으로 거주하는 공간으로 자리 잡았고 60년대 초까지 항만업, 제조업, 건설업 분야의 일용직 일거리를 구하기 위해 도시 하층 노동자들이 모여드는 노천 인력시장(요세바)이 서는 곳이었다. 90년대 초까지 일본의 3대 인력 시장의 한 곳이었다. 지금은 노동자들이 노령화되었고 노숙자도 숫자가 줄었다. 이 지역의 안 좋은 이미지를 불식시키기 위해 지역 주민들과 정부의 노력으로 깨끗하고 저렴한 숙박시설이 들어오게 되었고 국제공항이 가까워 외국인 관광객들도 많이 방문하여 도시가 그 전보다는 아주 깨끗해졌다. 가마가사키 지역에 도착하자마자 ‘가마
기자와 언론에 대한 불신이 위험 수준이다. 한국의 언론 신뢰도는 최하위권을 면치 못하고 있다. 2024년 로이터 저널리즘 연구소 조사가 반증한다. 조사대상 47개국 가운데 38위다. 이들 국가의 뉴스 신뢰도 평균인 40%에 크게 못미친 31%에 지나지 않았다. 매일경제신문은 11월 24일 인터넷판에 '이혼 전 딱 한번 했는데, 도장 찍은 다음날 임신 알아...42살 아내의 기막힌 사연, 결말은-'라는 제목의 기사를 올렸다. 포털 다음에서 많이 본 뉴스 1위를 기록했다. (무슨 이유인지 현재는 사라졌다). 한국 일등 경제지를 자처하는 신문의 기사 수준이다. 이런 난세에 두 언론사 기자들이 희망을 선사했다. 부산일보 박석호 기자와 CBS 노컷뉴스 네 기자(유동근·서민선·김세준·남성경)다. 박 기자는 11월 7일 대통령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에게 사과가 ‘두루뭉술하다’며 ‘무엇에 대해 사과한 것이냐’고 물었다. 2시간이 넘게 진행된 회견을 TV 생중계로 지켜보던 시청자들은 대통령의 추상적인 사과와 자화자찬에 답답해하고 있었다. 박 기자는 침착하면서도 단호하게 국민이 묻고 싶었던 질문을 했다. 상식 수준의 질문이었지만 그는 일약 스타 기자가 됐다. 그동안 대통령 기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