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킥보드가 인도를 막고 있는데 단속 좀 해주세요.” 최근 수지구청 교통과에 자주 접수되는 민원 중 하나다. 최근 20~30대, 직장인들 사이에서 각광 받고 있는 전동킥보드는 전기동력을 사용하는 1인용 이동수단인 PM(Personal mobility)이다. 퍼스널모빌리티는 교통수단으로 이동하기에는 거리가 짧고 걷기에는 애매한 거리를 빠르고 간편하게 이동할 수 있다. 보통 목적지까지 남은 마지막 거리를 이동하는 운송수단이라는 의미로 라스트마일 모빌리티(Last Mile Mobility) 라고도 불리며, 코로나19 시대에 불특정인과의 접촉을 피할 수 있고 단독으로도 이용 가능한 운송수단으로 인기가 높다. 전동 킥보드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원동기장치 면허 이상의 운전면허 소지 ▲자전거도로 통행금지 ▲차도로만 통행가능 등의 법적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 하지만 안전모 미착용, 인도 및 자전거도로에서 운행하며 시민에게 불편을 끼치고 경우가 늘어나며 민원이 증가하고 있다. 더욱이 최근에는 고라니처럼 갑자기 튀어나와 다른 차량 운전자나 보행자를 위협하는 ‘킥라니’(‘킥보드’와 ‘고라니’의 합성어)라는 신조어가 등장하기도 했다. 2018년 9월 국내에서 공유 전동킥보드 서비스
인간의 생활현장을 들어다보면 참으로 수많은 소품이 필요하다. 아기를 데리고 외출하는 엄마의 짐은 작전 나가는 군인들의 배낭무게를 넘을 것 같다. 의식주(衣食住)를 메고 들고 다니는 듯 보인다. 우유병, 분유, 보온병은 ‘먹일 식’(食)이고, 기저귀, 손수건, 티슈, 면봉 등은 ‘옷 의’(衣)이며 유아차로 개명하자는 유모차, 양산, 지붕 등은 ‘주택 주’(住)라 하겠다. 반면 사자와 호랑이는 천적의 속도를 따라잡는 탄력스러운 네다리와 방향을 조절하는 꼬리, 뾰족한 송곳니, 후각, 빠른 판단력으로 먹고 산다. 방송에서 동물의 왕국을 보면 그 처절함이 보인다. 물소나 양 등 큰 동물을 공격하는 모습에서는 사자의 위엄보다는 먹이를 구하려는 가장으로서의 애잔함이 느껴진다. 그래서 가끔은 사자에게 뿔이 있으면 더 쉽게 사냥에 성공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신은 뿔을 주지 않았고 사자는 뿔 없이도 밀림의 왕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 대목에서 떠오르는 화면은 사자, 호랑이, 표범, 하이애나 등 맹수들의 공통점이 뿔이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뿔을 쓰지도 않을 것 같은 소, 누우, 사슴, 산양 등 비교적 약한 초식 동물에게는 뿔이 주어졌다. 그리고 ‘동물의 왕국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배우자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가 ‘요트 여행’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한 일이 논란이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병역특혜 논란으로 한껏 예민해진 민심은 ‘해외여행 자제’를 권고하는 주무 부처 수장 가족의 일탈 행위를 편안히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단지 고위공직자 가족이라는 이유로 기본권이 과도하게 제한되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 그러나 코로나 비상시국이라는 이유로 자유를 억제당하고 있는 일반 국민의 처지를 헤아려야 한다. 강 장관의 남편 이일병 명예교수는 요트 구매와 여행을 위해 지난 3일 미국으로 출국했다. 이 교수는 요트 구매 및 여행계획을 수개월 전에 자신의 공개 블로그에 올렸다. 그는 블로그에 ‘요트를 구입해 미 동부 해안을 여행할 계획’이라고 적고 있다. 이 교수가 구매예정이라고 밝힌 ‘캔터 51’ 요트는 요트제작업체 캔터가 만든 51피트(약 15m) 길이의 항해용 요트로 최소 2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교수가 출국장에서 만난 언론사 기자에게 한 국민 정서와 어긋나는 말들이 호사가들의 입줄에 오르내리면서 논란이 정치권까지 증폭되는 양상이다. 이 교수는 출국 직전 공항에서 만난 취재진에게 “내 삶을 사는 건데 다른 사
추석 연휴가 끝나자마자 21대 국회는 첫 국정감사를 맞는다. 오는 7일부터 20일가량 실시하는 21대 국회 첫 국감은 ‘코로나19(COVID-19) 뉴노멀’ 시대에 맞춰 대폭 축소되고 감사장 풍경도 달라질 전망이다. 예기치 못한 시대 상황임에도 이번 국감의 중요성은 대단히 높다. 총체적 난국을 맞닥트린 국정 상황을 점검하여 바로잡고 보완하는 일에 소홀함이 없어야 할 것이다. 특히 여야가 비상시국임을 숙고해서 과도한 정쟁을 삼가기를 기대한다. 추석 연휴 직후에 국감 정국을 관통할 대형이슈는 해수부 공무원 피살 사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거짓말 논란, 공수처 등을 둘러싼 논쟁 등이다. 각 당의 정략을 중심으로 치열한 공방이 펼쳐질 전망이다. 아무래도 가장 뜨거운 상임위는 최근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피살 사건으로 폭풍이 휘몰아치고 있는 외통위와 국방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야권에서는 군 경계 실패와 대북 굴종 외교 논란을 밀어붙일 태세다. 외교통일위원회는 국감이 다시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현지 재외공관 국감을 취소했다. 검찰의 불기소 처분으로 귀결된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황제 휴가’ 논란으로 인해 법제사법위원회는 올해도 전운이 감돈다. 특히 12일 예정된…
세계 곳곳에서 무차별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테러를 보면 이제 더 이상 테러로부터 안전지대는 없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 테러는 사람들이 많이 모인 곳에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일어나는 등 표적의 변화가 있으며 특정조직이 아닌 사회에 대한 개인적 반감으로 자생적 테러가 급증하고 특별한 기술이 아닌 일상생활에서 사용되는 도구를 이용해 무기나 폭발물로 사용하는 등 뚜렷한 패턴이 없고 예측할 수가 없어 그 피해는 막대하다. 국내의 테러에 대한 관심은 미흡한 수준이고 우리나라도 더 이상 테러로부터 안전한 국가가 아니기 때문에 경찰과 국민 모두가 테러감시자로서 경각심을 가지고 결코 방심해서는 안된다. 이에 새로운 테러 실행 및 선전 수단에 대한 각국의 선제적 대응이 요구되고 있고 테러대응태세를 한층 강화하는 등 체계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경찰은 이러한 테러 발생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교통시설, 백화점, 버스터미널 등 다중이용시설을 대상으로 예방 순찰 및 점검을 실시하고 있으며 폭발물, 화생방 등 유형별 상황을 가정한 훈련을 실시하는 등 테러 예방 및 역량 강화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경찰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에서도 언제든지
강원도 영월 ‘서강 지킴이’와 ‘4대강 저격수’로 잘 알려진 환경운동가 최병성 목사.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자신의 환경운동 이력에 ‘난개발’이 추가될 거라고는 그 역시 생각지 못했다. 안양 도심에서 살다, 집필 활동을 위해 산을 벗 삼아 살고자 2004년 용인 외곽으로 터전을 옮겼다. 그곳에서 그는 난개발 문제의 심각성을 맞닥뜨렸다. 초등학교 인근에 세워지는 환경유해시설(콘크리트 혼화재 연구소), 산등성이를 깎아 세운 전원주택단지, 아파트 단지 바로 옆에 세워진 물류창고 등등. 그야말로 용인은 난개발 천국이었다. 환경운동이 자신의 목회라고 생각하며 살아온 최 목사였기에 환경이 파괴되는 것을 심지어 주민들의 건강과 안전까지 위협하는 것을 가만히 두고 볼 수 없었다. 최 목사는 주민들의 편에 서서 여론전을 펼치고, 건설업체의 거짓말을 찾아내 폭로하기도 했다. 심지어 법정 싸움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런 그가 어느 날 용인시로부터 뜻밖의 제안을 받았다. ‘용인시 난개발조사특별위원회’ 위원장 자리였다. 2018년 당선된 민선7기 백군기 용인시장이 선거 때 핵심공약으로 난개발 해결을 내걸었는데, 공약대로 그는 당선이 되자마자 ‘난개발조사특별위원회’ 발족에 첫 결재 도장
매년 명절증후군에 시달려온 대한민국 여성들. 이번 한가위는 코로나로 부모를 찾아뵙는 수고로움(?)은 좀 덜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직장이나 가정에서 경제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아왔고, 아이들이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져 이미 지칠대로 지쳐있는 상태에서 더 힘든 시간을 보내지 않았을까 싶다. 11월 3일 치러지는 미국 대선은 주요 길목마다 우먼파워로 요동치고 있다. 지난달 18일 진보진영의 아이콘이었던 여성 대법관 긴즈버그(87세)가 숨졌다. 긴즈버그는 ‘새로운 대통령이 취임할때까지(2021년1월21일) 후임 대법관이 임명되지 않길 바란다’는 취지의 유언을 남겼다.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발언이다. 민주당도 그녀의 말에 호응하며 후임자를 대선 이후로 미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불복’ 가능성까지 내비치며, 선거전에 후임자 결정을 위한 절차를 강행하고 나섰다. 낙태ㆍ이민 반대 등 보수 성향이 강한 여성 고법판사, 에이미 코니 배럿(48세)을 후임자로 지명했다. 특히 7남매를 두고 있는 배럿은 막내 아들이 임신중 다후증후군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낙태하지 않았다. 수퍼맘이자 뼛속까지 보수다. 트럼프로서는 이번 대선 결과가 대법원까지 갈 경우 자
어떤 질문은 독한 술처럼 잠시 휘청이게 한다. 예를 들면 ‘다시’라는 부사를 넣은 질문이 그렇다. 다시 어머니가 살아오신다면, 다시 아이를 키운다면, 다시 사랑을 하게 된다면…. 그런 기습 질문 앞에 보여주는 모습들은 어쩜 그리 비슷할까. 대개 잠시 말을 잃는다. 눈빛이 아득해진다. 그리고 한숨, 혹은 헛한 웃음, 살짝 떨리는 목소리로 이 생에 불가능한 판타지를 펼친다. 그 끝이 눈물인 경우도 많다. 종종 월드뮤직 강의 마지막 곡으로 들려주고 관객과 대화를 나누는 노래가 있다. 포르투칼 파두 가수 베빈다(Bevinda)의 ‘Ter Outra Vez 20Anos(다시 스무 살이 된다면)’ 월드뮤직을 좀 안다하는 이들에게도 생소한 베빈다를 소개하는 이유는 파두의 선입견을 깨기 위해서다. 파두하면 파두의 여왕 아말리아 호드리게스(Amalia Rodrigues 1920~1999)를 떠올리고 그녀의 히트곡 ‘검은 돛배’나 ‘어두운 숙명’처럼 검은 숄을 걸치고 어둡고 흐느끼는 목소리로 노래하는 파디스타를 떠올린다. 그런 이들을 위해 베빈다를 호출한다. 1961년 포르투칼에서 태어났으나 세 살이 되던 해 프랑스로 건너간 베빈다는 샹송으로 가수생활을 시작한다. 그러나 그녀
이병도가 존경한 식민사학자들 쓰다 소키치는(津田左右吉:1873~1961)는 조선총독부의 이마니시 류(今西龍:1875~1932)와 함께 지금도 한국 역사학자들에게 큰 영향력을 끼치는 인물이다. 남한 강단사학계의 이른바 태두(?)라는 이병도의 회고를 통해서 이를 알 수 있다. 이병도는 1914년 보성전문학교 법률학과를 졸업한 후 와세다대학에 들어가 쓰다 소키치에게 배웠다. 이병도는 1982년 4월 『광장』지에서 와세다 시절 일본인 스승들에 대해서 이렇게 회고했다. “대학 3학년 때의 강사(그 후에는 교수)인 쓰다 죠오끼지(津田左右吉:쓰다 소키치) 씨와 또 그의 친구인 이께우찌 히로시(池內宏, 동경대 조선사교수:이케우치 히로시) 씨의 사랑을 받아 졸업 후에도 이 두 분이 자기들의 논문이나 저서들을 보내 주어 내 연구에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원래 남의 논문이나 저서를 많이 보아야 연구방법이나 학식의 향상을 보게 되는데 그 당시 일본학계의 최첨단을 걷는 이 분들의 논문이나 저서들을 통하여 많은 영향을 받았습니다. 일본인이지만 매우 존경할만한 인격자였고, 그 연구방법이 실증적이고 비판적인 만큼 날카로운 점이 많았습니다.” 이병도가 ‘매우 존경할만한 인격자’라고 흠모하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을 맞아 사람들은 각자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가 다시 일터로 돌아왔다.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가족들과 함께 편히 쉴 수 있는 추석은 단비 같은 연휴다. 하지만 이런 추석에는 어두운 면 역시 존재한다. 연휴에 발생하는 음주운전 발생 건수를 보면 우리 사회에 좋지 않은 문화가 스며들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최근 3년간 교통사고 현황을 살펴보면, 추석연휴 기간 동안 음주운전 사고는 평균 259건 발생했고 사상자는 497명 나왔다고 한다. 추석에는 왜 음주 운전이 증가할까. 전통행사인 차례를 지내고 차례가 끝나면 음복주를 마시기 때문이다. 차례 상에 올라가는 음복주를 한 잔씩 마시고 난 뒤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 잔, 두 잔 정도는 괜찮겠지”라며 안일한 마음으로 운전대를 잡는다. 어릴 때 아버지가 음복주를 한 잔 드시고 운전을 하던 것을 본 아이들은 이제는 어른이 되어 자신도 자연스럽게 음복주를 마신 뒤 운전을 한다. 운전해야 한다며 음복을 거절해도 돌아오는 것은 "한 잔 정도는 괜찮다"라는 어르신들의 강권뿐이다. 이렇게 음복주를 마신 뒤 운전을 하는 것은 우리의 문화에 자연스럽게 녹아있다. 2019년 6월 25일부터 시행된 '제2 윤창호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