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사이 인요한 교수가 이끄는 국민의힘 혁신위가 여론의 주목을 한껏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혁신위가 주목받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 하고 반문할 수 있지만, 과거의 사례를 보면, 그렇지 않다. 여태 양당에서는 정말 숱한 혁신위가 있었지만, 성공한 혁신위라고 꼽을 수 있는 것은, 보수 진영의 「홍준표 혁신위」, 그리고 진보 진영의 「김상곤 혁신위」 뿐이다. 그 이외의 혁신위는 모두 실패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최근의 민주당 혁신위도 마찬가지다. 혁신위가 혁신안을 가지고 주목받아야 하는데, 지난번 민주당의 혁신위는 혁신위원장의 “설화”로 주목받았으니, 혁신이 제대로 이루어질 리가 없었다. 그런데, 지금까지만 본다면 인요한 혁신위는 성공적인 것 같다. 혁신위가 친윤 핵심들에게 차기 총선 불출마나 험지 출마를 요구한 것만 봐도 그렇다. 윤 대통령의 측근들에게 희생을 요구한다는 것 자체가 일반 국민들에게 당연히 신선하게 비쳐질 수밖에 없는데, 이 정도의 모험은 감수해야 혁신위가 여론의 호응을 얻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국회의원 정수 감축이나 의원들 세비를 깎아야 한다는 주장도 여론의 호응을 얻었다. 그런데 인 위원장의 정치적 감각을 느낄 수 있었던 부분은 다른…
사회적경제 주체들이 자생과 성장 역량을 갖추어 가기 위해서는 제도적 기반 마련이 수반되어야 하지만 다수의 사회적경제기업들은 법적·제도적 한계에 부딪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취약한 비즈니스 모델과 수익모델의 미흡으로 사회적·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며 위기감이 고조되어 가고 있다. 게다가 국가경제의 위기 상황과 사회적경제 시장이 견고하게 뿌리내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치적으로 사회적경제에 대한 부정적인 면이 재부각되면서 사회적경제 주체들 다수에게 어려움이 점증하고 있다. 올해 들어 정부는 ‘24년도 사회적경제 관련 예산을 60%에서 최대 100%까지 삭감하기로 했고 이로 인해 사회적경제 전체에 커다란 위기가 찾아왔다. '협동조합 활성화 사업’에 대한 예산은 전년 대비 90%가 줄어들었고, 협동조합을 포함해 사회적기업, 마을기업도 전년 대비 60% 이상 대규모로 삭감되었다. 사회적경제의 예산이 크게 줄어듦으로써 사회적경제의 발전이 크게 저해되고, 사회적기업에 고용된 취약계층의 고용이 불안해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인건비와 사회보험료 지원으로 취약계층 일자리를 창출하는 사회적기업의 경우, 정부 방침대로 예산이 삭감되면 당장 취약계층의 일자리가 크
올해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럼피스킨이 발생했다. 럼피스킨은 소에서만 발견되는 감염병이다. 처음엔 ‘럼피스킨병’으로 불렸으나 중앙사고수습본부가 약칭인 럼피스킨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사람에게 감염되지도 않고 쇠고기와 우유도 안전하지만 국민들이 막연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는 까닭에서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가 코로나19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고병원성 에이아이(AI)로 약칭해 사용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럼피스킨은 감염 시 폐사율은 아프리카돼지열병(100%), 구제역(최대 55%)보다 낮은 10% 이하지만 제1종 가축전염병으로 분류된다. 따라서 럼피스킨에 걸린 소는 즉시 살처분된다. 감염되면 피부에 혹이 생기고 새끼가 유산되며 우유 생산량도 줄어든다고 한다. 럼피스킨은 지난 달 19일 충남 서산시 소재 한우농장에서 최초 발생한 이후, 제주와 경북을 제외한 전국으로 급속 확산됐다. 이로 인해 살처분된 소는 총 5200여 마리였다. 경기도에서도 지난달 20일 평택시 청북면의 젖소 농장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김포, 화성, 평택, 포천, 연천, 파주 등 모두 9개 시군에서 발생했다. 이에 정부는 200억원을 투입해 백신을 긴급 수입했다. 이 백신은 유럽
드라마는 사회의 거울이다. 사회의 모습과 가치는 대사가 되어 드라마에 담긴다. 드라마는 시청자의 욕망을 담는 그릇이다. 시청자가 원하지 않는 것은 드라마에 담겨져도 외면당한다. 드라마와 사회와의 관계는 불륜드라마에서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드라마 속의 불륜은 그 사회가 가지는 가치관과 인간의 욕망이 어떻게 충돌하느냐는 형태로 표현된다. 1996년 MBC에 “애인”이 방송되었다. 과거와는 달리 불륜은 설레는 로맨틱한 분위기와 함께 왔다. 불륜남(유동근)을 욕하는 대신 설레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시청했다. 나도 유동근이 입던 잉크블루 와이셔츠를 사입었다. 대관령 목장 눈시리게 푸른 하늘 배경으로 놓여진 하얀색 벤치의 양끝에 앉은 유동근과 황신혜의 모습은 어쩌지 못하는 안타까움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다. 욕먹지 않고 불륜이 설레임과 함께 가슴아림을 준 첫 드라마다. 김희애는 이 시대의 불륜녀다. 깨끗하고 지적인 이미지에 잡음없는 사생활, 열정적 연기 뭐하나 트집 잡을거 없는 김희애는 불륜녀로 나올 때 마다 시대의 아이콘이 되었다. 아이러니다. 김수현 극본, 김희애 주연의 2007년 “내 남자의 여자”는 SBS 작품이다. 중앙일보 양성희 기자는 시대를 대표하는…
지난 10월 7일 하마스의 전격적인 기습으로 시작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은 이란의 개입시사 등으로 5차 중동전으로 비화할 우려를 낳고 있다. 이스라엘군의 단계적 작전과 치고빠지기식 작전 상황을 보면, 5차 중동전으로의 비화는 이스라엘 자신들에게도 결코 유리하게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자각하고 있는 듯하다. 유엔 사무총장이 이스라엘의 근원적 책임론을 제기한 것이 상징적 사례다. 그래서 앞으로 1개월 이내 휴전으로 갈 것으로 본다. 전쟁 장기화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세력이나, 사우디와의 국교정상화를 통해 새로운 중동체제를 구축하려는 이스라엘 모두에게 실이 많은데다, 헤즈볼라까지 “더 깊숙한 개입자제‘를 언명했기 때문이다. 미국 역시 두 개의 전쟁 수행 가능하다고 큰 소리치고 있지만, 이를 감당할 여력이 많지 않다는 것도 조기휴전론의 근거이다. 여하튼 보복과 보복이라는 악순환을 부르고 민간인 수만 명이 죽어나가는 전쟁은 하루속히 끝내는 것이 정답이다. 그러면서 이 전쟁을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가정적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기에 정보기관들에게 그 질문의 화살을 쏘지 않을 수 없다. “당신들은 뭐 했느냐?. 정보기관의 역할 중 가장…
경기도가 2023년 도민참여 공론화 의제로 경기도의 새로운 돌봄 정책인 ‘누구나 돌봄’을 선정하고 권역별 토론회, 도민여론조사, 숙의토론회 등 일련의 공론 과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누구나 돌봄’은 기존 돌봄의 틈새를 보완해 도민에게 더 고른 삶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그 의미가 작지 않다. 이번 공론 과정이 정책의 윤곽을 더욱더 뚜렷하게 정리하는 것은 물론 정책 지속가능성까지 섬세하게 갖추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누구나 돌봄’은 생활 돌봄, 주거 안전, 심리 상담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존 돌봄의 공백을 보완해 도민에게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경기도는 지난달 경기도 3대 돌봄 정책의 이름을 ‘360°(360도) 돌봄’이라고 정해 발표했다. ‘360° 돌봄’은 3대 정책으로 구성되는데 연령·소득과 무관하게 위기 상황에 놓인 모든 도민을 지원하는 ‘누구나 돌봄’, 아이 돌봄이 필요한 가정이라면 언제라도 원하는 시간에 긴급돌봄을 제공하는 ‘언제나 돌봄’, 야간·주말 기관·가정 언제 어디서나 장애인 맞춤 돌봄을 제공하는 ‘어디나 돌봄’이다. 경기도는 내년도 예산편성에도 이 정책 관련 예산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복지 분야에서 기
李完用! 우리 민족사에서 참으로 특별한 이름이다. 그는 1858년 지금의 판교 낙생마을에서 태어났다. 집안은 시시했다. 열살 때, 먼 친척의 양자가 된다. 장대높이뛰기와 다름없는 그의 성공가도에 첫번째 기회는 바로 이 입양이었다. 양부 이호준은 당시 한성판윤 등을 지낸 정계거물. 흥선 대원군의 절친으로, 사돈이기도 했다. 내성적인데다 집안에서 제대로 기를 펴지 못하고 자랐다. 양부 계보의 큰 지식인들에게 사서삼경을 배웠다. 선생들은 그의 뛰어난 머리와 높은 성취욕을 지적했다. 이 두 가지 장점이 이후 그의 삶을 그렇게 이끌었다. 당시 고종은 하루도 편할 날이 없었다. 무능하고 불행하고 측은한 지도자였다. 안으로는 아버지 대원군과 부인 민씨가 각각 설치며 죽기살기로 싸우고, 밖으로는 청나라 러시아 일본과 멀리 미국까지 잡아먹으려고 달려들었다. 풍전등화였다. 국내 국제정치의 본질은 그때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 이 나라의 운명은 영원히 이 변경불가한 지정학의 종속변수일 수 밖에 없다. 리더십의 수준에 따라 장점이 될 수도 있고 그 반대가 될 수도 있다. 최선이 아닐 경우는 우리나라는 피할 수 없이 재앙의 현장이 된다. 위기의식이 하늘을 찌르는 처지의 임금에게 구
최근 양주소방서는 서울우유 양주 신공장에서 긴급구조종합훈련을 수행하였다. 13개 기관 341명과 차량 43대가 동원되어 폭발을 동반한 화재로 인한 다수 사상자 발생과 유해화학물질 누출을 가정하여 훈련을 진행하였다. 비록 가상으로 진행한 훈련이었지만 실제와 같은 현장에서 여러 기관들과 의견을 나누고 각자의 임무를 수행해 보니 가족은 핏줄만이 아니라 동료애로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재난이 발생되어 생사가 나뉘는 경계에서 각 기관들이 책임감으로 서로 의지하며 해야 할 일을 성심껏 수행한다면 충분히 서로를 단단히 묶을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런 생각은 비단 나뿐만 아니라 훈련을 참여한 모든 기관들도 마찬가지였을것이라고 생각한다. 버드 스트라이크를 당한 비행기는 최악의 경우 추락까지 200초의 여유밖에 없다고 한다. 그 짧은 시간에 비행기의 기장은 완벽에 가까운 대응을 해야 승객들을 구할 수 있다. 현실에서 많은 사상자가 발생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통계에서 말해주고 있듯 완벽에 가까운 대응이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몇가지 성공적인 사례를 들어다 보면 기장의 완벽한 대응도 중요하지만 사고현장에서 민간의 도움, 유관기관과 구조대원의…
경기도교육청의 여론조사 결과 경기도민 대다수가 다문화가정 학생의 한국 사회 적응을 위한 공교육 지원 필요성에 공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민 대부분이 다문화가정을 보살피는 일이 우리나라 미래를 개척해가는 매우 소중한 과제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는 청신호다. 중앙은 물론 지방정부가 다문화가정 학생에 대한 전방위적인 지원 확대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 이는 대한민국의 미래희망을 담보하는 최소한의 방책이기도 하다 도 교육청은 지난달 17일부터 8일간 만 19세 이상 경기도민 1200명을 대상으로 전화 면접 방식으로 ‘경기 다문화교육 추진에 대한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다문화가정 학생의 한국 사회 적응을 위해 공교육의 지원이 필요한지를 묻는 항목에서 응답자의 79.6%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도 교육청이 추진하는 지역 특색에 맞는 지역 맞춤 다문화교육센터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79.8%가 공감했다. 다문화교육센터에서 운영해야 할 프로그램으로는 한국어 교육(34.4%), 심리정서 교육(30.5%), 문화예술 교육(19.5%), 이중언어 교육(14.6%) 등을 차례로 꼽았다. 다문화가정 학생에게 가장 필요한 교육을 묻는 항목에서도 한국어 교육을 택한 응답자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 씨와 성 정체성마저 혼란스러운 전청조 씨의 사기 혐의를 둘러싼 논란이 증폭 일변도네요. 웬만한 사람들은 실물 구경도 못 해 봤을 벤틀리 자가용을 척 사주는 남자(?)의 사기술에 정말로 남 씨가 일방적으로 당한 건지는 아직 아리송한 상태죠. 백억 대 고급주택을 비롯해 억 소리 나는 명품들 이야기에 구경꾼들은 대략 주눅이 잔뜩 든 분위기이군요. 대다수 국민에게는 꿈 얘기 같은 두 사람의 스캔들 뒤에 도사린 도무지 경계가 없는 인간의 욕망이 슬프게 느껴지네요. 타인의 욕망을 자극해 감쪽같이 속여내는 고도의 기술을 발휘하는 사기꾼들의 머리는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갈수록 궁금해져요. 낯모르는 누군가가 갑자기 나타나 상상도 못 해 본 고가(高價)의 선물을 앞세워 유혹한다면 누군들 이를 거절할 재간이 있을까요. 지난 6월 검거된, 중국 항저우(杭州)에 근거지를 둔 최대 ‘보이스피싱(Voice Phishing)’ 조직 한국인 일당들이 인공지능(AI) 기반 이미지 합성 기술인 ‘딥페이크(Deepfake)’를 활용한 신종 수법을 개발해 예행연습까지 했다는 소식에 모골이 송연해지는군요. 딥페이크는 적대관계생성신경망(GAN: Generative 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