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은 최고의 취재원이다. 말 한마디 손짓 하나가 뉴스다. 지난주는 한미 양국 최고의 뉴스 이벤트가 있었다. 미국은 다음 4년을 이끌 대통령이 선출됐고, 윤석열 대통령은 임기를 절반도 채우지 못하고 대국민 사과와 각종 의혹에 대한 기자회견을 했다. 언론은 수없는 기사를 쏟아냈다. 많은 기사량만큼 문제도 많았다. 미국 대선은 트럼프의 일방적인 승리였다. 함께 치러진 상원의원 선거(100석 중 34석)와 하원의원 선거까지 공화당이 휩쓸어 레드 스윕(red sweep) 달성 가능성이 높아졌다(하원 최종 개표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트럼프는 1892년 클리브랜드 대통령 이후 132년 만에 현직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한 뒤 4년 후 재집권에 성공한 두 번째 대통령이 됐다. 미국 대선을 전하는 한국 언론보도는 4년, 8년 전과 비교해 한치의 개선도 없었다. 선거일 전까지는 초박빙 선거라며 경마식 보도로 일관했다. 한겨레신문은 ‘신뢰도 1위 뉴욕타임스(NYT) 마지막 조사결과 민주당 해리스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우위에 있다’고 선거 이틀 전인 11월 3일 보도했다. 다른 언론도 마찬가지였다. 여성 유권자들이 해리스에게 투표할 수도 있다며 ‘샤이 해리스’, ‘히든 해리
남양주 왕숙지구는 남양주시에 위치한 3기 신도시로 약 6만 6000가구의 주택이 공급될 예정이다. 이런 대규모 주택 공급에 따라 주민들의 교육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다양한 교육 시설이 계획되고 있다. 특히 왕숙지구 내에는 100% 국·공립 유치원 설치와 함께 생활 SOC, 학교, 공원이 결합된 '스쿨파크(School-Park)' 조성이 예정돼 있다. 이런 계획은 분명히 남양주 지역의 교육 인프라를 확충하는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학교 수만 늘리는 것만으로는 왕숙지구가 가진 잠재력을 충분히 끌어올리기 어렵다. 더 나아가 글로벌 사회에서 경쟁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획일적인 공교육 체계를 넘어서는 혁신적이고 다각적인 교육 모델이 필요하다. 왕숙지구에 국제학교를 유치하는 것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다. 성공 사례로는 안산의 국제학교를 들 수 있다. 안산 국제학교는 다양한 배경을 가진 학생들이 세계적 수준의 교육을 받으며 그들만의 특화된 분야에서 성장할 기회를 제공한다. 남양주에서도 해내야 한다. 첫째, 세계 무대에서 경쟁할 인재를 위한 필수 교육 인프라를 갖출 기회다. 국제학교는 단순한 외국어 교육을 넘어 창의력, 비판적 사고력, 문제
[ 경기신문 = 황기홍 기자 ]
‘고독사’는 가족과 친척 등 주변 사람들과 단절된 채 사회적 고립상태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다. 최근 보건복지부가 ‘2024년 고독사 사망자 실태조사’를 발표했다. 이 조사는 2021년 4월 1일부터 시행된 ‘고독사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고독사예방법)’을 따른 것으로, 앞으로 5년마다 실시될 예정이다. 고독사예방법은 고독사로 인한 개인적, 사회적 피해를 방지하고 국민의 복지 증진에 기여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정된 것이다. 조사 결과 우리 국민의 고독사 사망자 수가 한해 4000명에 가까운 것으로 드러났다. 2021년 고독사 사망자는 총 3378명이었는데 이는 전체 사망자의 1.06%였다. 고독사 사망자 수는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이듬해인 2022년 3559명, 2023년 3661명이었다. 고독사의 원인 가운데는 노인 빈곤문제와 사회와 국가의 무관심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홀로 사는 노인 가구가 빠르게 늘고 있는 만큼 빈곤과 질병에 시달리다 도움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에서 쓸쓸한 죽음을 맞이할 가능성도 증가하는 것이다. 정부가 실시한 ‘2023년 노인실태조사’ 결과, 노인이 혼자 사는 집은 32.8%나 됐다. 3년 전보다 무려 13%포인트 급증한…
미국의 제47대 대통령으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었다. 예상과 달리 경합주 일곱 곳을 모두 쓸어담았다. 2020년 당시 조 바이든이 확보했던 306명을 상회하는 312라는 숫자는 2기 트럼프 행정부에게 강력한 동력이 될 전망이다. 2016년 바람처럼 등장한 트럼피즘(Trumpism)은 1기 행정부 당시 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하며 경우에 따라 고립주의와 개입주의 사이를 오가며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들에게 ‘불확실성의 공포’를 과시한 바 있다. 8년간 한층 더 양극화된 미국인들은 2021년 국회의사당 점거 폭동 사주와 하원의 탄핵 결정에도 아랑곳 않고 트럼피즘을 재소환했다. 트럼프는 미 역사상 가장 위대한 정치운동으로 규정한 이번 대선 슬로건으로 ‘Make America Great Again’를 내세웠다. ‘정치적 올바름(PC)’을 배격하고 설득이 아닌 자극을 기반으로 한 지배적 리더십으로 승리방정식을 완성했다. 자유무역과 세계화를 앞세웠던 전통적인 공화당원들은 약탈적 관세를 묵인하고 반세계화 정서인 미국 우선주의를 지지하고 있다. 확장세의 트럼피즘은 이제 일시적 현상이 아닌 미국 정치의 새로운 문법과 규범으로 자리잡고 있다. 과감한 대외 정책에 제동을…
학생들의 건강과 기후변화, 이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방안으로 붉은 고기의 소비를 줄이자는 논쟁이 시작됐다. 프랑스 국립농업식품환경연구소(INRAE)는 그간 학교 식당에서 제공되는 식단의 지속가능성을 연구해 왔다. 지난 2022년 3월 유럽 영양학 저널에 발표된 결과를 보면, 학교 급식에서 일주일에 세 번의 점심은 채식을 제공하고 나머지 두 번은 생선과 흰 살코기(돼지고기와 가금류)를 제공하는 것이 ‘좋은 영양과 환경 존중을 조화시킬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이 연구소는 또한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서는 학교 식단에서 붉은 고기를 없애고 흰 살코기와 생선, 혹은 채소 식단의 수를 늘릴 것을 권장한다. 붉은 고기를 흰 살코기나 생선으로 대체하면 탄소 발자국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 반추동물의 사육은 온실가스 배출, 물과 토지의 집중적인 사용, 생물 다양성 손실과 같은 심각한 환경오염을 초래한다. 붉은 육류와 우유 생산은 전 세계 농업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55%를 차지한다. 소는 메탄을 내뿜고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며 비료를 뿌린 형질전환 콩을 먹는다. 그리고 1kg의 근육을 생산하기 위해 15m3의 물을 삼켜야 한다. 축산업은 아마존 삼림
어제 윤석열 대통령은 대국민담화문 발표에 이어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을 진행했다. 국민의 최대 관심은 대통령의 진솔한 사과와 거짓없는 해명, 이를 바탕으로 향후 어떻게 국정쇄신을 추진할 것인지에 있었다. 대다수 국민은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비판적이지만 마지막 기회를 주고 싶은 마음으로,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지켜봤을 것이다. 그러나 결론은 ‘역시나’였다. 윤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는 자화자찬, 변명으로 일관한 총리대독의 국회 시정연설과 판박이였다. 한 가지 추가된 것이 있다면 주제가 불분명한 ‘맹탕사과’였다. 윤 대통령은 “돌아보면 지난 2년 반 동안 국민께서 맡기신 일을 잘 해내기 위해 정말 쉬지 않고 달려왔다”며 자신의 노력과 진심을 먼저 강조했다. 이어 “민생을 위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시작한 일들이 국민 여러분께 불편을 드리기도 했고, 제 주변의 일로 국민께 염려를 드리기도 했다”며 “모든 것이 저의 불찰이고, 부덕의 소치다.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 진심 어린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 진행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정작 ‘구체적으로, 무엇을, 왜’ 사과하는지에 대해서는 아무 설명이 없었다.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대국민 사과의 결심 배경을
최근 국방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계엄과 전쟁에 관한 공방이 뜨거웠다. 이 논쟁에 국민의 힘 한기호 의원(3선)의 문자메시지가 기름을 부었다. 그는 "우크라이나와 협조가 되면, 북괴군부대를 폭격, 미사일타격을 가해서 피해가 발생하도록 하고, 이 피해를 북한에 심리전으로 썼으면 좋겠다"는 문자메시지를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에게 보냈다. 신실장은 "잘 챙기겠다. 오늘 긴급대책회의 했다"고 답했다. 소름끼친다. ‘조일 7년전쟁’(임진왜란.1592~1598)이 끝난 뒤 서울의 모습은 눈뜨고 볼 수 없는 지옥이었다. "전쟁이 끝난뒤 흉년에 염병까지 돌아 수구문(水口門. 지금의 광희문) 밖에 버리는 시체가 산을 이뤘다. 그것을 처리하는데 1년이 넘게 걸렸다. 황소 한 마리값이 쌀 서말, 무명 한 필에 좁쌀 두서너 되에 지나지 않았다. 사람 죽으면 달려들어 그 살을 뜯어먹었다. 왜군은 지놈들 필요한 모든 걸 약탈하고, 명군(明軍)은 전국의 소 돼지 개 닭을 다 잡아먹었다. 술 취한 명군이 토악질을 하면 다투어 핥아먹고, 약한 놈은 그것도 못먹어 울부짖었다." 함석헌의 '뜻으로 본 한국역사' 중 조선편 한 대목이다. 어느 시대 어느 대륙에서든 전쟁이 끝나면, 장삼이사 씨알들은
2024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폴드(AlphaFold)는 인공지능(AI) 기술이 과학적 문제 해결에 미친 혁신적 영향력을 상징하는 사례로, 질병 연구와 신약 개발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 미국 국립보건원의 전 원장 프랜시스 콜린스는 이를 "과학의 판도를 바꿀 만한 업적"이라며 평가했고, 알파폴드가 인간의 직관과 지식을 뛰어넘는 성과를 내자 전문가들은 경악과 감탄을 금치 못했다. 이러한 AI 기술의 발전은 학문적 성과를 넘어 산업에 근본적 변화를 일으킬 가능성을 시사하며, 챗지피티(Chat GPT)와 제미니(Gemini), 소라(Sora)와 같은 최신 AI 도구들이 산업계 전반에 큰 파급력을 미치고 있다. AI 기술은 데이터 분석과 예측, 의사결정 지원 등 여러 분야에서 인간의 역할을 보완하거나 대체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이며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불러일으킨다. 특히 AI가 일자리와 사회적 역할, 인간 정체성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는 과거에도 반복된 현상이다. 18세기 증기기관 도입 시기에 기계화로 인해 일자리 감소를 우려한 영국 방직 노동자들이 기계를 파괴하는 ‘러다이트 운동’을 일으켰던 사례가 그 예다. 그러나 기계화는 결국 대규모 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