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2024)이 코앞에 왔다. 제47대 대통령직을 누가 차지하느냐. 공화당이 탈환하느냐, 민주당이 수성하느냐에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세계 최강국 미국이 어떤 대내외정책과 세계전략을 펼치느냐에 따라 세계사의 진로가 달라지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등 지구촌 곳곳에서 계속되고 있는 크고 작은 전쟁·분쟁과 미·중 갈등의 강도에 영향을 미친다. 이것이 국제사회의 엄연한 현실이다. 남·북한 관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8·15 해방(1945) 이후 분단체제와 대결구도가 좀처럼 해소되지 않는 현실에서 민족사의 염원인 ‘평화·번영의 한민족공동체’로 나아갈 것인지 ‘가깝지만 머나먼 남북’ 관계 또는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물러설 것인지도 미국의 대선 결과에 연동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것 또한 한반도의 엄연한 현실이다. 이런 중차대한 역사적 변곡점을 앞두고 260만 재미동포들은 150만 한인 시민권자들의 유권자 등록에 이어 이들의 투표권 행사를 독려하고 있다. 이번 대선이 다른 선거와 달리 좀 더 주목받는 이유는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연방상원선거에 연방하원 3선 출신의 한인 2세 앤디 김(Andrew Kim. 뉴저지주·민주당)이 첫 도전하고…
국회는 과도한 정치 공방으로 파열음만 빚은 국정감사가 끝나면서 내년도 국가예산안을 심사하는 예산안 정국을 맞고 있다. 국민 삶과 직결되는 한 해 나라 살림살이를 다루는 국회 예산안 심사는 국회가 짊어진 사명 가운데 가장 중요한 책무다. 작금의 상황으로 볼 때 올해도 예산안을 성실하게 다루지 않을 개연성이 높아서 한 걱정이다. 아무리 그래도, 여야 정당이 정쟁에 몰두한 나머지 예산안 심사를 졸속으로 다루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오는 31일 예결특위 회의장에서 ‘2025년도 예산 및 기금운영계획안에 대한 공청회’를 열고, 다음 달 7∼8일 종합정책질의, 11∼12일 경제부처 부별 심사, 13∼14일 비경제부처 부별 심사를 각각 진행할 계획이다. 이어서 18일부터 예산안조정소위 활동을 통해 감·증액을 심사하고, 29일 전체회의를 열어 내년도 예산안을 의결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예산안 처리 법정 시한은 12월 2일이다. 하지만 지난 국정감사가 시종일관 그랬던 것처럼 김건희 여사 특검법 공방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잇단 1심 선고로 인해 이 같은 국회 일정이 순탄하게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김건희 여사에 대한 더불어민주당의 파
흐르는 것은 죄다 길이 있다. 흘러야 길이다. 물이 그렇고 숨이 그렇고 피가 그렇다. 바람도, 해와 달도 흐르는 길이 있다. 흐름은 길이 품고 태어난 숙명이다. 형체가 있든 없든, 만져지든 만질 수 없든, 흐르는 것들은 흐르는 것들끼리 길을 따라 흐른다. 흐르지 않는 것을 가리키며 길이라고 이름 붙인 게 있었던가. 나는 흐르지 않는 길과 마주친 적이 없다. 길이란 길은 흘러야 산다. 생명도 그와 같아서, 길을 따라 생명의 씨앗을 흘려보낸다. 뿌리를 내린 것들은 뿌리 아래서 물과 양분을 뽑아 올려 줄기와 이파리로 실어 나른다. 손과 코와 입을 가진 것들은 쥐고 맡고 뜯은 것을 씹어 삼켜 허파와 위와 심장과 뇌로 실어 나른다. 그렇게 실어 나른 숨결과 온기가 생명을 살려낸다. 사람이라고 다를 리 없다. 막힌 것도 길일까? 묻는 건 어리석다. 막힘이라는 말 어디에도 흐름은 없다. 막힘이 길어지면 기필코 끊어지고 터진다. 그것이 길이 품은 고유의 성깔이다. 남과 북을 잇던 길도 끊어지고 말았다. 철길도 찻길도 끊어졌다. 땅으로 난 길이 그 지경인데 하늘길과 바닷길은 오죽할까. 꽉 막힌 길을 넘나드는 건 삐라와 오물 풍선뿐이다. 보내고 받는 건 반가움이라야 온당한데,
세계 최초의 대학으로 꼽히는 볼로냐(Bologna) 대학이 1088년에 설립되어 올해로 936년이 된다. 그동안 전 세계에서 대학은 꾸준히 늘어나 2023년 기준으로 2만 6000여 개 교나 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들 가운데 좋은 대학도 많고, 좋다고 하는 대학 또한 많다. 여기서 ‘좋은 대학’이란 평범한 고졸 출신이나 그에 준하는 자격을 가진 학생들(고졸 검정고시 합격자)을 선발하여 대학에서 열심히 잘 가르쳐서 쓸모 있는 사람으로 졸업시키는 연금술을 구현하는 대학을 말한다. 이 연금술은 중세기에 납을 금(gold)으로 만드는 아이디어를 뜻한다. 좀 거칠게 표현하면 그저 그런 학생들을 받아들여 바람직한 교육을 통해 유능한 인재(人材)로 변모시켜 내보내는 대학을 의미한다. 반면에 ‘좋다고 하는 대학’은 명문대학이다. 명문대학은 이미 세상에 잘 알려져 지원하는 학생들뿐 아니라 학부모들도 자녀가 합격하기를 간절히 바라는 대학이다. 그런데 명문대학에 입학한 인재(人才)들이 범재(凡才)가 되어 대학 문을 나서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를 두고 연금술과 배치되는 ‘역연금술’이라고 표현해도 무방할 것 같다. 물론 좋다고 하는 대학이면서 좋은 대학도 많다. 대체로 좋다고 하
인천시의 주목받는 정책 가운데 ‘보물섬 프로젝트’란 것이 있다. ‘보물섬’은 인천 관내의 168개 섬들의 지칭하는 것이다. 시는 이 프로젝트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민선 6기 유정복 시장 시기에도 추진됐다. 유정복 시장은 인천에 있는 168개 섬이 상당한 잠재력이 있고 창조형 도시를 지향하는 인천의 발전을 이끌 보물이라고 판단했다. 유 시장은 현실에서 가능한 방법을 찾아 접근성 개선과 관광 활력을 이끌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보물섬 프로젝트 주요 내용은 서해5도 주민지원금, 여객선 운임지원, 해상운송비와 생활물류비 지원 등이다. 이와 함께 관광 활성화 사업과 주민 정주여건 개선 사업 등 실제적인 프로젝트들로 구성돼 있다. 지난 24일엔 보물섬 프로젝트 제1호 ‘인천 아이(i) 바다패스’ 사업을 발표하기도 했다. ‘인천 아이 바다패스’로 인해 인천 관내 섬으로 가는 인천시민은 누구든지 어디든지 뱃삯 1500원(편도)만 내면 된다. 2025년 1월부터 모든 인천시민들이 인천 섬 어디든 시내버스 요금인 1500원으로 여객선을 이용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강화군과 옹진군 섬에 거주하는 주민들에 한해 시내버스 요금으로 여객선을 탈 수 있었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은 22일 부산 범어사를 방문한 자리에서 “여러 힘든 상황이 있지만 업보로 생각하고 나라와 국민을 위해 좌고우면하지 않고 일하겠다”며 “돌을 던져도 맞고 가겠다”고 말했다. 최근 명태균씨 등 여권 핵심부에서 쏟아지고 있는 김건희 여사 관련 각종 의혹 때문에 민심이 흉흉한 상황에서 나온 대통령의 첫 공개 발언이다. 김 여사 문제에 대한 첫 공개 발언이 ‘대국민 불통 선언’이라니 충격적이다.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배려도 없었다. 국회든 여당이든 야당이든 언론이든 국민이든 한 번 해 볼테면 해봐라는 식이다. 이 발언은 한동훈 국민의 힘 대표와의 ‘빈손 회동’ 다음 날 나왔다. 한 대표가 전달한 3대 요구 사항에 대한 응답인 셈이다. 한 대표는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여사 라인’ 인적 쇄신 ▲김 여사 대외활동 중단 ▲김 여사 의혹 해소 협조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이미 공개 활동을 자제하고 있다”, “누가 어떤 잘못을 했는지 구체적으로 문제를 전달하면 검토해보겠다”는 식으로 짓뭉갰다. 한 대표가 떠난 뒤 추경호 원내대표를 불러들여 대통령의 국정 파트너는 당대표가 아닌 추 원내대표라는 이미지까지 연출했다. 그것이 여당…
'수박 겉핥기'라는 말은 문자 그대로 단물이 있는 속이 아닌 껍질만 핥는다는 뜻이다. 사물의 속 내용을 모르고 겉만 건드리는 일을 비유해 아무런 소득이 없는 행위를 일컫는다. 수박의 겉을 핥는다는 행동을 떠올려보면 어리석고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과연 현실에서 수박의 겉을 핥을, 실수를 할 일이 있나 싶다. 그만큼 이 속담은 말도 안 되는 실수나 비생산적인 노력을 비유하는 표현이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면 우리도 가끔 이런 실수를 하고 있지 않나 싶다. 필자는 배우로서 공연 준비를 할 때, 종종 의도치 않게 수박의 겉을 핥을 때가 있다. 본질을 놓치고 부수적인 것에 집착하는 것이다.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지만,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지 못해 시간을 낭비하게 되는 것이다. 그럴 때 가장 치명적인 것은 정작 본인은 자신이 '수박의 속을 핥고 있다'고 착각한다는 것이다. 이럴 때 가장 좋은 해결책은 주변에서 도와주는 것이다. 객관적인 시선으로 외부에서 지적하면, 내가 겉만 핥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종종 혹은 꽤 자주,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면 아주 쉬운 해결 방법이 있기 마련이다. 그렇게 주변의 도움을 받아 한 발짝 뒤로 물러나 보면 내가 왜 그랬
“축제에 웬 고사? 안 어울리게...” 축제의 개막, ‘고사’ 순서에 내로라하는 이들이 한복입고 나와 절과 술잔 올리더라. 이렇게 의아해 하는 축은 아무래도 젊은 층이다. 이태원 참사의 그 핼러윈이나 크리스마스 같은 게 축제 아니냐, 그런데 왜? 멋진 파티, 잔치 분위기 축제에 꿀꿀하게 돼지머리에 절을 하다니, 대충 이런 볼멘소리다. 카니발(carnival) 피트(fete) 피에스타(fiesta) 피스트(feast) 페스티벌(festival) 주빌리(jubilee) 등 멋지게 들리는 외국 이름의 잔치라야지, 웬 고사야. 축제는 축제다워야지... 설레고 좋은 일, 상서로운 느낌이나 ‘노는 것’으로 여기는 생각이 그런 느낌 불렀겠다. 그런데, 말의 뜻을 보면 뜻밖의 사실과 만난다. 어떤 게 ‘축제다운 것’인지 그 본디를 볼 일이다. 문자(글자)에 그 뜻이 있다. 외국 산(産) 저 ‘파티’들의 의미도 다시 볼 일이다. 저 축제의 이름들은 여러 지역에서 자신들의 신(神)에게 뭔가를 바라는 기원(祈願)의 이름들이다. 세상의 어떤 유명한 신도 처음에는 자기 동네 특유의 (토속적인) 기원의 대상이지 않았던가. 종교나 신앙이라고 하는, 더러는 무속(巫俗)이라고, 좀 비하해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이후 갈수록 남북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최근 전쟁을 떠올리게 하는 거친 말을 서로에게 여과 없이 내던졌다. 윤 대통령이 “북한이 핵무기 사용을 기도한다면, 그날이 바로 북한 정권 종말의 날”이라고 하자 김 위원장은 “주권을 침해하는 무력 사용을 기도하려 든다면 가차 없이 핵무기를 포함한 모든 공격력을 사용할 것”이라고 즉각 응수했다.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북한의 핵무기와 우리가 국군의 날에 자랑했던 ‘괴물 미사일’ 현무-5 등이 남북한에서 동시에 터진다면, 한반도는 재기 불능의 폐허가 될 것이다. 국민들의 불안은 점점 커지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 뒤 정치, 경제, 사회, 국방, 외교 등 곳곳에서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남북관계는 더욱 심각하다. 남북 관계는 파탄을 향해 가고 있다. 이 상태로 관계가 더 악화되면 한반도는 전쟁 위기에 처하게 된다. 최근 북한이 경의선ㆍ동해선 남북 연결도로를 폭파함으로써 긴장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남북 육로를 완전히 끊고 요새화 공사를 하려는 의도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해석이다. 이보다 앞서 2020년 5월 말 한 탈북민 단체가 대북전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의 ‘민원 사주’ 의혹에 대해 여야가 국정감사에서 다시 충돌했다. 야당은 류 위원장이 가족과 지인 등 사적 이해관계자를 동원해 특정 언론사를 심의하도록 민원을 넣게 시켰다는 ‘청부 민원’ 의혹을 제기한 상태이다. 가짜뉴스 근절 소동이 한창이던 2023년 9월 방심위에 접수된 민원에서 류 위원장의 동생, 아들, 조카, 처제 등 가족과 주변인, 친인척 등이 1건에서 4건씩 민원을 넣었고, 민원의 내용도 ‘복붙’이거나 거의 유사하기까지 했다. 반면 류 위원장은 사무처 직원이 민원인들의 정보를 유출했다며 ‘방심위 개인정보유출’을 제기하고 있다. 류 위원장은 국정감사에서 자기 주변인의 민원 접수 사실을 모른다거나 몰랐다고 답했다. 여당은 민원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라며 류 위원장을 거들었다. 오히려 민원인들의 개인정보가 방심위 내부 직원에 의해 유출된 것으로 수사기관의 엄정한 조사를 요청한다는 입장을 내세웠다. 방심위의 민원 사주 의혹은 지난해 12월 국민권익위원회에 공익 신고가 접수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권익위는 통상 신고받은 날로부터 60일 이내 결론을 내야 하는데 별다른 설명 없이 류 위원장에 대한 조사 기간을 연장하더니 6개월이 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