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공공청사의 1회용컵 사용률이 90%를 넘기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충격이다. 우리 사회에 탄소 중립을 실천하기 위해 1회용컵 사용을 자제하는 분위기는 한때 상당한 기세로 확산했었다. 그러다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대유행으로 사용 중단을 강요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고삐를 늦출 수밖에 없었다. 1회용품 사용을 삼가는 분위기를 다시 진작시켜야 한다. 경기도 공공기관들의 적극적인 동참과 모범이 긴요하다. 환경운동연합은 지난달 전국 지방자치단체 공공청사 내 1회용컵 사용에 대한 모니터링을 실시한 결과, 경기도 지역 공공청사의 사용률이 90.5%로 나타났다고 최근 밝혔다. 외부에서 공공청사 내로 반입된 음료 컵 10개 중 9개는 1회용 컵이었던 셈으로 충청권(19.3%), 울산권(65.1%)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다. 다만 경기도청 복합청사는 57.8% 등으로 1회용컵 사용률이 다소 낮았다. 기초지자체별 분석 결과, 경기도내 11개 중 8개 지자체 청사가 90% 이상의 1회용컵 사용률을 보였다. 이중 안산시의 1회용컵 사용률은 100%에 달했다. 청사 내로 반입된 음료는 모두 1회용컵이었던 셈이다. 올해 대한민국 환경대상(자원순환 부문)과 경기도 환경
2024년 여름의 무더위는 혹독했다. 추석 연휴에도 푹푹 쪘고 9월 하순까지도 이 더위는 계속됐다. 전혀 꺾일 것 같지 않던 기온이 어느 순간 뚝 떨어졌다. 가을 없이 겨울로 접어들 것만 같은 기세다. 이제 기후 변화는 현실이고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 인간보다 기후변화를 더 빨리 감지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빙하의 상태다. 지난 8월 세계의 유튜브를 달군 두 장의 사진이 있다. 영국 사진작가 던컨 포터(Duncan Porter)는 스위스 빙하의 현재 모습과 15년 전 모습을 담은 두 장의 사진을 자신의 SNS에 올렸다. ‘눈물을 흘리게 한 시간 여행’이라는 캡션을 단 이 두 사진은 알프스 론의 빙하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한쪽 사진에는 론의 빙하가 잘 담겨있지만 다른 한쪽에는 빙하가 완전히 녹아내려 호수를 이루고 있다. 이 사진들은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며 약 300만 조회 수를 기록했다. 미국의 기후 운동가 제네비에브 귄터(Genevieve Guenther)는 이 사진을 다시 게재하며 “우리는 기후 변화가 느린 문제라고 생각했지만 15년 만에 빙하 전체가 사라졌다. 우리에게는 잃을 시간이 없다”라는 걱정 어린 글을 올렸다.
출구없는 남북관계가 연일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지난 11일 저녁 북한 외무성은 중대발표를 통해 한국의 무인기가 평양시 중구역 상공에 출현하여 대북전단을 살포했다며 군사적 충돌이 임박했음을 알렸다. 수 개월간 우리측 탈북 민간단체의 대북전단과 북한의 쓰레기풍선 간의 공방은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될까? 문제는 일촉즉발의 상황을 목전에 둔 이 순간에도 남북간의 소통기구나 실효적인 중재수단이 부재하다는 것에 있다. 돌이켜보면 한국전쟁 이후 물리적 완충지대(buffer zone) 역할은 비무장지대(DMZ, Demilitarized Zone)가 수행해왔다. 그러나 현재 남한은 대전차 방호벽을, 북한은 대전차 장벽을 쌓아 올렸고 2019년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내 비무장화에 합의했던 약조도 지난해 말 파기되었다. 시쳇말로 ‘중무장지대’로의 귀환이다. 1950년 당시 죽음의 장소였던 이곳에 다시 적대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유튜브 검색창에 한국전쟁을 입력하면 이른바 ‘고퀄’의 게임을 연상케 하는 전쟁 시뮬레이션 콘텐츠들이 수백만의 조회수를 경쟁적으로 빨아들이는 지금이다. 짧았던 평화의 빗장이 굳게 닫힌 채 시선은 다시 DMZ를 향하고 있다. 지리적 개념의 DMZ는 남북
1929년 평안도 운산에서 태어났다. 소년은 열네살에 5년제 경성공립공업학교(현 서울공고)에 입학한다. 4학년때 해방을 맞았다. 이듬해에 국립해양대학에 들어간다. 공업학교와 해양대학은 국비였다. 가난한 청년이 공부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다. 대학을 마치고 안동중학의 영어선생이 되었는데, 바로 내전(6.25)이 터져서 군에 들어간다. 유엔군 연락장교가 되었다. 1957년 소령으로 제대할 때까지 7년간 주로 통역장교로 복무했다. 벤 플리트 유엔군사령관 등 주요장성들 통역을 했다. 예편과 동시에 합동통신 기자가 된다. 대부분 서울대학 출신들이었던 당시 외신부에서 그 누구도 선생의 영어를 따라오질 못했다. 그 탁월함으로 미국대사관의 공보담당이나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주요매체들의 민완기자들과 신뢰와 교분을 쌓았다. 그로써, 5.16 이후 1960년대 우리 언론계에서 외신특종은 대부분 리영희가 도맡았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1961년 박정희와 케네디의 정상회담이었다. 동아 조선 등이 정상회담 성과를 과대포장하며 구테타 세력을 적극적으로 돕고 있을 때, 합동통신의 리영희 기자는 미국기자의 제보를 받아 "케네디의 한국원조는 박장군의 민정이양 댓가"라는 대특종을 날린다.…
17년째 공전 중이던 ‘화성국제테마파크’ 조성 사업이 가시화 되고 있다. 10일 화성시청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 정명근 화성시장, 임영록 신세계프라퍼티 사장, 마리 막스(Marie Marks) 파라마운트 엔터테인먼트 부문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화성국제테마파크 글로벌 브랜드 유치 선포식이 열렸기 때문이다. 이 자리에서는 파라마운트사가 화성국제테마파크의 글로벌 브랜드 파트너로 결정됐다는 공식 발표도 나왔다. 따라서 사업이 정상적으로 추진된다면 화성 서부권에 세계적 엔터테인먼트 기업이자 글로벌 콘텐츠 지식재산 보유사인 파라마운트의 브랜드를 활용한 아시아 최대 규모 테마파크가 들어선다. 화성시는 2007년 세계적 테마파크인 유니버설스튜디오코리아(USK)가 화성국제테마파크에 들어온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런데 사업은 순탄하게 추진되지 않았다. 당시 USKR컨소시엄과 수자원공사는 송산그린시티에 유니버설 스튜디오를 조성하기로 하는 MOU를 체결했다. 당시 포스코, 쌍용건설, KCC건설, STX건설, USKPH, 신한은행, 산업은행 등이 참여했다. 3조원을 투자, 유니버설 스튜디오 코리아 리조트를 2010년 착공해 2013년 개장한다는 것이 당초 계획이었다. 그런데 세계금
사회는 구성원의 행동을 규제하고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통제 방식을 사용한다. 그중에서도 낙인 효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정 행동이나 특성이 사회에서 부정적으로 규정되었을 때, 그 행동을 한 개인은 사회로부터 부정적 평가를 받으며 고립되거나 배제된다. 이 과정에서 개인은 사회적 낙인을 받아 새로운 정체성을 형성하게 되고, 그 정체성은 자신뿐만 아니라 공동체 내에서 지속적으로 확인된다. 이를 통해 사회는 규범을 위반하는 행동을 억제하며 집단의 질서를 유지하려고 한다. 타투(문신)에 대한 낙인 효과는 이와 같은 사회적 통제의 대표적인 사례다. 서구 기독교 사회에서 타투는 부정적인 시각으로 여겨졌다. 기독교 전통에서 신체는 신성한 것으로 간주하였고, 타투는 이를 훼손하는 행위로 해석되었다. 고대 로마에서는 범죄자에게 타투를 새겨 그들을 사회에서 격리하는 수단으로 사용했으며, 중세 유럽에서는 기독교가 타투를 이교도의 상징으로 간주해 금지했다. 타투를 금기시하는 행위는 단순히 신체 표식에 대한 규제가 아니라 사회적 규범을 위반한 자에게 상징적 낙인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작동했다. 기독교 사회는 타투를 통해 자신들의 규범과 신앙을 지키고, 집단의 정체성을 보호하
지난 9월 29일(공자 탄강일), 500여 년 전통의 양지향교에서 공기(孔紀) 2575주년 석전대제가 봉행됐다. 공자, 안자, 증자, 자사, 맹자 등 '유가(儒家) 5성'과 정명도, 주희 등 송조(宋朝) 2현과 우리나라 설총 선생부터 포은, 퇴계, 율곡, 우암 등 18현께 제수를 헌상하고 극진한 예식절차를 엄수했다. 대제는 여느 향교와 별 차이는 없겠으나, 우리 향교에서는 여성인 이경숙 양지면장이 아헌관으로서의 예를 갖췄고, 30대 초반의 조수현 여성 장의(掌議)가 행사는 물론 선비차시연, 사물놀이 등에서 유독 눈에 띄었다. 향교라는 하드웨어는 의구한데 소프트웨어가 신선했다. 얼마 전만 해도 향교 행사에 여성 참여가 쉽지 않았는데, 아주 자연스러웠고 어쩌면 당연한 모습인지도 모르겠다. 또한 제례의식만 하던 것에다 전통 고유 다례시연과 사물놀이를 추가하니 행사가 너무 그럴싸해 보였다. 용인시의 르네상스 정신은 분야별로 다양하겠지만, 그에 걸맞게 우리 향교도 나름대로 과감하게 탈바꿈하며 새로운 전통을 창출하고자 노력 중이다. 분향 등 제례의 엄숙한 정신도 완벽히 지켜가며, 본래 향교 기능인, 독특한 지역만의 문화 창달로 주민과 함께 호흡하고자 한다. 유가 최고봉
정치브로커 명태균씨의 입에 윤석열 정권이 뿌리채 흔들리고 있다. 이번에도 역시 김건희 여사가 주연급으로 등장한다. 연일 강도를 높이며 검찰과 여권을 향해 협박성 발언을 쏟아내는 명씨,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며 쩔쩔매는 대통령실과 여권, 머뭇거리는 검찰. 최저치를 경신하는 대통령 지지율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의 마음은 이미 임계점에 다다른 것으로 보인다. 명태균은 2022년 6월 보궐선거로 당선된 김영선 전 의원 측에서 공천 대가로 수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피의자다. 녹취록 등에 따르면 공천 청탁의 핵심 경로는 김건희 여사와 당시 공천라인을 장악하고 있언던 ‘친윤’ 정치인들이다. 이 때문에 사건 초기부터 대통령실과 검찰이 머뭇거리고 있다는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수 없다. 대통령실과 검찰이 머뭇거리는 사이 피의자 명태균의 협박성 폭로는 점점 더 적나라해지고 있다. 명씨는 처음에 대선 전부터 친분을 맺게된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의 인연 과시했다. ‘가정집에 자주 방문하는 택배’를 예로 들면서 윤 대통령 자택에 자주 드나들었다고 했고, 언론에 집 안 반려견의 위치까지 상세히 알려줬다. 또한 대통령하고 텔레그램을 주고받고 김건희
지난 추석에 받은 선물 중에서 아주 맛있게 먹은 것이 바로 곶감이다. 곶감을 만들어 먹는 식문화는 우리 나라에만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현재는 우리 나라에서 가장 널리 퍼져서 한국 음식이 되었다. 곶감의 어원 중에서 꼬챙이에 꽂아서 말린 감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필자가 아주 어렸을 때 시골에 가면 할머니가 꼬챙이에서 곶감을 빼서 주었던 기억이 난다. 우리나라의 곶감의 역사는 고려시대인 12~13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요즘은 완전히 말린 건시보다 반쯤 말려서 겉은 쫄깃하고 속은 촉촉한 반건시가 인기가 있다. 곶감의 효능을 찾아보니 의외로 칼로리가 낮아서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또한 기침이나 가래를 낫게 하고 목소리를 윤택하게 하는 데에 좋으며, 어린이들 설사에도 효능이 있다고 한다. 또한 식이 섬유가 많아서 변비를 예방하며, 포도당과 당분이 풍부하여 빠른 피로회복에 도움이 되며,철분이 많아서 빈혈을 예방하며, 타닌 성분은 알코올 해독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이렇게 우리에게 유익한 곶감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을 곶감 입장에서 살펴보니 참 재미있고 유익한 교훈을 얻었다. 모든 감이 다 곶감이 되는 게 아닌고 감이 곶감이 되는 것은 단순한 물리적 변화가 아
살맛 돋는 가을이다. 가을바람은 추석을 앞세우고 왔다. 그 바람이 목을 껴안아주고 피부를 만져주면 마음은 얻는 것 없이 상쾌해지고 몸 컨디션은 상승된다. 그 기분으로 숲길은 걸으면 가슴속에서는 나도 모르게 익숙하게 불렀던 노래가 재생되어 입 밖으로 나온다. ‘가을밤 외로운 밤, 벌레 우는 밤/ 초가집 뒷산길 어두워질 때/ 엄마 품이 그리워 눈물 나오면/ 마루 끝에 나와 앉아 별만 셉니다.’ 추억은 가슴속 열차를 타고 빛바랜 색으로 달려온다. 위의 동요를 부르거나 들으면 나이 따라 헐거워진 눈물주머니 탓인지 눈가에는 눈물이 맺힌다. 특별히 ‘엄마 품이 그리워 눈물 나오면/ 마루 끝에 나와 앉아 별만 셉니다.’에서 마루 끝에 나와 앉아 ‘엄마를 불러 봅니다.’라고 나는 바꿔 불렀다. 그러면서 흐르는 눈물을 그냥 흐르게 했다. 이것이 내 영혼 1번지 고향 정서요 그리움의 본향이다. 내게는 형제도 이웃도 없었고 아버지는 늘 밖에 계셨다. 어머니는 틈만 나면 마루가 번들번들 윤기가 돌고 빛이 날 정도로 닦으셨다. 가슴속 슬픔을 말 대신 부지런한 살림살이로 다스렸다. 그리하여 마루의 바닥일지라도 윤기가 흐르도록 길을 내면서 자신을 닦달하신 것 같았다. 어머니는 비가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