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체인지(體仁智)’라는 이름의 0교시 아침운동 프로그램이 시작되어 전국으로 퍼져갈 조짐이라고 한다. 체인지는 체육(體育), 인(仁), 지육(智育)의 줄임말이면서 ‘변화’의 영어(change)겠다. 센스 만점의 언어 변주(變奏)다. 이 변화를 특히 주목하는 것은 지덕체(智德體)라는 흔히 쓰는 말의 굴레를 이제야 벗어나는가 싶은 (필자의) 설레는 마음 때문이다. 거꾸로 체덕지(體德智)다. 학교 현장이 이런 개념을 터득하고 실행에 옮겼다는 점도 중요하다. 큰 박수를 보낸다. ‘체인지’라는 말로 교육을, 아이들을 ‘바꿔보자’는 뜻까지 표현하고자 덕(德)을 인(仁)으로 바꿨겠다. 德은 ‘크고 착한 마음’이다. ‘어진(仁) 마음’의 뜻과 거의 같다. (말의) 순서는 현장에서 ‘정치적’이다. ‘박정희’ 때는 군관민(軍官民)이었다. 언젠가 민관군(民官軍)으로 바뀌었다. ‘국민이 첫째’라는 원리다. 지금은 民官이다. 한국의 현대정치사(史)다. 인간(생명)은 몸이 먼저다. 이론 이전의 본능이다. 몸이 온전(穩全)해야 마음 온전하다. 건강한 사람의 마음이 더 따뜻할 것이다. ‘건전한(sound) 신체에 건전한 마음’은 기원전 그리스의 철학이었고 올림픽 비롯한 서양 체육
나라를 일본에 빼앗겼던 우리의 지난 역사를 부끄럽게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 맞다. 부끄러운 일이다. 하지만 당대 최강국이었던 영국과 프랑스도 한때 나라를 빼앗겼다. 중요한 것은 빼앗긴 나라를 어떻게 되찾고 다시 세웠느냐다. 나라를 되찾기 위한 과정에서 우리 민족이 기울인 노력은 정녕 부끄러운 것이었을까. 아니다. 우리의 독립운동사가 얼마나 자랑스러운 것이었는가는 이석영 일가의 선택과 결단 하나만 살펴보아도 잘 알 수 있다. 1855년 이조판서 이유승의 둘째 아들로 태어난 이석영은 영의정을 지낸 종숙 이유승의 양아들이 되었다. 서른 살에 과거에 급제해 고종을 보좌하는 승지로 관직을 시작했다. 하지만 나라의 주권이 일본으로 넘어가기 시작하자 그는 미련 없이 관직을 떠났다. 고종이 중추원 의관에 임명했지만 그는 남양주로 낙향해 돌아가지 않았다. 1910년 일본이 대한제국의 간판마저 떼어내자 이석영의 6형제는 만주로 가 항일운동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이석영의 동생 이회영이 먼저 서간도로 가 독립군 기지를 물색하고 돌아왔다. 이석영은 양주 일대의 만 석 재산과 토지를 모두 처분했다. 이석영이 양아버지 이유승으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을 지금의 가치로 환산하면 조 단위에 해
“자유·평화·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국가”는 윤석열 정부의 6대 국정 목표 중 하나다. “영향을 받는 나라에서 ‘영향을 주는 나라’로, 국제질서를 따라가는 나라에서 ‘이끄는 나라’로의 도약”을 추구한다. 윤석열 정부의 글로벌 중추국가론은 노무현 정부의 중추적 중견국가론과 유사한 듯하다. 그러나 외교정책에 있어서 후자가 “균형적 실용 외교”를 강조함에 비해 전자는 전략적 명확성에 기초한 ‘편승적 가치 외교’를 지향하는 점에서 전혀 다른 접근법이다. 한국은 세계 6대 군사 강국, 10대 경제 강국으로서 글로벌 중추국가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동북아시아 지역에서는 중국, 러시아, 일본 그리고 미국 사이에 낀 (상대적) 주변국가로 인식된다. 이러한 ‘글로벌 중추, 지역 주변’의 모순은 남북관계에도 존재한다. 북한이 핵으로 긴장을 고조시키면 글로벌 중추국가 한국은 사라지고 후진국 북한과 강대국 미국 주연의 공연이 펼쳐진다. 이는 불편하지만 진실이다. 이 모순을 해결하지 않은 채 추진하는 글로벌 중추국가 비전은 한계에 부딪히게 마련이다. 이명박 정부의 “글로벌 코리아” 등 과거 정부의 유사한 정책들도 기대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였다. ‘글로벌 중추, 지역 주변
어버이들은 선조들 경험과 자신의 체험을 통해 터득한 철학을 속담이란 이름으로 보존 전수해 왔다. 서양의 이름 있는 철학자나 동양의 공자 맹자의 언어와 문장보다 더 실감적이고, 무릎을 치며 ‘옳거니’ 싶은 함축된 인문학적 도(道)가 실려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속담은 평범한 사람들의 철학이요 조상의 걸러진 넋의 결정체라고 생각하였다. 그런데 요즘 사람들은 속담을 뒤집어 재미있게 비아냥대듯 표출하면서도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웃음의 미학으로 삼고 있다. 에를 들어 본다면, ‘인생을 짧고 예술은 길다’는 철학적 경구를 ‘인생은 더럽고 예술은 비싸다.’고 한다. 또한 ‘헌신하면 헌신짝 되고, 일찍 일어난 새는 늙은 새다.’라는 언어적 유희 같은 말도 등장시킨다. 조그마한 거리낌에도 밤잠을 설치며 괴로워하는 나는, 내 몸에 살이 머물지 못하게 학대를 하는 편이다. 그런 나의 성깔을 스스로 미워하며 두 번 다시 태어나고 싶지 않다고 하면서 하늘을 뚫어지게 처다 보기도 했다. 무디지 못한 성깔은 타협하기가 쉽지 않았다. 대범하게 나서지 못하고 다가오는 사사건건이 근심스러웠다. 그러한 내가 무슨 행복과 효도와 영광의 시간이 있었겠는가! 하고 생각하면서 오랫동안 살아남은 앨범
함흥 사람들은 유별나게 지역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다. 함흥 사람들은 평양과는 라이벌 관계라고 생각한다. 1980년대 건설된 함흥시 중심에 있는 함흥대극장은 평양대극장보다 더 크고 화려하게 건설해 비판을 받았다. ‘함흥얄개’ 또는 ‘함흥내기’로 부르는 함흥사람들은 군 생활이나 공동체 생활을 할 때에도 우두머리를 하는 경우가 많고, 나약함을 보이면 함흥사람이 맞냐는 의심을 받는다. 최고의 신부감으로 함경남도 지역 여성을 꼽으며 알뜰하고 생활력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래서 함흥하면 지역주의가 강하고 생활력 강한 여성들이 살고 있다는 이미지를 떠올린다. ‘지방주의 온상’이라는 말은 해방이후 생겨났다. 함흥-흥남지역은 산업시설이 많은 관계로 일제시기 노동운동이 활발했다. 1930년 흥남질소비료공장에서 저임금과 학대로 인한 최초 파업은 공장에서 일하던 여성들로부터 시작되었다. 화학공장에서 생산하던 질소는 전시에는 폭탄이 된다. 군수품을 생산하는 이곳에 사회운동가들과 문학가들이 거쳐 갔다. 해방 후 1945년 9월 19일 원산항으로 입국한 김일성은 각계정파들과 권력을 다투어야 했는데, 그 중 국내공산주의자였던 오기섭과의 노선투쟁은 이후 북한의 정치사에 영향을 주었다.…
채영신은 교회당을 빌려 야학을 개설하고 학생들을 가르쳤다. 심훈의 소설 상록수에 나오는 내용이다. 문맹퇴치를 위해 한글을 가르치는 것은 민족의식의 고취와 함께 최소한의 근대적 삶의 무기를 확보하는 것이다. 1930년대 브나르도 운동은 “민중속으로”라는 러시아어로서 일제 강점기 시절 근대화를 위한 농촌계몽운동이다. 소설의 무대가 되는 곳은 현재의 안산시로 이를 기리기 위해 안산엔 상록수역이 있다 사회가 발전하여 지역공동체를 벗어난 삶이 만들어지면서 신문을 통하여 외부세계와 소통하였다. 그래서 전통적으로 미디어 리터러시는 신문 텍스트를 읽고 이해하는 능력을 의미했다. 대중사회와 함께 TV 의 등장 후 폭력, 모방범죄 등으로 TV 를 비판적으로 시청할 필요가 제기되었다. 인터넷이 보급되고 디지털 미디어가 확산된 정보사회로 들어가면서 문제는 복잡해진다. 다양한 디지털 플랫폼의 등장, 소셜 미디어의 활성화는 너무 많은 정보를 쏟아내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선택,판단하는 일이 만만치 않다. 미디어 리터러시가 디지털 리터러시로 확대된 것이다. 유튜브의 확산과 함께 가짜뉴스,필터버블(사용자가 자기의 관심에 맞춰 필터링된 정보 안에 갇히는 현상)등에 의해 현명한 판단 보다
우리나라의 고등학교는 일반고를 비롯해 과학고와 외국어고등학교를 지칭하는 특목고, 교육과정의 다양화를 톡해 개성 있는 교육을 표방하는 자립형사립고, 산업계 수요와 연계하여 전문적인 직업 맞춤교육을 실시하는 마이스터고, 특정분야 인재양성을 목적으로 설립된 특성화고 등이 있다. 이와 같이 설립목적이 상이한 고등학교에서 졸업한 학생들의 2022년도 대학 진학률은 73.3%이다(출처:대학알리미). 이와 같은 수치는 4년제와 2년제 대학을 모두 합친 결과이다. 이러한 결과는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이 동원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 할 수 있는데, 그 중 가장 대표적인 방식이 사교육을 통해 성적 향상을 꾀하는 일이다. '대한민국 정책브리핑'의 2022년 자료에 따르면 초·중·고 학생들이 지출하는 사교육비는 2022년 기준 26조원이며 사교육에 참여하는 비율은 78.3%에 달하고 있다. 실제로 내 주변의 어떤 가정이든 사교육비를 지출하지 않는 가정을 본적이 없다. 그러나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문을 뚫어내기는 만만치 않으며 취업을 위한 사교육비를 지출해야만 한다. 그러나 그토록 어렵게 찾은 먹거리 공간에서도 충분한 금전적 보상을 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일부 대기업
우리 주변의 수많은 슬로건들 일상에서 우리는 얼마나 많은 슬로건이나 표어, 브랜드에 노출될까요. 집을 나서면 거리 곳곳에서 상점 간판이나 현수막을 마주하게 된다. 상품명, 표어 등이 은연 중에 스쳐 지나간다. 건물이나 아파트 이름도 보인다. 거리뿐이랴. 각종 이벤트와 인터넷이 연결된 스마트폰을 비롯한 각종 모바일 기기의 콘텐츠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그런데 유심히 들여다보면 우리말보다 외국어 특히 영어가 많이 사용되는 것이 드러난다. 잘 지어진 것들도 있지만 고개가 갸우뚱해지는 것들도 많다는 점이다. 통하는 소통 원리 언어는 소통이다. 사회 구성원간에 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려면 커뮤니케이션의 원리가 잘 작동하여야 한다. 우선은 전달성과 간결성이다. 사용되는 단어나 표현이 구체적이어야 힘이 있다. 애매모호하지 않고 그 의미가 바로 전달되고 듣는 사람에게 인지되어야 할 것이다. 엘지그램 LG gram. 미디어 광고나 전철역에서 쉽게 보았던 브랜드이다. 노트북 컴퓨터는 이동하면서 사용하는 목적이 강하다. 그래서 그 무게는 제품의 매우 중요한 특성일 것이다. 이 브랜드는 Kg(킬로그램)보다 gram(그램)을 사용함으로써 그 특성을 전달하는 데는 꽤 성공적이었을…
집을 산다. 은행에서 대출을 받고 부족한 돈은 세입자를 들여 보증금으로 충당한다. 내 돈은 얼마 들어가지 않는다. 그렇게 해도 집 값은 오를테고, 오른 집 값이 대출 이자보다는 많을 것이니 문제되지 않는다. 세입자가 나간다고 하면 당장 돈이 없어도 후임 세입자가 구해질 때까지 버티면 되니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다. 전세계 중 유일하게 대한민국에만 있다는 전세제도다. 전세의 핵심은 부동산의 목적이 주거가 아닌 투기라는데 있다. 내가 살 집이 아닌 누군가에게 빌려줄 집이라는 것이 전제다. 내가 살 집도 아닌, 다른 사람이 살 집을 굳이 사는 이유는 시세차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투기다. 물론 과거 좁은 국토와 높은 인구밀집에 따라 다세대 주택을 많이 지었고, 다세대 주택에는 세입자가 필수적이었던 시절도 있었다. 그렇다고 해도 전세는 투기를 전제로 한다. 전세는 기본적으로 위험한 제도다. 투기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이다. 투기는 반드시 수익이 발생해야 한다. 손실이 발생한 투기 시장은 붕괴하고만다. 꽤 오랜시간 동안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엔 광풍이 불었다. 자고 일어나면 집값이 올랐다. 이러한 광풍 속에서 전세에 문제가 발생할 위험성은 거의 없었다. 하지
봄에는 매력적인 냄새가 있다. 견공에 비할 수 없지만, 주변 사람들보다는 후각이 발달한 나는 봄을 냄새로도 좋아한다. 여유로운 휴일 공원을 산책할 때 온몸의 감각을 열고 봄 내음을 만끽한다. 가슴을 열고 숨을 잔뜩 들이켠다. 아, 좋다.기억 속 봄의 내음이 제각각 다르지만 모두 좋았다. 이제껏 계속 좋아한 그 내음, 에너지를 언어로 표현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촘촘히 느껴본다. 단어를 떠올려 본다. 시원하다. 상쾌하다. 기분이 좋아진다. 들이켜면 미소가 지어진다. 신선하고 살짝 달콤하다. 코로 들어오는 바람이 적당히 시원하고 적당히 따뜻하다. 동북아시아 철학의 한 축을 차지하는 음양오행(陰陽五行) 이론에서 봄은 오행 중 목에 속한다. 벼농사를 짓고 가축을 기르고 밭에서 작물을 재배하는 농경사회를 이룬 옛사람들은 봄, 여름, 가을, 겨울 네 계절을 살아내고 관찰하면서 자연의 변화를 오행의 부호로 표현했다. 오행을 구성하는 한자 木(목), 火(화), 土(토), 金(금), 水(수)의 원래의 뜻은 나무, 불, 흙, 쇠, 물 이렇게 물질이지만 서양의 물, 불, 공기, 흙의 사원소설과는 의미에 차이가 있다. 사원소가 단지 만물의 기본구성물질을 의미한 것에 비해 오행은 만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