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안성시는 영상감시장치(방범CCTV)와 관련, 사법기관의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일은 안성시가 ‘2018년 범죄사각지대 CCTV(3억7천여만 원) 및 2018년 마을방범 CCTV 2차 설치공사(9억7천여만 원)’와 ‘2019년 목적별 CCTV 설치공사(11억7천여만 원)’, ‘2019년 방범 CCTV 확대 설치공사(8억5천여만 원)’ 등 4건의 사업을 진행하면서 촉발됐다. 시는 이 과정에서 준공일을 이틀 여 앞둔 사업은 물론, 준공일을 훌쩍 넘긴 사업마저 ‘설계(제품)변경’을 요구했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말썽을 빚어 왔다. 더욱이 시는 준공일이 지난 사업의 설계변경을 실시하면서 ‘설계변경 사유서’조차 작성하지 않은 채 막무가내 행정을 펼치다 지적받기도 했으나, 개선은 커녕 지금도 이를 제대로 지키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시는 특정업체의 모델까지 지정하며 준공 막바지에 변경할 것을 지시하다 반발을 사기도 했다. 이 업체의 경우 몇 년 전 안성지역에 지능형카메라를 설치했다가 오작동 등의 이유로 제품들을 싹 걷어내면서 물의를…
김치냉장고에 보관된 반 건시 감을 꺼낸다. 적당히 말라 걷은 찰지고 속은 부드러운 건시를 먹는다. 조금만 먹어야지 하면서도 자꾸 손이 간다. 지난 가을 식품건조기에 말려둔 것이다. 지난여름 가뭄 때문이지 작황이 그리 좋지는 않았지만 숫자가 적은만큼 감이 제법 실하게 익었다. 제상에 올린 요량으로 잘 생기고 커다란 감은 곶감을 켜 널고 좀 나은 것은 골라 홍시를 앉혔다. 흠집이 나거나 따다가 깨어진 것 등 상품가치가 적은 것은 껍질을 벗기고 씨를 발라 건조기에 말렸다. 신기한 것은 떫은 감도 건조기에 말리면 떫은 기가 사라진다. 감을 먹을 때면 스승님이 떠오른다. 초등학교 6학년 때다. 중학교 진학을 위해 늦은 시간까지 공부를 시켰다. 학습지를 풀고 틀린 문제는 이해할 때까지 학습을 시켰다. 점심과 저녁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니며 공부를 했다. 교실 안 화목난로에는 60여개의 도시락이 쌓여졌다. 아래쪽에 있는 도시락은 따끈따끈하지만 위에 얹힌 양은 도시락은 그저 냉기를 면할 뿐이었다. 몹시 추운 날이었다. 밖엔 눈보라가 몰아치고 발목까지 눈이 내렸다. 그날따라 밥이 차가웠다. 저녁도시락을 먹고 수업을 시작했는데 온몸이 춥고 떨리면서 아팠다. 꾹 참고 있었는데 선
“아직도 교장 왕국”이란 얘기는 듣기에도 민망하다. 후진적 사례에 대한 비난이어서 “많이 변했다”, “그럴 리 없다”고 반박할 만한 증거를 내놓기가 쉽지 않고, 학교 급별 경향까지 언급하면 더 곤혹스럽다. 학교에 자율화, 민주화 바람이 불던 2000년대 후반, 어느 교육장이 교장들을 모아놓고 취임사를 했다. “여러분이 나를 도와주는 길은 사고 없는 학교 관리자가 되는 것”, “학교 곳곳의 취약지구에 관리자가 수시로 나타나 아이들이 아예 그곳을 찾지 않게 하는 것이 최선의 생활지도”라는 것이 핵심이었다. 장관이나 교육감은 학교교육을 돕는 일을 한다면 교육장은 그렇지 않은 것일까? 저 교육장이 교장들로부터 굳이 도움을 받고 싶다면 그따위 생활지도 외에 또 어떤 도움을 좋아할까? 그 사고방식에 대한 분노와 혐오감도 그렇지만 그를 교육장으로 임용한 교육감에 대한 실망감과 분노는 더 컸다. 교장이 관리자라고? 뭘 관리하라는 거지? 가장 졸렬한 방법인 그 예고 없는 순시에는 어떤 전문성이 필요할까? 차라리 교장 같은 건 집어치우고 관리·감독에 능한 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주민이 거주 중인 상태의 지자체 간 행정구역 조정이 이뤄졌다. ‘수원시-용인시 간의 경계 조정 공동협약’이 18일 체결된 것이다. 7년간의 우여곡절 끝에 성사된 것으로써 주민들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 행정관청의 자세에 박수를 보낸다. 수원-용인간의 행정구역 갈등은 지난 2012년 용인시 기흥구 영덕동 청명센트레빌아파트 주민들이 자녀 통학 안전 문제를 내세우며 수원시 편입을 요구하면서 비롯됐다. 용인시 청명센트레빌아파트는 수원시 행정구역인 원천동과 영통동에 둘러싸여 있다. 수원시와 더 가까운 탓에 주민의 생활권이 수원이지만 1994년 영통신도시를 개발하면서 행정구역상 용인시에 포함됐다. 당연히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초등학생과 부모들의 불편이 컸다. 용인 청명센트레빌 아파트에 사는 초등학생들은 불과 200m 거리 지척에 있는 수원 황곡초등학교에 다니지 못했다. 대신 차량통행량이 엄청나게 많아 위험하기 이를 데 없는 왕복 8차선 42번 국도를 건너 1.2㎞ 정도 떨어진 용인 흥덕초등학교에 다녀야 했다. 이에 2015년 5월 경기도가 나서 용인 청명센트레빌아파트와 주변 부지를 수원시 태광CC 부지 일부·아포레퍼시픽 주차장과 교환하
국내 굴지의 대기업 계열사들이 국민건강에 직접적 영향을 주는 기업활동을 하면서 형편없는 윤리의식을 갖고 있음을 보여주는 일이 연일 터져 나와 개탄스럽다. 기업이 국민건강을 해치면서까지 돈벌이에 몰두한다는 것은 윤리의 차원을 넘어 심각한 범죄행위라는 점에서 엄단할 필요가 있다. 유해 성분이 포함된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해 인명 피해를 낸 혐의를 받는 SK케미칼(현 SK디스커버리) 홍지호 전 대표가 17일 밤 구속됐다. 그는 2002년 SK가 애경산업과 함께 ‘홈크리닉 가습기 메이트’를 출시할 당시 대표이사를 맡았던 인물이다. 이 대기업들이 9년간 판매한 ‘가습기 메이트’는 옥시의 제품 다음으로 많은 피해자를 낸 제품이다. SK케미칼은 2000년 유공의 가습기 살균제 사업 부문을 인수한 뒤 유공이 팔던 제품이 흡입독성 실험 등을 통한 안전성이 제대로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을 알고도 그대로 제품을 판매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SK케미칼은 가습기 살균제 독성실험과 관련한 정보를 갖고 있으면서 없다고 잡아떼다가 환경부로부터 고발도 당했다. LG화학, 한화케미칼 등을 포함한 전남 여수 산업단지 사업장 235곳은 대기오염 물질 측정대행업체와 짜고 미세먼지 원인물질
국가 관광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 이유는 이렇다. 현 정부 출범 이후 청와대 비서실 개편에서 관광 진흥비서관 직제가 사라지고, 그 영향으로 부처 간 정책과 협력을 실질적으로 조율하는 기능이 약해졌다. 대통령 소속으로 추진됐던 ‘국가관광전략회의’도 국무총리 소속으로 격하됐다. 문화체육관광부 조직개편으로 관광정책실은 관광정책국으로 조정됐다. 세계경제포럼의 우리나라 관광경쟁력 전체 순위는 19위로 비교적 높은 수준이지만, 정부 정책관련 평가지표 부문은 40위권 밖이다. 한마디로 ‘현 정부는 관광에 대한 관심이 없다’라고 볼 수밖에 없다. 그 결과는 더욱 초라했다. 작년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1천534만 명이었고, 출국자는 2천869만 명이었다. 당연히 관광수지도 적자였으며, 그 규모는 14조9천710억 원에 달했다. (일본과 단순 비교는 안 되겠지만) 작년 일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3천만 명을 넘었고, 관광흑자는 무려 17조8천600억 원이었다. 우리나라의 2배 이상이다. 지난 2일 인천 송도에서 대통령이 직접 참석한 ‘확대 국가관광전략 회의’가 열렸다. 대통령께서는 모두 발언에서 &l
이번 호에서도 골프규칙(Rule)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가겠다. - OB 말뚝을 빼고 플레이했을 경우 볼이 OB말뚝 근처에 정지하는 바람에 OB말뚝이 스윙에 방해가 됐다. 그런데 백색말뚝은 인공장애물이므로, 장애물이라고 생각하고 플레이했다면 이런 경우에는 2벌타입니다. 하지만 동일한 말뚝이지만, 황색이나 적색말뚝(해저드말뚝)은 빼도 상관없다. 그런데 OB말뚝이나 OB경계선이 되는 벽이나 철조망 등은 룰에서 말하는 장애물이 아니다. 따라서 어떠한 구제도 받을 수 없다. 그 상태로 치던지, 언플레이어블을 선언할 수 밖에 없다.(언플레이어블이란 : 볼이 놓여진 상태에서 플레이 할수 없다고 판단되면 1벌타를 부여 받고 규칙에 의해 플레이한다.) 만약 흰색말뚝을 빼고 칠 경우에는 2벌타가 부가된다. 볼을 치기 전에 알고서 말뚝을 원위치로 돌려 놓았더라도 너무 늦었다. 백색말뚝을 빼는 시점에서는 위반이 된다. - 도대체 볼을 찾을 수 없습니다. 몇 분 동안 찾을 수 있나요? 볼이 깊은 러프 속으로 들어갔다. 볼이 들어간 장소를 정확히 확인했기 때문에 없어질 볼이 아니었다. 그런데 볼을 도무지 찾을 수 없었다. 몇분 정도 찾아도 좋은가요? 볼을 찾을 수 있는 시간은 5분으
사회를 뜻하는 ‘소시오(socio)’와 병리 상태를 의미하는 ‘패시(pathy)’의 합성어 소시오패스(Sociopath)는 겉보기엔 멀쩡하지만 아무 죄책감 없이 범죄를 저지르는 반사회적 인격 장애의 일종이다. 범죄를 저지르고도 자신의 행동에 대한 죄책감을 전혀 느끼지 않는다는 점에서 ‘사이코패스(psychopath)’와 비슷하지만, 잘못된 행동이란 것을 알면서도 반사회적 행위를 한다는 점에서 이와 구분된다. 특히 사이코패스가 주로 유전적 결함 때문에 감정·충동적 범죄에 빠지는 것과 달리 잘못된 행동을 위장·은폐하고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도 뛰어나다. 후천적 사회환경에 의해 결정된다는 점에도 차이가 있다. 가족 직장 등 우리 주변의 평범한 사람 가운데도 소시오패스가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소시오패스의 대표적 예로 히틀러가 거론되지만 우리 주변의 흉악범죄자 중에서도 소시오패스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이들은 이유 없는 살인 등 이른바 묻지마 범죄를 저질러 사회에 큰 충격을 주기도 한다. 모두가 극단적 폭력성이 개입된 다중인격 장애의 소산이다. 소시오패스를 연구해온 심리학자 마샤 스타우트는 “그들은 평범한 이웃의 모습으로 우리 일상 속에 함께 있다”고 했다.
흔히 힘없고 배고픈 사람들은 스스로 잡초 같은 인생이라고 자조(自嘲) 섞인 말을 한다. 얼핏 잡초야 말로 무용지물로 보인다. 이름도 없고 볼품도 없고 소용도 없어 보인다. 그래서 잡초요, 잡풀이다. 그런데 잡풀에도 꽃이 맺힌다. 소위 이름 없는 풀꽃이다. 이리 봐도 저리 봐도 잡초와 잡목은 하찮은 지상의 존재들이다. 우리는 그들을 무시한다. 무시할 뿐 아니라 함부로 밟고 지나간다. 그래도 살아나는 게 잡풀이요, 잡목들이다. 잡초의 생명력이 얼마나 강인한지 알고 싶다면 잠시 시골 땅에 내려가 보면 안다. 요즘 농촌에 빈 집이 많다. 집도 사람이 살 때 비로소 가옥노릇을 한다. 빈집을 석 달만 버려두면 폐가가 된다. 제일 먼저 잡풀 잡목들이 달려든다. 그들이 폐가를 뒤덮는다. 잡풀이 키를 넘어서면 인력으론 그들을 제압할 수가 없다. 뽑고 뽑아도 돌아서면 또 다시 잡풀 잡목이 자라난다. 과학자들은 지구가 멸망하면 제일 먼저 번성할 것이 잡초들이라고 한다. 그 잡초 잡목들도 가지가지다. 땅에 붙어사는 식물, 민들레 같이 겨우 잎을 피우고 꽃을 만드는 잡풀이 있는가 하면 갈대처럼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자라는 잡풀도 있다. 그러고 보니 잡풀들이야 말로 우리 인간들의 삶
‘신문 보며 배우네. 나무도 숲도 읽어 내는 안목(眼目)’ 제63회 신문의 날을 알리는 슬로건이다. 아무리 인터넷 세상이라지만 활자 신문만큼 세상을 고주알 미주알로 캐내어 알릴 수는 없다. 급류를 타는 변화가 빠른 세상이라도 방향키를 잡아주는 것은 신문뿐이 아닐까. 매일 착 펴면 척 보이는 세상, 신문에서 알아차릴 수 있다. 지방분권시대다. 우리가 사는 곳이 중심이다. 중앙정부가 움켜쥐고 있던 행정권력이 지방으로 분산돼 실질적인 지방자치시대를 열어간다. 아직도 미흡하지만 지역신문이 목소리를 높여 그 역할을 해야 한다. 1300만 인구를 가진 대한민국 최대 광역도시 경기도는 ‘새로운 경기 공정한 세상’을 위해 한 단계 발돋움하려고 한다. 그 당위성을 널리 알리고 도민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다리를 놓아야 한다. 광역자치단체에 걸맞은 지역신문이 뿌리를 내려야 하는 이유다. 지역신문은 우리 지역사회의 거울이다. 신문은 공기(空氣)이자 공기(公器)다. ‘독(毒)을 퍼붓는다. 소리 없는 입으로 낯은 두꺼울수록 유리하다.(중략) 험난한 언어들이 판을 치는 꿈에서도 구경 못한 세상(후략)’ 어느 시인의 신문이란 제목의 시구(詩句)다. SNS시대에도 전통적인 신문의 역할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