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와 경기도교육청 내 각종 위원회의 상당수가 ‘있으나마나’한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이호동 경기도의원(국민의힘, 수원시 제8선거구)이 도와 도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서 밝혀진 것이다.(경기신문 19일자 1면, ‘재정 깎아먹는 비효율적 위원회 한가득’) 이의원은 지난해 도 소속 위원회 249개 중 41개(16.47%)에서 회의 개최에 따른 회의수당 및 심사수당이 집행되지 않았으며, 도교육청 소속 위원회(지난해 기준) 136개 중 35개(25.74%)에서도 회의·심사수당 집행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도와 도교육청 위원회를 합하면 약 20%가 활동을 하지 않은 것이다. 특히 도교육청의 경우 유명무실한 위원회가 더욱 많았다. 이들 위원회는 법령과 조례에 따라 설치됐지만 이름만 있을 뿐 활동을 하지 않는 ‘개점휴업’ 상태였다. 지난 3년간 단 한 차례도 회의를 열지 않은 위원회도 있었다. 경기도폐교재산관리위원회, 성희롱·성폭력·스토킹 고충심의위원회, 경기도교육청교육시설물개축심의위원회, 경기도교육공무원질병휴직위원회 등이다. 경기도폐교재산관리위원회의 경우 도내 19개 폐교가 미활용 상태에 있고, 올해 추가로 3개 학교가 폐교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위
지난해 ‘직장 내 괴롭힘’으로 징계를 받은 국가직·지방직 공무원이 큰 폭으로 늘어난 가운데, 전국 광역지자체 중에서 경기도의 징계 공무원이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직장 내 괴롭힘’ 문제는 선진국으로 가는 길목에서 우선적으로 청산돼야 할 대표적인 구태·폐습이다. 민간을 포함한 국가사회의 모범이 돼야 할 경기도의 공직 환경에 여전히 경고등이 켜져 있다는 얘기다. 하루빨리 낡은 풍토를 개선할 효과적인 혁신 방안이 강구돼야 할 것이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행정안전부와 인사혁신처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직장 내 괴롭힘 행위’로 징계받은 국가 공무원과 지방 공무원은 지난해 총 144명으로, 2022년(111명)보다 29.7%나 늘었다. 우월한 지위 등을 이용해 다른 공무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는 개념에 하자가 있는 공직자가 아직도 많다는 뜻이다. 통계를 보면, 중앙부처 소속의 국가 공무원은 58명에서 85명으로, 지방자치단체 소속의 지방 공무원은 53명에서 59명으로 증가했다. 2022년부터 2023년까지 중앙부처 가운데 관련 징계가 가장 많이 내려진 기관은 교육부(28명)였다. 교육부는 2022년만 하더라도 징계…
지젤 펠리코는 50년을 함께한 남편과 살던 평온한 삶이 2020년 말 산산조각 나는 충격적인 진실을 알게 되었다. 남편 도미니크는 몰래 여성들을 촬영하다 경찰에 체포되었고, 그의 컴퓨터와 휴대폰을 조사하던 경찰은 수천 개의 범죄 영상을 발견했다. 지젤이 의식을 잃은 사이, 도미니크는 인터넷으로 남성들을 불러 아내를 성폭행하도록 했고, 그 장면을 수십 번 촬영한 것이다. 도미니크는 아내에게 신경안정제를 투여한 후, 72명의 남성과 함께 92차례에 걸쳐 범죄를 저질렀다. 소방관, 교도관, 언론인 등 다양한 직업의 남성들이 가담했다. 남편이 촬영한 범행 영상은 무려 2만 개에 달하며, 딸과 며느리를 몰래 촬영한 영상도 있었다. 지젤은 사건의 전말을 알게 된 당일을 언급하며 “내 세계가 한꺼번에 무너져 내렸다. 함께 세 아이를 낳고 키우고 손주 일곱을 보며 남편과 함께 이룩한 모든 게 산산조각이 났다” 고 말했다.남편이 아내를 성폭행할 남성들을 모집하는 채팅방에 들어왔다가 성범죄라는 사실을 깨닫고 그의 지침을 거부한 사람은 단 2명에 불과했다. 다만 이들도 경찰에 남편의 범죄 행각을 알리지 않았다. 필자는 해당 사건에 대해 배우게 되면서 최근 인스타그램과 틱톡을 비
가을은 시골 선비와 같이 왔다 사랑방 손님처럼 떠난다. 숯불고기 집의 불판같이 뜨거웠던 여름이었다. A4용지 1매 공간에서 헐떡이는 닭이나 땀구멍이 없는 돼지는 흙탕물에 몸을 굴리면서 더위를 식혀가며 견뎌낸다. 그런데 흙도 물도 없는 콘크리트 벽 안에서 열 받으며 목숨 걸고 살아냈던 이 땅의 여름이었다. 그래서인지 ‘반도 강산’이요. ‘한반도’라고 부르는 조국의 땅에서 살고 있는 대한민국 사람들은 인내 할 줄 아는 의지와 고운 마음결을 지닌 사람들이었다. ‘반도 강산!’하면 도산 안창호 선생이 생각난다. 대한민국을 얼마나 사랑했으면 그의 호를 ‘반도강산(半島江山)에서 도자와 산자를 빌려 도산(島山)이라고 하였겠는가. 반도 강산은 삼면이 바다로써 장단점이 있다. 하지만 장점이 더 많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반도 강산에는 사계절이 분명해 얼마나 다행인가 싶다. 일 년을 사는 동안 봄여름을 겪으며 씨 뿌려 가꾼다. 가을겨울을 지내면서는 자연과 인생에 의한 결실의 계절을 경험하게 된다. 흰 눈이 하염없이 내리는 겨울의 맑은 풍경 속에서는 마음 빨래를 하며 영혼을 새롭게 한다. 매운 계절 뒤에 오는 봄의 새 희망을 임신하면서-. 만약 1년 내내 빙벽 안에서 살아야 하거
정부의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빈집은 13만 2052채(2022년 기준)나 된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보다 더 많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이에 더해 앞으로 빈집은 계속 늘어나 2040년엔 전체 주택의 9.1%(239만 채)가 빈집이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저출생·도심집중 현상이 더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농촌 지역의 경우 빈집은 전국적으로 6만6024채나 됐다. 이 중 60%는 금세 무너져도 이상할 것이 없는 상태라고 한다. 이처럼 방치된 빈집은 범죄나 쓰레기 무단 투기 장소로 악용될 가능성이 높다. 흉물로 마을 미관을 해치고 화재나 붕괴 위험도 크다. 따라서 빈집을 방치하면 집주인에게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는 내용을 담은 ‘농어촌정비법’ 개정안이 지난 해 국회를 통과했다. 법 개정에 따라 시장, 군수, 구청장은 빈집 철거 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소유자에게 500만 원 이하의 이행 강제금을 1년에 2회 이내에서 반복 부과할 수 있게 됐다. 또 지방정부가 직접 빈집을 철거한 경우 보상비보다 비용이 많이 들면 그 차액을 소유자에게 징수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했다. 농촌 뿐 아니라 도시의 원도심 지역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농어촌정비법은 농어촌에
북한에서 날려 보내는 쓰레기 풍선이 우리 사회에 새로운 쓰레기가 됐다. 확인된 풍선의 내용물은 종이류, 비닐 그리고 플라스틱병 등 생활 쓰레기라고 한다. 이 뉴스를 접하며 나는 가평군 관광객들 중 일부가 몰래 버리고 간 쓰레기 비닐봉지가 생각났다. 그 안의 내용물과 별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내가 속한 사회적협동조합은 가평군의 가평천, 벽계천, 조종천의 계곡·하천 유지관리 사업을 하고 있다. 이전 이재명 경기도지사 시절 불법시설을 철거하고 만든 친수시설을 관리하고, 그 시설을 이용하는 국민들이 안전하고 깨끗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환경보안관’이라고 이름 붙인 주민들이 활동하는 것이다. 지난 7, 8월 피서기에 많은 관광객들이 왔다 갔다. 그 시기 나는 우리 안의 쓰레기 풍선을 봤다. 여행지에서 일탈의 쾌감 속에서 방종을 하는 것인지 모르겠으나 관광지에 버리는 쓰레기는 마치 도시에서 촌으로 날려보내는 쓰레기 풍선처럼 느껴진다. 몰래 버리고, 꼭꼭 숨겨 버리고, 물에 버리고, 화장실 변기에 버리는 쓰레기 풍선들. 청정계곡에 놀러 와서 그곳을 오염시키고 가는 사람들의 마음은 편할까 의문이다. 그렇지만 그들도 북한이 보내는 쓰레기 풍선에는 마음이 많이 불편할 것이다
추석이다. 이번 추석이 짧지 않아서 가족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이 많겠다. 오랜만에 가족, 친척과의 만남은 즐거운 일이지만, 항상 경계할 일은 서로 간의 잔소리다. 명절 단골 잔소리는 결혼, 취업, 2세, 입시, 성적 등으로, 이러저러한 명절 잔소리가 듣기 싫어 고향 가기 싫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심심찮게 기사에 오르내린다. 실제로 에듀윌이 20~40대 성인남녀 62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추석 때‘가족이나 친척들의 참견이나 간섭'이 가장 큰 스트레스로 나타났다. 걱정하는 마음은 알지만, 가족의 잔소리가 그만큼 힘들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일상에서 자신도 모르게 잔소리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나도 만만치 않은 잔소리꾼이다. 수업 시간에 학생들에게 잔소리하는 나를 자주 발견하게 된다. 그래서 요즘 고민이 많아졌다. 잔소리하지 않고 잘 가르치는 방법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 그러다 우연히 SNS에서 한 교수의 글을 보았다. ‘이번 학기 목표는 학생들에게 잔소리하지 않기’ 공감도 되고, 위로도 받아서 박장대소했다. 잔소리의 사전적 정의는 ‘쓸데없이 자질구레한 말을 늘어놓음. 필요 이상으로 듣기 싫게 꾸짖거나 참견함. 또는 그런 말.’이라고 되어있다.
추석연휴가 사흘 남았다. 그러나 의정갈등은 해법을 찾지 못한 채 의료현장의 혼란은 계속되고 있다. 응급실을 찾지 못 해 환자가 사망했다는 기사가 연일 보도되고 있어 국민 불안은 최고치에 달하고 있다. 눈 앞에 훤히 보이는 의료대란에 대한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다행히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한 여야가 의제 제한 없는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을 합의함에 따라 국민들은 실낱같은 기대를 가지게 됐다. 협의체를 처음 제안한 국민의 힘 한동훈 대표는 “협의체 출범 전제 조건으로 ‘이건 안 된다’는 것은 없다”고 밝혔다. 정부의 부정적인 입장에도 불구하고 2025년도 의대 증원 재검토라는 의료계 주장까지도 협의체를 통해 논의 할 수 있다고 의료계에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한 대표는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과 박민수 제2차관 경질 요구에 대해서도 “모여서 무슨 얘긴들 못 하겠나”라며 야당과 의료계가 주장하는 책임자 문책에 대해서도 논의 가능하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민주당도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을 위한 3대 요구안’을 내놓으며 협의체 참여를 공식화 했다. 민주당은 2025년 의대 정원 조정 문제 논의, 합리적 추계를 통한 2026년 의대 정원 결정,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
스마트폰은 우리 일상과 늘 함께 한다. 스마트폰 기상 알림으로 하루를 시작해 종일을 함께 한다. 심지어 화장실에서도 필수다. 잠들기 전 스마트폰의 작은 화면으로 콘텐츠를 보는 것으로 하루를 마무리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이제 스마트폰 없이는 생활이 불가능하다. 한 개인의 거의 모든 정보가 스마트폰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우리 두뇌가 해야 할 일의 많은 부분을 스마트폰에 빚지고 있다. 스마트폰을 챙기지 않았을 때나 분실했을 때의 불편함을 넘은 황망함과 불안함, 그리고 다시 손에 쥐었을 때의 안도를 누구나 한 번쯤 경험했을 것이다. 이 때 우리는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새삼 깨닫는다. 몇 달 전 지인이 아무리 생각해봐도 스마트폰을 통해 검색을 하지 않았던 정보나 광고가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고 보니 이런 경험은 나에게도 있었다. 당시 착각일 수 있다는 생각에 반신반의했다. 그런데 얼마 전 이러한 의구심이 현실이 되는 증거가 세상에 들러났다. 현지시각 지난 2일 영국 데일리메일의 보도에 의해서다. 이에 따르면 페이스북의 마케팅 파트너인 콕스미디어그룹의 프레젠테이션 자료가 유출됐다. 여기에는 액티브 리스닝(Active-Listening) 소
타게스샤우(Tagesschau)는 독일의 공영방송 ARD의 메인 뉴스 프로그램이다. 탸게스샤우는 올해부터 ‘더 쉬운 말로 하는 타게스샤우’(Tagesschau in Einfacher Sprache)라는 방송뉴스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타게스샤우의 웹사이트에 가면 ‘더 쉬운 말로 하는 타게스샤우’를 소개하는 글이 있다. 소개하는글도 하단에 더 쉬운 말로 다시 쓰여 있다. “많은 사람들이 학습을 어려워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독일어를 많이 말하지 않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듣기를 잘 못합니다. 이 새로운 방송은 모두를 위한 것입니다.” ‘더 쉬운 말로 하는 타게스샤우’는 1-2일 간격으로 1개 정도의 영상이 올라온다. 분량은 7분 정도 다. 뉴스 개수는 3~4꼭지 정도다. 제목은 짧다. “최저임금: 더 많은 돈에 대한 논의”, “아시아의 태풍”, “패럴림픽: 대단한 폐막식”. 내용도 짧다. 짧기만 한 것이 아니라 아주 기초적인 단어의 뜻까지 설명한다. 기후변화에 관한 보도는 ‘기후’가 무엇인지 설명한다. “오랜 기간 동안 날씨가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가리켜 사람들은 ‘기후’라고 합니다” 시청자의 어휘력과 청해력이 A2에서 B1 레벨 수준이라고, 기초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