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마법 시계를 발견한다면 어떤 일을 하시겠습니까? 몇 년 전 한 한 여대생이 아버지의 교통사고를 막기 위해 마법 시계를 사용해 과거로 되돌아간 뒤 아버지의 목숨을 구하고 자신은 노인이 되어버린다는 다소 황당한 설정의 드라마가 방영된 적이 있었습니다. 사실 이 드라마의 주인공은 알츠하이머 치매를 앓고 있는 한 할머니였습니다. 남편과 일찍 사별하고 장애를 가진 자식을 혼자 키우며 고되고 힘든 삶을 살았던 할머니는 치매에 걸리고 점차 잃어가는 기억 속에서도 가장 행복했던 과거 한순간의 기억 속으로 되돌아가 다시 살아갔던 것이었고 작가는 이것을 마법 시계라는 소재로 표현하였던 것입니다. 그동안 우리는 ‘치매’를 가족들 또는 자식들의 입장에서 더 많이 바라본 것이 사실입니다. 물론 치매 노인을 모시는 가족들의 고초나 어려움은 설명할 필요 없이 모두가 공감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치매를 겪게 되는 노인의 입장에서 그들이 어떤 삶을 살아갈지, 그들을 위해 어떤 준비가 필요할지 과연 얼마나 생각을 해보았을까요? 최근에는 치매 노인과 같이 인지능력의 문제로 스스로 의사결정을 하기 어려운 이들의 ‘자기결정권’을 옹호하기 위한 임의후견제도, 사
화성시가 철도망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3월엔 동탄역 GTX-A가 개통됐다. GTX-A를 이용하면 동탄역에서 수서역까지 20여 분만에 갈 수 있다. 강남과 판교 등으로 출퇴근하는 시민들 이동 편의가 높아졌다. 여기에 오는 10월에는 서해선(충남 홍성~화성 송산)이 개통될 예정이다. 앞으로 신안산선 향남 연장사업이 순차적으로 개통되면 시민들의 광역교통 수요가 어느 정도 충족될 것이다. 최근엔 경기남부권 주민들의 숙원인 동탄인덕원선(동인선) 11공구도 본격 공사에 들어갔다. 11공구는 동인선 구간 가운데 능동, 반송동 구간이다. 이곳에 들어서는 능동역(가칭)은 화성시의 적극적인 요구가 반영된 역이다. 이 구간이 개통되면 동탄1·2신도시 주민들의 철도교통 접근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동인선은 오는 2029년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화성시 동탄역~용인~수원~의왕~안양 인덕원 역까지 약 39Km를 40분대로 연결하는 노선이다. 이 구간에는 정류장 17개소가 생긴다. 동인선은 원래 2026년 완공예정이었다. 2003년 처음 제안됐지만 2018년 3월에야 기본계획을 고시했고, 2021년 전 구간 착공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는 않았다. 실시
현재 경제 성장을 이루고 있는 국가들에서 저출산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인구절벽이나 인구소멸이니 하는 말들이 많이 나온다. 후진국에서는 아이를 많이 낳으면 먹여 살려야 하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만, 선진국에서는 아이를 낳지 않으면 경제발전의 동력이 멈출 수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다. 인구가 가장 많은 국가였던 중국을 보자. 중국은 과거 먹여 살려야 하는 인구가 너무 많아 산아제한 정책을 실시한 적이 있다. 그러나 개혁이 시작되면서 산아제한은 점차 풀리기 시작했다. 당시 ‘수돗물 한방울(1인당 생산성) × 13억 인구 = 저수지’라는 신화사의 그림은 인구의 중요성을 잘 말해주었다. 경제발전이 인구 숫자에 달려 있다는 논리였다. 그런데 요즘 들어 중국이 경제대국으로 부상하면서 중국의 출산율은 낮아지고 있고 오히려 인도가 중국의 인구를 넘어섰다. 중국 경제가 성장했지만 그 과정에서 불평등이 아주 심해지고 먹고 살기 힘들어지니까 아이를 낳을 여유가 없어진 것이다. 결국, 중국 정부도 출산을 장려하기 시작하였다. 유럽 국가들도 출산율이 인구 변동 없는 수준인 2.1명에 미치지 못해 이를 극복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한국도 마찬가지 과정을 겪어왔고 똑같은
사그락 사그락. 쌀이 그릇에 부딪히는 소리가 참 듣기 좋다. 전통주 갤러리에 있으면 전통주를 홍보하거나 대외적으로 나서는 일이 참 많다. 예전에는 때때로 그런 일들이 어색하기도 했지만, 요즘은 사명감을 가지고 즐기며 해나가고 있다. 우리의 전통주를 한 분에게라도 더 알리는데 역할을 할 수 있다면 그보다 기쁜 일이 어디 있을까. 그러나 나는 술을 빚는 일을 사랑한다. 그런 본질이 지금의 나를 있게 했고, 내가 해내는 모든 일들의 원동력이 되어준다. 송홧가루는 봄철에 사람들에게 골칫거리 취급을 받는 것 중 하나다. 하지만 나에게는 더없이 소중한 술의 재료가 된다. 송홧가루는 예로부터 식용으로 사용했지만 귀한 재료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접하기는 어렵다. 송홧가루는 채취하기도 참 까다롭다. 나는 할머니의 어깨너머로 송홧가루를 얻는 법을 배웠는데, 그 방법을 살펴보면 옛사람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먼저 송화가 반쯤 피었을 때 채취하여 3~4일 숙성시킨 후 물에 담근다. 그러면 불순물들이 밑으로 가라앉고 노란 송홧가루가 물 위에 떠오르게 된다. 그 위를 한지로 덮어놓으면 노란가루와 물이 한지에 달라붙는다. 그대로 한지를 걷어서 말리면 노란 가루들을 얻을 수 있다.…
한여름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온열 질환자 수가 급증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최근 코로나19 입원환자 수가 대폭 늘어나고 있고,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감염증도 동시에 유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휴가철 성수기인 다음 주까지 천문학적 수의 사람들이 전국을 오갈 시점이라 전염병 방역에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 온열 질환에 대한 국민의 경각심과 함께 위생 당국의 철두철미한 방역대응 또한 소홀해선 안 된다. 체감 온도 38도를 넘나들고 연일 폭염특보가 발효되는 등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경기지역에서 온열 질환자 발생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 5월 20일부터 7월 24일까지 경기도의 온열 질환자 누계는 148명이다. 질환별로는 열탈진 86명, 열사병 29명, 열경련 17명, 열실신 14명, 기타 2명 등이다. 가축 피해도 상당하다. 전날 기준 닭과 돼지 등 1761두(수)가 피해를 입었다. 지난 6월 24일부터 전날까지 가축 피해 누계는 113건, 7760두(수)다. 질병관리청 온열 질환 감시체계에 따르면 올해 5월 20일부터 7월 27일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온열 질환자는 925명(사망자 4명)으로서, 지난해 같은 기간 868명(사망자 3명)을 훌쩍 넘겼다
미국의 초대 대통령(1789년~1797년), 조지 워싱턴(George Washington)은 그의 어린 시절 “정직함”에 대한 이야기로 유명하다. 그의 정직함에 대한 이야기는 너무 유명하여 교과서에도 실렸다는 것인데, 짧게 요약하면: 그가 여섯 살 때 손도끼를 잘 다룰 줄 알게 되어 장난 삼아 이것 저것 자르고 베곤 하였고 마침 마당에 있던 벚나무를 잘랐다. 조지 워싱턴의 아버지가 집으로 돌아와 벚나무가 잘린 것을 봤다. 그 벚나무는 그의 아버지가 아주 아끼는 나무였다. 아버지가 누가 그 나무를 잘랐는지 물었을 때, 조지 워싱턴은 “정직하게” 자신이 그랬다고 고백했고, 아버지는 그의 정직함을 보고 용서해 주었다는 이야기다. “정직함”에 대한 교훈을 아이들에게 전하기에 대단히 효과적인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 이야기를 비틀어서 그의 아버지가 조지 워싱턴을 용서한 이유가 그가 정직해서가 아니라 그가 아직도 손도끼를 손에 들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우스개 소리도 있다. 어찌됐든 정직함에 대한 이 미담에서 한 발자국 더 들어가 보면, 정직함의 진정한 덕목은 무엇일까? 단순히 아버지의 용서를 받기 위함일까? 사실 “정직함의 덕목”은 그보다 더 깊고 어쩌면 우리 삶을
분단은 피하고 싶은 용어이다. 그런데 분단이라는 용어를 쓰지 않으면 나를 설명할 수 없고 내가 살고 있는 국가를 이해할 수 없다. 원래는 하나이던 나라가 둘로 갈라지면서 분단이라는 용어가 생겼다. 전쟁으로 이산가족이 생기고 수 십년 생사조차 모르고 살았다. 1990년대 북쪽 사람들이 고향을 떠나 남쪽으로 왔다. 대부분 중국 국경을 넘어 여러 나라를 거쳐 어렵게 대한민국에 도착한다. 살던 곳을 떠났으니 이주민이라는 사람도 있고, 자유를 찾아 왔다 하여 탈북민, 새터민, 귀순용사 등으로 불린다. 이것도 저것도 마땅한 용어가 없어 북배경주민으로 부르는 사람도 있다. 불려지는 당사자인 북한이탈주민 개개인도 생각이 다르다. 자신을 어느 위치에 놓을지 몰라 이렇게 저렇게 의견이 엇갈린다. 분단은 정치적 사건이다. 그래서 고향 탈출은 곧 정치적 사안이 된다. 정치적 효과가 높은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차이는 크다. 경제적 이유보다 정치적 이유로 탈출한 사람이 훨씬 쓰임을 받는다. 대한민국에 도착한 순간, 정보를 줄 수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으로 분류된다. 이러한 차이를 일부 사람들은 당연히 받아들인다. 정치적 사안이 된 탈출은 탈북이라는 용어로 정착된다. 정보에 대한…
경기도가 개발제한구역이 있는 일선 시·군에서 지난해 말부터 6개월간 행위허가 사용승인을 받은 대상으로 최근 조사를 벌인 결과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곳이 불법 용도변경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가뜩이나 보존과 개발을 놓고 좀처럼 이견을 좁히기 어려운 그린벨트 훼손 우려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일탈이다. 법을 어겨서 얻는 이익을 노린 그린벨트 불법은 기회 균등, 평등 문제와도 직결되기 때문에 결코 묵인해선 안 될 일이다. 경기도는 개발제한구역이 있는 21개 시·군에서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5월까지 행위허가 사용승인을 받은 164곳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벌여 불법행위를 한 77곳(47%)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불법행위 내용을 보면 불법 건축 26곳, 용도변경 31곳, 형질변경 4곳, 공작물 설치 4곳, 물건 적치 4곳 등이다. 안산시의 한 건설자재 판매점의 경우 동식물 관련 시설인 콩나물재배사로 행위허가 사용승인을 받은 후 건설자재 판매 및 보관창고로 불법 용도 변경해 사용하다 적발됐다. 의정부시의 한 소매점은 농산물보관창고로 행위허가 사용승인을 받았으나 전체면적의 1/3을 판매시설로 불법 용도변경하고 불법 증축까지 해 운영하다가 적발됐다. 또 성남시 한 베
독일 교민들의 초청으로 온 김에 소도시 기행을 하고 있다. 로마시대의 건축물부터 아름다운 고성과 대형 성당들을 감상하면서 독일 문화를 접하는 중이다. 독일은 중세시대 신성로마제국이었지만 황제는 허수아비이고 지방 영주들의 강력한 통치가 이루어지는 국가형태였다. 300여 개의 소국이 통일될 수 있었던 것은 1871년 비스마르크라는 탁월한 리더에 의해서였다. 그러나 독일은 지방마다 특색이 강했던 전통이 강하게 남아 있어 통일국가이지만 지방자치가 가장 활발한 국가가 되었다. 지자체의 근간인 시민들의 적극적인 정치 참여로 오늘 유럽의 가장 모범적인 민주주의 국가로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독일이 부러운 점은 그들의 활성화된 정치교육이다. 우리식으로 표현하면 일반인을 상대로 하는 민주시민교육이다. 1976년에 체결된 보이텔스바흐 협약(Beutelsbacher Konsens)의 원칙으로 누구든 정치적 자주성과 전문성, 중립성이 보장되면 정치교육을 할 수 있다. 심지어는 정당들이 운영하는 정치교육에도 국가의 지원이 있다. 어쩌면 커다란 잡음 없이 독일통일이 완성된 이유에는 이렇게 성숙한 시민을 양성한 민주적 정치교육이 있었다. 두 번째로 독일에서 부러운 점은 교육이다
우리의 삶의 풍경은 코로나의 전과 후로 나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네덜란드에서 대학을 졸업한 후 부모님이 계신 서울로 이주하면서, 새로운 시작을 맞이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사람 관계는 어떻게 변하는지, 그리고 때로는 단절되는지도 깨닫게 됐다. 네덜란드에서 나의 일상은 즉흥적인 만남으로 가득했다. 수업 후 커피 한잔, 스터디 모임, 그룹 과제로 만난 친구들과 점심 한 끼. 그러나 코로나가 터지면서 계획에도 없던 서울로의 귀환과 함께 사회적 격리 방침으로 인해 시끄러웠던 일상은 조용해졌고 즉흥적인 만남과 교류는 먼 추억처럼 느껴졌다. 서울에서 새 직장을 시작하면서 얻은 새로운 만남은 사회 초년생인 나의 고독을 달래 주었지만, 성인이 되고 나니 어렵게나마 얻은 이 우정도 학생 시절 때처럼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는 걸 깨닫게 됐다. 하지만, 이 새로운 인연들도 성인의 삶이 요구하는 많은 요소에서 제약을 받았고 모든 만남은 신중하게 계획되어야 했다. 또한, SNS의 과의존으로 인해 인간관계가 한층 더 복잡해진 거 같다. 표면적으로는 SNS는 사람들을 연결해 주는 다리 역할을 하지만, 동시에 우리가 느끼는 고립감을 심화시키기도 한다. 남들 일상의 하이라이트가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