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시절 /기형도 나무의자 밑에는 버려진 책들이 가득하였다 은백양의 숲은 깊고 아름다웠지만 그곳에서는 나뭇잎조차 무기로 사용되었다 그 아름다운 숲에 이르면 청년들은 각오한 듯 눈을 감고 지나갔다, 돌층계 위에서 나는 플라톤을 읽었다, 그때마다 총성이 울렸다 목련철이 오면 친구들은 감옥과 군대로 흩어졌고 시를 쓰던 후배는 자신이 기관원이라고 털어놓았다 존경하는 교수가 있었으나 그분은 원체 말이 없었다 몇 번의 겨울이 지나자 나는 외톨이가 되었다 그리고 졸업이었다, 대학을 떠나기가 두려웠다 - 기형도 ‘입 속의 검은 잎’ / 문학과지성사·1996 그때는 그랬다.가난한 학부모들은 자식을 대학에 보내기 위해 소를 팔고 땅을 팔았다. 가족 구성원 중 가장 똑똑한 한 명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다른 가족의 희생도 이해되던 때였다. 이러한 맥락에서 그때의 대학은 일종의 낭만과 지성의 표상이었지만, 우골탑(牛骨塔)이라는 슬픈 별명을 갖게 되었다. 다른 측면으로 보면 국가의 발전과 집안을 일으켜 세워야 하는 짐 진 자들의 장소였다. 그 곳에 사회적 여건이 개입하면서 ‘그 곳에서는 나뭇잎조차도 무기로 사용되었다’. 대학을
2∼3살 어린 아이가 걷는 도중 넘어지면 거의 대부분이 운다. 주변에 아무도 없을 경우에는 사방을 두리번거리면서 운다. 주변을 살펴보는 것은 어른들이 자신을 일으켜 주기를 바라면서 그 상대를 찾는 것이다. 스스로 일어날 수 있지만 누군가가 자신을 일으켜 주기를 바라는 의타심(依他心) 때문이다. 영국인 알프레드 웰러스는 천잠나방이가 고치를 뚫고 나오는 광경을 보고 너무 안쓰러워 가위로 찢어서 나방이 쉽게 나올 수 있도록 도와줬다. 그런데 밖으로 나온 나방은 날개가 제대로 생겨나지 않았고 아름다운 색깔과 무늬도 생겨나지 않은 채 곧 죽어버리는 것을 봤다. 어린아이에게는 스스로 일어나나는 것이 겨울을 이기는 길이고 나방이에게는 스스로 고치를 뚫고 나오는 것이 겨울을 이기는 것이다. 어려움 속에서 효가 싹트는 것 50~60년대에는 보리 고개라는 것이 있었다. 그때 우리는 자살이라는 용어를 모를 정도였다. 그 시절 자살 1위는 덴마크였다. 선진국이었고 풍요로운 나라였다. 지금 우리는 자살율이 세계 상위에 속하는 나라가 됐다. 과거에는 어린이들에게 겨울이 많았다. 가난으로 인한 굶주림, 낙후된 생활환경 등으로 그 고난을 이겨내지 않으면 살아갈 수가 없었다. 그…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부부 사이에도 함무라비 법전의 원칙이 생각나는 경우가 있다. 배우자에게 받은 고통이나 상처만큼 복수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 이 생각이 실현되는 순간이 바로 부부 아포리아(난관)에 빠지는 순간이다. 함무라비 법전은 상대에 대한 잔인한 보복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오히려 상대에 대한 존중과 배려를 이야기하고 있다. 만약 함무라비 법전이 보복을 강조했다면 고대 바빌로니아가 200년 동안 번영을 누리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복수 주의처럼 보이지만 법전의 원칙에는 눈을 다치게 한 사람을 죽이거나 팔, 다리를 자르는 등 지나친 처벌(보복)을 하지 말라는 의도가 포함돼 있다. 만약 피해자가 강자이고 가해자가 약자일 경우 피해자의 복수는 더욱 잔인해진다. 고의인지 실수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저 피해자인 나의 기분이 풀릴 때까지 복수는 계속된다. 함무라비 법전은 이런 상황을 방지하고 약자를 보호하는 등 정의 구현을 추구한다. 부부 사이에서 복수가 과연 관계에 도움이 될까? 상대의 복수를 정당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복수는 복수를 낳는다. 함무라비 법전의 원칙처럼 부부 사이에서 잘못 인용되는 이야기가 있다.…
경기도가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복지 지원을 강화키로 했다고 한다. ‘학교 밖 청소년’들의 복지 및 자립 역량을 높일수 있도록 94억원을 투입, 중식·교통비 등 명목으로 ‘기본수당’을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내용을 보면 일부 학교 밖 청소년 지원센터를 이용하는 청소년들에겐 하루 1만원 이내의 급식(도시락 등)을 제공하고 월 6회 이상 센터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청소년에겐 10개월 간 월 3만 원의 교통비도 지원한다. 이 외에 도는 사회 적응력 향상을 돕는 1:1 멘토-멘티 제도, 취업을 지원하는 자립준비교실, 심리검사 및 전문상담 서비스, 캠프·공연·체험·동아리 등 문화활동 등 지원 사업도 실시할 계획이라고 한다. 또한 학교 밖 청소년지원센터 관리 인력을 보강하고. 진로 박람회, 대학입시 설명회 등의 사업도 확대 추진할 방침이다. 시기적으로 매우 적절한 계획이며 적극 추진하기 바란다. 입학시즌을 앞두고 있어 더욱 그렇다. 사실 학교 밖 청소년들이 학업을 중단하면 비행을 저지르거나 취약 계층으로 전락해 사회적으로 손실이 크다. 도내 이런 청소년 학업 중단자는 1만5천576명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난해 나온 전국 5만57명의 청소년 학업 중단자 가운데 31%다.
1970년 이전까지 우리 부모들은 “자식들 크는 것을 보는 재미로 산다”는 말을 했다. 그런데 지금은 그야말로 옛말이 되고 말았다. 왜 지금이라고 자식들 커가는 재미를 아는 사람이 없겠는가만, 세상이 너무 많이 바뀌었다. 지난 4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18년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복지 실태조사’를 보면 ‘자녀가 없어도 무관하다’는 미혼 남성은 28.9%, 미혼 여성은 48.0%나 됐다. 미혼 여성의 경우 두 명 중 한명이 아이가 없어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 조사는 20~44세 미혼 인구를 대상으로 실시했다. 그런데 심각한 것은 ‘자녀 불필요’ 응답률이 대폭 상승하고 있다는 것이다. 3년 전인 2015년 실태조사 당시엔 자녀가 없어도 된다는 미혼남성이 17.5%, 미혼여성이 29.5%였다. 그리고 지금의 추세로 보아 갈수록 더 안 좋아질 수도 있다. 이미 저출산 현상이 심각한 수준에 도달해 있고 게다가 가임여성(15~49세) 인구까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자녀 출산에 부정적인 젊은이들이 늘어나고 있어 ‘인구 절벽’은 더 가까운 현실이 될 것이란 우려가 높다. 젊은이들이 왜 자녀를 갖지 않으려고 할까? 전문가들은 몇 가지 분석을…
지금 지역에서는 도시 활성화에 대한 화두로 도시재생에 대한 논의들이 지속되고 있다. 그리고 도시재생과 함께 이를 통한 도시의 창의성, 창조성에 대한 연구들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렇게 도시의 활성화를 목표를 두면서 도시재생에 활발한 시도들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전통문화와 현대문화의 조화 속에 도시를 성장시켰던 유럽의 문화 선진도시에 비해 압축성장을 가져왔던 우리의 경우, 과거 급속한 경제발전이 가장 우선 목표였기에 신도시의 중심에 발전이 급속히 이루어지면서도 그 혜택을 받지 못하는 구도심은 경우, 도시의 공동화 현상이 동시에 이루어지면서 문화경제적인 사양화가 급속히 진행됐다. 최근 들어 도시 발전에 중심에서 혜택을 받지 못하는 구도심에 대한 재생시업의 일환으로 토목, 건축과 같은 물적 정비에서 벗어나 ‘문화 콘텐츠’를 통한 구도심의 활성화를 위해 그 지역의 스토리를 개발해 도시재생을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허름한 집이 모여 있지만 여기에 부산 고유의 콘텐츠를 통해 ‘이야기의 원천’을 만들고 이야기들을 풀어가는 ‘스토리텔링’을 통해 그 매력을 부각시키려는 시도다. 그 중 구도심이 많이 산
오늘은 골프 장비를 올바르게 고르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다. 골프 필수 장비는 글러브(gloves)다. 하지만 일부 골퍼 중에는 골프클럽(그립)을 잡을 때 그립 감각을 확실하게 느끼기 위해서 장갑을 사용하지 않는 골퍼도 있다. 골프 장갑은 소재가 피혁으로 되어있으며, 그립 부분과 손의 접착력을 강하게 해주는 역할을 해준다. 오른손잡이는 왼손에 착용한다. 경기 중에 젖거나 손상될 것에 대비해 항상 2개 이상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더불어서 골프화, 볼 마커, 티 등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골프화(Golf shoes) : 스윙 동작이 이루어질 때 발의 동요를 최소화하기 위해 고무징이 박힌 골프화를 싣는 것이 좋다. 복장 및 모자(hat,cap) : 목 컬러(깃)와 소매가 있는 셔츠와 바지를 입지만 요즘은 패션이 다양화되고 있다. 햇빛을 차단하고 머리를 고정시키기 위한 모자는 필수다. 골프 백(Golf bag) : 골프 클럽을 넣는 백은 풀세트와 하프세트가 있다. 재질은 보통 피혁이나 비닐등이 사용되지만, 요즘은 여러 가지 소재의 백이 선을 보이고 있다. 볼 마커(Ball maker) : 그린에서 볼을 집어 들 때 그 자리를 표시해주는 도구다. 없을 때는 동전을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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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은 ‘책의 해’ 였다. 이를 계기로 국민독서실태조사를 했다. 그결과 한국 성인의 연간 독서율은 59.9%로 나타났다. 1년 동안 책을 한 권도 읽지 않은 성인이 10명 중 4명이라는 뜻이다. 성인의 연평균 독서량도 2007년 12.1권에서 8.3권으로 3.8권이나 감소했다. 책을 읽는 사람도 독서량이 한 해에 서너 달은 책 없이 보내는 셈이다. 모바일 기기의 등장으로 이런 흐름은 더욱 빨라지고 있다. 조사에서는 흥미로운 사실도 나타났다. 일주일에 두세 번 이상 책을 읽는 ‘습관적 독자’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는게 그것이다. 다시 말해 ‘같이 읽기’의 경험, 즉. 어릴 때 부모가 자녀한테 책을 읽어준 경험이 잦을수록, 중고생 이후에도 책을 자주 읽는 습관적 독자로 남은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부모의 다정하고 흥미로운 목소리 등을 체험한 사람일수록 평생 책을 가까이 한다는 사실이 증명된 셈이다. 성인의 경우 여러 가지 유혹이 많은 탓에 독서를 결심해도 사흘을 넘기기 어렵다. 혼자서 독서에 익숙해지는 건 더욱 어렵다. 이럴 때 독서습관을 들이는 거의 유일한 방법 역시 ‘같이 읽기’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이런것 마저도 허락지 않고 있다. 충분한 장서량, 편리
아침에 일어나니 비가 온다. 연휴이고 비도 오고 하니 그냥 집에 있을까 하다 그래도 어제 그 젊은 친구들이 올지도 모르고 집에 있으면 뭐하나 싶어서 여느 때처럼 출근을 했다. 난로도 피우고 컴퓨터도 켜놓고 이 생각 저 생각을 하는데 문득 어제 저녁에 일이 생각 나서 시계를 보니 10시가 다되어 간다. 어제 그 친구들은 갔나 보다. 일찍 나왔으면 도움을 줄 수도 있었는데 좀 늦게 나온 게 왠지 미안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수증기가 잔뜩 낀 문을 열고 들어서는 사람이 있어 바라보니 그 친구들이다. “아니! 아직 안 갔어?”하고 물으니, “예 비가 와서 늦게 나왔어요”하면서 도움을 청한다. 인터넷에서 버스 시간을 보니 아직 멀었다. 그래도 혹시나 해서 터미널로 가서 표를 끊으려 하니 12시 25분 차가 있다. 시간을 이야기해주며 얼굴을 바라보니 “급하지 않아요, 그 차로 가면 돼요” 한다. 차표를 무인발급기에 받으니 또 한 친구도 발급을 해달란다. 아니 어제 동대문 간다고 하지 않았어, 동대문은 청량리 가는 버스 타고 청량리에서 내려서 환승하면 금방이야 하니 수원에 갔다가 동대문을 같이 간다며 표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