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오동진의 언제나, 영화처럼] 가재가 노래하는 곳은 과연 어디인가?
이야기의 시작은 노스캐롤라이나의 한 습지에서 쿼터 백 출신의 남자 체이스(해리스 딕킨슨)가 추락사한 시체로 발견되는 데서부터이다. 이 사체는 동네 아이들이 발견하는데 그건 마치 스티븐 킹 원작의 영화 ‘스탠 바이 미’의 첫 장면과도 같다. 보안관 둘이 탐문을 시작하고, 이들은 오로지 남자 몸에서 나온 붉은색 털실 한 오라기를 근거로 습지에서 홀로 살아가는 여성 카야(데이지 에드가 존스)를 유력 용의자로 체포한다. 영화는 카야의 재판 과정을 추적하며, 여자 스스로 자신의 짧은 인생을 되돌아보거나 변호사인 밀턴(데이빗 스타라탄)에게 지난 10년의 삶을 들려주거나 진술하는 플래시 백의 기법을 따라 대부분의 이야기를 진행한다. 처음엔 미스터리 살인극으로 시작된 영화가 곧바로 서정의 서사시를 이어 나가는 이유다. 카야, 아니 주변 마을 사람들에게 ‘습지 소녀’라 불리는 캐서린 대니얼 클라크는 말 그대로 습지에서 혼자 살아가는 사람이다. 극도로 폭력적인 남편 때문에 엄마는 아이들을 버리고 떠났고 위의 언니 둘 그리고 오빠도 떠났으며, 마지막에는 결국 모든 비극의 장본인인 아버지 마저 떠나면서 완벽하게 홀로 남아 살아가게 된다. 엄마가 떠났을 때가 1959년, 체이스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