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정성과 소망을 수놓다…‘한국 근현대 자수: 태양을 잡으려는 새들’
바늘과 실로 화려하고 정교한 그림을 그리는 자수는 수 천 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자수는 흔히 ‘전통자수’를 일컫고 19세기 말-20세기 초 제작된 자수들은 ‘규방공예’라는 이름으로 전해지고 있다. 개항, 근대화, 식민, 전쟁, 분단, 산업화, 세계화라는 역사 속에서 자수는 우리나라 여인들의 영혼을 잇는 매개체가 됐다.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에서 우리나라 근현대 자수의 역사를 총 망라한 전시 ‘한국 근현대 자수: 태양을 잡으려는 새들’이 열리고 있다. 조선시대 후기부터 현대까지 궁궐 내 수방과 개인의 작품 170여 점을 전시한다. 참여 작가는 김인숙, 김혜경, 이신자, 정영양, 한상수 등 40여 명이다. 전시는 1층과 2층, 총 4개의 전시실에서 ‘1. 백번 단련한 바늘로 수놓고’, ‘2. 그림 갓흔 자수’, ‘3. 우주를 수건(繡巾)삼아’, ‘4.전통미(傳統美)의 현대화’로 이어진다. ‘1. 백번 단련한 바늘로 수놓고’에서는 19세기 말 조선시대 후기의 일상용품을 장식하는 생활자수, 의복을 장식하는 복식자수, 공양을 목적으로 제작된 수불(繡佛), 병풍 등을 전시한다. 전통가옥의 한 벽면을 장식했던 병풍은 산수, 화조영모, 장생, 수복, 감계등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