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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의 달콤한 ‘독’자연·인간 죽이다

이야기 추리소설 기법 전개 ‘문명의 그림자’ 확실하게 부각

‘바다의 풍경’-하이타니 겐지로 지음

양철북/전 2권

고층 아파트와 빌딩들, 산을 가로지르며 단거리를 자랑하는 쭉 뻗은 도로.

작은 땅 하나 숨 쉴 곳 없는 도시나, 휴양시설과 도로 개발로 몸살을 앓고 있는 시골마을 모두 현대문명이 최고인 듯 서둘러 갈아입고 있다.

최소 10년후에는 이 곳의 주인이 될 우리 아이들도 이 공간의 변화를 사랑할까. 미래 주인공이 이 땅의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하는 것은 아닐까.

‘바다의 풍경’은 발전과 성장, 풍족함이 주는 달콤함을 누리며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주위를 둘러보게 하는 소설이다.

안락함과 속도의 한계를 넘어선 개발이 가져다 준 달콤함에 잃어버린 것이 무엇인지, 지금 가꾸고 지켜나가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를 전한다.

이 책은 교사이자 일본 아동문학의 대표 작가인 하이타니 겐지로의 작품이다.

지난해 말 암 투병 끝에 ‘배운 대로 살다 간다’는 한 만디만을 남기고 간 그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그리고 청소년에게 던진 따뜻한 가르침이기도 하다.

이야기는 섬에 누나와 함께 살아가는 한 고등학생이 섬을 끔찍이 사랑했으나, 아이러니하게 섬 개발에 참여했던 아버지의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등교거부를 하고 아버지의 삶의 자취를 찾아가던 소년은 개발로 인한 자연파괴, 피해를 입은 섬마을 사람들의 현실과 삶, 발전과 경쟁으로 치닫는 사회와 학교의 모습을 발견한다.

추리소설을 읽듯 숨기고 찾아내는 추적 과정은 독자의 눈을 사로잡는다.

이 책에서 주목할 관계는 주인공 소년 소키치와 바닷가에서 혼자 놀고 있는 다섯 살짜리 꼬마 요코다.

천진함과 상대방의 마음을 꿰뚫어보는 이 알 수 없는 꼬마와 소키치는 금세 마음을 나누는 친구로 발전한다.

나이차와 상관없이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고민을 해결하는 관계를 통해 사회의 긍정적인 인간관계의 전형을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또 저자는 주인공 소키치가 자신의 미래 뿐 아니라 자기가 속한 사회의 미래를 고민하며 성숙해지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풀어내면서, 현대 청소년들에게 모든 문제를 자신의 것에 한정시키지 않고 관계를 맺고 있는 모든 것과 공유하고 해결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바다의 풍경’이란 제목은 작품의 공간적 설명이기도 하지만, 풍요로움과 행복과 어울리는 이미지 또는 덜 편리하더라도 자연과 인간이 함께 살아 숨쉬는 이상향을 표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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