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8.02 (금)

  • 구름많음동두천 27.5℃
  • 구름조금강릉 32.9℃
  • 흐림서울 28.5℃
  • 구름조금대전 29.1℃
  • 구름많음대구 29.0℃
  • 맑음울산 29.9℃
  • 구름조금광주 28.4℃
  • 맑음부산 29.8℃
  • 구름조금고창 29.3℃
  • 맑음제주 29.8℃
  • 구름많음강화 27.6℃
  • 구름조금보은 28.0℃
  • 구름조금금산 28.2℃
  • 구름조금강진군 28.7℃
  • 맑음경주시 30.8℃
  • 구름조금거제 28.7℃
기상청 제공

세상속 외톨이 ‘리틀맘’ 따뜻한 관심·배려를…

[인터뷰]임태희 작가

‘쥐를 잡자’
임태희 지음
푸른책들 출판/160쪽, 8천800원

여고생 주홍이 원치않은 임신으로 낙태서 자살까지…
성에 취약한 청소년 현실 위험성 인식 대책마련 시급
벼랑끝에 놓인 아이들 질책이 아닌 이해로 다가서야


 

연세대 아동학과를 나와 어린이책 편집자로 일해 온 임태희(29)씨가 청소년 장편소설 ‘쥐를 잡자(푸른책들)’를 내놨다.

제4회 푸른문학상 ‘미래의 작가상’ 수상작인 이 책은 원치 않은 임신을 한 여고생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27살 때부터 소외계층을 위한 쉼터에서 자원봉사를 해오던 중 지난해 부천에 있는 쉼터에서 우연히 만난 출산을 앞둔 리틀맘 때문에 이 글을 쓰게 됐다. 리틀맘은 세상에서 기댈 곳이 없는 이들이기에 고립된 느낌이 들었다.”

‘리틀맘’은 실수로 임신을 해서 아이를 낳아 키우는 10대 엄마(청소년)를 가르키는 신조어.

23일 낮 서울 인사동 찻집에서 만난 임씨는 “리틀맘에 대한 문제를 알아줬으면 한다. 많은 이들이 이 책을 통해 교훈보다는 그들의 막막함을 조금이라도 이해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쥐를 잡자’는 원치 않은 임신을 한 여고 1년생 주홍이가 낙태를 하고 극단적으로 자살을 선택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특히 과거에 미혼모였던 엄마도, 이제 막 발령을 받은 초보교사인 주홍이의 담임교사도 주홍이에게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한다.이 책은 교훈적인 메시지가 아니라 벼랑 끝에 놓인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이 훈계나 질책이 아닌 이들을 이해하고 따듯한 손길로 상처를 어루만져 주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성에 대해 취약한 청소년의 현실을 돌아보고 위험성을 인식하게 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사실을 일깨워 준다.

청소년들에게는 소설 속 사건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좀더 건전하고 건강한 미래를 꾸려나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런데 그는 난데없이 왜 ‘쥐를 잡자’고 했을까.

검은색 책 표지에 회색 컴퓨터 마우스가 그려진 것이 관심을 끈다.

“이 글의 초고를 썼을 때, 잘 풀리지 않아 좌절하고 있던 중 쥐가 나오는 꿈을 꿨다. 집에 들어온 쥐를 어떻게 죽일까 생각을 하다 꿈에서 깼다. 그 꿈이 의미가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쥐를 잡자’라는 제목으로 다시 소설을 쓰게 됐다.”

시인 네루다에게 시(詩)가 다가온 것처럼 임씨에게는 ‘쥐’가 다가온 것이 소설이 되었을까?.

작가의 말을 빌리자면, 임신초기 태아의 초음파 사진을 보면 마치 ‘쥐’가 움직이는 모습 같다고 말했다.

“TV 뉴스에서 중·고등학생으로 추정되는 미혼모가 거리에서 아이를 낳고 도망친 사건을 보고 마음이 아파 무작정 글을 쓰게 됐다. 글을 쓸 결심을 하고 친정에 갔을 때, 어머니가 들려준 낙태를 하게 된 가까운 분의 이야기가 글을 쓰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

이 소설은 주홍이, 주홍이 엄마, 담임교사 등 3명의 화자가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 이들 세 명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독자들은 마치 그들이 된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래서 더욱 이야기 속으로 빠져든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