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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된 하늘 돌고래가 춤추고… 묘한 예술의 자유

서울 서교동 더갤러리 내달 5일부터 ‘묘합’展

 

“종종 가는 비가 내렸다. 실낱처럼 가느다란 빗줄기였다. 강은 바다가 되고, 바다는 다시 비가 되어 내린다. 비가 오면 시야를 채운 색깔들은 물기에 젖어 눅눅해지고는 했다. 그림자를 품은 무수한 색깔들, 빛, 빛깔들이었다. 어떤 사람들은 태초에는 어둠이 있었다, 라고 말을 시작했다. 그런 사람들에게 사물이 내비치는 색깔들은 하나의 경이였다. 빛이 자리한 곳마다 기적이 일어났다.”(한유주, 소설 ‘달로’ 일부)

모양이나 동작이 색다른 것을 봤을 때, ‘묘하다’는 말을 하곤 한다. 또는 일이나 이야기의 내용 따위가 기이하여 표현하거나 규정하기 어려울 때도 마찬가지로 묘하다는 표현을 쓴다.

이는 평범한 일상 속에서 보게 되는 것들은 아닐지도 모른다. 어느 순간, 어떤 상황에서 불현듯 느껴지는 감정들이 이렇다.

서울 서교동 더 갤러리에서 다음달 5일부터 26일까지 열리는 ‘묘합(妙合)展’은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 속에서 우연히 느끼게 되는 ‘묘한 것’들을 담았다.

하늘이 바다가 되어 돌고래가 유영하고(임영선씨 작품, ‘다른 그 곳’, 유화, 동양화) 연못 속에는 숲이 있고 새가 날고 있다(맹혜영씨 작품, ‘The pond of mind I’, 장지에 수간 채색, 서양화). 여기에 천장 아래로 닥종이로 만들어진 물고기들(김연희씨 작품, ‘머문풍경 & 머문풍경’, 설치, 조소)이 바람처럼 어디론가 흘러가고 있다.

 

 

‘묘합전’은 동양화, 서양화, 조소 등 서로 다른 3가지 장르가 모여 묘한 느낌을 주고 있다. 이들의 작품은 공간의 경계가 해체된 형태로, 땅을 비롯해 바다, 하늘 등이 혼용되어 밝은 여름 느낌을 담고 있다.

이렇듯 물고기가 하늘을 날게 하고 바다를 만나게 하며 인간이 나누어놓은 여러 가지 자연의 범주를 무너뜨리는 일은 새로운 것처럼 보인다.

묘합이라고 붙여진 이름은 어쩌면 경계가 사라진 자유로운 예술성을 만나볼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더 갤러리 아트디렉터 최은영씨는 “이번 전시는 서로 다른 것들이 모였을 때 주는 밝음을 이야기할 수 있다”며 “답답한 도시의 일상 속에서 마음을 풀어놓고 자유로와지고 픈 모습들을 담았다”고 밝혔다. 문의)02-3142-5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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